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s Chapter 560

2부 227화.

[‘거역의 서(書)’의 영향을 받아 다음 경지가 선명해집니다.]

‘조금만 더.’

아주 조금만 더 있으면, 4초식이 완성될 것 같다.

그런 강렬한 직감이 들었다.

아무리 선명해진다 해도, 흐릿하게만 보였던 경지의 형체가 점점 뚜렷해지고 있었으니까.

이대로 부딪히다 보면 무언가를 얻게 될 것만 같은 느낌.

‘역천기를 완성하기엔 딱 좋은 무대네.’

그렇게 4초식을 완성하게 되면, 역천기는 온전히 도현의 검술로 재탄생되리라.

최악의 상황과 달리, 기분 좋은 예감에 도현이 자세를 잡으려던 때였다.

팟-

“……!”

놈이 사라졌다.

동시에 바로 옆에서 느껴지는 기척과, 담담한 목소리.

[하늘을 거스르는 역천의 기운…… 그 남자의 검이로군. 위협적인 검이지.]

물건을 품평하듯 무뚝뚝한 음성에, 도현이 돌아보지도 않고 검을 휘둘렀다.

다름 아닌 데미서스에게조차 통했던 검!

이 거리라면 충분히 벨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텁.

정작 눈앞에 펼쳐진 건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그래 봐야 완성조차 못 한 반쪽짜리 검.]

검지와 중지만으로 가볍게 검날을 잡아챈 그가 손가락에 힘을 주자.

우지끈-

[‘진(眞) 하얀 사자의 설화(雪花)검’이 부서졌습니다.]

[해당 무기의 영구적인 파괴를 감지합니다.]

[‘천변(千變)’이 더는 ‘진(眞) 하얀 사자의 설화(雪花)검’으로 변형할 수 없습니다.]

‘……뭐?’

허망하리만큼 너무도 쉽게 부러졌다.

도현을 이 자리까지 올라오게 해준, 더불어 가장 오래 쓴 잊혀진 왕의 유물이.

그저 손짓 한 번에 끝을 맞이한 것이다.

[정녕, 겨우 그깟 검이 닿을 거라 생각했나? 계승자여.]

“아.”

[과분한 힘은 때론 판단을 흐리게 만들지. 그대는 나를 마주한 순간, 바로 도망갔어야 했다.]

푸화아악-!

왼쪽 가슴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왈칵 쏟아지는 게 느껴진다.

-커헉. 크윽…….

빠르게 힘이 빠져나가는 감각과 함께, 멀리서 누군가 피를 토하는 소리가 들린다.

하나 제대로 들을 수 없다.

귓가에 이명이 울리고, 눈앞에는 연신 경고 알림이 떠오르고 있었기에.

[찰리가 카이저 님에게 맹약을 발동했습니다.]

[희생 효과가 발동되어 강력한 피해를 대신 입습니다.]

[즉사 수준의 피해를 받아 찰리의 생명력이 1%가 되었습니다.]

[위험!]

[생명력이 5% 이하입니다.]

단숨에 빈사 상태가 된 도현 따위, 조금의 위협으로도 느끼지 못하는 걸까.

시선을 뒤로 던지며 주변을 둘러본 단장이 말을 덧붙였다.

[이들에게 뒤를 맡기고, 그저 달렸어야 했지.]

그런 단장의 눈동자에, 도합 열 명이 넘어가는 유저들이 담겼다.

레피아스와 시아나.

천마와 아스트.

멸살과 각자 자신 있어 하는 무기를 들고 달려드는 그들은, 순식간에 단장의 지척까지 도달해 있었다.

[초월 특성 ‘최후의 빙결사’를 발동합니다.]

[적을 앞에 두고 홀로 고고하게 서 있을 때만 발동되며, 다음으로 시전하는 빙(氷) 속성 계열 스킬이 주변의 한기를 모아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은 일격을 가합니다.]

