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s Chapter 532

2부 199화.

한창 길드전 준비를 앞두고, 때아닌 메시지 폭격을 맞은 190cm가 넘는 거구의 근육질 남자는 헛웃음을 지었다.

“와, 이 새낀 왜 갈수록 얄미워지지?”

“동료분들입니까?”

“아니, 걔네 말고.”

“그분들이 아니라면…… 아, 그 여자로군요. 피X츄라고 부르시던.”

황당해하는 그의 반응에 옆에 있던 부마스터가 끼어들자 거구의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꾸꾸 녀석도 그렇고, 카이저 이놈도 답장 하나 안 하는 거 보니 여간 날 무시한단 말이지? 이거 안 되겠다. 이번에 가서 버릇 좀 고쳐줘야겠어.”

그가 누구인가.

갓오세에서 가장 현금을 많이 꼬라박은 길드라고 불리는 바벨론.

그곳에서도 비교 불가한 돈을 투자한 남자다.

괜히 무기고의 주인이라 불리는 게 아니란 말이다.

“오랜만에 무기고 좀 열자. 특급 보관함까지 다.”

그리고 그의 무기고에는 아직 사용하지 않은 무기가 수두룩했다.

개중에는 돈을 천문학적으로 때려 박는 그마저 애지중지 아끼는 무구도 있었다.

“……그걸 꺼내시려는 겁니까?”

“그래.”

“하지만 그건 엔드 콘텐츠, 혹은 준 엔드급 정도는 나와야 쓰겠다고 하시지 않으셨…….”

“사용하면 시너지 조합상 그거 쓰면 무조건 터져야 해서 아끼던 건데…… 이럴 때 써야지 언제 쓰겠냐. 그리고 내가 볼 때 여기서 길드 순위 낮게 잡히면 미래가 불투명해져. 투자할 땐 해야지.”

“음,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길드원들에게도 돈을 아끼지 말라 전하겠습니다.”

“그래, 아끼던 거 있으면 다 꼬라박으라 해. 아끼다 똥 되지 말고.”

무기고의 주인, 아스트.

그가 줄곧 보관해왔던 최강의 무기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드넓고 황폐한 바위 지대 위에 숨겨진 동굴.

저벅, 저벅.

빛이 들지 않는 동굴에서 한 남자가 걸어 나왔다.

그러자 줄곧 대기하고 있던 엘리트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여성이 꾸벅 고개를 숙였다.

“오셨군요, 마스터.”

“……기다리고 있었나.”

“아니요. 저도 방금 수련을 마쳤습니다.”

“그렇군.”

“갈 채비를 하면 될까요?”

집행 길드.

가장 최강에 가까운 길드.

그리고 가장 최강에 가까운 남자.

“최상이다. 그가 기대에 부응할 수 있기만을 바라고 있을 정도로.”

멸살, 그가 드물게도 희미한 미소를 입가에 띄우며 바위 지대를 나섰다.

그리고 그런 멸살과 같은 필드.

하나 바위 지대였던 동굴 근처와 달리 끈적하고 텁텁한 공기로 가득한 서쪽 깊은 곳.

사아아아- 꿈틀.

음침한 늪.

불쾌하게 축 처진 공기에서 죽음의 기운이 전해지며, 숲 전체가 늪에 잠긴 듯 찝찝하고 불쾌한 공간.

인적이라곤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 을씨년스럽기 짝이 없는 이곳에 한 사람이 있었다.

스으, 스윽.

늪에 두 발로 선 채 멍하니 허공에 손가락을 움직일 때마다, 주변 공기가 불쾌하게 꿈틀거린다.

마치 ‘죽음’이란 게 형태를 갖추고 꿈틀대는 느낌.

전신을 뒤덮은 누더기 같은 로브.

희미하게 드러나는 녹색의 머리카락은 제멋대로 일렁이고 있는 탓에 사람인지 인외의 무언가인지 짐작하기 어려웠다.

로브에 가려 얼굴이 드러나지 않는 것과 단발이라 하기에도 다소 짧은 기장.

어느 성별이라 해도 이상하지 않은 신장까지.

스으.

무엇 하나 추정할 수 없었으나, 도리어 그렇기에 명확히 알 수 있었다.

그가 누구인지.

“길드전…… 이런 건…… 너무…… 귀찮은데…….”

스윽.

“흥미로운 녀석이…… 있단 말이지…….”

유저가 아니고서야 ‘길드전’이라는 단어를 언급할 수 없을 테니까.

그리고 이토록 죽음에 가까운 유저는 갓오세에 오직 한 사람뿐이었다.

“지아드……? 지하든? 뭐였더라……? 아무튼. 해골 병사가 아닌…… 기존 형태 그대로 언데드로 만드는…… 네크로맨서라지?”

사왕(死王), 오블리비언 모르티스.

10대 길드 중에서도 가장 배일에 감싸인 길드인 레버넌트의 마스터.

