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mit Breaking Genius Mage Chapter Raws 1084

1084화 강수(強手) (4)

죽음은 생명이 마다해야 할 공포의 원천이지만…… 때로는 안식이기도 하다.

잔혹한 두려움이 물러간다.

“……회복됐군요.”

미라셀이 팔다리를 살폈다. 죽어 가던 육신에 다시 생기가 돌아왔다. 따스한 삶의 불씨가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마도 <사경(死境)>

산 자에게는 불쾌한 죽음을 면하게 하고.
죽은 자에게는 고요한 안식을.

[아아아아아아아…….]

혈색이 돌아온 델하룬 토벌군단과 다르게 언데드가 녹아내리듯 허물어졌다. 도미노처럼 무너지는 사자(死者)들의 전열.

저벅, 저벅.

라인델 넥스레온이 좌우로 갈라진 토벌군의 사이를 거닐었다.
발소리가 먹먹하게 들려왔다. 그의 손에는 가공된 용의 두개골로 제작된 초대 네크로맨서의 스태프가 들려 있었다.

“괜찮나.”

묵시록의 언데드에 맞섰다가 사기에 오염되어 버린 영화(永華)의 대주교와 젠티르 마탑의 장로 앞에 그가 멈춰 섰다.
시꺼멓게 변색됐던 가련한 인간들의 피부가 본래의 색을 되찾았다.

“감사합니다, 마탑주님.”
“덕분에…… 살았습니다.”
“저들 또한 비대칭 전력이다.”

라인델이 전신의 마력회로를 활성화했다.

“내가 상대하지.”

……!

금색으로 테두리가 치장된 로브로 존재를 감추고 있는 정체불명의 언데드는 7인의 대주교를 사기만으로 압도했다.

‘예사롭지 않은 괴물인 것은 알았지만 설마 연합의 비대칭 전력급이라니……?’

라인델은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명망이 아주 높다.

흑마법계를 좋아할 수 없는 루아스교도 라인델을 진심으로 존중하며 존경한다. 때론 선망의 대상이기도 하다. 그를 싫어하는 사람은 아마 이단심문관이나 성녀밖에 없으리라.

“부탁드리겠습니다, 마탑주님.”

예를 갖추며 물러서는 델하룬의 토벌군단.

라인델의 존재감이 정적을 강요했다. 그의 백발과 검버섯이 난 피부는 생명과 세월의 흐름을 거부하지 않고 고스란히 받아들인 흔적이었다.

“죽음의 주구로군.”

모든 생명체에게 죽음이란 미지의 무언가겠지만, 그는 죽음을 이해했다. 하여 생명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었다.

“너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불멸.]

묵시록의 종말을 상징하는 죽음, 전쟁, 정복(역병), 기근 중 죽음을 관장하는, 크세리온 제국의 제4사령관 사르카논이 말했다.

[그리고, 구원.]

“구원의 정의는 각자 다르지.”

[넌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라인델 넥스레온. 설령 이해해도 변하는 것은 없다.]

소매가 흘러내리며 훤히 드러난 사르카논의 손뼈가 앞을 겨냥했다.

[우리는 평행선을 걷고 있으니.]

“평행선이라.”

라인델이 중얼거리다가 이내 웃음을 흘렸다. 그의 소름 끼치는 웃음소리는 종유석에 맺힌 물방울이 동굴 호수에 떨어지는 것 같았다.

“흥미롭군.”

마도와 각성의 깨달음은 라인델의 의욕과 두려움을 거세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가 바라보는 세상은 색을 잃어버린 악몽이었다.
빛이 들지 않는 눈동자는 무엇도 신앙하지 않았고, 흑마법사의 마음은 흥미마저 거부했다. 세상에 만연한 거짓은 모든 걸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즐겁다.

무엇 때문일까.
언제부터였을까.

원인과 시기는 명확했다.

주검의 영광 건으로 조제프 대주교와 에스테리아 왕국을 방문했을 때.
잿빛 머리 마법사와의 만남이 계기였다.

