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s Chapter 574

2부 241화.

왕좌의 주인.

그들은 각 왕좌가 지배하는 영토의 주인이었고.

주인의 권한으로 왕좌가 존재하는 곳은 언제든지 들여다볼 수 있었다.

-으음……

용왕(龍王), 드라카르 바하르곤도 그러했다.

첫 번째 왕좌, ‘바하르곤’의 주인답게 도현과 아르케온이 전투를 벌이고 있는 동굴을 훤히 들여다보고 있던 것이다.

한데 그 표정이 영 석연치 못했다.

쾅! 콰아앙!

휙, —!

치열하게 검을 휘두르는 도현과, 매섭게 몰아치는 아르케온.

그건 결코 동등한 싸움이라 할 수 없었다.

밀리지 않기 위해 발악하는 남자의 처절한 대항일 뿐.

-……역시 안 되는 건가.

그 처절한 사투를 들여다보던 용왕(龍王), 드라카르 바하르곤이 낮게 한숨을 흘렸다.

-카시야르…… 내 친구여, 정녕 저자가 최선의 선택이었나.

카시야르가 누구인가.

가장 오랜 기간 주인이 없던 다섯 번째 왕좌의 주인이었을 만큼 인류가 강성했던 시절.

오왕과 같은 역대 최고의 강자들이 출몰한 황금 세대.

그 사이에서도 역사상 다신 나오지 않을 최강의 남자였다.

‘이 나조차도 가늠할 수 없는 강함이었지.’

늘 편린으로나마 보던 그의 진가를 신과의 전쟁 때 비로소 파악할 수 있을 정도였다.

천 년이나 흘렀음에도 아직까지 기억에 선명하다.

아르케온, 그는 그런 카시야르가 선택한 첫 번째 인간이었고.

‘계승자라는 타이틀이 부족하지 않았다.’

잠재력의 대부분이 봉인당한 현 인류에서 저런 자질을 타고날 수가 있단 것에 감탄을 금치 못했었다.

반면 이번 계승자는 어떻단 말인가.

‘부족하다. 한없이 부족해. 무엇 하나 완성되지 않았다니.’

아르케온과 같은 신살(神殺)의 검도 없고.

카시야르의 의지를 온전히 잇지도 못했으며 영혼의 격 또한 낮다.

지금 인류의 종족값은 낮기에, 격이 낮은 건 이해한다만 카시야르의 계승자라면 그래선 안 된다.

당장 신과 맞설 때 아르케온의 ‘격’은 자신과 동등했으니까.

‘그에 비하면 저자는…… 기껏해야 두 번의 초월을 겪었겠구나.’

실망스럽기 그지없었다.

아르케온은 엄연히 따지면 예언의 남자가 아닌, 스스로 하늘을 거스르다 운명을 개척하게 된 자.

그렇기에 그가 실패했어도, 애석할 뿐 납득했다.

-애초에 운명이 그렇게 정해져 있었으니까.

그러다 이제야 비로소 예언의 남자가 온 것인데…… 솔직히 처음에는 기대했다.

자신의 힘을 몰래 쓰던 것도, 마침 아르케온이 잠들어 있는 바하르곤에 예언의 계승자가 온 것도.

모두 운명이라 여긴 것이다.

하지만…….

‘나는 잘 모르겠구나. 카시야르, 내 친구여. 정녕 저자에게…… 우리 종족의 존속과 아브타르텔의 미래를 걸라는 것이냐.’

카시야르에겐 미안하나, 겨우 저 정도의 남자를 믿고 모든 걸 걸 수는 없다.

‘카디움을 죽일 수 있는 건, 오직 예언의 남자뿐. 계승자여, 그대에겐 자격이 없다.’

드라카르 바하르곤은 모든 용들의 왕.

아브타르텔 역사상 용족의 존속이 이토록 벼랑 끝까지 몰린 적이 없는 지금.

그에겐 왕으로서 종족을 보존할 의무와 책임이 있었으니까.

‘미안하구나, 친구여. 이번에도 인류를 돕지 못하는 나의 선택을 용서하지 마라.’

씁쓸함을 감추지 못한 채, 낮게 숨을 내쉰 드라카르가 이내 두 사람에게서 시선을 거두었다.

카앙-!

칼부림을 벌이는 소리가 연이어 들려왔으나, 더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머지않아 소리가 멎으리라 여긴 것이다.

카앙! 캉-! 끼기긱-

‘의욕은 있나 보군.’

생각보다 소리가 오래 이어져도, 눈을 감을 따름이었다.

예상보다는 제법 오래 버티곤 있지만, 그래 봐야 금방 쓰러질 테니 말이다.

그렇게 규칙적으로 울리던 소리가 순간적으로 거칠어졌다.

카앙! 콰앙-!

‘끝났나 보……’

그에 담담하게 속으로 중얼거릴 때.

