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9화 세계 집합 – 이틀 (1)
세계 회의는 말 그대로 세계적인 결정을 내리기 위한 국제 모임이다. 그러니까 대륙 전역을 무대로 한 정치판인 것이다.
사실상 세계 회의는 이미 시작됐다.
가르간트에 한데 모인 대부분의 세력 수뇌부. 그 무대의 뒤편에서는 여러 가지 갈등과 담합이 오가는 중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이득을 위한 합의를 논의하고 있고, 누군가는 음습한 목적을 위해 작당을 모의하고 있다.
한없이 긴장하라.
그리고, 강자에게 약자에 대한 배려를 바라지 마라.
세력이 거대하면 거대할수록 그 정점은 이기적인 법이다. 그게 정상이다. 안 그래도 짊어진 게 많은데 남의 짐을 들어 줄 여유가 있겠는가.
억울함을 토로하지 마라.
무의미하다.
세계 회의의 결단에는 존중(尊重)이 없다. 대륙에 군림한 정상들 간의 논의만으로도 셀 수 없이 많은 삶이 한순간에 뒤바뀐다.
수십 년 전, 중앙 대륙에 주인 없는 땅을 구축한 것도 세계 회의───당시에 참석한 인간과 수인의 결론이었다.
루아스 교국은 반대를 표명했으나 모든 의결은 투표로 결정된다. 아무리 세계 종교라고 해도 표수는 제한되어 있다.
찬성자가 압도적으로 많으면 종교의 영향력으로 표결을 압박할 수도 없다.
그렇게 주인 없는 땅이 지정됐다.
주인 없는 땅이란 명칭이 붙기 전의 그 척박한 영지들을 다스렸던 영주들에게는 일말의 선택권도, 발언권도 없었다.
그저 적당한 값을 강제로 받는 대가로 국제적인 결론을 군말 없이 받아들여야만 했다.
대가를 받고도 영지를 포기하지 않은 영주들도 있었다. 그들은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해 주인 없는 땅에서의 군림을 바랐으나, 결국에는 1년을 버티지 못하고 전부 사망했다.
전쟁터에서 화살비가 자신만은 비껴 나갈 거라는 믿음은 오만이다.
중간층의 횡령을 비롯한 비리로 인해서 제대로 된 보상도 받지 못한 가난한 영지민들은 생계 문제와 타지에 대한 두려움을 이유로 대부분 터전을 떠나지 못하고 분쟁 지역에 남았다.
얼마나 많이 죽었을까.
얼마나 많이 착취당했을까.
한편으로.
얼마나 많은 이윤이 창출되었을까.
얼마나 많은 욕망을 해소했을까.
주인 없는 땅 덕분에 이 대륙은 기대한 것 이상의 수확을 거두었다. 작은 희생으로 아주 큰 결실을 얻은 것이다.
얼마나 효율적인가!
불쌍한 피해자?
그런 거에 필요 이상으로 마음 쓰는 건 정치가의 재목이 아니다. 본디 훌륭한 위정자에게는 인간이란 숫자의 개념에 가깝다.
세계적으로 정(情)이 아닌 이(理)를 따지는 것.
그게 세계 회의의 본질이다.
* * *
“마법계나 무투계나 정계나 정말로 혼란스러운 시국입니다. 좋지 않은 일은 연달아서 온다고 하던데, 누가 그랬는지 몰라도 지금은 그 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가 없군요.”
독립 마법 집단───마법 자주 연대의 마법주, 셀레스터 레븐이 고개를 작게 저으며 뜨거운 홍차를 홀짝였다.
“그래도 피울음 역병은 잠잠해지고 있고, 언데드 사태도 루아스교가 종식을 선언했으니…… 어느 정도 수습은 되고 있다고 봐야겠지요. 그런데 여기서 다시 격렬한 혼란을 일으키는 건 이제 더는 봉합할 수 없는 상황을 초래할지도 모릅니다.”
“지금이 아니면 분명히 늦습니다.”
도시 연합 카일리언스의 대표로 나온 미르뎀 시장이 주먹을 쥐었다.
“신성…… 그자가 주도하는 에온의 계명은 각국에 필요 이상으로 간섭하고 있습니다. 대륙의 뒷세계는 그저 시작에 불과해요. 여기서 제동을 걸지 않는다면 모든 국가가 신성의 눈치를 봐야 할 겁니다. 그 무도한 자의 눈치를! 우리 카일리언스는 그때처럼 아무것도 못한 채 입 다물 생각은 없습니다.”
재작년의 카일리언스는 7개 도시 연합 체제가 흔들렸었다.
리버런그의 수호자 및 시장 사망.
서드밀의 수호자 및 시장 사망.
