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s Chapter 465

2부 132화.

파괴왕 비요른.

무법지대의 왕이자 최강에 가까운 무투가인 그를 칭하는 수식어.

그 이명처럼 그는 엄청난 파괴력을 바탕으로 상대를 몰아붙이는 단순무식한 전투를 구사했다.

그래, 단순무식.

그것만큼 적합한 표현이 없었다.

그의 전투는 아름답지도, 화려하지도, 예술적이지도 않았으니까.

그저 상대를 때려서 부순다.

피하면 그 옆의 지형이라도 부순다.

그렇게 부수고, 부수고, 또 부수다 보면 언젠가는 주먹이 맞는 순간이 오게 되었고.

끄어어억!

‘그래, 이 맛이지.’

그럼 상대는 고꾸라진 인형처럼 픽 쓰러졌다.

법칙과도 같은 비요른의 승리 플랜이었다.

무기고의 주인의 말도 안 되는 광범위 원킬에 비하면, 비교적 위력이 약한 건 안다.

애당초 육안으로 보이는 이펙트부터가 차원이 다르니까.

하지만 비요른은 확신할 수 있었다.

적어도 대인전에서만큼은 자신의 주먹이 더욱 파괴적일 것이라고.

기 모아서 한 방 내지르면 끝인 놈에 비해, 자신의 주먹은 한 방에 한 놈씩 머리통을 터트리고 다니지 않던가.

상대가 누구든 마찬가지였다.

랭커고 평범한 유저고 할 것 없이 모두 평등했다.

무기고의 주인?

‘저놈도 이 주먹에 맞으면 머리통이 터질 거다.’

그라고 예외는 없을 터였다.

이번에도 그랬다.

제아무리 가상현실게임이라 해도 저 가녀린 여인이 자신의 주먹을 버틸 리가 없다.

심지어 스스로 생명력을 불태워 실피가 된 그녀라면 더더욱.

그렇게 확신에 찬 주먹을 내질렀고.

콰아아앙!

요란한 굉음이 퍼지며 손을 타고 전해지는 묵직한 감각에 비요른은 씨익 입꼬리를 찢었다.

[전설 스킬 ‘혼신의 권(拳)’을 시전합니다.]

[혼신의 힘을 다한 권(拳)을 내질러 단일 대상에게 강력한 권격을 가합니다. 이때 적중 시 효과가 적용됩니다.]

‘좋아, 제대로 들어갔다. 끝이다.’

무투가 직업 최강의 단일 딜링기, 혼신의 권.

그것이 아주 제대로 들어간 감각이 들었던 것이다.

이건 탱커도 못 버틴다.

주먹에서 느껴지는 감각이 그리 말해주고 있었다.

한데 그때였다.

콰아아아앙-!!

“……?”

돌연 주먹에서 반발력이 느껴지더니 시야가 뒤집혔다.

요란하게 뒤집히는 세상과 함께 부유감이 전신을 감쌌고, 속이 울렁거리는 걸 느낀 순간 시야가 돌아왔다.

낯선 천장…… 이 아니라, 몽환적인 밤하늘이 보였다.

더불어 등을 타고 전해지는 서늘하고 딱딱한 감촉.

“……아?”

비요른은 뒤늦게 자각했다.

자신이 대(大)자로 뻗어있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분명 제대로 들어간 느낌이 들었건만, 왜 자신이 누워있단 말인가?

설마 놈이 막판에 뻗은 주먹에 맞닿아 동시에 넉다운이 된 건가?

하나 본능적으로 고개를 들어 바라본 여제는 흠집 하나 없었다.

‘……멀쩡하다고?’

저 치명적인 얼굴과 사나운 눈빛으로 한쪽 귀를 후비는 게 말짱하다 못해 태평해 보이기까지 하다.

“비요른? 대체 무슨……?”

카르마일의 목소리가 들린다.

근래 들어 저놈이 저렇게 당혹스러워하는 얼굴을 본 적이 있던가?