모든 생명체는 태동한 순간 죽음이 정해져 있는데 베르덴만은 온전히 살아 있었다. 오직 베르덴만이 색을 갖고 있었다.
베르덴의 영향력이 커지면 커질수록 세상에도 색이 돌아왔다.

더 이상 죽음은 상수(常數)가 아니었다.
이제 앞날을 예상할 수 없다.

그래…….

‘이야말로 삶이리라.’

라인델이 황폐한 대지를 짚은 드래곤의 스태프를 기울였다.
위압감을 발산하는 첨단 위 붉은 보석.

둘이 동시에 즉사 마법을 시전했다.

<생사령(生死令)>

<니테라(Nythera)>

───────────────!

델하룬 토벌군단과 언데드 군단의 영역이 완전히 분리됐다. 산 자를 지키기 위한 죽음과 삶과 죽음의 경계를 허물기 위한 죽음의 충돌이었다.
그들의 경계선에는 대기에도 사기가 깃들어 필멸의 세상을 이루었다.

쿠구구구구구구구……!

주변의 바위와 흙이 중력이 역전된 듯 부유한다.
하늘이 시시각각 어두워진다.

대립, 또한 접전.

동일 계통 마법의 힘 겨루기에서 밀리는 순간 둘 중 하나는 멸한다. 그들은 같은 죽음의 개념에서 파생된 서로 다른 죽음이기에.

“호오, 도착하자마자 마법전인가? 역시 겉모습과 달리 피가 뜨겁군.”

불굴의 생명력을 자랑하는 수왕 안티아스는 얼마나 위험한 마법의 격돌인지 본능적으로 느끼며 송곳니를 드러냈다.
사나운 시선이 멀지 않은 절벽 위에 선 아칸드에게 호전적인 살의를 보냈다.

“황제라고 해서 전쟁 내내 그 하늘섬에 박혀 있을 줄 알았는데. 마음에 든다. 베르덴처럼 화끈한 구석이 있어. 기왕 우두머리의 행차다. 피 냄새를 맡고도 그냥 보내는 것은 이미 죽은 짐승뿐이지.”

안티아스에게서 야성이 흘러넘쳤다.

“내려와라. 사냥감.”

[예를 갖춰라, 짐승.]

묵시록 중 정복을 관장하는 라크디온이 허리춤에서 검을 빼들었다. 끔찍한 냉기가 흘러넘치며 공기까지도 결정화시켰다.

[부디 처단 명령을.]

“되었다, 라크디온. 가거라.”

[육(六)사도의 뜻대로.]

혹한의 돌풍이 일어 라크디온을 뒤덮더니 곧이어 육체가 흩어졌다.
존재감이 사라졌다.
대악마의 계약자인 가레스만이 그 흐름이 어디로 향하는지 인지했다.

난장판이 된 주둔지의 중심지.

‘시발……저거, 언제 열렸어.’

라인델이 봉인했던 델하룬의 사문이 이미 개방되어 있었다. 그리고 피골이 상접한 그놈의 기척이 사문의 균열 안으로 들어갔다.

아무도 모르는 건가?

라인델은 마법전을 벌이고 있다.
안티아스는 아칸드에 집중하고 있다.

“끅…….”

가레스는 목소리를 쥐어짜냈지만 아칸드의 압박에 신음만 비집고 나왔다. 둘이 눈이 마주쳤다. 가레스의 역안은 원래의 눈동자로 돌아와 있었다.
다른 초월자들이 개입하자마자 기생의 대악마가 가진 권능을 다시 감춘 것이다.

아칸드가 아쉬워하며 말했다.

“연합의 공간 방호망을 부숴 저들이 주둔지로 직접 <전이>할 여지를 마련한 것은 나쁘지 않았다. 생각할 줄 안다면 당연한 판단이겠지만.”
“끄, 하아악!”
“하지만 사려가 지나치게 깊다.”

가레스를 짓밟은 다리에 체중을 실으며 아칸드가 속삭였다.

“다음에는 다른 선택을 하길 바라지.”

직후 가레스를 걷어찼다.

콰아아아앙!