전부 살해당했다.
그중에서 리버런그의 수호자와 시장을 살해한 범인으로 지목된 인물이 바로 신성이었다.
인근 시장들은 소식을 듣자마자 곧바로 수배령을 내리고 추격했으나 신성은 비웃기라도 하듯이 유유히 카일리언스를 탈출했다.
물론 나중에 시장을 살해한 흉수가 공화국에서 유골룡 사태를 일으킨 끔찍하고 잔혹한 흑마도사라고 전해 듣기는 했다.
하지만 그때 받은 모욕은 별개다.
신성이 신성이라 불리기 전이라서 카일리언스는 고작 한 명의 범죄자 마도사를 막지 못했다는 소문을 감당해야 했다.
국력을 의심당한 것이다.
신성의 평가가 기하급수적으로 오르고 초월자가 되면서 그런 눈길은 사그라들었지만 피해는 흉터처럼 남아 있다.
카일리언스는 엄연히 피해자다.
오해가 있으면 풀면 그만이지만 신성은 이쪽으로 관심조차 주지 않았다. 루아스 교국은 간단히 유감을 표할 뿐이었다.
배상은 없었다.
당연했다.
신성과 루아스교의 잘못으로 인해 카일리언스가 피해를 본 게 아니니까. 그렇다면 이 울분은 대체 어찌한단 말인가?
국익을 생각한다면 지난 과거는 잊고 남들처럼 에온에 굽신거려야 했다. 실제로 미르뎀 시장조차 그럴 생각이 다분했는데…….
바로 그러던 차에 카일리언스에 다행스럽게도 ‘대안’이 생겼다. 신성과 척을 져도 상관없는 막강한 뒷배가 말이다.
“동의하네. 아무리 그래도 선은 지켜야지. 암. 그게 마땅해. 권역이나 행동 강령이나, 에온은 너무 급진적이야.”
맞은편에 앉아 있는 로니아 국왕이 작게 고개를 주억거렸다. 두꺼운 살집이 일렁이며 목이 잠시 모습을 감췄다가 다시 나타났다.
“여기서 더 용인하면 패악이 될 터.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어찌 두고만 볼 수 있을까? 그건 도리상 옳지 않다고 보네.”
로니아 국왕이 비굴할 정도로 손을 모으며 등을 둥글게 말았다.
그건 굴종의 자세였다.
“실로 그렇지 않습니까? 델하룬의 대왕(大王)이시여.”
델하룬의 지배자───마울러가 상석에 앉은 채 독한 연초를 피우고 있다.
투구를 제외한 전신 갑옷와 두꺼운 망토를 두른 근육질의 거체는 그 자체만으로 어마어마한 위압감을 주었다.
마울러가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
“신성. 젊은 초월자 새끼라는 걸 감안해도 혈기가 넘쳐흐르더군. 선의로 건넨 내 제안을 무시하다 못해 짓밟기까지. 각성하자마자 그리 노골적으로 야망을 드러낸 놈은 처음이다.”
“하하하, 그렇습니다! 실로 건방진─”
짜아악!
마울러 옆에 서 있던 여성이 로니아 국왕의 뺨을 후려쳤다. 뚱뚱한 몸이 휘청거렸다. 코피가 터지며 그의 볼이 부어올랐다.
그걸로도 모자라 여성이 로니아 국왕의 머리채를 잡아 테이블에 내리찍었다.
“초월자가 당신 친구입니까? 건방지게.”
“어으, 어……!”
여성의 손등에 힘줄이 돋았다.
마울러가 입술 사이로 연초 연기를 자욱하게 내뿜었다.
살기가 번들거린다.
너무 건방져서 상당히 마음에 안 드는 적이라고 해도 초월자다. 초월적 존재가 아닌 놈들이 함부로 지껄이는 건 견딜 수 없다.
이는 마울러의 철칙이었다.
“입조심해라, 로니아 국왕.”
“소, 소, 송구, 합니다……!”
“치료해.”
“예.”
여성이 손수 기울인 최상급 포션이 로니아 국왕 얼굴에 쏟아졌다. 가벼운 상처는 얼마 지나지 않아 말끔하게 사라졌다.
미르뎀 시장이 고개를 숙였다.
입도 다물었다.
뭐가 됐든 반문할 생각은 없다. 상대는 다름 아닌 초월자니까. 인내만 하면 초월자의 권역에 들 수 있을 테니까.
언젠가 카일리언스의 국력은 에스티리아 왕국과 벨디른 공화국을 찍어 누르고 동대륙 중앙 제일이 될 것이다.
그게 미르뎀 시장에게 가장 중요했다.
툭툭.
한순간에 무거워진 분위기 속에서 마울러가 재를 털었다.
