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s Chapter 461

2부 128화.

터벅.

한 발짝.

또 한 발짝.

저 끔찍한 형체에 가까워질 때마다 전신을 엄습하는 불길함에 도현의 머리는 빠르게 굴러가고 있었다.

‘……과연 뭘까?’

줄곧 심연에 반응하던 정체불명의 알이 반응한 걸 보면 심연인가?

이 알 수 없는 불길함과 소름 끼치는 감각을 생각하면 그럴 확률이 높아 보인다.

한데 심연이라 해도 의문이었다.

가만히 멈춰 있는 걸 보면 심연의 잔재처럼 물체거나 비생물체일 터인데…….

‘심연의 잔재보다도 더 중요하게 여긴 게 이상하단 말이지.’

루팔로에게 듣기론 저들에게 있어 심연의 잔재보다 중요한 건 없어 보였으니 말이다.

여러모로 의문이었으나 생각은 짧았다.

이제 곧 저것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을 테니까.

스윽.

그렇게 수풀을 헤치고 좀 더 깊숙이 들어간 도현이 대략 열 걸음 정도 걸었을 즘 멈추었다.

도착한 것이다.

‘이거다!’

정체불명의 형체가 있는 곳에.

“뭐야, 왜 멈춰. 여기야?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저저, 또 저 사기 눈깔로 보고 있나 보네.”

“흐음, 탐험가들이 아니고서야 찾기 힘들게 숨겨 두었나 보군.”

“저놈은 탐험가도 아닌데 특성 하나로 숨겨진 거 죄다 찾는 게 진짜 사기라니까.”

“아재, 특성 얘기만 하면 유독 반응이 격하네.”

“당연하지. 저건 돈으로도 안 되잖냐. 100억을 투자해도 못 가지니 배가 안 아프고 배겨?”

뒤에서 투덜거리는 아스트와 동료들의 말을 듣자면, 그들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모양이었다.

-리자?

-그러게, 나도 궁금하네.

-으음.

그건 가디언들도 마찬가지인 듯했는데 도현은 그것이 심히 아쉬웠다.

‘미친…….’

눈앞에 보이는 이 끔찍한 형체를 자신 외엔 아무도 못 본다는 것이었으니까.

이걸 뭐라 설명해야 할까.

꼭 자아를 가지고 살아 숨 쉬는 오물을 보고 있는 것 같다.

녹진한 녹물이 제멋대로 뭉쳐 스스로 흘러내리고 있는 듯한 느낌.

그러면서도 완전히 흘러내리지 않고 어떻게든 모양을 유지하고 있는데…… 그 모양이 마치 해골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 같아 불쾌했다.

[알 수 없는 미지의 물질을 발견하였습니다.]

[정체불명의 알이 격렬하게 반응합니다.]

한 번도 아니고, 여러번 거듭하여 반응하는 걸 보면 뭔가 있는 게 확실했다.

마음 같아선 당장이라도 집고 싶었지만…….

‘……뭔가 잡기가 좀 찝찝한데.’

본능적으로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생김새와 기운에, 저걸 손에 쥐어도 되는 건가 하는 망설임이 일었다.

무섭다기보다 불쾌하다는 느낌이 더 맞았다.

하지만 그건 잠깐일 뿐.

이내 마음을 다잡은 도현이 손을 뻗어 그것을 집자, 뭐라 형용할 수 없는 끔찍한 감촉이 손을 타고 전해져 왔다.

물컹하면서도 끈적한 게 마치 만져서는 안 되는 걸 만진 느낌.

닭살이 올라오는 걸 애써 참는 순간.

띠링-

메시지가 떠올랐고, 도현은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엘라니스에 숨겨진 재앙의 근원, ‘???’을 획득하였습니다.]

[???]

-등급 : ??

-설명 : 형체조차 알 수 없는 미지의 물체. 끔찍한 기운이 정체를 감추고 있어 무엇에 쓰이는지 알 수 없다.

정체를 확인하기 위해선 기운을 지워 줄 무언가가 있어야 할 것 같다.

“아니, 이게 뭐야?”

이게 대체 무엇인지 그 정체가 궁금해서 찝찝한 걸 무릅쓰고 집었더니 이게 뭐란 말인가.