반대편 바위산까지 날아가 처박힌 가레스가 거대한 바위 잔해에 깔렸다. 초월자가 단 몇 분 만에 압도당한 모습에 사람들의 숨이 턱 막혔다.

옛 왕.
초월자 살해자.

근위사단장 미라셀이 즉각 가레스가 날아간 곳으로 내달렸다.

“가장 위대한 생물이라고 들었다. 수왕, 안티아스.”

아칸드가 손짓했다.

“증명하겠나?”

안티아스가 웃음을 터뜨렸다. 라인델과는 질적으로 상이한, 포악하고 원초적인 흥분에서 비롯된 사냥꾼의 광소였다.

“오냐.”

안티아스가 웃음기를 거뒀다.

사리진 신형.

가레스가 패배한 절벽이 삽시간에 폭발했다.

* * *

쿠우우웅! 쿠우웅!

미라셀이 백소들을 휘둘러 거치적거리는 바위들을 하나하나 부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바위 틈새에서 낯익은 팔이 보였다.

“대왕, 괜찮으십니까?!”

가레스가 주먹을 움켜쥐었다.

몸을 짓누르던 잔해가 들썩이더니 이내 양옆으로 쏟아져 내렸다. 격렬한 전투의 흔적이 가득한 육체가 그녀의 앞에 드리웠다.

“휴식을…….”
“언데드 한 새끼가 방금 사문으로 들어갔다. 무슨 수작인진 몰라도, 옛 왕이 여기 온 목적이 그 내부에 있다는 거겠지.”

욱신.

갈비뼈에 격한 통증이 일었으나 가레스는 내색하지 않았다.

“통신 장치는.”
“여전히 연결이 안 됩니다. 하지만 네크로맨서께서 제게 의념을 보내셨습니다.”
“의념?”
“예.”

미라셀이 가레스에게 향하던 도중에 머릿속에서, 상대 언데드와 마법을 겨루고 있던 라인델의 음성이 선명하게 울려 퍼졌다.

“세계 연합 본부에서 델하룬의 상황을 어느 정도 파악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옛 왕은 확실하게 후퇴할 방도를 진즉 마련했을 터. 그때 폭격이 떨어질 거라고 합니다.”
“폭격이라면…… 성녀인가.”

대륙 저편을 공격할 수 있는 수단을 가진 초월자는 그 광신자밖에 없다.

베르덴은 옛 왕이 출현했다고 즉각 비대칭 전력을 모조리 투입하지 않았다.
옳은 판단이다.
한 곳에 전력이 과잉 집중되면 다른 대륙의 대처가 어려워진다. 공간 이동은 유용하나, 현재로서 불편한 제약이 있다.

아홉 개의 사문에서 흘러나온 기이한 파장이 대륙 전역의 공간에 간섭하고 있고.
그걸 7대 마도왕이 마도국의 동력원과 공간 마법진 배열로 불안정한 공간 좌표를 억지로 안정시키고 있는 형국이니까.

이미 토벌군단들의 이동으로 공간 이동진이 상당히 사용되었으니, 이제 <전이>의 남용은 최대한 피해야 한다.

‘……반젤리스가 창조한 원천의 동력원은 무한하지 않기에, 머지않아 대륙에서 공간 이동이 불가능해지는 시기가 올 테니.’

공간 좌표에 부담이 심한 장거리 <전이>의 횟수는 한정되어 있다. 초장거리는 더더욱 그렇다.
7대 마도왕이 새로운 공간 이동진 배열을 완성할 때까지는.

“사문 주변에 언데드 새끼들이 있다.”

토벌군단장의 명령이 떨어졌다.

“라인델에게 의념을 보내서 길을 열라고 할 테니 거슬리는 놈들만 치워 놔.”
“……! 혼자 사문에 들어갈 생각이십니까?”
“시발.”

가레스가 망가진 갑옷을 뜯어 버렸다.

“처맞기만 하고 끝낼 수는 없지.”

* * *

안티아스는 태어나 지금까지 전력을 다한 역사가 없었다. 정확히는 온 힘을 다하지 못했다. 그럴만한 상황이 없었으니까.

