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mit Breaking Genius Mage Chapter Raws 1109

1109화 대공세 (5)

초월자는 단신으로 국가를 무너뜨릴 수 있는 힘을 자랑하지만…….

이는 엄연히 말해 유격전을 위시한 암살이나 주요 도시 파괴로 국가 체계를 전복시킬 수 있다는 것이지, 수백만 명에서 수천만 명에 달하는 인간과 후퇴 없는 전면 전쟁을 벌여 남김없이 몰살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초월자는 종의 한계를 벗어났을 뿐 결국 생명체의 틀에 갇혀 있다. 그 이상의 위상을 바란다면 자신만의 세력을 갖춰야 한다.

온전히 홀로 군림하기에 이 세상은 가혹한 고통과 피로로 가득하기에.

콰아아아아아아앙!

흑염의 태양이 장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베르덴이 낮게 떠올랐다.

수평을 가르는 두 개의 손끝을 따라 분출된 흑염이 일대를 어둠으로 물들였다. 소멸의 개념이 뻗어나오는 마도의 장벽이 언데드를 견제해 군단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도록 가로막았다.

라리안 마탑의 장로가 부여 계통의 마도로 모두를 강화하며 침을 삼켰다. 10대 마탑의 고위 전력이 전부 자신의 마탑주를 따라간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세계 연합의 작은 기둥으로서 모든 전장에 골고루 파견됐다.

“그 암월의 마도가 타인의 손으로 펼쳐지는 광경은 아무리 봐도 믿기지 않는군요.”
“감탄은 나중에 하고.”
“루아스시여, 인류를 빛으로 보듬으소서.”

루아스 교국의 최고위 팔라딘과 성율성단의 최고 이단심판관이 서로 다른 기적들을 기도하여 가호를 선사했다.
무투계 초월자인 아드리안과 대악마의 계약자인 레이라를 제외하고 전원에게 빛이 깃들었다.

트리톤의 이마에 핏줄이 불거졌다.

“사문까지 안전 배송 해 드리지.”

마도 장벽 사이를 향하여 수십 명으로 구성된 선발 부대가 급속 기동했다.

군단의 최정예들이 아드리안과 레온하르트를 크게 둘러싸는 구도였다. 초월자들이 최대한 기와 신성력을 보전한 채 사문에 있을지도 모르는 사령관들을 상대할 수 있도록.

망화가 선발 부대의 기척을 장벽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소멸시키고 있는 덕분에 제국의 언데드들은 당장 베르덴만을 주목했다.

‘하지만 크세리온 제국에도 지휘관급 개체가 다수 존재하는 이상 금방 눈치챌 터.’

베르덴은 정신체로서 최대한 존재감을 끌어올렸다.

‘세렌디아와의 합류가 최우선이다.’

초월자를 노리는 화살과 마법은 거꾸로 쏟아지는 소나기와 같았다.

다양한 계통의 마법이 충돌하면서 복합적인 폭발을 일으켰다. 그 연기를 뚫고 나온 베르덴이 칠흑의 창을 구현했다.
베르덴의 주변으로 떠오른 수십 개의 그것이 곧장 사방으로 확산되었다.

콰과과과과과과과과과과광!

방금 6위계급 마법을 시전한 고위 리치들을 겨냥한 폭격이었다. 하위종은 이그나시아의 정신체라고 해도 베르덴에게 생채기 하나 낼 수 없다.

‘관건은 인간으로 비유하면 국가급 전력들.’

때마침 폭심지에서 거대한 닻이 날아왔다.

7위계급의 망화에도 즉시 소멸하지 않은 개체들의 등장이었다. 허공에서 상반신을 비틀자 인간의 일부가 덕지덕지 붙어 있는 사슬 닻이 고작 한 뼘 차이로 스쳐 지나갔다.

‘닻은 어디서 구한 거지.’

쩌엉!

베르덴이 손날로 사슬 중간을 끊어버리고는 양손을 모았다. 마력의 밀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던 그때 아래에서 도약한 언데드 두 마리가 좌우에서 베르덴을 덮쳤다.

종말의 기사.

[너에게. 종언을. 고한다.]