제대로 된 설명은커녕 이름조차 가려져 있다.

실망스럽다 못해 허탈할 지경이었으나,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그래도 이 끔찍한 기운만 없애면 정체를 확인할 수 있다는 뜻이었으니까.

‘에휴, 그래. 뭐 일단 가지고 있으면 언젠가 쓸 때가 있겠지. 일단 범상치 않긴 하니 나중에는 좋을…….’

그렇게라도 자기 위안을 삼기로 했다.

“윽, 저거 뭐냐? 끔찍하게도 생겼네.”

“오, 꼭 하수구에 있는 질퍽한 오물을 빚어 만든 거 같이 생겼네.”

“……그렇게 자세한 비유는 필요 없었을 거 같다만.”

-그러게…….

-리자리자…….

직접 획득해서일까.

이젠 일행들에게도 생김새가 보이는지 하나같이 인상을 찌푸리고 있던 그때.

[정체불명의 알이 ‘???’의 기운을 포식합니다.]

‘……음?’

갑작스레 울린 알림에 반응할 틈도 없이, 인벤토리에 있던 정체불명의 알이 냅다 저 끔찍한 물체를 집어삼켰다.

“어, 야. 너 뭐해!”

-어어? 저, 저거 뭐야.

-음!?

“알? 너 뭐 알도 가지고 있었냐?”

“형체를 보면 몬스터나 가디언이 담긴 알 같은데…… 알이 스스로 무언가를 포식한다니, 듣도 보도 못한 현상이군.”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에 도현은 물론이고 일행들도 깜짝 놀라 소리쳤지만, 알은 집어삼키는 걸 멈추지 않았다.

그에 도현이 다급히 양손으로 잡아 뜯어말려 보지만, 이미 한발 늦은 후였다.

[정체불명의 알이 기운을 섭취하였습니다.]

[농축된 기운을 섭취하여 포만도가 크게 상승합니다.]

[현재 포만도는 70입니다.]

“아이고야.”

끝내 알이 저 정체 모를 물질을 삼켜 버린 것이다.

도현의 눈이 허망하게 물들었다.

이놈의 알은 오랜만에 나와서 한다는 게 대형 사고라는 게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저게 뭔지는 몰라도 분명 쓸 곳이 있었을 텐데!

‘……하아,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그래도 게이지가 많이 올랐으니 좋은 게 좋은 거라 생각하기로 했다.

이제 부화까지 남은 포만도는 단 30.

앞으로 정말 조금만 더 있으면 이 알이 품은 게 가디언인지, 몬스터인지 그도 아니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것이다.

하나 미련이 남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동안 심연을 만나도 포만도가 한 번에 20이상 오른 적이 없던 걸 생각하면, 30이나 오른 건 엄청난 일.

‘심연의 기운이 그만큼 셌단 소리잖아? 루팔로한테 가져갔으면 뭐라도 알았을 거 같은데…… 쩝.’

그렇게 아쉬움에 입맛을 다시고 있을 때였다.

……퉤!

“퉤?”

“?”

들릴 리 없는 소리가 들려, 홱 고개를 돌리자 보였다.

기분이 좋다는 듯 둥실거리며 허공에 떠 있던 정체불명의 알이, 돌연 꿀렁이더니 무언가를 뱉는 모습이.

그것은 좀 전에 삼켰던 ‘???’이었다.

“……먹뱉?”

“이 상황에 먹뱉이 말이냐. 그보다 빨리 확인해 봐.”

“호오, 저 알은 뭐길래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삼키고 뱉고 하는 거지? 신비롭구나.”

“아니, 근데 저 물체 생긴 게 좀 달라졌는데?”

여제의 말에 물체를 확인한 도현의 눈이 커졌다.

그녀의 말대로 생김새가 달라진 게 아닌가.

‘오물이 사라졌다?’

오래된 녹물처럼 질퍽하게 흐르던 끔찍한 기운이 사라지고, 말끔하다.

그 덕일까.

그전까진 그저 오물 덩어리로만 보였던 것이, 이젠 제대로 된 하나의 형체로 보였다.

한데 그 형체도 범상치가 않았다.

저 생김새는 분명…….

