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Martial Artist Who Remembers Everything Raws Chapter 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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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범람하는 파도(6)>전생에 무림맹 분열의 징조는 사천혈사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맹이 움직여야 하는가 마는가로 미적거리는 사이, 혈교가 사천 일대를 완전히 수복해 버렸고.

당황한 맹이 뒤늦게 개입했지만, 맹은 물론 사천의 백도 무림도 크나큰 피해를 입었다.

이때를 기점으로, 사천에 기반을 둔 당가를 중심으로 한 백도회와 구파일방의 정도회 간 갈등이 극을 달리기 시작했다.

극한까지 치닫던 두 세력의 신경전은 결국 제갈소명의 죽음으로 완벽한 분열에 이르렀다.

유일하게 세력 간 알력을 중재할 수 있었던 중심추가 사라졌기 때문.

혁무강이 표면으로 드러난 무림맹의 상징적 존재라면, 제갈소명은 그 그림자 아래에서 거미줄처럼 촘촘한 강호의 권력 관계를 세심하게 조절하던 이였다.

그의 죽음은 강호 전체에 슬픔을 선사하면서 동시에 무림맹 붕괴의 단초가 되었다.

제갈소명이 그토록 막으려 애썼던 무각의 세력화는, 그가 죽음을 맞이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진행되었고.

종국에는 기존 무각에 소속된 다른 세력의 인원을 축출하는 데까지 치달았다.

무각이 세력화되면서 맹은 단일 개체로서 운용되는 권력 집단이 아닌 사조직들로 구성된 연합체 형식의 모습을 띠기 시작했고.

이는 자연히 무림맹 내부와 외부의 경쟁을 가혹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무림맹이 망가질 대로 망가졌을 때쯤.

마교는 제 모습을 드러내고 강호 정벌을 시작했다.‘……

그러니까 그 지옥도가 다시금 펼쳐진다는 이야기인데.’모두가 즐거워야 할 졸업식이 성황리에 끝났지만, 난 내 사문의 사람들과 함께할 수가 없었다.

백랑각 배정은 차지하고서라도, 바뀐 줄 알았던 제갈소명의 죽음이란 운명이 다시금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에 머리가 어지러웠으니까.

제금학과 유령오마는 전생에 제갈소명을 암살했다.

그리고 현생의 제금학은 죽었다. 내 손에.

제금학의 죽음만으론 제갈소명의 운명이 바뀌기에 부족했던 것일까.

그렇다면.

제금학이 죽은 이때에 그를 대신해 오는 것은 과연 누구일까?

아니, 설사 다른 이가 나타나지 않는다 해도 위험하기 그지없다.

일전에 모용상원을 구출하면서 맞닥뜨렸던 염마귀안대.

그 염마귀안대 내에서도 암살 성공 횟수가 세 자리를 넘어가는 놈들만을 모은 것이 바로 유령오마다.

그중 한 놈이 나타났다는 것은 다른 네 놈도 이미 이곳에 자리하고 있다는 뜻.

더 큰 문제는 나머지 네 놈이 변장한 모습을 내가 아직 모른다는 것이다.

가장 중대한 미래가 바뀌지 않아 절망적 상황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두려움이 온몸을 엄습한다.

점차 몸집을 불리는 두려움에 잠식되어 무기력에 빠지기 직전.

-이를 악물고 양 뺨을 후려쳤다.

양 볼이 얼얼해지며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니, 아직 시작도 안 했다.‘누구 맘대로.’제갈소명의 죽음 끝에 무림맹이 분열하는 꼴을 그대로 지켜볼 생각 따윈 절대 없다.

뭐 때문에 여기까지 왔던가.

나는 졸업식을 위해 벗어 두었던 장비들을 하나하나 챙겼다.

천잠보의를 걸치고 비룡조를 착용한다.

적봉환을 끼고 포식갑까지 두른 후 소매를 내렸다.

마지막으로 적광검을 패용했다.

그리고 마음을 다잡았다.

놈들이 독하게 계획을 진행하려 한다면,나는 지독하게 놈들의 계획을 방해할 거라고.

이전 삶의 대부분을 절망과 후회라는 독기로 채운 내가 놈들에게 질 리 없다.

다시금 마음을 다잡았다.#하오문 무한 지부.

“여기 보시면…… 추적하라 말씀하신 자가 하루 동안 움직인 동선입니다.”

지부장이 건넨 건 유령오마 중 하나의 미행 일지.

하루 전, 놈을 발견한 즉시 하오문을 호출했고 미행을 부탁했다.

덕분에 벌써 동선 지도가 나왔고.

“급하게 부탁드려 죄송합니다.”

지부장은 손사래를 쳤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식객’께서 원하시는 일이라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래도 감사합니다.”