대화가 이어졌다.
“마법주, 여기서 더한 혼란을 일으키면 봉합할 수 없는 상황을 초래할지도 모른다고 했나? 그게 대체 무슨 상관이지? 세상이 어찌 되든 간에 이루고 싶은 걸 이루는 게 존재의 본성인데.”
“…….”
“네놈도 마찬가지가 아니냐.”
셀레스터가 홍차를 든 채로 손목을 가볍게 빙글빙글 돌렸다.
마법계 총회의를 떠올리면서.
“저는 단지 최근의 마탑 체제에 의문을 가졌을 뿐입니다. 그 보헤미른 마탑이 수십 년 동안 대규모 인체 실험을 벌였고, 그 오스테아 마탑주는 반마탑 세력인 소사이어티의 주축이었다니? 아무리 완고한 성도 영원할 수 없습니다. 어디 문제가 생겼으면 응당 보수를 해야겠지요.”
마울러가 피식 웃었다.
“욕심이 과하군.”
“이 마법계를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셀레스터가 어깨를 으쓱였다.
“변화의 시대에서 마탑의 계통 자체가 뒤바뀌는 건 아예 없던 일도 아닙니다.”
마법 자주 연대는 10대 마탑이 점유하지 못하는 마법계 일부를 장악해 세력을 유지한다. 적나라하게 말하면 하찮은 청소부인 셈이다.
짐승도 꿈을 꾼다.
그럴진대 어찌 마법주로서 하늘을 올려다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셀레스터 레븐은 마탑의 소유권을 원한다.
“에온은 유례없이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만큼 약점이 많습니다. 제가 제공한 정보를 토대로 여론을 형성하신다면 어렵지 않게 대왕께서 원하시는 바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신성은 예측할 수 없는 초월자라서 아주 확언할 수는 없습니다.”
“그건 내가 알아서 하겠다.”
“예, 그럼…….”
셀레스터가 물러가려다가 깜빡했다는 듯 한 가지 질문을 더했다.
“그런데 소사이어티에 대한 정보는 어떻게 손에 넣으신 겁니까? 그들이 이제까지 보였던 은밀성과 신성의 내부 장악력을 생각하면 내통자가 있는 건 아닌 듯합니다만.”
“…….”
마울러는 잠시 말없이 연초를 태우며 과거를 떠올렸다.
수왕에게 패배해…… 천 길 낭떠러지에 떨어지고 항상성마저 깨져 버려 임종을 앞둔 순간에 찾아온 그 존재를, 그리고 그 늪지대처럼 질척거리는 끔찍한 속삭임을.
우직.
마울러가 연초를 손으로 으깼다.
“알 것 없다.”
* * *
붉디붉은 노을이, 루아스 여신과 그분의 은총을 묘사한 가르간트 교회의 스테인드글라스 너머로 성녀를 비추고 있다.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신앙심.
그녀의 거룩한 기도는 교황조차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기분 나쁜 존재를 감지한 성녀가 천천히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어서 오세요, 네크로맨서.”
“…….”
죽음의 이해자라 일컬어지는 다크워튼 마탑주, 라인델 넥스레온이 성스러운 교회 내부로 발걸음을 내디뎠다.
신성과 대비되는 부정(不淨)한 기운이다.
라인델만큼이나 교회와 어울리지 않은 사내는 극히 드물었다.
“주검의 영광 건으로 오셨나요?”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나.”
시작부터 본론이다.
“말씀하세요.”
“루아스 교국도, 다크워튼 마탑도 모르는 옛 왕의 신체 부위 소재가 전부 밝혀졌다. 이토록 짧은 시간 동안에. 그리고 주검의 영광은 언제나 우리보다 한발 빨랐지.”
라인델의 말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무슨 뜻인지, 성녀는 이해했다. 여신의 조각상 앞에서 몸을 일으킨 그녀가 라인델을 마주 봤다.
“그러니까 루아스 교국에 여신을 등진 배교자가 있다는 의미인가요?”
“모른다. 마냥 장담하기에는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이 많으니.”
“초월자의 직감이군요. 그리고 그 주장을 강하게 뒷받침하는 건 당신의 마도일 테고. 또 많은 죽음이 발생할지도 모른다고 느껴지나 보죠?”
성녀가 걸음을 옮겼다. 라인델 바로 옆에 조용히 멈춰 섰다.
시선이 교차했다.
“여전히…… 끔찍한 눈이네요. 빛의 신앙자가 될 수 없는 타락자와 같아. 혐오스러워. 그래서는 영원히 구원받을 수 없어요.”
“…….”
