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Martial Artist Who Remembers Everything Raws Chapter 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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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투쟁의 연유(2)

전 강호의 무인들을 다 합해도 개방의 방도 수를 따라잡지 못한다.

무인들 사이에서 흘러 다니는 소문을 이렇게 실감할 줄은 몰랐다.

“쳐라!”

“죽여라!”

매듭을 허리춤에 착용한 거지들이 몽둥이를 들고 달려든다.

이 새끼들은 내가 개로 보이나.

퍼퍼퍼퍽!

퍼퍼퍼퍼퍽!

양손에서 뻗어 나간 수십 개의 권형이 여덟 거지들 몸 구석구석을 주물러 준다.

“커흑!”

“어억!”

방어할 새도 없이 권법을 처맞은 거지 새끼들은 피를 토하며 그대로 실신한다.

한 초식에 여덟을 쓰러뜨렸지만 이어 또다시 여덟 명의 거지들이 달려든다.

앞선 넷은 이전 놈들과 같이 몽둥이를 들고 달려드는 반면, 뒤에 선 네 놈들은 장법을 준비하는 듯 보였다.

뒤에 선 네 놈이 장력을 쏘아 내는 순간, 유운신공 연화(蓮花)

를 펼쳐 앞의 네(四) 놈을 내 쪽으로 끌어당겼고.

“어엇!”

“아, 안 돼!”

펑! 펑! 펑! 펑!

끌려온 놈들은 마치 방패막이처럼 아군의 장력에 공격을 대신 맞고는 그대로 혼절해 버린다.

“하여간 누가 거지새끼들 아니랄까 봐. 적과 아군도 구분하지 못하는 거냐?”

“시, 시발 우리가 일부러 그랬나!”

“그, 그래! 네놈이 사술을 쓴 게 분명하다!”

슬쩍 조롱하니 발끈하고 달려드는 모습도 딱 거지 수준.

하, 내가 생각해도 나는 인성이 참 좋다.

퍼퍼퍼퍼퍼퍽!

“부디 갱생해서 다음 생에는 거지가 되지 말아라.”

“이 무림맹 배신자 따위가 개방을 욕하……!”

퍽!

“뭐라고? 잘 안 들리는데?”

거봐, 구걸하느라 끼니도 제대로 못 챙기니까 말도 제대로 못 하고 그러잖아.

남은 한 놈의 대가리를 걷어차 준 후,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폈다.

순식간에 열여섯을 쓰러트렸지만 기감에는 아직도 꾸역꾸역 다가오는 놈들이 느껴진다.

화전민으로 둔갑한 거지 놈이 신호탄을 쏜 이래로 반나절 내내 이어지고 있는 지엽적인 전투.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다가오는 거지들의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매듭이 없거나 일결개 거지들이 대부분이라 대응에는 크게 문제가 없지만, 공격이 쌓이면 점차 힘이 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아직까진 내공 없이 몽둥이를 쓰거나 개방의 기초 장법 연화장을 쓰는 놈들이 대부분이지만, 슬슬 두 개의 매듭을 가진 거지들이 나타나고 있었고.

놈들의 의도가 뭔지는 명명백백하다.

거리가 벌어진 추격대, 혹은 무당과 점창의 본대가 올 때까지 여기에 잡아두려는 거겠지.

당최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거지새끼들의 숫자가 끝도 없이 느껴진다.

마치 쓰러트리고 또 쓰러트려도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외치는 느낌이랄까.

담악의 상태를 살피니 말이 아니다.

여태껏 제대로 쉬지도 못한 상황에서 호위들도 공격을 피하느라 격하게 움직이며 반격하려 간간이 자리를 비우는 바람에, 길 잃은 아이처럼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다.

하지만 지금 쉰다는 건 그야말로 미친 짓.

“속도를 내겠습니다.”

“……

괜찮을까요?”

흑도인들도 끝도 없이 달려드는 거지들에 압도되었는지 질린 듯 혀를 내둘렀다.

“일단 최소한의 대응만 하고 달리도록 하죠.”

결국 시간이 흐르면 추격대든 본대든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한 걸음이라도 더 나아가는 게 최선의 방법.

스거걱

-스거거거

-앞을 막아서는 놈들을 자비 없이 베어 버렸다.

피를 뒤집어쓴 채 절명한 동료를 보고 처음에 두려워하던 이들은 이내 눈빛이 바뀌며 반미치광이처럼 달려들기 시작했다.

채채채챙!

돌을 던지고 어디서 주운 건지 알 수 없는 창을 내찌르는 자들.

