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mit Breaking Genius Mage Chapter Raws 843

843화 소회 (3)

동대륙, 리비안트 공국.

“하아아아아암.”

콘 상회의 상인, 콘라드는 얼마 전까지 공국과 왕국을 정신없이 오가다가 최근 시간이 좀 생겨서 파이테 영지에 와 있었다.
오후 늦게 도착하고 곧바로 잠에 든 터라 새벽에 저절로 눈이 떠졌다.

“후우.”

바깥으로 나오니 겨울답게 싸늘했다.

막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기분 좋은 추위였다.

며칠 동안 파이테 영주님하고 술이나 마시며 쉴 생각을 하니 마음이 편했다. 물론 콘 상회가 아주 잘나가면서 주머니도 두둑해졌고 말이다.

“그나저나…… 여기는 그대로인 것 같은데, 세상은 많이도 변하고 있구나.”

요즘처럼 세상에 확확 바뀐다는 느낌이 든 적이 없었는데.

문득 애셔 님…… 아니, 베르덴 님을 처음 만났을 때가 떠올랐다.

마차에서 떨어져 고블린과 오크에게 잡아먹히기 직전에 나타났던 젊은 사내.
처음 봤을 때부터 남다른 두각을 드러냈던 한 명의 마법사는 어느새 마도사가 되고, 용살자가 되고, 초월자가 되었다.

4년이라는 시간이 그렇게나 긴 것이었던가.

너무나 대단해져 버린 은인을 떠올리며 콘라드는 여운에 잠겼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흘러간 과거가 그립기도 했다.

‘현상 수배 중인 도적들과 괴물 오크를 토벌하고 파이테 영지에서 연회를 열었던 것처럼…… 언젠가 파이테 영주님과 베르덴 님과 함께 그런 시간을 다시 맞이할 수 있을까.’

아무래도 불가능하겠지만 그래도 새벽의 별들을 바라보며 내심 바랐다. 그렇게 콘라드는 성벽 위에서 겨울의 새벽을 견뎠다.

그때였다.

“이곳의 국명이 무엇이지?”

아주 낯선 음성이 귓속을 파고들었다.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로브를 눌러쓴 누군가가 콘라드 옆에서 파이테 영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느낌상 젊은 것 같았다.

콘라드는 멍하니 눈을 깜빡거리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리비안트 공국인데…… 이곳은 공국 변방의 파이테 남작 영지입니다. 그리고 영주님의 성함은 파이테 헨로드이시죠.”
“그렇다면 헨로드 남작 영지가 맞을 텐데. 영지의 명칭이 반대로군.”
“하하, 그렇긴 합니다만 별 볼 일 없는 남작 영지라서 그런 걸 신경 쓰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헨로드보다 파이테 쪽이 혀에 착착 감기기도 하고요. 음, 파이테 영지, 헨로드 영지. 그렇죠? 파이테 영주님도 그편을 훨씬 선호하십니다. 그래도 작은 영지인 것에 비해 그 누구보다 소중히 영지를 다스리고 계신답니다. 워낙 성실한 분이라 정치 쪽에는 연이 없다는 게 흠이긴 하지만요.”
“그대는 입담이 좋군.”
“하하하하! 그런 말 많이 듣고 합니다. 아, 그런데 귀하께서는 누구신지……?”
“가난한 나그네지.”

의문의 인물이 소매를 툭툭 털었다.
먼지만 나왔다.

“보다시피 준비도 없이 세상에 나온 터라 수중에 한 푼도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어떻게 할지 궁리하고 있던 참이지.”
“그러시군요. 그럼, 혹시 제가 도움을 좀 드려도 괜찮겠습니까?”
“친절하군. 상인처럼 보이는데 상인답지 않은 처세야.”
“다행히 친절을 베풀 만큼 사정이 좋은 편이라서 말입니다. 여기 이 정도면 여행길에 부족하진 않을 겁니다. 그리고 저쪽으로 가면 마르테스란 도시가 나오는데. 은행이 있을 정도로, 근방에서 가장 크기도 하고 해서 여비를 구하기에 그리 나쁘지 않을 장소일 겁니다. 일단 거기를 목적지로 삼으시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다른 방향으로 가실 생각이라면 이쪽도 나쁘지 않은데──”

콘라드가 쉴 새 없이 떠들어 대는 사이, 의문의 인물은 그에게서 받은 지폐 뭉치를 유심히 관찰하고 있었다.