왠지 모를 창피함에 벌떡 자리에서 일어난 비요른이 인상을 잔뜩 구겼다.

“일어났냐? 새끼, 그런다고 한 방에 뻗냐.”

“……잠이 와서 말이다. 솜방망이 주먹이더군.”

“와, 미친. 안 수치스럽냐? 나였으면 그 말 하다 혀 깨물고 죽을 거 같은데.”

“…….”

비요른이 반박하지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

사실 그도 머쓱해서 아무 말이나 했던 건데 정작 뱉고 나니 창피했던 찰나였다.

하나 수치스러움의 한 편에서 의문이 고개를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방금 전의 일격…….’

온전히 주먹이 맞닿았고, 그로 인한 묵직한 감각이 분명히 손뼈를 타고 전달되었었다.

그리고 느껴진 반발력은 분명 자신이 크게 밀렸을 때의 느낌인데…… 정작 생명력은 크게 변화가 없었다.

순전히 힘으로 밀린 게 아니었나?

‘무슨 아이템 같은 걸 사용했을 수도 있겠어.’

아이템이라는 가정을 해서일까?

찝찝했던 의문이 좀 해소되는 기분이었다.

‘그래, 그것밖에 없지.’

여제가 피지컬이 좋은 건 알지만, 자신과는 극상성이다.

파괴력만큼은 자신한테 밀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템을 사용했다면?

갓오세에는 수많은 옵션을 가진 아이템이 많고, 그중에는 마법사들이 주로 사용하는 충격 상쇄 마법이 걸린 악세사리나 소모품도 많았다.

그중 하나를 사용하여 막았다고 생각하면 이해 못 할 것도 없겠지.

“크흐흐…… 그래놓고 허세를 부리는 꼴이라니. 귀엽구나.”

“? 갑자기 뭐라는 거야?”

“흐흐, 모른 척해주마. 이걸 막는 거면 전설급은 돼야 했을 터…… 개수가 무한이진 못할 테니 머지않아 한계가 오겠지.”

“……뭐라는 건지 모르겠는데 일단 그 역겨운 표정 좀 치우자? 뻐드렁니 갈아버리고 싶으니까.”

“듣던 대로 힘이 많이 험하군. 얼굴이 그래 봐야 혓바닥을 그리 놀려서야 오려던 놈팡이들도 도망가겠어.”

“넌 멀리서 봐도 기겁하고 도망칠 거 같은데? 소개팅 만나기로 하고 밖에 나가니까 연락 끊긴 적 많지 않냐? 아, 애초에 주선이 안 되려나.”

혐오감에 눈살을 찌푸리는 여제의 반응을 다르게 받아들인 걸까.

정곡을 찔렸다고 생각한 비요른이 자세를 잡았다.

마구잡이로 주먹을 휘둘렀던 전과는 다른, 제대로 된 파이트 포즈였다. 그러자 분위기가 바뀌었다.

“오.”

누가 봐도 감탄할 만큼 군더더기 없는 자세.

실제로 비요른은 전문적으로 격투기를 배운 적이 있었다.

미군 시절에도 배웠었고, 밖에 나와서도 취미로 선수들과 스파링을 했을 정도.

물론 웬만한 선수들조차 그의 피지컬과 파괴력을 부담스러워하여 제대로 된 스파링을 하진 못했지만 말이다.

‘이렇게 진지하게 하는 건 무척 오랜만이군.’

비요른이 갓오세를 시작하고서 파이트 자세를 취한 건 손에 꼽는다.

최근 들어서는 아예 없을 정도.

현실에서든 게임에서든 그저 대충 주먹을 휘두르면 다들 쓰러져버리니, 자유롭게 주먹을 휘두르는 게 보다 통쾌했던 것이다.

꽈악-

그런 그가 자세를 잡고 있다.

그녀가 허세를 부린다곤 말하지만, 그도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저 여자는 위험하다고.

결코 방심해서는 안 된다고.

“……비요른을 진지하게 만들다니. 무슨 술수를 부린지는 모르겠지만, 저 여자도 이제 끝났군. 괜히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뽑은 셈이니.”