[10성의 천마신권(天魔神拳)을 사용합니다.]

[극성에 이른 천마신권(天魔神拳) 제5 초식 – 산을 가르는 정권을 사용합니다.]

[체력을 모두 소모하여 최후의 정권을 가합니다.]

…….

[용살의 마법검 크산테의 특수 옵션 ‘용살(龍殺)’을 발동합니다.]

코앞에서 휘둘러지는 무수한 무기와 스킬들.

그 하나하나가 비기라 칭할 수 있는 능력들이었지만…….

사아-

단장에게 닿기 직전, 신기루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마치 세상에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아니, 마치 무언가에 의해 거부된 것처럼 깔끔하게 지워진 것이다.

“……뭐?”

“사라……졌다?”

“이런 미친!”

믿을 수 없는 광경에 모두가 입을 떡하니 벌린 채 멈춰 있을 때.

단장의 낮은 목소리가 흘러왔다.

그 안엔 짙은 실망감이 여려 있었다.

[천마신공…… 그대는 그 힘의 반도 제대로 못 다루는구나. 고작 천마신권의 극성에 달한 정도로, 천마라는 이름을 빌리는가.]

그리 말하며 가볍게 뻗은 주먹에, 천마의 눈이 부릅뜨였다.

누구나 할 수 있어 보이는 평범한 정권 지르기에 닿자.

콰아아아앙-!!

이루 형용할 수 없는 충격이 느껴지며, 몸이 통제를 따르지 않고 날아간 것이다.

다음은 멸살이었다.

[태초의 마법검의 주인이여. 마법검이 없는 그대는, 이토록 나약하구나.]

순식간에 멸살의 앞에 얼굴을 들이민 단장이, 그대로 손바닥으로 복부를 친 것이다.

재빨리 반응하여 태중의 검으로 방어하는 그였으나…….

콰득!

“이런 말도 안 되는……! 커헉!”

거압의 힘으로도 버티지 못하고, 검이 부러지며 날아갔다.

레피아스와 시아나는 언급조차 없었다.

앞서 당하는 두 사람을 보고, 뒤도 안 돌아보고 도주하는 그들을 손짓 한 번으로 반으로 갈라 버렸다.

[플레이어 ‘레피아스’ 님이 사망하였습니다.]

[플레이어 ‘시아나’ 님이 사망하였습니다.]

“으아아아악!!”

“도, 도망가!”

“저런 걸 무슨 수로 이겨!”

“씨X, 길드전 끝나자마자 이게 뭔 난리야!?”

“우, 우리도 어서 도망가세!”

“도망가긴 늦었어. 로, 로그아웃! 로그아웃부터 하자!”

그 압도적인 절망감에 비명을 내지르는 유저들.

호기롭게 덤비던 길드원들은 정신없이 도망치기 바빴고, 관중들은 질세라 로그아웃을 하기 시작했다.

전투 판정이 뜨지 않은 관중들만이 할 수 있는 선택이었다.

별들의 전쟁.

정점의 자리를 두고 겨루는 무대라고 칭송받으며, 최고라 불리는 플레이어들이 모인 길드전.

이곳에 그런 이들은 없었다.

대항할 수 없는 압도적인 포식자 앞에 선, 피식자들만이 존재할 뿐.

콰아아앙-!

끄억! 커헉-

-하하하! 도망갈 수 있을 줄 알았어?

-단장! 이제 우리가 죽여도 되지?

-후훗. 역시 우리 단장님…… 너무 인자하셔라.

-또 눈 빛내는 것 봐라. 되지도 않을 거, 단장 좀 그만 꼬시고 놔줘라.

-냅둬, 들리지도 않아, 저년.

더 이상 전투라는 개념이 성립하지 않았다.

맹수 앞에 선 초식 동물들처럼 도망치는 이들과, 그런 그들을 고고하게 바라보는 이만이 존재했으니까.

다만, 한 사람.