“그대의 이름이 무엇이지?”
“아, 예! 콘라드. 콘 상회의 콘라드입니다.”
“콘 상회의 콘라드. 오늘의 친절은 언젠가 꼭 갚겠다.”
“아니, 안 그러셔 되는…….”
“다음에 보도록 하지, 콘라드.”

어느샌가 의문의 인물이 시야에서 감쪽같이 종적을 감췄다. 콘라드가 눈을 깜짝하기도 전에 사라진 것이다.

“어?”

콘라드는 마치 귀신이라도 본 듯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눈이 내린다. 의문이 인물이 있던 자리에는 발자국도 남아 있지 않았다.

* * *

“다음에 보도록 하지, 다음에 보자,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 그래, 아무래도 당장의 외견상 존대를 하는 편이 자연스럽겠어.”

의문의 인물은 눈 내리는 숲길을 거닐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박, 사박. 천천히 눈을 밟자 잠들어 있던 감각이 되살아나는 것 같았다.
그런 그가 높이 고개를 들어 새벽하늘을 한눈에 담았다.

‘베르덴. 과연 파격적인 인물이구나.’

태고의 향취가 서서히 느껴진다.

‘세계 회의에서 운명의 실이 다수 끊어졌으니, 망가진 운명의 수레바퀴가 완전히 침몰할 날도 그리 머지않았군.’

패전 이후 처음으로 무엇도 정해지지 않은 자유가 돌아오고 있다. 그리고 그때 끝내지 못한 운명전의 결말도.

‘이번엔 다를 것이다.’

의문의 인물───올다르크 루인 아케나드는 ‘당신’을 떠올리며, 그리고 때를 기다리며 세상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 * *

한편, 세계 회의를 마친 대부분의 참석자는 각자 머무는 가르간트의 숙소로 향했다.

‘최초의 마탑주라니. 몇 번이고 다시 생각해도 어처구니가 없어서.’

오스테아 마탑주, 메드란트 케덴은 마차에 탄 채 헛웃음을 지었다. 처음 그 소식을 멜라드에게 들었을 때 얼마나 얼이 빠졌던지.
뒤늦게라도 이자벨라와 함께 침묵의 사막에 가지 못한 게 아주 아쉬울 정도였다.

‘어쨌든 내가 소사이어티의 창설자 중 한 명이고, 내가 통솔하는 오스테아 마탑이 에온과 한편이라는 사실이 드러났으니 이제는 눈치 볼 것 없겠어. 그거 하나는 편해졌군.’

하지만 블랙 아워 숙청과 산디르 파엔 토벌전을 함께한 최고 원로 유르기엔을 제외하고, 오스테아 마탑의 일원들을 납득시키는 일이 난관이라면 난관이었다.

내부 결속이야 튼튼하니 별다른 문제는 없겠지만 한동안 시끄러워지긴 할 터였다. 베르덴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긴 하나 거절했다.

오스테아 마탑을 통솔하는 것은 엄연히 오스테아 마탑주에게 주어진 의무였으므로.

“어이구…… 우리, 손주…… 잘한다…….”
“…….”

맞은편에 앉은 유르기엔이 잠꼬대하는 걸 보며 메드란트도 눈을 문질렀다. 세계 회의가 끝났음을 실감하자 졸음이 몰려왔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아직 잠을 자기에는 이른 듯했다.

쿠구구구구…….

다른 마차 행렬이 옆에 붙었다.
익숙한 문양이 보인다.
창가 쪽으로 몸을 기울인 메드란트가 목소리를 조금 높였다.

“무슨 일인가, 벨트로아.”
“아니, 뭐…… 지나가는 길에 인사나 할까 해서.”

화산섬의 마탑주, 벨트로아 리움 솔라스텔이 창 너머로 헛기침했다. 그러고는 빤히 자신을 바라보는 메드란트를 향해 말했다.

“자네도 알다시피 마탑들은 워낙 서열을 따지고 보는 족속이지. 그런 의미에서 오스테아 마탑의 오랜 고충은 이해하고 있다. 그래, 오죽하면 소사이어티에 손을 얹었을까. 필시 다른 마탑주였더라도 분명 같은 선택을 내렸을 거야. 게다가 최초의 마탑주의 뜻을 누가 거부할 수 있겠나?”
“본론만 듣고 싶은데.”
“화산섬의 마탑은 해양 마석 광산의 추가 개발안 및 마석 조약에 적합한 기술력을 갖고 있다. 우리가 괜히 섬에 터전을 잡은 게 아니란 말이지.”

벨트로아가 퀭한 눈으로 껄껄 웃었다.