콰앙-!

굉음이 한 번 더 울렸다.

한데 이상했다.

콰앙-! 쾅! 콰아앙!

-……?

그것을 시작으로, 격렬한 폭발음이 쉴 새 없이 터져 나오는 것이다.

심지어 꽤나 규칙적이다.

마치 검끼리 부딪쳤을 때 나던 쇳소리가 폭탄 터지는 소리로 바뀐 것 같은 느낌.

한데 비정상적으로 정제되어 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냐.’

그에 궁금증을 참지 못한 드라카르가, 다시금 동굴을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펼쳐진 광경에 눈을 부릅뜰 수밖에 없었다.

-검을…… 겨루고 있다.

허덕이던 조금 전의 모습은 어디 가고, 꽤나 팽팽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었다.

심지어 한 번씩 압도하는 모습마저 보였다.

콰아아앙-!!!

그리고 그럴 때마다 검에서 나는 소리가 달라졌다.

규칙적으로 굉음이 울리던 이유였다.

‘……아르케온이 검술의 출력을 올리고 있다.’

딱 후대 계승자를 이길 정도로만 출력하게끔 둔 것이 아르케온의 의지였다.

그리고 두 사람의 검술은 이젠 더 이상 검술로 부를 수 없는 무언가가 되어 있었다.

빛을 머금은 검끼리 부딪칠 때마다 동굴이 번쩍였고, 초식을 펼칠 때마다 기류가 바뀌며 공간을 휘몰아치는 것이다.

처음과는 비교하기도 민망할 만큼의 차이!

-믿을 수 없다…… 이토록 빠른 성장이라니? 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재능이란 말인가.

1분 1초가 흐를 때마다……

아니, 검이 맞부딪칠 때마다 성장이 눈에 띄게 드러났다.

아르케온과 치열하게 검을 주고받고 있는 모습이, 더 이상 전처럼 버거워 보이지 않았다.

사는 세계 자체가 달라진 게 아니라면 설명되지 않을 수준.

검에 깃든 역천기의 기운 또한, 이제는 등불 앞 횃불은 될 정도로 짙어졌다.

-지금 이 순간조차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허어, 이 무슨 괴물 같은 잠재력인가.

이건 마치, 카시야르에게서 느꼈던 것과 같은……

대체 저만한 재능을 가진 자가 왜.

무슨 이유로 전쟁이 터지기 직전인 지금까지, 저 정도의 경지밖에 이루지 못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계기가 없었던 건가? 아니, 저런 재능이면 계기가 없더라도 스스로 깨쳐야 했다. 이 무슨 해괴한 일이란 말이냐.’

드라카르는 모르고 있었다.

도현이 계승자가 된 지……, 정확히는 갓오세를 시작한 지 이제 겨우 1년이 되어 간다는 것을.

본래 5년이란 시간이 지났어야 했던 것을 1년 만에 따라잡고 있다는 걸 말이다.

콰아아앙-! 카아앙-!!

이 순간에도, 소리는 점점 커져만 갔다.

마치 가속이라도 붙은 듯, 그에 비례해 전투 또한 더욱 격렬해지고 있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드라카르가 무의식적으로 침을 삼켰다.

‘…….’

아마 그는 자각하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시큰둥하던 자신의 눈빛이, 이미 완전히 다른 빛으로 바뀌어 있었다는 것을.

* * *

—-!

콰앙!

“…….”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벌써 몇 번째 강제 로그아웃과 재접속을 한지도 가물가물하다.

접속 제한 시간을 모두 쓸 때까지 검을 겨루고, 또 겨룬다.

밥 먹는 순간이나 잠자는 순간까지도 상상 속에서 전투를 이어가길 몇 차례나 반복했던가.

‘일주일은 진작 넘은 거 같은데.’

그 이후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저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서부터, 시간이 적지 않게 흘렀다고 짐작할 뿐.

10일? 12일?

어쩌면 2주가 되었을지도 모르지.

‘정신없이 싸우기만 했네.’

살면서 이만큼이나 몰두한 적이 있을까, 싶을 만큼 몰입했다.

집중이 조금이라도 깨지지 않기 위해 방에서 나가지도 않았으며, 휴대폰마저 잡지 않았다.

-당신만의 역천기(逆天期)를 완성하십시오.

오직 그 문구만을 뇌리에 새기고 또 새겼다.

‘나만의 역천기……’

역천기(逆天期)는 아르케온이 역천의 길을 걸을 때.

그 어떤 역경에도 굴하지 않기 위해, 하늘을 거스르길 스스로에게 약조하며 만들어진 검술.

그러니 그 끝에 신살(神殺)에 도달한 건 지극히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렇다면 자신도 신살(神殺)의 검을 배우면 되는가?

정답은 ‘아니다’였다.