어설픈 화살로 제 동료 거지를 쏘는 놈들과 농가에서 훔쳐 온 것이 분명한 쇠스랑을 들고 덤비는 놈들.

놈들은 의도적으로 무인들이 가장 취약한 난전(亂戰)

으로 전투를 끌어가려 하고 있었다.

“죽여! 죽여버려!”

속도를 내느라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던 인원들은 저절로 두꺼운 포위망이 되어 사방에서 엄습했다.

검에 맞고 쓰러진 거지는 기어코 땅을 기어 호위의 발목을 붙잡는다. 호위는 즉각 발을 내질러 거지를 처리하지만, 그 찰나의 순간 다른 거지 셋이 틈을 놓치지 않고 무기를 찔러 넣는다.

개방이 가장 좋아하는 전술이자 오직 개방만이 사용할 수 있는 병법.

인해전술(人海戰術)

마교의 강시가 나타나기 전까지 단 한 번도 패배한 적 없던 전술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호위들의 손과 발이 엉키기 시작한다.

“지, 진 공자님!”

담악과 마찬가지로 몰려드는 거지들에 사색이 된 흑도인들이 애절하게 나를 부른다.

나는 그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손에 내공을 그러모았다.

우르르릉그리고 준비했던 장력을 그대로 쏘아낸다.

“숙이세요!”

밑도 끝도 없는 명령이었지만 이미 내 손안에 깃든 기운을 느낀 흑도인들이 헐레벌떡 고개를 숙이고.

콰콰콰콰콰쾅!

강대한 거력의 장력이 반 바퀴 휘감으며 일대를 초토화시킨다.

“이게 무슨…….”

광천신장의 여파에서 비켜나 있던 거지들이 얼빠진 표정을 짓고 있을 때, 그들에게 충고를 해주었다.

“내 특기가 일당백인 것도 몰랐어?”

우르르릉.

그리고 곧장 두 번째 광천신장을 쏟아내었다.

콰콰콰콰콰콰콰콰쾅!

또 한 번 광천신장이 반 바퀴 소용돌이치며 장내를 휩쓸었다.

치명상을 입힐 위력은 줄겠지만 광역 공격으론 이보다 괜찮은 방법이 없다.

더구나 여기 모인 거지들 중엔 내공이 없는 놈들도 많고.

“으아아악!”

“꾸엑!”

광천신장 두 방이 휩쓸고 간 일대는 수많은 부상자들이 낙하한 이파리처럼 나뒹굴며 난장이 되었다.

“갑시다!”

쓰러져 파들파들 떠는 거지들을 뒤로하고 앞서 달리며 전방을 주시했다.

확실히 한 방에 처리를 했더니 거지들의 밀도가 확연히 줄었다.

“밀어붙여! 놈의 내공이 다 떨어졌을 거다!”

“놈은 삼류 방파 출신이다! 싸움을 지속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 거지들은 자신들의 수적 우위를 유지하겠다는 듯 다시금 난전을 유도한다.

근데 말이야…… 방금 어떤 새끼가 ‘삼류 방파’ 소리를 낸 거지?

거지새끼들이라 그런가? 뭘 모른다.

난전이라면 지긋지긋하리만치 많이 겪어본 사람이 바로 나란 걸.‘내가 이 새끼들아

– 전생에 난전 전문가였어!’물론 입 밖으로 내뱉을 순 없는 말이기에 속으로 삼키며 적광검을 뽑았다.

스걱

-스걱

-최단 거리 최소의 힘으로 가장 효율적인 움직임만을 활용한다.

더 이상 내공이 없어 빌빌거리던 전생의 븅신 진소운이 아니다.

흘러넘치는 내공이 온몸을 뛰노니, 움직임에도 제약이 없다.

“윽!”

“크흑!”

“꺄아악!”

간결하고 짧은 움직임이었지만 상대는 치명상을 입고 쓰러졌다.

전생과 확연히 다른 움직임은 경쾌하기 그지없다.

그때, 적광검의 빈틈을 비집고 개방 거지가 머리를 들이밀었고.

나는 허리춤에 패용하던 검집마저 꺼내 들어 놈의 대가리를 내리쳤다.

눈을 뒤집으며 뒤로 넘어가는 놈의 몸을 발판 삼아 앞으로 한 발자국 더 나아간 후, 적광검을 사방으로 휘두른다.

광풍이 매섭게 주위를 압도한다.