“앞으로 화산섬의 마탑과 오스테아 마탑 사이의 많은 교류를 고대하지. 여러모로 서로 얻을 게 많을 거다. 그러니까 나중에 기회가 되면 신성께도 말 좀 전해 주고.”
“…….”
“그럼 푹 쉬도록.”

화산섬의 마탑의 마차 행렬이 다음 갈림길에서 멀어져 간다. 피곤에 찌든 와중에도 마탑의 이익을 추구하러 올 줄이야.
심지어 과거 주인 없는 땅에서 베르덴과 마찰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낯짝이 두꺼운 걸 떠나서 모범적인 마탑주긴 하군.’

메드란트가 마탑주의 입장으로서 잠깐 존경심을 가졌다가 등받이에 머리를 얹었다. 몸이 편해지니까 수면 욕구가 치솟았다.

조용해진 오스테아 마탑의 마차들이 가르간트의 새벽 거리를 가로질렀다.

* * *

마법주, 셀레스터 레븐은 망치로 얻어맞은 것처럼 머리가 심하게 아팠다.

‘어떻게, 웨, 웬 최초의 마탑이라니……? 이럴 수가 있는 건가?’

오스테아 마탑이 소사이어티의 창설자라는 걸 빌미로 마탑 체제에 강한 분열을 일으킬 계획이었는데, 그걸 위해서 수많은 자료를 병합하고 정리해 논리적 완결성까지 마련했는데…….
정작 세계 회의에서는 뭐 하나 제대로 써 보지도 못하고 한순간에 폐기당했다.

어쩔 수 없었다.

최초의 마탑주란 용어가 나온 순간 생각이 멈춰 버렸다. 예상을 아득히 벗어난 상황을 맞닥뜨리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만약 포기하지 않았다면 젠티르 마탑주보다 더한 꼴을 당했겠지.’

상상만 해도 섬뜩하다.

그나마 위안 삼을 만한 것은 에온을 공격하려던 정황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거지만……자신의 배경이 되어 줄 마울러께서 역으로 공격을 받았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주검의 영광인지 뭔지 때문에 루아스교의 신경이 너무 날카로워진 탓이다.

한동안 마울러께선 활동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

델하룬은 그가 직접 다스리는 권역이니 그렇다 쳐도, 로니아 왕국과 카일리언스는 상당히 곤란한 입장이 되고 말았다.
암중에서 협력을 맺은 셀레스터 자신도 물론 포함이었다.

‘이걸 어떻게 수습하느냐…….’

머리를 굴려 봐도 상황을 반전시킬 만한 소재가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 그렇다고 이대로 침묵만 하는 건 마울러께서 좋게 보시지 않을 텐데.

무엇보다 언제까지고 마탑의 그늘에서, 마탑이 먹다 남긴 찌꺼기에만 의존하며 살아갈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하지?

셀러스터는 잠에 들지 못하고 홀로 술잔을 기울이며 밤을 지새웠다.

……벌컥.

갑자기 누군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이상하다.
분명 아무도 방해하지 말라고 단단히 언질을 주었는데? 마력회로를 활성화한 셀레스터가 재빠르게 지팡이를 빼 들었──

“엇?!”
“그렇게 경계할 것 없습니다. 그냥 이야기나 좀 나누러 온 거니까요.”
“다, 당신이. 아니,”

셀레스터가 지팡이를 서둘러 치웠다.

“아티슨 마탑주께서 저를 왜……?”
“호호호.”

아티슨 마탑주, 펠디안느가 중성적인 목소리로 웃었다.

* * *

가르간트 내 에온의 저택.

“으에…….”
“음…….”

유니아가 곯아떨어졌다. 라테온도 의자에 앉은 채 꾸벅꾸벅 졸았다. 세계 회의에서 단순히 서 있는 것도 피로가 쌓이는 일이었다.

반면…… 대기실에서 푹 쉬고 있었던 오스가르는 잔에 가득 담긴 독한 술을 입에 털어 내고는 시원하게 웃어 댔다.

“반마탑 세력인 줄았는데 최초의 마탑이었다? 하하하하! 그 재수 없는 마탑주 녀석들, 얼굴 참 볼만했겠어! 메드란트도 대놓고 좋아하지는 못했겠지만, 속으로 엄청 통쾌했을 걸세.”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테니까요. 저도 아직 어안이 벙벙한 기분이니.”

멜라드는 와인 잔을 기울였다.

소사이어티는 오스가르와 메드란트가 마탑들의 여러 정신 나간 작태를 가만히 놔둘 수가 없었기에 고안한 하나의 집단.
그런 이유로 두 사람이 현 마탑 체제를 적대하는 마음은, 나중에 창설에 가담한 멜라드보다 클 수밖에 없었다.