‘……눈?’

파충류의 눈에 가까웠으니까.

눈이라기엔 갑각류의 등딱지를 만지듯 단단하고 투박했으나, 저 길게 찢어진 동공이나 생김새는 분명 눈이었다.

멍해져 있던 것도 잠시, 곧 떠오른 메시지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르시아의 흔적을 발견하였습니다.]

[하늘을 집어삼킨 눈, ‘라그 베헤모스’와 관련된 아이템을 입수하였습니다.]

[대륙 퀘스트와 관련된 아이템을 입수하였습니다.]

‘……뭐?’

르시아의 흔적? 베헤모스와 관련된 아이템?

대륙 퀘스트?

하나같이 시선을 끄는 단어들 뿐이었는데, 가장 경악스러운 건 이 ‘???’의 정체였다.

[재앙의 근원 ‘지배자의 눈’을 획득하였습니다.]

[지배자의 눈]

-설명 : 지배자의 권한을 가진 자의 눈입니다. 대륙의 심연의 잔재가 있는 위치를 모두 파악할 수 있으며, 눈의 소유자는 해당 잔재가 있는 곳으로 이동이 가능합니다.

또한 눈의 소유자를 재앙의 근원이 있는 곳으로 안내합니다.

‘허?’

……아무래도 엄청난 걸 손에 넣은 것 같다.

* * *

커엉-!

구슬프게 울리는 단말마.

모든 생명체에게 본능적인 공포감을 주는 심연의 마수가 냈다고는 믿기지 않는, 하룻강아지 같은 소리가 울려퍼지고.

파각!

잔재가 부서지며 나는 듣기 좋은 효과음과 함께 메시지가 떠올랐다.

[심연의 잔재를 부수었습니다.]

[선행 퀘스트 ‘심연의 잔재’의 성적에 반영됩니다.]

“어우, 이번엔 좀 수가 많았다.”

“이번 잔재를 지키는 마수가 유독 많았다. 이전까지의 세 배…… 첫 번째 잔재에 비하면 거의 두 배는 되는 거 같군.”

“이번이 벌써 몇 번째지?”

그제야 반복된 전투로 굳은 몸을 풀며 동료들이 한마디씩 주고받았다.

그에 도현이 힐끔 눈앞의 시스템창을 확인했다.

[심연의 잔재]

-등급 : 선행 퀘스트

-설명 : 심연의 입구, 균열을 유지하는 심연의 잔재를 최대한 많이 부수자.

-클리어 조건 : 심연의 잔재 파괴 (19 / ??)

-퀘스트 성공 시 : 심연의 자재를 파괴한 개수에 따라 보상이 정해지며, 발생 이벤트가 달라집니다.

-퀘스트 실패 시 : 엘라니스의 재앙에 보다 가까워진다.

[선행 퀘스트의 정상 클리어 조건을 아득히 뛰어넘은 결과입니다. 클리어 시 보상 및 연계 퀘스트가 변화될 수 있습니다.]

[현재 선행 퀘스트의 완수가 가능합니다.]

“19개.”

“휘유. 어마어마하게 부쉈네. 한 3~4시간 만에 부순 거 아니냐 지금?”

3시간 만에 잔재를 19개나 부수었다?

루팔로가 들었으면 거짓말하지 말라며 한사코 믿지 않을 얘기였다.

잔재를 지키는 마수는 가장 적었던 한 마리부터, 유독 많았던 이번의 9마리까지 다양하다.

즉, 19개를 부수려면 못해도 보스급인 마수를 30마리는 때려잡았다는 소리인데…… 이걸 3~4시간 만에 해냈다는 것부터가 말도 안 되는 시간이었으니 말이다.

아니, 그 이전에 이동 시간 때문에라도 더 불가능했다.

“지배자의 눈? 그거 안 얻었으면 며칠은 걸렸겠다.”

“확실히. 이동 시간이 사라지니 수월하군.”

“사기 눈깔로 사기 눈깔을 얻네. 깔깔.”

“……아재, 그거 진심으로 드립 친 건 아니지?”

“왜? 안 웃겨? 좀 쳤다고 생각했는데.”

“…….”

이걸 가능하게 한 것은 다 이 지배자의 눈 덕분이었다.