전생엔 내공의 제약과 성취의 얕음으로 소천검법밖에 쓰지 못했지만, 지금은 대천검법 또한 얼마든지 효율적으로 뽑아낼 수 있다.

촤르르르르륵!

적광검은 쾌검처럼 휘둘러지지만 그 검결을 타고 수많은 변검과 환검이 펼쳐진다.

이류 수준만 되어도 충분히 막을 수 있는 공격이겠지만, 무결개나 일결개가 막을 수 있을 리 만무.

“으헉!”

“악!”

“도망치지 마!”

눈앞에 아른거리는 수십 개의 검날이 목 어림께를 왔다 갔다 하는데도 달려들 수 있을 만큼 간 큰 거지는 없었다.

주로 겁먹은 무결개들이 뒷걸음질 치며 일결개들을 밀쳤고, 그로 인해 발이 꼬인 일결개와 이결개들이 앞으로 우수수 넘어지며 적광검의 희생자가 되었다.

-잘려나간 팔과 손이 얼마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봄날의 초록이 피어오르던 산속 숲 일대에는 이미 붉은 시냇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우르르르릉그 마지막을 장식하듯 광천신장을 쏘아 마무리.

콰콰콰콰콰콰콰콰콰쾅!

마치 지옥에라도 온 듯 질겁한 표정의 거지들이 멍하니 털썩 무릎을 꿇는다.

거대한 인파가 질서 없이 동요하다 결국 무너졌다.

“뜁시다!”

우린 그 사이를 빠르게 지나쳤다.

“쫓아……! 쫓으라고!”

“일어나 이 거지 새끼들아!”

추격은 완전히 끝나지 않았지만 이전처럼 머릿수를 믿고 달려드는 놈들은 없었다.

상관의 채근에도 최대한 거리를 둔 채로 따라오는 놈들만 남아 있을 뿐.

어차피 이들을 떨궈낸다 해도 경로 곳곳에 숨은 거지들이 우리의 정체를 파악할 것을 알았기에 헛수고는 하지 않았다.

“헉, 헉!”

“후우! 후우!”

더구나 상황도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별거 아닌 상대들이었지만 대량공세 난전을 겪은 호위들은 정신적, 체력적 한계를 맛봤는지 숨이 거칠어지기 시작했으니까.

내가 계속 살피던 것이 신경 쓰였을까.

호위 중 하나가 내게 고개를 숙였다.

“거, 걱정 마십시오. 따라갈 수 있으니.”

난 그의 팔뚝을 가리키며 말했다.

“일단 치료부터 좀 하는 게 어떻습니까.”

“네? 무슨…….”

내 손짓에 자신의 팔을 내려다본 그는 그제야 자신의 팔에 박힌 부러진 검 조각을 발견했다.

“이게 언제…….”

“미안합니다. 치료할 시간조차 드리지 못해서. 일단 이 약이라도 바르시지요.”

금창약을 건네자 호위는 달리는 와중에 검 조각을 뽑아내고는 혈도를 짚어 피를 멈추게 한 다음 금창약을 덕지덕지 발랐다.

그의 옆에서 달리던 동료는 자신의 무복을 대충 찢어 팔을 압박해 주었다.

“최소한 본대를 만날 때까지만 더 견뎌 주십시오.”

거듭된 추격으로 쌓인 피로와 난전에 의한 괴로움으로 한계에 다다른 걸 알지만 내가 할 말은 그것뿐이었다.

지금 이 순간을 버티지 못하면 모든 것이 허사가 되어 버리니까.

“아아, 어째서…… 어째서 내가 뭐라고…….”

파리한 안색의 담악은 그 광경을 보고 고통스런 신음을 흘렸다.

그를 위로해 줄 여유도, 그렇다고 그의 뜻대로 하게 둘 마음도 없었기에 못 들은 척 계속 달렸다.#다행히도 거지들의 숫자가 더 늘어나는 일은 없었다.

더 이상의 숫자 놀음은 무의미하다 생각했겠지. 놈들의 인해전술이 통하는 건 강호의 정통 무인들을 상대로나 가능한 일이니까.

대신 다시금 우리를 쫓던 추격대가 붙기 시작했다.

나흘간 벌려놨던 거리를 사흘 만에 좁힌 것이다.‘뭐지?’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추격대는 개방의 거지들처럼 적극적으로 저지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나는 놈들의 그런 태도를 보고 호위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속도를 줄이지요.”

“…….”

그게 무슨 의미인지 사전에 말해놨던 탓인지 호위들 중 누구도 안도하는 자는 없었다.