그런 비요른의 모습에 카르마일이 언제 당황했냐는 듯 기존의 악동 같은 표정으로 돌아왔다.

그저 자세를 잡은 것만으로도 승리를 확신할 정도의 전적인 믿음.

이는 경험에서 의거해야만 나올 수 있는 반응이었다.

그리고 카르마일은 자신이 겪은 비요른을 어찌나 신뢰하는지, 그 뒤론 아예 그쪽으로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어차피 곧 끝날 싸움 굳이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듯한 반응.

“그래도…… 인정하마. 날 진지하게 만든 녀석은 아주 오랜만이야.”

“?”

“여제, 네년은 곧 후회하게 될 거다. 내가 쓰러져있을 때 공격하지 않았던 것을 말이야.”

“지X들을 하네, 아주.”

여제가 기가 찬다는 듯 헛웃음을 지었지만, 비요른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세를 유지한 채 천천히 다가왔다.

복싱보다는 MMA에 가까운…….

아니, 그보다도 더욱 실전에 특화된 듯 전문적이면서도 야수와도 같은 인파이트 자세.

방심한 순간 사나운 발톱이 목덜미를 찢어버릴 기세가 전해졌다.

2M가 넘는 키와 바이킹 전사와 같은 근육질 거구가 더해지니, 꼭 무투를 배운 성체 불곰이 서 있는 것 같았으나, 여제는 그저 콧방귀를 낄 따름이었다.

스으-

심지어는 별다른 자세 없이 여유롭게 서 있는 모습이었는데…….

그런 그녀가 습관적으로 허리춤으로 오른손을 얹으려다 멈칫한 그 찰나의 순간.

비요른이 대포처럼 땅을 박차고 뛰어나갔다.

타앗, 보다는 쿠웅!에 가까운 소리가 울린 그는 정말로 대포알처럼 거대하고 위협적이었다.

쿠구구구!

야생에서 마주친 멧돼지의 돌진도 저렇게 맹렬하진 않을 것이다.

코앞에서 저 덩치의 돌진을 마주하는 이들에게 물으면 열이면 열 살아 있는 덤프트럭을 마주한 기분이었다고 답하리라.

하지만 그건 단순한 돌진이 아니었다.

지척 거리에 도달한 순간.

몸통박치기를 하는 듯 보이는 모습에 여제가 유유히 옆으로 피하자,

휘익-!

깊게 발을 집어넣은 비요른의 발목이 회전했다.

발목을 타고 허리와 어깨가 회전하며 이어진 그의 주먹은 마치 거대한 철구가 휘둘러진 듯 폭발적으로 휘둘러졌다.

그러자 엄청난 충격파가 터지며 전방을 휩쓸었다.

여제의 머리째로 날려버릴 듯 폭발적인 위력에, 일순 주변의 모든 이들이 홱 돌아봤을 정도.

자옥한 먼지구름까지 피어올랐다.

하나 먼지가 걷히고 드러난 여제는 고개를 젖혀 주먹을 피한 모습이었다.

비요른이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씨익 웃었다.

“피했군. 이번에는 막을 수단이 없었나?”

“뻔하게 휘두르니까 피하지. 그럼 일부러 맞아주냐?”

“그래? 그럼 이것도 피해 보시지…… 흐읍!”

그리고 이어진 난타.

한 방 한 방에 살기를 실어 전력으로 쏟아붓는 듯 파멸적인 난타였다.

저거에 한 방이라도 스치면 골로가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위력.

콰앙! 쾅! 쾅!!

실제로 여제가 피하거나 팔꿈치와 어깨로 툭 치며 궤도를 틀 때마다, 근처에 있던 장애물들이 펑펑 터져나갔다.

심지어는 점점 더 주먹에 닿은 장애물이 파괴되는 부분이 커지는 듯했다.

착각이 아니었다.

[전설(유물)(레이드) 무기 ‘+15 파괴왕의 가호가 깃든 건틀릿’의 특수 효과 ‘파괴왕의 가호’가 발동됩니다.]

