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s Chapter 551

2부 218화.

콰아아아아-!!

“아…….”

“와씨…….”

“미친.”

이걸 뭐라 표현해야 할까?

경기장의 반을 흉포하게 뒤덮은 하얀 사자와 눈보라.

대자연의 분노를 마주한 듯한 광경은, 마치 설원 위에 선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만약 저것을 옛사람들이 보았다면 신이 노하였다고 표했을 것이고, 현대의 사람들이 보았다면 자연재해라고 표했을 터.

뭐가 됐든 한 가지는 분명했다.

꿀꺽.

저것은…… 감히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무언가라는 것.

그렇기에 저걸 맞고 버틸 거란 희망을, 이곳에 모인 누구도 쉽사리 품지 못했다는 것 말이다.

그럴 만도 했다.

[‘설화열개(雪花烈開)’가 발현됩니다.]

[역천기(逆天期) 제1초식 시(始)를 시전합니다.]

[천왕진기(天王震氣)의 기세가 더해집니다.]

[천상의 마법검 ‘옴느’가 별의 재림을 시전합니다.]

이건 단순한 도현의 오리지널이 아닌, 옴느의 힘이 더해진 검이었으니까.

천왕진기의 기세까지 더해진 탓에, 붉은 악마 아시온에게 처음 사용했을 때와 비교하면 가히 압도적일 수준.

“허, 상상 이상이네.”

그렇기에 도현은 순수하게 감탄했다.

“그걸 버텨?”

“……제법이군.”

저걸 온전히 받아내고도, 멀쩡하게 서 있는 멸살에게 말이다.

물론 온전히 받아낸 건 아니었다.

자옥한 먼지 위로, 피투성이가 된 채 비틀거리는 모습은 좋게 봐도 빈사에 가까워 보였으니까.

하지만,

“……인정하지. 지금의 너는 내가 알던 과거의 그 카이저라는 걸.”

터벅, 그가 한 걸음을 내딛는 순간.

고요하던 공기가 호수 위의 물결처럼 일렁이더니,

후웅-!

순식간에 거센 바람이 터져 나오며, 시야를 가로막던 먼지를 거칠게 걷어냈다.

그렇게 드러난 그의 모습은, 절대 죽어가는 사람 따위가 아니었다.

공기를 타고 전해진다. 위험하다고.

흉포하기 그지없는 기세가 비로소 잠에서 깨어낸 야수처럼 넘실거린다.

그에 몸을 바짝 긴장시키려던 순간이었다.

번쩍-! 콰아아앙!!!

무언가 섬광처럼 번쩍인다 싶더니, 도현의 몸이 저 멀리 날아가며 굉음이 울려 퍼졌다.

“뭐야? 무슨 일이야?”

-주인!

-리자리자!

“엥?”

그에 관중들과 가디언들이 벌떡 일어났다.

지금 일어난 일이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

이윽고 모습을 드러낸 도현은, 충격에 움푹 파인 벽을 기댄 채 마법검과 검을 맞대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도현의 밑에 떨어져 있는 유성을 본떠 만든 듯한 검.

[용살의 마법검 ‘크산테’의 특수 옵션 ‘파괴’가 시전됩니다.]

[천상의 마법검 ‘옴느’의 ‘별의 재림’이 파괴되었습니다.]

카앙!

맞대던 마법검을 쳐올려 낸 도현이 눈살을 찌푸렸다.

‘어이가 없네.’

이번 길드전 내내 꺼내지 않았던 용살검.

그것의 힘은 유독 독보적이었던 옴느를 아득히 상회하는 것이었다.

어디에 숨겨뒀다가 이제 꺼내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가장 황당한 건 이게 아니었다.

처음 용살검이 번쩍이며 쇄도할 때, 도현은 정확히 반응했다.

옵션이 발동되는 타이밍에 정확히 맞춰, 패링을 시도한 것이다.

[패링에 실패하였습니다.]

‘……패링이 안 돼.’

하나 그 결과는 처참한 실패였다.

실수 같은 게 아니었다. 타이밍은 정확했으니까.

그럼에도 흘려내려는 순간, 마치 거대한 벽이 가로막은 것처럼 꿈쩍도 하지 않았다.

멸살에게 직접 시도해보진 않았으나, 본능적인 확신이 든다.

‘……저 검이라서 안 통한 게 아닐 거야.’

마치 무언가를 흘려내는 게 불가능한 것이 법칙이 되어버린 느낌.

탁탁, 몸에 붙은 먼지를 쳐내며 일어난 도현이 헛웃음을 지었다.

“……이거구나? 사왕한테 썼던 거.”