수왕이 되기 위해 수인 부족의 왕들을 굴복시켰을 때도, 자신에게 도전한 가레스를 박살 냈을 때도, 여러 사냥을 벌였을 때도…….

피가 제대로 끓기 전에 끝나 버렸다.

템플의 마스터 벤디에와 몇 차례 공방을 주고받은 적은 있었고, 꽤 즐겁긴 했으나 생사결은 아니었기에 크게 흥분할 수 없었다.

세계 회의.
긴급 정상 회의.

확실히 생소한 재미를 느끼긴 했지만 회의는 회의, 사냥터는 아니었다. 그가 추구하는 사냥엔 나름대로의 이야기가 있어야 했다.

사냥감의 서사.
사냥의 목적성.

사냥꾼은 살아가기 위해서 동물을 붙잡아 육신을 취한다. 넓은 의미에서의 생존에 확실한 목적을 두고 있는 것이다.

안티아스도 목적을 가진 사냥꾼이었다.

단순히 본능이 가는 대로 움직였다면 초월자들과 진즉 결단을 냈다. 벤디에와 안티아스, 둘 중 한 명은 예전에 죽었을 터.
세계 연합에 들어오는 일 없이 베르덴과 성녀와도 생사를 겨뤘을 것이다. 7대 마도왕도, 같이 온 당대의 네크로맨서도…… 등등.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과거 안티아스는 보름달이 훤히 보이는 밤하늘을 응시하며 자문했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자답했다.

‘생명감(生命感).’

자명한 사냥감에게 타고난 강함을 온전히 발휘하고 싶다. 자식을 남기는 것을 넘어, 모든 생명체에 각인될 생명력을 증명하고 싶다.

이른바 욕구불만이었다.

안티아스는 쌓인 무료함과 근질거림을 해소할 데가 필요했다. 어쩌면…… 그는 평화가 영원토록 지속될 것 같으면 훗날 그럴듯한 이유를 내세워 이종족 전쟁을 일으켰을지도 몰랐다.

사냥의 목적성이 부족하다?

그건 어디까지나 기호이자 취향이다.

그런 것까지 집요하게 고집하는 녀석들은 이상을 좇는 인간 출신 초월자 이외에는 없으며, 안티아스는 초월자가 아니었다.

사실 이는 무의미한 가정이다.

이미, 아주 기쁘게도 안티아스의 인생에 낙(樂)이 찾아왔으니.

제2차 초월자 전쟁.

서사는 충분하다.
목적성은 더할 나위 없다.

“크하하하하하하하!”

상대 또한 강적이다.

콰과과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안티아스가 도약에 이은 발차기로 절벽을 중심부터 박살 냈다. 안티아스와 아칸드가 공중에 흩어진 절벽 파편들을 밟으며 교차했다.
유연하게 [마그라스]의 검면을 손바닥으로 흘려내 명치에 정타를 가했다.

아칸드는 뒤로 나가떨어진 순간 바위를 강하게 차 간극을 무로 돌렸다.

쩌엉!

여지없이 턱 아래에 건틀릿이 꽂혔다. 안티아스가 공중에서 몸을 회전시켜 허공으로 떠오른 바위 아래를 디뎠다.

“호오.”

감탄을 내뱉으며 한층 더 가속했다.

충격의 해일이 굽이쳤다.

절벽이 송두리째 산산조각 나고는, 절벽의 일부가 하늘에서 떨어지기까지. 얼마 되지 않은 시간 동안에 순수한 힘이 연달아 부딪쳤다.

폭우처럼 쏟아지는 대지의 잔해들.

콰과과과과과과과과……!

안티아스가 지면에 착지했다.
입가에 흘러내린 피를 게걸스럽게 핥았다.

“초월을 타고난 초월자. 과연. 발자국 없는 짐승은 없는 법이라더니.”

안티아스가 사족보행의 자세를 잡았다.

“알려진 명성보다 더하군.”
“동감이다.”