“애초에 당신 스스로 구원을 바라지 않고 있으니 상관없으려나? 뭐, 쓸데없는 충고지만 못 들은 걸로 하지는 않을게요. 그래도 다음부터는 제가 납득할 수 있는 증거를 가져와요. 루아스교에 배교자가 있다는 그 추측…….”
성녀가 그를 지나쳤다.
눈에 핏발이 선 채.
“조금 모욕적이었으니까.”
그녀는 다크워튼 마탑의 주인에게 악감정 같은 건 전혀 없었다. 오히려 함께 세상을 이롭게 만드는 동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라인델 넥스레온은 절대 예외였다.
빛을 거부하는 무정한 눈동자.
빛의 신앙을 품을 일말의 가능성조차 없는 불신자.
성녀의 순수한 호의는 어디까지나 신앙자가 될 수 있는 인간에 국한되어 있다. 그 외의 모든 존재는 전부 배척한다.
그녀는 광신을 기반으로 한 지독한 인간주의자다.
쿵.
성녀가 교회를 떠났다.
라인델은 가만히 서서 점차 멀어져 가는 성녀의 뒷모습을 응시했다. 그 순간 감정이 깃든 그의 눈빛엔 분노도, 불쾌함도 없었다.
그저 측은함만이 담겨 있었다.
* * *
석양이 수평선 아래로 사라졌다.
어둠이 드리웠다.
가르간트의 밤거리에는 볼 것도 많고, 할 것도 많았기에 저택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날이 저물어도 하루는 계속되었다.
히힝.
드레드미어가 아무도 없는 가르간트 외곽의 작은 공원 앞에 멈췄다.
고요하다.
별빛이 수놓인 밤 아래에서 베르덴과 이자벨라가 나란히 벤치에 앉았다.
이자벨라가 손을 꼼지락거렸다.
“가주…… 그, 오늘 진짜로 즐거웠어.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나도 즐거웠다.”
“정말로?”
그녀가 머뭇거렸다.
“부담스럽지는, 않았어?”
“…….”
이자벨라가 무슨 의도로 물었는지는 충분히 알고 있다. 마석등이 비추는 공원을 바라보며, 베르덴이 입을 열었다.
“애초에 거절할 생각이었다면 가까이하지 않고 피했을 거다. 내가 책임질 수 없는 걸 받아들일 수는 없으니까.”
만약 초월을 선택하지 않았더라면 이자벨라에게 진심을 답했을 것이다. 하지만 초월을 선택한 이상 그럴 수는 없었다.
남녀 관계, 자식, 가정 등…… 운명과 대치하고 있는 베르덴은 아직 그런 미래를 머릿속으로 그리지 못했기에.
이자벨라가 묻는다.
“만약 모든 걸 다 끝낸 뒤에는?”
“그때는 대답하겠다. 약속하지.”
확.
이자벨라가 온 힘을 다해서 베르덴의 멱살을 잡아당겼다. 그의 볼에 입을 맞추는 소리가 귓가를 스쳐 지나갔다.
때마침 자정이 지났다.
하루가 지났다.
“이걸로 이, 일정 끝…….”
이자벨라가 새빨개진 얼굴로 작게 중얼거렸다. 잠시 눈을 깜빡이던 베르덴이 몸을 일으키곤, 웃으며 그녀의 손을 잡아끌었다.
“그래, 이만 돌아가지.”
“모시겠습니다, 주군.”
[베타. 마부.]
[알겠습니다.]
하루가 끝나자마자 곧장 아드리안, 알파, 베타가 모습을 드러냈다. 겨우 뜨거워진 얼굴을 식히고 있던 이자벨라가 아드리안과 눈을 마주쳤다.
아드리안이 제 입가를 가렸다.
“아주 대담하더군. 과연…….”
“아, 꺼져!!”
이자벨라가 팔을 휘둘러 아드리안의 옆구리를 후려쳤다. 알파와 베타는 황급히 기억 골렘을 멈추며 마차에 몸을 실었고, 드레드미어는 빨리 저택으로 돌아가자며 투레질을 했다.
그렇다.
이것이 베르덴의 일상이었다.
“……!”
베르덴이 휙 고개를 돌렸다. 빛이 닿지 않은 건물 사이로 눈길을 향했다. 찰나였지만 뭔가가 쳐다보는 느낌이 들었다.
‘달리 감지되는 건 없군. 이미 사라진 건가.’
수색해 봤자 흔적조차 찾을 수 없을 터.
일단 경계심만 높였다.
그렇게 베르덴은 시선을 거두곤 아무 일 없다는 듯 마차에 올라탔다. 모두를 태운 드레드미어가 앞으로 나아갔다.
……스윽.
그때, 골목 어귀에서 광기로 가득한 눈동자가 떠올랐다.
광신자 노인이 검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