서서히 속도를 줄이고 추격자들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했다.

속도가 줄었음에도 추격자들이 더 다가오지 않는 걸 보고 확신할 수 있었다.‘본대가 도착했구나.’그렇지 않고서야 놈들이 미쳤다고 우릴 순순히 놓아줄 리 없으니까.

아마도 본대는 산자락 끝에 위치한 천상교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애당초 나 또한 그곳을 승부 장소로 선택하기도 했고.

나는 호위들에게 말했다.

“이 끝이 천상교입니다.”

그렇군요.”

그들은 아무렇지 않은 듯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이 못내 마음에 걸려 사족을 붙였다.

“미안합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슬쩍 놀란 눈을 하던 이들은 이내 차분한 눈빛으로 돌아와 말했다.

“혹여 일이 잘못되어도 마음 쓰지 마십시오. 우리는 그저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고, 진 공자는 백도의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사지(死地)

로 함께 뛰어들어 준 것을, 저희는 절대 잊지 않을 것입니다.”

결연한 그 눈빛에 나는 차마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그때,“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겁니까?”

이상함을 감지한 담악이 물어왔지만 답할 겨를이 없었다.

이미 ‘그들’의 기감이 느껴지기 시작했으니까.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 끝이 보이지 않는 깊은 계곡, 절망곡.

그리고 그 계곡 사이를 아스라히 잇는 길이 놓여 있다.

자연의 광대함이 만들어 낸 이 절경에 사람들은 경외를 담아 천상교라 이름 붙였고.

지금 그 천상교 위엔 동일한 복장의 스물 남짓한 사람들이 우둑하니 서 있었다.

스쳐 봐도 꼿꼿한 기운을 풍기는 이들은…….‘무당파!’마치 서로 간 자세를 맞춘 듯 동일하게 뒷짐을 지고 검을 모로 세우고 있는 사내들.

소매엔 수실로 작게 맹호(猛虎)

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고, 특이하게도 최연장자로 보이는 이가 아닌 상대적으로 어려 보이는 사내가 맨 앞에 섰다.

아무리 보아도 내 나이 또래 정도로밖에 보이지는 않는 무당파 제자.

“하……!”

그리고 나는 그의 얼굴을 보곤 침음성을 참을 수 없었다.‘무당수신 저 새끼가 여긴 왜…….’백운단 소속인 맹호대도 좆 같은 놈들이었건만 더 좆 같은 놈이 나타났다.

용소아의 그림자이자, 무당파의 수호령으로 음지에서 무당파를 떠받들었던 거인.

무당수신 현영.

전생에 현영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있어도 무당수신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진소운 소협 되십니까?”

지근거리에서 본 얼굴과 들리는 목소리는 평범하기 그지없었다.

“우린 보다시피 무당의 사람입니다.”

하지만 방심하지 않았다.

저 평범함 속에 광대한 비범함을 숨긴 자이니까.

그가 발소리조차 내지 않으며 옆으로 한 걸음 비켜서 제 옆에 공간을 만들었다.

“이쪽으로 오시지요. 정도회는 그간의 실수는 모두 없던 일로 처리할 것입니다.”

“실수?”

“그렇습니다. 진 소협은 매우 의기 넘치고 협의심이 강하며 언젠가 무림맹에 큰 일조를 하실 분이란 걸 알고 있습니다. ”

“실수란 의도를 가지지 않은 상황에서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 아니던가?”

한 점의 동요도 없이 그가 입술을 달싹인다.

“한순간의 삿된 사술에 홀려 실수한 것에 책임을 물릴 정도로 정도회는 옹졸하지 않습니다.”

오, 이대로 돌아가면 정도회를 조진 것도, 담악을 탈출시키려 했던 일도 다 눈감아 주겠다 뭐 이런 건가?

대신 전쟁이 터지고 수만의 사람이 전쟁터에서 갈려 나가는 걸 묵인해야 하고?

“그럼 묻지. 정도회의 행동은 실수였는가?”

처음으로 현영의 얼굴에 미세하게 당혹감이 어린다.

누가 용소아 그림자 아니랄까 봐 저런 것까지 닮는 건가?

“무림맹의 초대로 온 손님을 습격하고 추살하여 암살까지 시도하려 했지. 무당은 이 또한 실수로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나는 그의 옆에 만들어진 빈 공간을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혹, 청수진인 그 새끼가 그리 말하던가?”

움찔….

현영의 뒤로 맹호대의 인원들이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듯 몸을 움직인다.