세간의 관심을 받는 10대 길드임에도 레버넌트에 대해 알려진 게 극히 적은 이유는 간단했다.

길드원이 마스터인 모르티스뿐이니까.

길드임에도 오직 길드원이 자신만 존재하는 진정한 의미의 일인군단(一人群團)인 것이다.

“너무 궁금하단 말이야…… 이런 네크로맨서는 없었는데…….”

하나 동시에 이걸 정말 일인군단이라 표해도 되는가 의문인 길드이기도 했다.

“궁금해……. 내 군단과 비교하면 어떨까?”

불안하게 흔들리기에 성별을 측정하기 힘든 중얼거림이 천천히 바람을 타고, 늪에 퍼지길 수 초.

척, 척, 척, 척.

마치 그의 목소리를 듣기라도 한 듯.

늪에 잠겨있던 수많은 해골 병사들이 머리부터 천천히 올라왔다.

흔히 볼 수 있는 해골 병사들부터 칠흑의 갑옷과 말을 타고 있는 기사형 언데드, 오우거의 뼈라도 되는 듯 거대한 장골을 자랑하는 언데드들…….

—-!!

그리고 소리 없는 함성을 내지르는 30M가 넘어가는 크기의 본 드래곤까지.

[죽음의 군단]

사왕(死王)의 군단을 칭하는 단어이자, 유일하게 죽음이란 별호를 허락받은 군단.

대충 보아도 수천을 가뿐히 넘는 언데드들을 보고 일인군단이라 칭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테니까.

스으, 스윽-

하나 모르티스는 그런 군단을 쳐다보지도 않고 있었다.

그저 등을 돌린 채 허공에 손을 휘적거리고 있을 뿐.

다만, 조금씩 휘적이는 강도와 속도가 빨라지는 게 그의 고민이 커져감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던 그때였다.

뚝.

움직이던 손이 우뚝 멈춰섰다.

동시에 모르티스의 고개가 천천히 모로 기울이더니, 이내 기이한 웃음이 목소리가 섞여 새어 나왔다.

“그래. 한 마리 가져오면…… 되잖아? 기왕이면, 군단장으로…… 그래야, 시험해볼 수 있을 테니.”

10대 길드의 마지막 조각이 방향성을 정한 순간이었다.

다른 이들과는 다소 다른 목표를 가지고.

한 편 엉덩이 무겁기로 유명한 10대 길드의 마스터들이 모두 채비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을 때.

쿠구구구-

붉은 색상으로 가득한 공간.

아무것도 없던 이전과 달리 세상을 뒤덮은 용암과 불기둥, 그리고 화산재들이 마치 지옥을 연상시키는 곳.

그곳에서 심히 걸맞은 이질적으로 갈라지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믿을 수가 없군.

타고난 목소리와 맞지 않게 감탄과 경악이 섞인 상태로.

그렇다.

카엘리보루스, 그는 경탄하고 있었다.

[일곱 번째 시련 ‘파천의 죄(破天之罪)’을 극복하였습니다.]

[모든 시련을 극복하였습니다.]

[경이로운 업적에 파천귀(破天鬼) 카엘리보루스가 경악합니다.]

[믿을 수 없는 업적을 달성하여 타이틀의 효과가 발동합니다. 모든 능력치가 + 5 상승합니다.]

[철쇄천겁(鐵鎖千劫)의 시험을 통과하였습니다.]

[성공적으로 계약을 맺을 수 있습니다.]

[계약이 완료될 시 성적에 비례하여 철쇄천겁(鐵鎖千劫)이 완성되며 당신에게 귀속됩니다. 판매하거나 버릴 수 없습니다.]

…….

-설마…… 하나도 아닌, 모든 시련을 다 극복해내다니.

눈앞의 작은 생명체가 보여주는 말도 안 되는 저력에.

-허…… 허어!

파천귀(破天鬼), 카엘리보루스.

수천 년이라는 아득한 시간을 살아온 도깨비.

그 긴 세월을 살아오며 괴물이라 칭할 만한 이들을 많이 보아왔지만, 지금 느끼는 충격은 신선했다.

-그들은 종의 축복을 받은 이들이었다. 그게 아니더라도 타고난 영혼의 격이 드높았지.

다섯 왕좌의 주인이라 불리는 선택받은 종족들.

혹은 그들 모두와 싸우고도 밀리지 않고, 초반엔 도리어 압도하기까지 하였던 신들처럼 말이다.

하나 저 남자는 어떠한가?

저자는 인간이었다. 그것도 많은 걸 잃어버린 반쪽짜리 인간의 후손.

그건 설령 사도라 해도 마찬가지다.

그들 또한 지금의 반쪽짜리 인간들과 다를 바가 없었으니.

절그렁- 털걱-

눈앞의 인간이 비틀거리자, 그를 옭아매던 철쇄천겁들이 힘없이 찰랑거리며 떨어진다.

일곱 개의 사슬.