[90초간 직접적인 타격에 성공할 시 데미지가 1.5배 상승한 수치로 적용됩니다.]

[‘파괴왕 세트’의 세트 효과가 발동됩니다.]

[타격 시 지형지물을 파괴할 수 있습니다.]

[고유 능력 ‘진멸격(盡滅格)’을 발동합니다.]

[주먹 하나로 모든 것을 멸하던 파멸의 권투사는 결코 한 번 잡은 승기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주먹으로 대상을 휘몰아칠 시 권(拳)에 관한 모든 위력이 40% 증폭되며, 적중 시 대상을 경직시킵니다.]

최대치까지 강화를 마친 레이드 전설(유물) 무기의 효과.

힘 특화 계열 무투가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거로 알려진 신화신 ‘파멸을 부르는 맹렬한 권투사’의 파생 직업 ‘진멸격투가(盡滅格鬪家)’의 고유 능력.

[영웅 스킬 ‘초인적인 힘’을 시전합니다.]

[내면에 잠재된 힘을 이끌어내 90초간 공격력이 10% 상승합니다.]

[전설 스킬 ‘원천의 힘’을 시전합니다.]

[내면 깊은 곳에 잠들어있던 원천의 힘을 폭발시켜 50초간 모든 능력치와 공격력 및 속도를 25% 상승시킵니다.]

그리고 그런 진멸격투가(盡滅格鬪家)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힘격가 루트의 스킬 셋팅까지.

이 모든 것의 시너지는 가히 엄청났고, 상대하는 입장에선 ‘이 새끼 사기 치네!’라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암담한 위력을 자랑했으니까.

한 방.

단 한 방만 맞추면 여제는 끝난다. 한 방에 생명력이 다 닳지 않아도 마찬가지다.

[시그니처 특성 ‘방어 불가’가 발동됩니다.]

[상대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입힌 순간부터 발동되며 초당 마나를 소모하는 동안 상대는 공격을 막아도 피해를 입습니다.]

[마나를 모두 소모할 시 발동이 취소됩니다.]

오직 비요른만이 가지고 있는 시그니처 특성과 고유 능력 진멸격(盡滅格)의 경직 효과.

한 방을 허용한 순간 벗어날 수 없는 매타작이 벌어질 테니까.

“크하하! 쥐새끼처럼 날쌔구나. 그 피지컬은 피하는 것에만 쓰이나 보지?”

비요른은 기껍다는 듯 입꼬리를 쩌억 벌리며 떠들어댔다.

애당초 무언가를 부술 때 희열을 느끼는 그이기에, 매 전투마다 흥분한 게 디폴트 값이긴 하다만.

지금의 그는 확실하게 평소보다 흥분했다.

‘그래, 역시 방심이었다. 그저 아이템이라는 변수를 예상치 못하여 벌어진 일.’

봐라.

제대로 나서니 반격할 생각도 못 하고 일방적으로 몰리지 않나!

이곳이 콜로세움이었다면 어느 귀족이든 모두 자신의 승리를 점칠 것이다.

그 정도로 압도적인 전투 양상이었다.

[상대의 방어를 무시하고 피해를 입힙니다.]

피핏!

“크하하하!”

이따금씩 주먹에 여제가 스치기라도 할 때면 그 흥분도가 더욱 커져갔다.

직격당한 게 아님에도, 그저 살짝 스친 것인데도 그녀가 눈살을 찌푸린 게 보인 것이다.

늘 딸피로 싸우는 그녀에겐 이마저도 치명상일 테니 당연하리라!

‘한 방! 앞으로 한 방만 제대로 맞추면 끝이다.’

아니, 그저 지금처럼 스치는 것만 반복해도 그녀는 죽는다.

정해진 승리인 셈.

비요른은 그저 그녀를 가지고 놀다 승리의 기쁨을 누리면 되는 것이다.

분명 그렇게 생각했다.

……주먹을 한 100번쯤 휘둘렀을 때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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