비틀-

모두가 뒤돌아 도주하는 무대 위에서.

누구보다 위태로운 상태로 일어난 한 남자만큼은, 앞으로 나아갔다.

수많은 유저들이 스쳐 가고, 로그아웃하며 빛무리가 되어 떠났지만 남자…… 도현은 이를 악물며 천변을 쥐었다.

[+15 천변(千變)이 ‘카야나의 단검’으로 변형됩니다.]

검이 부러졌다면, 다른 무기를 꺼내서라도.

“……더러워서 이대론 못 가지.”

저 재수 없는 상판에 한 방은 먹이리라.

그저 미련한 오기가 아니었다.

‘어차피 도망은 못 친다.’

전투 돌입한 상태라 로그아웃은 불가능.

그렇다고 도망가기에 이곳은 너무 넓고, 저 녀석은 너무 빨랐다.

자신의 옆으로 오는 과정을 눈에 담지도 못했을 만큼.

하물며 다른 단원들도 하나하나가 괴물 같은 무력을 지니고 있다.

단원을 한 개체씩 16인 레이드 보스로 출시했어야 마땅한 밸런스.

한데 저 모두를 상대로 도주하라고?

‘진짜 X같은 게임. 이걸 깨라고 만든 거냐.’

도무지 육두문자를 내뱉지 않고 배길 수가 없었다.

퀘스트를 깨는 건 이미 물 건너갔고, 살아남으리란 기대도 안 한다.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는다면…….

“최소한 받은 만큼 돌려주긴 해야지 않겠어?”

그런 도현의 각오에 감명받은 것일까.

일찌감치 도망칠 채비를 마치고 찰리를 부축하던 지하드가 멈춰 섰다.

그러곤 잠시 망설이더니, 이내 눈을 질끈 감았다 뜨며 외쳤다.

[‘지하드 블랙’의 충성도가 90을 달성합니다.]

[가디언 ‘지하드 블랙’의 충성도가 90에 도달하여 플레이어에 한하여 ‘기회주의자’ 특성이 옅어집니다.]

-……에잇, 나도 도울게, 주인! 나 지금 엄청 세졌거든? 다 각오하라구.

-리자!

반면 옆에서 곧장 맞장구치는 의리의 엘리자.

-크윽. 주군. 이 미천한 검도 함께하겠…… 큭.

-리자리자!? 리자!

-찰리! 찰리는 쉬고 있어. 주인이 받을 피해를 대신 입었잖아.

찰리 또한 다 죽어 가는 몸으로 의지를 피력했으나, 곧장 두 가디언에게 핀잔을 먹으며 회수되었다.

빠르게 찰리를 언데드들에게 맡긴 후.

-자, 따닥아! 얘들아. 가자! 주인을 엄호해!

지하드가 당당하게 명령하자, 우거와 고통이의 눈이 검게 물들더니 한층 더 강해진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지하드 블랙의 격이 상승하여 휘하의 언데드들이 강화됩니다.]

[제1 군단장 ‘고통’이 생전의 힘을 상당 부분 되찾습니다.]

[군단장의 힘이 강해져 휘하의 언데드들의 힘이 강화됩니다.]

[제2 군단장 ‘우거’의 신체가 더욱 거대해집니다.]

따닥- 딱!

우어어! 그어어어어!

‘새끼……’

이제는 앞을 맡길 수 있을 만큼 든든해진 지하드의 군단.

딜레이 없이 진혼곡을 난사하는 고통과, 두려움을 모르는 전차처럼 달려드는 우거는 확실히 이전보다 몇 배는 더 강해져 있었다.

휘하의 언데드들 또한 최소 1.5배 이상 강해진 모습.

퍼버버버벙! 퍼벙!

질 수 없다는 듯.

파수견좌 또한, 요리조리 자리를 옮겨 가며 폭발 화살을 쏘며 엄호해 온다.

저벅.

그에 도현이 한 발짝, 내디디며 기운에 집중했다.