저 사슬들은 파천귀가 걸어온 과업. 그중에서도 벽이라 느꼈던 것들을 시련의 형태로 만들어낸 것이다.

‘그런 반쪽짜리 인간이…… 이 내가 겪어온 시련을 모두 극복했다고?’

물론 실제로 파천귀가 겪었던 것에 비하면, 심히 하향 조정이 되어 있었다지만 저 인간의 격과 신체 능력을 생각하면…….

‘오히려 과거의 내가 느꼈던 것보다 더 큰 벽으로 다가왔을 터인데……!’

카엘리보루스의 동공이 거칠게 흔들렸다.

상식 밖의 무언가를 목격한 듯, 상처투성이에 피범벅이 된 남자를 보는 시선에는 경외감마저 담겨있었다.

자신은 왜 저리 쉽게 극복하지 못했던가.

왜 그리하여 ‘죄’를 저질러 과업이란 업보를 만들었던가.

‘아니, 아니다.’

그저 저 인간이 이질적인 거다.

한계를 뛰어넘는 게 익숙하다 못해, 숨 쉬는 것처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태도.

끝내 정말로 해내고야 마는 집념. 그것을 가능케 하는 빛나는 재능까지.

모든 게 상식을 벗어났다.

이건 마치…….

‘과거 스치듯 보았던, 그 괴물들을 보는 것만 같은…….’

그런 파천귀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가쁜 호흡을 정돈하던 인간, 도현이 시원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씨익.

“내가…… 해낸다 했지?”

떨리는 몸을 간신히 버티며 서 있는 주제, 눈빛만큼은 강렬한 도현의 얼굴을 마주한 카엘리보루스가 입을 다물었다.

그리곤 천천히, 거대한 얼굴을 끄덕였다.

-네 녀석이라면…… 그들에게 도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저 남자야말로, 과거 스치듯 보았던 그 괴물 같은 존재들…… ‘왕’이라 칭해지던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거라고.

그리하여 그 빌어먹을 신들에게 닿을 이빨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자신의 오랜 바람.

그걸 직접 이루진 못하더라도 곁에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스쳐 간 순간.

쩌억.

카엘리보루스의 입이 열렸다.

이후 나온 말은 충동적이면서도 본능적인 것이었다.

-모든 시련을 극복한 인간이여. 축하한다. 이제 네 격이 허용하는 한, 나의 힘이 깃든 철쇄천겁의 모든 것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시험은 끝났다. 계약은 이루어질 것이다.

그 말에 도현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이곳을 나가려 했다.

‘힘들어 뒤질 뻔했네. 역대급이었다 진짜.’

며칠 동안 접속 제한 시간이 다할 때까지 쉬지 않고 싸우기만 해댔더니, 아무리 도현이라도 죽을 노릇이었다.

뇌가 녹아내리는 느낌이다.

더 무리했다간 강제 로그아웃 당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그래도 해냈다.

길드전을 하루 앞두고 당당히 해내고 말았으니 말이다.

‘침대에서 절대 안 일어난다.’

그렇게 남은 하루 동안은 푹 쉴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그러니 이것은, 시험이 아닌 나의 개인적인 바람이다.

“음?”

-파천의 과업을 종결한 자여. 그 다음에 도전하겠는가?

듣기 거북하게 갈라지던 전과 달리, 진중한 목소리가 전해진 순간.

띠링!

경쾌한 알림과 함께 메시지가 떠올랐다.

[돌발 퀘스트 ‘파천귀(破天鬼), 카엘리보루스’가 발생합니다.]

[파천귀(破天鬼), 카엘리보루스가 개인적인 바람을 들어주기를 원합니다.)

[철쇄천겁(鐵鎖千劫)’과는 하등 관련이 없으며 오직 파천귀(破天鬼), 카엘리보루스의 한입니다.]

[퀘스트를 수락할 시 그가 가지고 있는 한(恨)이 형상화됩니다. 시험을 통과할 시 특수 보상이 지급됩니다.)

‘……뭐?’

수많은 메시지의 향연.

모든 게 놀라웠지만, 가장 시선을 빼앗는 것은 마지막에 떠오른 문구였다.

[정체불명의 알이 격하게 반응합니다.]

[퀘스트를 클리어할 시 정체불명의 알에 유의미한 변화가 일어날지도 모릅니다.]

‘……!’

그것을 확인한 순간, 도현은 일말의 고민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무조건 고였다.

* * *

그리고…… 또다시 시간이 흘러 다음날.

와아아아아!!!!!

내부가 아닌 밖에서 열리는데도 공간 전체가 뒤흔들리는 듯한 우렁찬 함성.

[대기열이 진행 중입니다.]

[1시간 후 전투 길드의 첫 공식 길드전이 시작됩니다.]

[남은 시간 – 00 : 59 : 58]

역대급 화제의 콘텐츠임을 증명하듯.

가히 셀 엄두도 나지 않는 무수한 인파 속에서 길드전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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