‘지금껏 내가 다루던 역천기는 아르케온의 검.’

그가 걸어온 길이자, 그가 마주한 역경들이었다.

동시에 그가 끝내 관철해 낸 의지이기도 했다.

그러니.

‘나만의 길을 걸어야 해.’

이건 단순한 마인드셋의 문제가 아니었다.

지금껏 다루던 역천기의 모든 것을 놓는다.

검술의 시작이자 태산의 기운을 두르던 보법인 1초식 시(始).

저벅.

이젠 습관처럼 두르던 기운을 과감하게 버렸다.

—–!

태산의 기운을 순환시켜, 응축된 충격파를 날려 닿는 모든 것을 깨트리는 2초식, 파(破).

최고의 딜링기였던 파(破) 또한, 과감하게 내려놓았다.

이제 도현의 검은 더 이상 태산의 기운을 담지 않았다.

[아르케온이 신살(神殺)의 검 제3 초식, 무천(無天)을 시전합니다.]

[하늘을 가리는 경지에 도달한 일격이 만물의 근간을 파악하여 지워냅니다.]

제3 초식 천(天) 또한 마찬가지.

처음에는 같은 3초식으로 받아냈으나, 지금은 그저 검 한 자루로 받아들였다.

그것에 역천기도, 바이란 검술도 없었다.

그저 떠올릴 뿐이다.

-나는 그저…… 인간으로 남고 싶을 뿐이었……

-그대에게 모든 게 달려 있네. 부디 가리온을 막아 주게.

-잊혀진 나를 대신하여 괴물을 막아 주……

-패링이 봉인되면, 넌 뭐가 남지?

-그릇이여…… 완성되지 못한 네가 날 죽일 수 있을 것 같더냐.

-크흐…… 흐흐…… 애석하구나.

“……”

지나온 역경과, 그때마다 품었던 각오.

끝내 그것을 넘어선 순간들까지.

자신이 걸어왔던 길을 회상하던 도현의 검은 어느새 기이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기존의 단정된 새하얀 빛이 아닌, 거칠게 흐르는 검붉은 빛이.

-저건……! 맙소사.

그 모습을 지켜보던 드라카르가 기함을 토했다.

번들거리는 눈이 거칠게 들끓었다.

그 순간 도현은 보았다.

“……!”

3초식을 피하지 않고, 파고든 도현을 보는 아르케온의 텅 빈 눈동자를.

뼈밖에 없어 비어 있는 공간,

그렇기에 느껴질 리 없는 눈빛이지만, 무언가 피어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역천기(逆天期)의 모든 초식을 버리고, 자신의 길을 걷습니다.]

[다음 경지를 깨닫습니다.]

[자신만의 역천기(逆天期)를 완성하였습니다.]

—–!!

검붉은 빛이 허공을 가르자, 마치 문이 열리듯 균열이 벌어졌다.

무수한 위험이 도사리는 균열 너머의 형상을, 모조리 짓밟고 올라선 도현이 눈을 번뜩인 순간.

[역천기(逆天期) 제4 초식, ‘개도(開道)’를 깨우칩니다.]

[격이 상승하였습니다.]

[시그니처 검술, ‘역천기(逆天期)’가 ‘파명검(破命劍)’으로 개화합니다.]

[파명검(破命劍) – 멸(滅)을 시전합니다.]

검붉은 기운이 동굴 전체를 짓밟으며 지나갔다.

전장을 방불케 할 만큼 치열했던 소음이 멎으며 적막이 감돌고.

스르르-

턱, 앞으로 기울어지는 아르케온의 어깨를 잡자, 그가 눈을 마주해 온다.

어둠밖에 없는, 텅 빈 눈.

그 안에 피어난 건 경악도, 감탄도 아니었다.

만족스레 떠오른 그것은…….

[……훌륭하다.]

인정이었다.

검에 꿰뚫린 아르케온의 몸이 가루가 되어 사라져 간다.

비로소 진정한 죽음을 맞이하고 있는 것. 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더없이 편안해 보였다.

[그대에게 나의…… 그분의 염원을 맡기겠노라.]

그것을 끝으로 무너져 내린 뼈가 먼지가 되어 사라지는 것을 보며, 도현이 천천히 검을 내렸다.

승리하였지만 도현의 반응은 담담했다.

정확히는 반응할 겨를이 없다 보는 게 맞았다.

2주간 현실과 게임을 막론하고 몰입해 있던 집중력이 끝나며, 뒤늦은 후폭풍이 찾아온 상태였으니까.

느리게 흘러가던 세상이, 원래대로 돌아오며 멎었던 백색소음 또한 고막을 자극했다.

그에 적응하지 못한 도현이 눈살을 찌푸린 순간.

띠링! 띵!

알림음이 요란하게 울려 퍼졌고, 그것을 확인한 도현이 눈을 부릅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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