유골룡 사태 당시 네 번째 하인인 케실루스가 아크 리치와 함께 대동한 최고위 언데드. 그 강함은 그때의 아드리안과 제법 겨룰 수 있는 수준.

베르덴이 팔을 뻗었다.

<멸화>

밝은 하늘과 대비되는 어둑한 폭염이 셋을 일거에 집어삼켰다.

언데드 군단이 제법 접근한 상황.

베르덴이 지면에 착지했다. 마법을 견뎌낸 종말의 기사 둘은 갑옷이 손상된 채로 짧은 굉음과 함께 땅에 부딪혔다.
놈들이 다시 일어났다.
종말의 기사들 사이에 방금 전 닻을 날린 언데드가 있었다. 끊어진 사슬을 버린 놈이 손을 휘젓더니 주변 언데드들이 변형되고 합쳐져 사기를 흩뿌리는 거대한 장창이 되었다.

언데드를 도구로 삼는 이능.
검게 부식된 갑주.
갑주의 틈새에서 새어 나오는 핏빛 안개.
투구 너머로 보이는 타들어 간 해골.

베르덴은 처음 목격한 개체였지만 드라벤의 기억은 아니었다.

‘모독의 군주.’

강대한 특수 개체다.

모독의 군주가 한 팔을 뻗자 장창이 생기를 상실한 대지를 부수었다. 창날을 한 손으로 흘리고 상반신을 낮춘 베르덴이 거리를 좁혔다.
피아노의 건반을 치듯 손가락을 까닥거리며 망화의 창을 현현시켰다.

마법 폭격은 판단에서 제외했다.

정신체는 본체의 심장과 분리되어 있어 마력량이 무한하지 않기에 염두에 두고 있는 중장기전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전법이다.

마도 폭주로 강화된 <파멸>은 이 전쟁에 결정타를 가할 때 사용할 것이며, 또한 정신체는 그 자기 파멸을 견딜 수 없기에 논외.

‘최소한의 운용으로 죽인다.’

본체로부터 여분의 마력을 저장해 오긴 했지만 그건 쓸 데가 따로 있다.

투확───콰아아아아앙!

베르덴과 모독의 군주가 동시에 투창하자 충격파에 대기가 진동했다. 소멸이 파괴력에서 앞서기는 했지만 놈에게는 닿지 않았다.

시체를 모독하는 이형종이 다시금 언데드를 재료로 삼아서 장창을 만들어 낸다.

[종말은. 재래한다.]

사기를 머금은 두 개의 검이 각각 가슴과 허벅지를 노렸다. 베르덴은 피하지 않았다. 망화로 덮은 손으로 상하의 칼날을 동시에 붙잡았다.

밀려나는 것도 잠시 종말의 검을 강제로 교차시킨 뒤 검면을 손바닥으로 강타.

<모멘티움>

7위계 중력 마법이 두 언데드를 날려 버리면서도 아래로 짓눌러 두 발이 땅에서 잠시도 떨어지지 않게 했다.

베르덴이 양손을 겹쳤다.

좌우 바깥에서는 척력이, 중간 안쪽에서는 인력이 작용했다. 그렇게 직선상에 한데 모이게 된 종말의 기사들을 향해 그가 연산을 마쳤다.

<대암천(大陰穿)>

[……!]

소멸의 섬광이 놈들의 상반신을 지워 버리며 쇄도해 오자, 모독의 군주가 괴성을 내지르면서 장창을 땅에 수직으로 꽂았다.

수천 마리의 언데드가 찰나에 녹아 버리며 두터운 그림자가 광선 앞에 드리웠다.

쿠우우우우우우우웅!

망자의 벽이 깎여 나가다가 무너졌다. 그 과정에서 위력이 충분히 약해진 <대암천>을, 모독의 군주가 한 손으로 감당했다.

그 순간 소멸의 불길에서 베르덴이 들이닥쳤다.

고속으로 기동해 모독의 군주 어깨에 올라 마력을 집중했다. 손을 내리쳤다. 짓푸른 벼락이 그대로 놈의 투구에 꽂혔다.