[특성 ‘투신(鬪神)’을 개화합니다.]

[역천기(逆天期) 1초식, 시(始)가 투신(鬪神)의 영향을 받아 한계를 뛰어넘는 힘을 발현합니다.]

[천왕진기(天王震氣)를 시전합니다.]

[기사왕, ‘루슬레인 발레몽’의 기 운용법을 활용한 천왕진기의 기세를 발현합니다.]

[천왕진기(天王震氣)가 투신(鬪神)의 영향을 받아 한계를 뛰어넘는 힘을 발현합니다.]

태산의 기운이 보다 견고하게 자리 잡는 게 느껴진다.

‘역시. 멸살 녀석, 당하기 전에 상식 개변 능력을 바꿨구나.’

무엇으로 바꾸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아마 녀석이 지금 빈사 상태로나마 살아 있는 것과 관련이 있겠지.

그러니…….

[신의 눈물의 두 번째 능력을 사용합니다.]

[일정 시간 동안 마나를 소모하지 않습니다.]

[성왕(聖王)의 징표를 사용합니다.]

[믿음의 힘이 발동되어 모든 스킬의 재사용 대기 시간이 65% 감소됩니다.]

[뇌룡강림(雷龍降臨)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어둠 두르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뇌룡강림(雷龍降臨)을 시전합니다.]

파지직!

자신은 그저 원 없이 전력을 쏟아부으면 되리라.

스파크가 강렬하게 튀는 소리에, 유저들을 도륙하기 바쁘던 단장의 고개가 이쪽을 향한다.

[주의!]

[비정상적인 루트로 흑룡의 힘에 접근합니다.]

[이질적인 기운으로 인해 기존의 뇌룡강림에 추가 효과가 부여됩니다.]

[신체 능력이 크게 상승합니다.]

[타이틀, ‘어둠 파괴자’의 효과가 발동됩니다.]

[흑뢰전(黑雷電)의 사용 횟수가 3회로 늘어납니다.]

푸른 스파크가 서서히 어둠으로 물드는 것을, 무심하게 바라보며 말해 온다.

[의미 없는 발버둥이다. 계승자여.]

겨우 이 정도론 턱도 없다는 듯이.

고고한 자태로 다가오는 그의 걸음걸이 하나하나에 여유로움이 묻어나온다.

근거 있는 여유였다.

이제 조금 뚜렷해졌다 싶은 4초식은 닿자마자 검이 부러지며 사라졌고.

거역의 서로 얻은 단월자는 치명상을 입혀야 발동되는데, 정작 피해조차 입히지 못하고 있다.

나름대로 유저들 사이에서 날고 긴다는 놈들은 떼거지로 달려들어도 닿지도 못하는 상황.

여기서 녀석이 긴장할 이유는 조금도 없겠지.

[추가 부여 능력 ‘뇌룡(雷龍)’을 시전합니다.]

[추가 부여 능력 ‘뇌룡(雷龍)’이 흑룡의 힘에 반응합니다.]

[비정상적으로 얻은 흑룡의 힘을 아주 잠깐 동안 정상화시킵니다.]

[시전자의 능력으로 감당 가능한 흑룡의 일부 능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은 단 하나입니다.]

그렇다면…….

“인간의 힘이 아니면 어때?”

[?]

한쪽 입꼬리를 말아 올린 도현이, 짧디짧은 단검을 겨눈 순간.

—-!!

검은 번개가 폭발적으로 솟구치기 시작했다.

[……이건?]

용오름이 연상되는 마력이 세상을 뒤덮을 듯 요동쳤고.

그에 단장이 처음으로 눈썹을 꿈틀거리며 반응했다.

[흑룡(黑龍)의 분노를 발동하였습니다.]

마법의 종주.

다섯 왕좌의 주인 중에서도 가장 강력했던 종족의 분노가.

도현을 통해 다시금 세상에 그 위용을 드러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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