하지만 정작, 제 직계 사부가 욕을 처먹었건만 현영의 얼굴엔 방금 전보다 더욱 감정이 드러나지 않았다.

“진 소협. 하나 묻겠습니다.”

그저 평정심을 그대로 유지하며 말을 잇는다.

정말 지독할 만큼 담담한 목소리로.

“그대는 무당을, 정도회를…… 나아가 무림맹이자 무림 그 자체를, 상대할 자신이 있는 겁니까?”

“너무 많이 들어서 이제는 지겨운 질문이군.”

스르릉.

으어어어어.

적광검의 검신이 붉게 변하며 근원을 알 수 없는 소름 끼치는 비명 소리가 울려 퍼진다.

“청수진인 그 똥꼬빨이한테 물어봐라. 내가 무슨 대답을 할지.”

그와 동시에 검마의 무공이 펼쳐진다.

백월제천삼식제 二식극강수많은 강기 덩어리가 방벽을 세우듯 앞으로 쏘아져 나간다.

어느새 검을 뽑아 든 무당의 맹호대.

하지만 그보다 앞선 현영이 먼저 움직인다.

구궁의 묘리를 담은 구궁연환검이 펼쳐지며 강기 덩어리의 방향을 억지로 뒤틀어 버린다.

끄그그그그극──쏘아져 나간 강기가 내 의도를 완전히 벗어나 그의 손이 이끄는 대로 움직였고, 이내 그대로 바닥에 내리꽂혔다.

쿠콰콰콰콰콰쾅!

자욱한 연기가 피어오르려는 순간, 맹호대와 현영이 동시에 움직인다.

백월제천삼식제 一식극쾌무더기로 달려들었던 마인들을 공간과 함께 일거에 베어 버렸던 그 쾌검.

쾌애액

-공기를 가르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또 한 번 공간을 갈라 버린다.

극쾌의 반경에 들었던 맹호대원 둘이 그대로 가슴을 붉게 물들이며 바닥에 쓰러졌다.

하지만 그 틈을 타고 현영과 맹호대주가 내게로 파고든다.

나는 되려 한 발자국 더 앞으로 나아가며 광천신장을 내뻗었다.

콰콰콰콰콰콰쾅!

계곡 사이를 잇는, 바위와 흙으로 구성된 다리는 금세라도 무너질 듯 격하게 흔들렸다.

광천신장의 파괴력에 바짝 긴장하여 뒤로 물러난 이들을 향해 만해천지검결을 펼쳤다.

여덟 자루의 만검이 떠오르며 쌍천검결이 펼쳐지기 시작하고, 그때마다 셀 수 없이 많은 검기 다발이 사방을 휩쓸어 버렸다.

“커흐흑!”

광대한 내공이 한순간에 푹 깎이는 것이 느껴졌지만 아깝지 않았다. 벌써 무당파 놈들이 다리 끝까지 몰리기 시작했으니까.

수십 개의 권영마다 시뻘건 불길이 타오르며 위협적으로 무당파를 밀어붙였다.

그러나 만해천지검결 이후로 부상자는 나오지 않았다.

놈들이 내 공격에 대응하는 대신 차근하게 뒤로 물러서며 방어에 매진했기 때문.

하지만 아쉽진 않다.

애당초 내가 원했던 것이 바로 이것이니까.

투두둑, 투두두둑.

검기와 강기의 충격에 요동치던 다리에서, 이윽고 흙더미와 돌덩이들이 분리되어 천 길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져 나간다.

무당파가 여전히 포위망을 풀지 않은 채 차근하게 뒤로 물러서는 순간.

나는 호위들에게 일제히 전음을 날렸다.

-지금펑! 펑! 펑! 펑!

내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다리 끝으로 나왔던 호위들이 일제히 연막탄을 터트린 후 사방으로 뿔뿔이 흩어져 내달리기 시작했다.

방어에 치중하던 무당파들이 뒤로 물러서며 그들을 저지하려던 순간.

나는 성화멸마수에 공멸권을 펼쳐 놈들을 위협했다.

“이, 이게 뭐…… 흐억!”

“무슨……!!”

지들 간부들이 그랬던 것처럼 기겁을 하며 뒤로 물러나는 무당파 놈들.

역시나 고수일수록 더 속이기 쉽다니까.

나는 그대로 방향을 바꾸어 호위가 바닥에 두고 간 담악을 잡아챘다.

그리고 당장이라도 졸도할 듯 숨을 몰아쉬는 그를 안고.

“이, 이게 대체 무……!”

그대로 절벽 아래로 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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