<청전의 대격변>

뇌명이 강렬히 폭발해, 뇌격이 지속적으로 모독의 군주의 전신에 작렬했다. 사기마저 지워 버리는 막대한 열량의 전격이었다.

동시에 그가 유지하고 있던 마도 장벽을 조작하여 허공에 띄운 뒤 사방으로 퍼뜨렸다.

콰과과과과과과과과광!

사문과 선발 부대 사이, 그리고 동쪽의 언데드 군단 위로 망화의 투사체가 연이어 착탄.

선발 부대가 지금 막 마도 장벽으로 이루어진 길을 통과한 터라 더 이상 그 불길을 유지할 필요가 없으니, 이제 베르덴은 언데드 군단을 최대한 저지하는 데 집중했다.

……!

불길한 장창이 베르덴의 턱을 노리고 솟구쳤다.

‘7위계의 고유 전격 마법에 적응한 건가. 과연 특수 개체에 어울리는 저항력이군.’

베르덴이 어깨를 틀어 피한 다음 겨드랑이 사이로 장창을 붙들었다. 쩌엉! 힘과 마도로 끊어 내어 빼앗은 창 촉을 해골 면상에 처박았다.
뭉개 버리지는 못했지만 뻥 뚫린 눈구멍에 꽂히니 제법 볼만했다.

모독의 군주가 비틀거리더니 투구의 틈새로 시뻘건 안광을 번뜩였다.

[인. 간.]

“그렇게 보이나?”

둘의 모습이 사라졌다.

콰아앙! 콰앙! 카가가가각──쩌엉!

동쪽으로 기동하는 베르덴이 추적해 오는 모독의 군주를 맞상대했다. 그 여파에 크세리온 제국 진형의 내곽이 조금 더 혼란스러워졌다.

다만, 이곳은 적진.

모독의 군주의 지휘에 고위 리치들이 이동 경로를 예측해 마법 폭격을 가했다. 광범위할뿐더러 위력도 만만치 않은 것이 섞여 있었다.
판단을 내린 베르덴이 제동을 건 순간에 가속하는 그림자.

모독의 군주가 그를 앞질렀다.

쿠우우우웅!

베르덴이 팔을 교차해 창대를 막아 냈다. 그가 딛고 있던 땅이 가라앉았다. 움직임이 제한되자, 언데드의 파도가 몰려들었다.

<명야(冥夜)>

흑염의 장막 위로 사방에서 무수한 언데드의 손이 일렁였다. 두들길 때마다 몸이 소멸함에도 불구하고 망자들은 집요했다.

모독의 군주가 보호막을 무너뜨리기 위해 창끝을 반복해서 내질렀다. 저급한 언데드들이 부서지든 말든 놈은 멈추지 않았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지휘관들에 의해 6위계급 이상의 언데드 개체들이 접근하고 있었다.

‘몇몇 특수 개체를 위시한 압도적인 물량공세. 역시 제한적인 7위계의 경지로 이만한 대군을 상대하는 건 어려운가.’

경험으로 선전하기는 했지만 모독의 군주를 일수에 토벌할 만한 틈이 나오지 않았다. 상관없다. 어차피 그 기회는 베르덴이 만들지 않아도 되니까.

“동쪽 장막을 유지하고 있는 언데드의 수는 제법 줄였다. 포격하도록.”

───예, 폐하!

마력의 빛이 다가왔다.
모독의 군주가 뒤를 돌아보기도 전에.

내곽의 경계를 이루는 장막이 일부 깨졌다.

콰아아아아아아!

마력 입자포 여럿이 초장거리에서 베르덴의 주변 지형을 지져 버렸다. 고열과 고압을 자랑하는 광선이 지글거리는 크레이터를 남겼다.

에온의 마법사들은 헬리온 마탑의 병기에 완전히 적응하여, 놀랍게도 베르덴만은 비껴 가게 입자포를 조작했다.

그야말로 찰나────소멸의 장막을 몸으로 덮은 언데드는 전멸했고, 모독의 군주는 열압에 노출되면서 신경을 빼앗겼다.

감히 초월자 앞에서 군단의 보호조차 없이 시선을 돌리는 우를 범했다.