내가 작은 전낭을 내밀었지만, 그는 그것을 내 쪽으로 도로 슬쩍 밀며 물었다.

“……

혹시, 이자가 누구인지 여쭤도 되겠습니까?”

자금 대신 정보를 달라는 요구.

나는 쉽게 입을 열 수 없었다.

이놈에 관한 건 아무것도 발설해선 안 되니까.

미래의 정보가 내게서 나온다면, 내가 그 출처가 된다면.

언젠가 이 정보의 화살은 내게 돌아올 것이 분명했기에.

나는 말없이 다시금 전낭을 지부장 쪽으로 밀었다.

그는 단박에 내 뜻을 알아듣고는 전낭을 품 안에 넣었다.

“괜한 걸 여쭈어 죄송합니다.”

“당연한 일을 하신 거니 사과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일지를 읽던 중 나는 눈에 띄는 인물들의 이름에 집중했다.

“이 사람…… 무당과는 무슨 연관이 있는 겁니까?”

표적이 하루 동안 만난 사람들 대부분이 무당파와 관련되어 있었다.

지부장은 되려 몰랐냐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파악하라 명하신 표적이 무당파의 속가인 송백풍사 아닙니까?”

이 사람이 송백풍사였습니까?”

“모르고 계셨던 겁니까?”

몰랐다.

이 사람이 송백풍사였다니.

송백풍사가…… 유령오마였다니.

하긴 전생의 나는 이제 막 무림맹에 당도한 애송이였고, 송백풍사의 ‘실종’ 사실을 알게 되는 건 몇 년 뒤의 일이니까.

“이자가 그렇게 중요한 인물이라면 인원을 더 붙일 수 있습니다.”

한숨만 나오던 상황에서 지부장의 말에 눈이 번뜩 뜨였다.

“어떻게 말입니까?”

“음…… 조금 위험하긴 하겠지만, 이 사람이 만나는 사람들 모두에게 미행을 붙이는 거지요. 그 사람들이 만나는 사람들에게도 모두요.”

“그게 가능하겠습니까?”

“공자님께서 원하신다면 가능합니다.”

잠시 생각을 해봤다. 송백풍사가 유령오마라면, 그래서 다른 유령오마와 제갈소명 암살을 도모할 계획이라면…….

분명 ‘다른 유령오마’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리라.

하지만 오늘 하루만 해도 만나는 사람이 넘쳐나는 와중에, 모든 이를 일일이 확인한다는 건 아무리 봐도 인력 낭비다.

가장 효율적으로,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방법……

“그럼 일단 무당파의 직계 제자들은 빼주십시오. 중앙에 진출한 고관대작과 그 자제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혹시…… 송백풍사가 진짜 송백풍사가 아닌 것인지 물어보면 눈치가 없는 겁니까?”

“…….”

“어쩐지 신원을 보다 편하게 위장할 수 있는 지위의 사람들을 찾길 바라시는 듯해서.”

역시 하오문의 지부장쯤 되면 이 정도 통찰은 있는 건가?

크게 중요한 정보도 아니었기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위험한 인물 혹은 상황인 거군요.”

“네. 그러니 무고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무리하지 말라 전해주십시오.”

“각별히 주의하겠습니다.”#하오문에게 부탁을 했지만 그들의 감시망에 유령오마가 걸릴 거란 생각은 크게 들지 않았다.

되려 그 거름망에 집중하느라 시선을 돌리고 있는 사이, 그 틈을 노리고 제갈소명이 죽지 않을까 근심이 커졌다.

이놈들의 의외성은 항시 무림맹의 예측을 벗어났으니까.

가장 답답한 노릇은 바로 비극적 미래를 나만이 알고 있다는 것이고, 내가 막아야 할 손이 최소 열 개는 된다는 것이다.‘그냥 미친 척하고 총군사에게 붙어 있을까?’물론 열두 시진 내내 붙어 있는다면 가장 안심할 수 있겠지만, 그게 가능하리라 생각이 들진 않았다.

목숨이 위험하다는 이야기를 믿어주지도 않을뿐더러, 믿는다 해도 학관생을 옆에 둘 사람이 아니니까.

아닌 말로 제갈소명이 죽었을 때 외부의 소행에 의해 죽었을 거라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무림맹에 펼쳐져 있는 진식이 몇 개이며, 수천에 달하는 고수들이 기거하고 수백 명의 경비가 열두 시진 내내 번을 선다.

게다가 제갈소명에게 바짝 붙어 있는 호위만 넷이 넘는 상황에서 외부의 침입에 의한 살인이라 감히 누가 생각할 수 있겠는가.

이는 자연히 서로를 의심하게 만드는 촉진제가 되었을 뿐이다.

어쨌든 내가 그나마 제갈소명과 제일 장시간 시간을 함께 보내는 방법은 만통부에 들어가는 것인데…….