이것은 단순히 잔재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을 넘어, 그곳으로 소유자를 이동시켜 주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이동되는 유저의 범위가 파티 전체였다.

‘아재의 한 방 폭딜의 쿨타임만 아니었으면 더 빨랐을 텐데 말이지.’

덕분에 도현 일행은 쉴 틈 없이 전투에 전투를 이어 가며 잔재를 부숴 나갔고, 그 결과가 지금의 결과였다.

“좀 피곤하긴 하군. 안 쉬고 싸우기만 하니 슬슬 마력도 고갈되어 간다.”

“그러게. 나도 잠깐 체력 관리 좀 해야 할 듯?”

“어어, 갑자기 왜 말 돌리냐?”

“잠깐 휴식 시간을 갖는 것도 좋겠군. 아니면 이제 루팔로에게 돌아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만.”

“저기요?”

이 악물고 아스트를 무시하는 두 사람을 보며 도현도 그 반열에 합세했다.

“그러게. 슬슬 한계긴 하네.”

“와, 너까지? 넌 그러면 안 되지.”

-……아재. 이쪽으로 와. 아재도 내 과인 거 같아.

“그 동정심 가득한 눈은 뭐야?”

-리자리자.

살다 살다 고블린한테 동정받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던 아스트의 표정이 황당함으로 차올랐다.

그마저도 안타까운지 작고 뭉뚝한 손으로 토닥거려 주는 엘리자.

그에 입술을 몇 차례 달싹이는 아재였지만, 더 말해 봐야 비참할 뿐이라는 걸 인지했는지 이내 입을 다물었다.

“그럼 이제 돌아가 볼까.”

“오, 웬일? 너라면 한 김에 끝장을 보고 가자 할 줄 알았는데.”

“카이저, 저 녀석이 한번 시작하면 어중간하게 끝내는 법이 없긴 하지.”

여제와 검성의 의외라는 반응에 도현이 피식 웃었다.

“나도 끝내고 싶어서 끝내는 건 아냐.”

“그럼?”

“눈이 더 이상 반응이 없네. 이제 잔재가 없나 봐. 적어도 이 근방에는.”

“하나 더 있잖아.”

슬쩍 옆을 보며 말하는 여제를 보며 도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큰 미련 없이 돌아가려는 이유에 이것 또한 포함되어 있었다.

이곳의 잔재는 한 개가 아닌, 두 개였으니까.

‘괜히 이곳을 지키는 마수가 9마리씩이나 되었던 게 아닌 거지.’

하나 조금 의아한 점이 있긴 했다.

생각보다 난이도가 너무 쉬웠던 것이다.

잔재를 무려 20개나 부수는 동안 나타난 거라곤 마수들뿐.

침입자들의 수장까지 갈 것 없이, 수하들마저 코빼기도 모습을 비치지 않았다.

‘……이래도 되나? 걔네 계획에 잔재는 꽤나 중요하다 들었는데.’

아무리 도현 일행이 지배자의 눈을 얻어 예상을 벗어나는 속도로 부수고 다녔다곤 해도, 이 정도로 아무런 대응이 없는 게 조금 이상했다.

어쩌면 이 잔재라는 게 놈들에게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은 게 아닐까?

‘모르겠다. 일단 루팔로에게 가 보면 알겠지.’

상념을 떨쳐 낸 도현이 잔재에 다가가 검을 휘둘렀다.

[현재 파괴한 심연의 잔재는 ‘20개’입니다]

이로써 부순 잔재는 20개.

깔끔하게 10단위로 떨어지니 괜히 더 흡족했다.

다만, 바로 갈 생각은 없었다.

‘조금만 쉬었다가 가야겠다.’

반복된 전투로 동료들도 지쳤고, 도현 또한 체력과 마력 모두 고갈되어 가는 상황이었으니까.

예상보다 빠르게 조건을 완수했으니, 이 정도 여유는 괜찮을 터였다.

그리 생각하며 바닥에 대충 앉아 쉬려던 찰나였다.

[근방의 모든 심연의 잔재를 파괴하였습니다.]

[숨겨진 조건을 충족하였습니다.]

[돌발 이벤트가 발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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