츠카카가가가각!

소멸의 창이 갑주를 가로지르며 무릎 뒤와 오른쪽 팔꿈치, 또 왼쪽 손목을 베었다. 모독의 군주가 중력에 이끌려 주저앉았다.
거의 동시에 창끝이 사선으로 굽이쳐 놈의 투구를 관통했다. 베르덴이 손을 내지르니, 갑주도 꿰뚫리며 커다란 늑골이 모조리 작살났다.

<소멸>

갑주 안쪽에서 망화가 분출했다. 모독의 군주가 칠흑의 화염에 삼켜졌다. 놈의 타들어간 해골이 아예 새까맣게 물들었다.

[……아아아아아!!]

그럼에도 여전히 죽음의 기운을 발하고 있었으나 작은 발버둥이었다.
베르덴이 손을 쓸 것도 없는.

터엉!

폭풍을 실은 화살이 모독의 군주가 치켜든 팔을 쳐냈다. 자연의 바람이 불었다. 은빛 섬광이 번쩍이며 저항력이 약화된 모독의 군주를 참수했다.
그 시체에서 농밀한 사기가 흩어지는 땅에 가디언 엘프가 착지했다.

“덕분에 오기가 수월했습니다, 형제여.”

테르네티아 연방 토벌군단이 북쪽에서 동쪽으로 가 외곽을 깎아 내고.
에온식 강습이 동쪽의 내곽 진형에 적잖은 혼란을 주면서 엘프들은 생각보다 쉽게 언데드의 벽을 돌파할 수 있었다.

카란스를 비롯해 메르퀴엔과 세렌디아 등 동쪽에서 진군한 엘프들이 계획대로 언데드 군단 내곽에 도착해 그와 합류했다.

“에스테리아 왕국에서 여러모로 함께 싸웠을 때가 생각나는군요. 분에 넘치는 위대한 어머니의 축복을 받았음에도 형제에 미치기는커녕 도리어 격차가 더 커졌지만……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전심으로 함께 하겠습니다.”
“너를 걸림돌이라고 생각해 본 적 없다.”
“……!”

카란스가 새어 나오는 기쁨을 주체하지 못해 크게 웃었다.

콰아앙! 콰앙!

메르퀴엔이 고대 정령 프리마와 함께 언데드를 물리치며 인상을 찡그렸다.

“사기가 너무 짙어. 생목이 자라다가 도중에 죽는 거 아니야?”
“본래라면 그럴 거예요. 하지만 저희에게는 가장 순수한 마력이 있습니다.”

세계수의 관리자───세렌디아가 활을 등에 걸며 베르덴에게 다가왔다.
카란스의 누이가 새하얀 손을 내밀었다.

“시작하시죠, 베르덴.”

어째서 엘프 부대가 중심부까지 돌파하고 베르덴이 강습하여 언데드 군단의 중심부 근처에 틈을 만들어야 했는가.

핵심은 세렌디아.

그녀의 마법만이 언데드가 장악한 땅을 빼앗을 수 있기 때문이다.

베르덴과 엘프가 협력해 동쪽을 최대한 허물어뜨려 본대가 들어올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했으니, 그 길을 유지하며 넓히는 일만 남았다.

베르덴이 시동어를 외웠다.

“미래를 끌어 현재를 위하리.”

베르덴의 정신체는 본체로부터 목걸이형 아티팩트 [명인의 존저]를 미리 가져왔다.
본체가 전쟁 개시 전에 저장해 두었던 그 방대한 마력이, 베르덴의 심장에 담긴 무한한 마력의 역할을 대신하기 시작했다.

“손만 잡으면 되나?”
“네, 나머지는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엘프와 초월자의 손이 겹쳤다.

세계수에 필적하는, 어쩌면 더 순수한 푸른 마력이 세렌디아에게 전해졌다. 그 마력은 엘프에게 있어서 가히 신의 힘이나 다름없었다.

‘예상했지만…… 이 전능감.’

대자연을 담은 듯한 그녀의 머리카락과 눈동자가 화려하게 빛났다.

“위대한 어머니시여.”

세렌디아가 일시적으로 세계수에 가까워졌다.