“그렇다. 전력을 발휘해도 될 상대로 인정한 자에게만 쓰는 검이지.”

“그러냐? 영광이다, 아주. 그런데…….”

힐끔 멸살의 주위를 곁눈질한 도현이 피식 웃었다.

“어째 좀 많이 전력인 거 같다?”

그런 그의 눈에 띈 건, 멸살을 지키려는 듯 주위를 배회하고 있는, 부쩍 많아진 마법검들이었다.

“마법검은 동료 위험하면 소식 듣고 찾아오기라도 하냐? 뭔 검이 이리 많아.”

헛웃음을 치며 너스레를 떨고 있지만, 내심 긴장한 상태였다.

‘열하나, 열둘…… 열셋이라. 아니, 손에 쥔 것까지 하면 열넷인가.’

정확히 두 배로 불어난 마법검이 주는 압박감은 절대 적지 않았으니까.

겨우 여섯 자루를 상대할 때도 온갖 잡기를 다 활용해야 녀석에게 한 방 먹일 수 있었다.

한데 열세 자루를 뚫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

하물며 공격을 방어로 쓰던 이전과는 조합부터 다르다.

[심기(心器)의 마법검, 공명검(共鳴劍)]

[혼란의 마법검, 글라디우스 리투스 빈쿨리]

[수호(守護)의 마법검, 벨룸 카엘리]

……

[파장의 마법검, 수면결검(水面結劍)]

더 체계적이고, 밸런스 잡힌 균형.

그중 특히 눈에 띄는 검은 귀신 들린 마검이 연상되는 일본도였다.

본 순간 바로 알아봤다.

-열계(裂界) – 도

단 한 번의 일격으로 라그 베헤모스와 바탄의 고위 마법을 모조리 멸했던 그 검이라는 걸.

구속이 풀리자마자, 뒤늦게라도 도현의 공격을 막은 것 또한 저 검이겠지.

그래서일까.

[상대의 남은 생명력이 50% 이하입니다.]

보이는 모습과 달리 멸살의 체력은 꽤나 짱짱했다.

현재 자신의 생명력은 70%.

그러나 한 방 먹이러 가는 길에 줄어든 생명력임을 생각하면 썩 유리하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

“카이저, 예전부터 궁금했다.”

“뭐가.”

“전설급 스킬을 하나도 얻지 못한 네가, 수많은 강자를 상대로 승리를 쟁취할 때. 단 한 차례도 패링을 사용하지 않은 적이 없더군.”

“……내가 그랬나?”

긍정의 대답 대신, 천천히 거리를 좁히며 멸살이 말을 이었다.

“우스운 일이지. 패링은 무엇보다 얻기 쉽지만, 그 누구도 활용하려하지 않는 스킬. 그런 하급 스킬을 아무도 공략하지 못한다는 게 말이야. 네 무용담을 들으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곤 했다.”

“…….”

“어쩌면 너에겐 패링이야말로 어떤 전설 스킬보다도 값진 게 아닐까.”

스릉-

[태중(泰重)의 검, ‘그라비투스’를 뽑았습니다.]

[내려치기에 거인의 힘이 깃듭니다.]

처음으로 검집에서 대검을 완전히 뽑은 멸살이 천천히 자세를 잡았다.

날카롭게 벼려진 검날에 반사된 그의 눈동자는, 진심으로 궁금하다는 듯 반짝이고 있었다.

“이곳에서 더 이상 패링은 없다.”

난폭한 거인의 힘이 꿈틀거리는, 묵직한 검 끝을 겨눈 멸살은 더 이상의 말을 뱉지 않았지만, 이리 묻는 듯했다.

패링이 없는 너는 반쪽짜리가 아니냐고.

그게 아니라면…….

“허.”

어디 한번 자신에게 보여보라고.

“건방진 새끼.”

그에 대한 도현의 대답은, 듣는 순간 이미 정해져 있었다.

—-!

[전설 스킬, ‘뇌룡강림(雷龍降臨)’을 시전합니다.]

[전설 스킬, ‘운명의 부름’을 사용합니다.]

[현재 저장된 ★급 특성의 개수는 7개입니다.]

[★급 특성 ‘파괴하는 내면의 마창 [룬도]’를 불러옵니다.]

파지직-

“그래, 인사는 이 정도 주고받았으면 됐지.”

번개를 뒤집어쓴 듯 머리부터 전신까지 푸른색으로 변한 도현이, 맹수와 같은 눈을 번뜩이며 말했다.

“그럼 어디 2차전 들어가 보자고.”

“듣던 중 반가운 소리군.”

본격적인 2차전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 * *

“와…….”