아칸드가 투구를 쓰는 것처럼 위에서 아래로 손을 움직였다. 그러자 옛 왕의 갑옷에 어울리는 칠흑의 투구가 그의 머리를 덮었다.
얼굴이 가려졌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은 투구의 틈새에서 어두운 안광만이 명멸했다.

“너는, 내가 죽인 초월자들을 능가하는군.”

종족은 달라도 상대방의 신체 능력은 가히 정점에 달했다고 서로가 판단했다.
둘에게서 짙은 살의가 요동쳤다.

지면을 박찼다.

좌우에서 짓눌린 지축이 견디지 못하고 절반으로 쪼개졌다.

안티아스의 강인한 손톱이 빛살처럼 쇄도했으며, 아칸드의 용검이 왼쪽 아래에서 우측 위로 섬전처럼 공간을 갈랐다.

혈수血獸

크세리온 제국 검술 제5형단 – 아르코스Arcos

─────! ──! ──────!

폭발하는 야성을 쏟아내는 맹격과 용검의 권능이 실린 연격이 격돌했다. 풍압만으로 눈에 닿는 지형이 역변했다.

최상위 금속마저 가르는 수왕의 발톱이 아칸드의 갑옷을 뚫지 못했다. 권격으로 내부 충격을 주었지만 그는 주춤할 뿐 즉시 반격했다.

촤아아악!

용검이 스쳐지나간 가죽이 갈라지며 붉은 혈액이 분출했다. 수십 개의 검기가 안티아스의 영역을 차츰 장악했다.
압도적인 저항력조차 고대 드워프가 제작한 용검 앞에 무용지물이었다.

정통으로 맞으면 절단된다.
안티아스도 가레스와 상황은 같았다.

하지만, 둘은 생물의 격이 달랐다.

제3형투 – 르사트Rsat

아칸드의 내부 파괴에 안티아스가 한쪽 무릎을 꿇었다. 새까만 기운이 생명력의 불씨를 거침없이 짓밟았다.

동시에 살인기가 시야를 채웠다.

후욱───!

[마그라스]의 검끝이 아슬아슬하게 안티아스의 복부를 피해 갔다. 그때였다. 아칸드의 팔 전체를 그가 온몸으로 붙들었다.
그리고, 사납게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하늘로 높이 들어 올렸으니.

콰아아아아아아앙!

아칸드가 머리부터 내리꽂혔다.

콰아앙! 콰아아아앙! 콰과아아아아앙!

안티아스는 멈추지 않고 아칸드의 발목을 꽉 잡아 연이어 패대기쳤다. 그때마다 바닥이 파였다. 용검을 한 끗 차이로 피하고는 아칸드를 저 멀리 있는 삭막한 산으로 내던졌다.

위아래로 벌어지는 안티아스의 이빨.

대포효大咆哮

거대한 야성의 숨결이 산을 초토화했다.

안티아스는 그걸로도 만족하지 않았는지 격하게 질주했다. 자욱하게 피어난 흙먼지 안쪽으로, 양손을 우측 옆구리로 끌어모으며 쇄도했다.

보이지 않는 시야.
하나, 감각은 선명하다.

안티아스가 양손을 한데 모아 내질렀다.
동시에 용검이 날아들었다.

쿵──────콰과과과과과과과과과과!

주변에 있던 모든 것이 충격파에 휩쓸려 흔적도 없이 날아갔다. 순수한 물리력의 여파는 마법과는 또 달랐다.

황무지에 흥분한 숨소리와 떨어지는 피 소리가 조용히 메아리쳤다.

“죽음을 극복했다고 들었는데 그렇다고 피해를 입지 않는 건 아닌 모양이군.”

안티아스가 피와 먼지가 묻은 가죽을 툭툭 털었다. 용검으로 인한 상처들은 특유의 재생력에 의해 서서히 회복되고 있었다.

“그럼 죽는 것 아닌가?”
“죽음의 관점은 저마다 다르지.”

아칸드가 자연의 폐허를 거닐었다.
이전보다 더한 죽음의 기운을 내뿜으며

“시험해 볼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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