만통부에는 들어가지 않겠다며 시험까지 보지 않은 내가 만통부에 상주해 있는 것도 웃긴 일이었다.

천에 하나 시험을 망친 은호가 만통부에 들어간다 한들 녀석은 유령오마를 상대할 수준이 되지 않는다.

풀리지 않는 문제가 연쇄적으로 이어지자 머리가 터질 듯 아파 오던 그때.

“뭘 그리 고민하고 있는 것이야?”

생뚱맞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 선배? 우웁…….”

갑자기 입속에 물리는 당과.

“머리가 아플 땐 달콤한 게 도움이 되는 것이야.”

여긴 어떻게?”

“졸업을 축하하는 것이야. 꼭꼭 씹어 먹어야 하는 것이야.”

졸업 축하 선물로 당과라니.

이런 엉뚱한 짓거리를 용인받을 수 있는 건 당서희나 되니까 가능한…….‘어?!’그 순간, 머릿속에 뇌성벽력이 내리쳤다.

“당 선배!”

왜 눈빛이 이상한 것이야?”

야생 고양이 같은 당서희가 뭔갈 감지하기라도 한 듯 내게서 두어 걸음 떨어졌다.

그래, 내가 너무 흥분했다.

상대는 차분히 설득하면 얼마든지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니까.

“당 선배. 진정한 협객이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협객?”

진중한 내 말에 뒷걸음질 치던 당서희가 우뚝 멈췄다.

“단지 객잔에서 시비 거는 왈패들에게 젓가락을 던지는 이가 진정한 협객이라 할 수 있을까요?”

나는 협객이 아니란 것이야?”

“아니요. 당 선배는 협객이 맞습니다. 다만, ‘진정한’ 협객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뾰로통한 얼굴의 당서희에게 전생의 파궁, 그러니까 모용재화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는……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아무런 얘기도 하지 않은 채 모두를 위해 스스로를 불태웠습니다. 그런 이가 진정한 협객이 아니겠습니까?”

당과를 먹는 것도 잊은 채 은은한 열감이 일어나는 당서희의 눈을 본 순간 나는 확신했다.‘이거 되겠는데?’말도 안 되는 설득이 통했다는 기쁨도 잠시.

나는 얼른 표정을 진중하게 바꿨다.

그리고 기다렸다.

당서희가 진정한 협객이 되고 싶어 하기를.

아니나 다를까.

이제는 당과를 먹을 생각도 하지 않는 당서희가 눈을 차분히 빛내며 내게 물었다.

“무엇을 하면…… 진정한 협객이 될 수 있는 것이야?”

나는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겨우 억누르며 한 자 한 자 힘을 주어 대답했다.

“지금부터 총군사 옆에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는 겁니다.”

“이유는?”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기밀이라서.”

순간 당서희의 눈동자가 혼란스럽게 흔들렸다.

나는 그녀의 양어깨를 붙잡고 두 눈을 똑바로 들여다보았다.

“진정한 협객은 잘 몰라도 아무 말 없이 스스로를 불태우는 겁니다.”

이내 중심을 다잡는 당서희의 맑은 눈빛.

나는 손에 더욱 힘을 주었다.

“진정한 협객으로 거듭날 준비가 되었습니까?”

“응!! 응!!!”

당서희가 고개를 여러 번 끄덕였다.

씁, 왜 불안하지.

당서희라면 제갈소명 옆에 착 달라붙어 있는다고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리가 없을 것이다.

애당초 그 정도 땡깡을 부릴 수 있는 제정신이 아닌…… 크흠, 대단하고 유일한 존재가 바로 당서희니까.

실력 면에서도 나무랄 데가 없고.

즉, 유령오마의 암살 시도 최고의 대비책은 당서희이다.

여러모로 봐도 지금 유일한 대책은 당서희밖에 없다.‘그래, 당 선배뿐이다.’나는 이내 고민을 털어내고 당서희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우리 강호는 당 대협의 협행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대……

협……?!!!”

“절대 잊지 않을 것입니다! 당 대협!!”

“존명!”

당서희가 보무도 당당하게 만통부를 향해 다섯 걸음 정도 걸었을까.

갑자기 그녀의 걸음이 우뚝 멈춰 섰다.

뭐지? 설마 길을 모르는 건…….

어딜 간다는 거지.”

그때, 날아드는 시린 목소리.

그녀는 자신의 앞을 막아선 사내를 흘깃거렸다.

“비, 비밀인 것이…….”

“만통부라 들었는데.”

당서희가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대협이 그렇게 티 나게 당황하면 어쩌자는 거야.

나는 한숨을 내쉬고 사내를 향해 말했다.

“부디 남의 일에 참견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그 재수 없는 낯짝은 여전하고만.

“용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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