“……허.”

“와씨.”

“허, 와, 허…… 대박.”

“미쳤네 진짜.”

관객석 곳곳에서 앓는 소리에 가까운 감탄이 새어 나온다.

들썩거리며 안절부절못해 하는 모습이 영락없이 똥 마려운 모습이었으나, 시선은 경기장에서 떨어질 새가 없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휙, 서걱-

카앙! 캉!

13자루의 검과 눈보라, 하얀 사자가 휘날리는 중앙 위.

서로 검을 부딪치는 멸살과 카이저의 모습은 치열하기 그지없었으니까.

캉! 카앙! 챙챙!

검과 검이 부딪히며 불똥이 사방으로 튀고, 쨍한 소리가 쉬지 않고 울려 퍼진다.

마치 불꽃놀이를 벌이고 있는 듯한 광경.

“이, 이게 뭔가요! 카메라 쫓질 못합니다.”

“카이저 선수, 멸살 선수 아주 제대로 붙었습니다! 보이지가 않아요! 지금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죠?”

“아, 카메라가 더 동원되었다 하는…… 데 여전히 정신없습니다! 소리가 너무 울려서 귀가 아플 지경이에요!”

“허, 이게 정말 유저들 간의 싸움이 맞나요? 두 선수 모두 이전까지 보여준 모습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분명한 건 처음에는 카이저 선수가 밀리는 듯 보였는데…… 허, 이게 지금은 전혀 모르겠네요.”

눈으로 쫓기도 힘들 만큼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는 격렬한 전투에, 해설자들마저 혀를 내둘렀다.

본래 전투 과정을 중계하는 게 그들의 역할이었으나…… 이건 불가항력이었다.

카메라도 제대로 못 잡는 걸 무슨 수로 중계한단 말인가?

그렇다고 슬로 모션만 중계할 수도 없는 노릇.

그나마 다행인 건,

‘……미쳤다, 진짜.’

‘와…….’

‘마법검이 열네 자루……? 저 정도면 갓오세에 있는 마법검 절반은 멸살이 들고 있는 거 아냐?’

‘저걸 다 쳐내는 것도 레전드네.’

‘저게 보이긴 해?’

관중들도 넋을 놓고 보고 있느라, 탓을 하지 않는다는 거였다.

-미친, 실화냐;;

-가슴이 웅장해진다.

-ㄹㅇ 최강자들의 싸움이네.

-해설자들 ㅋㅋㅋㅋ 해설은 안 하고 걍 넋 놓고 감탄만 하는 중.

-이건 킹정이긴 해 ㅋㅋㅋ 저걸 어떻게 참냐.

-아니 ㅋㅋㅋㅋㅋ 이게 어떻게 같은 10대 길드냐곸ㅋㅋㅋ

-이 정도면 그냥 멸살이 귀찮아서 정복 안 한 거임 ㅇㅇ;;;

-카이저도 장난 아닌데? 사실상 14대1에 패링 봉인 당했는데 이걸 비비네.

-카멘…….

-생명력 보면 둘 다 서로 치명상이 안 나는 거 같은데, 이게 잘 보이질 않아서 누가 유리한지 모르겠음.

공식 방송의 채팅창 반응도 비슷한 상황.

하나 떠들썩한 것도 잠깐이었다.

캉! 카앙! 챙!

휘릭- 턱. 쾅!

베고, 피하고, 찌르고, 쳐내고.

전투가 이어질수록 관중들의 소리는 차츰 멎어갔고, 그에 따라 올라오는 채팅 또한 줄어들었다.

이윽고 10분이 넘어갔을 즈음.

경기장은 고요함 그 자체였다.

이례적인 일이었다.

보통 PVP가 열리면 훈수를 두는 사람들이 생기기 마련이고, 그건 최정상급 유저들간의 싸움조차 매한가지였으니까.

하지만 그것도 상식선에서의 전투일 때 가능한 일.

‘……이런 건 처음 봐.’

‘이게 정말 나랑 같은 유저라고? 이건…… 단순히 강하다가 아니라, 그냥 사는 세계가 다르잖아.’

‘칠강들이 싸우는 수준 아니냐고.’

‘와씨…….’

그들만의 리그라고 하던가.

10대 길드 마스터들 간의 싸움도 그러한 영역이었긴 하나, 단언컨대 확신할 수 있었다.

이건 그 마스터들과도 또 수준이 다른 영역의 싸움이라고.

훈수? 감탄? 해설?

……아니.

살면서 처음으로 겪게 된 영역의 편린에.

유저들이 할 수 있는 거라곤 그저 이 경기를 따라잡으려 노력하는 것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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