“세계의 편린을, 부디 이 땅에.”

그 순간 [명인의 존저]가 저장한 마력이 대량으로 소모되었다. 7위계급 초월자가 가진 마력을 통째로 삼켰다고 해도 좋을 정도.
잠깐의 정적 뒤에 세렌디아와 베르덴을 중심으로 대지진이 발생했다.

죽어 버린 대지가 뒤틀렸다.
지축이 흔들렸다.

쩍쩍 갈라진 지반의 균열 사이, 대수림의 심부에서 존재할 법한 수목의 줄기와 뿌리가 솟구쳐 오르더니 하늘을 향해 뻗어갔다.

아르보르의 생목(生木).

세계수의 권능에서 넘쳐흐르는 생명이 죽음 앞에 현현했으니.
곧 자연이 범람했다.

* * *

베르덴의 지원을 받으며 질주하던 선발 부대가 무지막지한 진동과 굉음에 반사적으로 후방으로 고개를 돌렸다.

“뭣, 저게 뭐냐!”
“저게 엘프들이 말한 나무인가……!”

아까까지만 해도 언데드뿐이던 공간에 거대한 생목이 탄생했다. 생목에서 확산한 그 기운에 마력 반응이 결렬하게 일어 마법사들이 반사적으로 몸을 떨었다.

엘프의 영역 장악.

이런 불모의 땅에서 숲이 생겨나고 있으니 계획은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 듯했다.
머지않아 본대는 저 나무가 빼앗은 영역을 통하여 제국의 내곽 진형에 들어와 사문으로 진입할 수 있을 터였다.

쿵!

속도를 높였다.

산왕이 가운데에서 돌진했다. 트리톤과 대악마의 힘을 끌어낸 레이라가 각각 좌우에서 접근하는 놈들을 격퇴했다.
언데드 군단이 밀려오고 있었지만 그들의 움직임을 따라잡기에는 다소 늦었다.

아드리안과 레온하르트는 검 한 번 휘두르지 않고서 기와 신성력을 집중하고, 또 집중해 그야말로 최대의 전력을 발휘할 준비를 갖추었다.

곧 사문이 빠르게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돌입.”

화아아아악!

아드리안 군단장의 명에 따라 선발 부대는 멈추지 않고 그대로 사문에 몸을 던졌다.

* * *

영혼이 울렁거리는 기분은 오래 남지 않고 빠르게 잦아들었다. 마침내 초대규모 언데드 군단의 발호 자체가 기능인 사문의 세계에 들어왔다.

그곳에는 평야가 펼쳐져 있었다.

언덕의 굴곡조차 희미한 평지. 그 위에 구조물이랄 것은 거의 없었다. 실상 언데드 계열의 병기급 개체와 사문의 근원체가 전부였다.

다만 적은 많았다.

“성벽 하나 없는 전면전을 벌이자는 건가.”

언데드 정예군이 진형을 갖춘 상태로 세계 연합의 불청객을 맞이했다.
외부에 비해 숫자는 적었으나, 개체마다의 존재감은 이쪽이 더 수준이 높았다.

레온하르트가 긴장 어린 숨을 내쉬었다.

“……제2사령관, 확인했습니다.”

델하룬에서 옛 왕, 또 제4사령관과 함께 출현했던 예의 비대칭 전력이 군단의 후방에서 거대한 언데드 괴수에 올라탄 채로 그들을 응시했다.
정찰형 매직 아이템 너머에서 아드리안을 도발했던 다른 사령관도 보였다.

“하필이면 비대칭 전력이라니. 낭패로군.”
“선발 부대만으로는 어려울 것 같은데. 어떻게 하겠습니까, 군단장.”
“우리의 목적은 본대가 사문 내부에서 자리잡을 수 있는 시간과 여유 공간의 확보다. 저 대군을 남김없이 몰살하라는 게 아니라.”

아드리안이 앞으로 나와선 광검 [실렌다르]를 꺼내 앞을 겨누었다.
정확히는 한 명의 사령관을.

“나와라. 죽여 주마.”

아드리안이 일대일 전투───대장전(大将戦)을 유도했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