“그건 그렇고, 베르덴. 그 최초의 마탑은 어땠나? 정말로 우리가 생각하던 마탑의 시초 그 자체였나? 근본적인? 난 들을 준비가 되어 있네. 그러니까 어서 얘기해 주게.”
“세계 회의 준비로 바빠서 자세히 들은 적이 없었죠. 저도 궁금합니다, 신성.”

최초의 마탑은 여러 의로운 마법사가 모여서, 신비로 치부되던 마법을 파헤치고 연구하여 시대의 어려움을 타파하기 위해서 창립되었다고 마법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소사이어티의 이념은 이런 최초의 마탑의 뜻에서 기인한다.

그래서…… 베르덴은 속으로 눈을 질끈 감았다.

최초의 마탑이 어마어마한 규모의 인체 실험을 벌이고, 키론다르는 서로 죽고 죽여 하나만 남았다는 사실을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모두가 생각하는 것, 그 이상이지.”
“오오오, 역시!”

오스가르와 멜라드가 어린 마법사들처럼 눈을 빛냈다. 베르덴은 적당히 이야기를 꾸며 가상의 최초의 마탑을 설명했다.

카인이 몰래 이자벨라에게 물었다.

“선배의 말, 진짜입니까?”
“진짜라고 생각해 줘…….”

[알면 다침.]

[마음이 다칩니다.]

알파와 베타가 팔을 저으며 소곤소곤 카인에게 충고했다. 카인은 현자님들의 환한 얼굴을 보며 모른 척하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최선을 다해 늙은 마도사들의 동심을 지켜 낸 베르덴이 자리를 파했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세계 회의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고, 어떤 결정이 내려졌는지는 모두 앞에서 설명하도록 하지.”
“예, 그러는 편이 효율적이니까요.”
“미리 소집 대기하라고 연락해 놓겠네.”

멜라드가 유니아를, 오스가르가 라테온을 데리고 방으로 향했다. 둘 다 골렘 의체에 이제 완전히 적응한 모습이었다.

“올라가지.”

베르덴은 아드리안, 이자벨라. 알파 그리고 베타와 함께 계단을 올랐다. 주변에 아무도 없자 아드리안이 웬 편지를 건넸다.

“발신자는?”
“방주인 것 같습니다. 드레드미어의 마갑을 풀고 있던 도중에 극히 희미한 공간 균열이 생기더니, 그 안에서 나오더군요.”

쉐오른 장로가 보낸 것이다.

파앗.

어차피 전부 방주의 관계자이기에 베르덴은 곧장 편지를 개봉했다. 시선이 모였다. 이자벨라가 뒤에서 베르덴을 껴안고, 턱을 그의 어깨에 기댔다.

“가주, 무슨 내용이야?”
“일종의 초대장이다.”

베르덴이 편지를 넓게 펼쳤다.

“방주의 여섯 번째 선장, 내 즉위식이 준비되면 리스너를 보내겠다는군.”

그는 침묵의 사막에서 최초의 마탑을 찾아 탐사에 성공함으로써 선장 시련에 통과했다. 대륙 최대 비밀 결사의 최고 간부 자리가 눈앞이었다.

방주는 초대 마도왕과 깊게 얽혀 있다.

하늘섬───아크에 무슨 신비가 감춰져 있는지 알아볼 기회가 오고 있다. 알파와 베타도 분명한 호기심을 보였다.

“감축드립니다, 주군.”
“우리 축배라도 들어야 하는 거 아니야?”

[연회. 환영.]

[베르덴 폐하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택 창문 밖으로 새벽이 점차 걷히며 아침의 햇빛이 들어온다. 베르덴이 방주에서 보낸 편지를 아공간에 수납했다.

“뭐,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다. 조만간 시간을 만들어 보지. 근데 손님이 왔군.”

저택 밖에서 기척이 감지됐다.
낯선 이는 아니다.

“제가 나가 보겠습니다.”

아드리안이 순식간에 1층으로 내려가 현관문을 열었다. 초인종을 누르기 직전인 펠디안느가 거기에 있었다.

“오, 안녕하세요?”
“세계 회의 끝난 지 얼마 안 됐는데. 아티슨 마탑주가 여긴 무슨 볼일이지?”
“제국 연회에서 맺은 거래를 이행하러 왔습니다. 음, 일단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잘 시간이다.”
“그럼 저도 한숨 자도 될까요? 보다시피 잠을 못 잤거든요, 호호.”

아드리안이 짧게 답했다.

“안 돼.”

쾅!

저택 문이 닫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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