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6화 세계 회의: 베르덴 (2)
‘드디어…….’
이자벨라가 조용히 숨을 내쉬며 상원 테이블에서 일어나 보란 듯이 계단을 걸어 내려가는 베르덴을 지켜보았다.
자신이 직접 나서는 것도 아닌데 긴장감에 침도 잘 넘어가지 않았다.
참석자들과 호위들의 눈빛이 여러 의미에서 더욱 깊어졌다. 경계심, 기대감, 호기심, 불안감, 불편함, 호의, 적의 등의 감정이 술렁인다.
초월적 존재 다수 살해.
에스티리아 왕국을 통한 대륙 무역 협정 체결.
이형종 공존에 관한 대의제 개정.
아르나크 제국과 함께 보여 준 마경 정벌에 대한 강력한 열망.
섭리자의 본명.
엘프 종족과의 깊은 관계.
수왕과 성녀의 물리적인 마찰에 개입해 중재를 주도한 육체적인 힘.
마도로 추측되는 검붉은 마력…….
지금까지 베르덴이 보여 준 모습은 그야말로 변수의 총체였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대의제의 주제가 되었다.
대체 무슨 발언으로 또 세계를 흔들려고 할까?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인가?
“으음.”
누구보다 안정을 추구하는 인드렌은 자연스럽게 우려를 표할 수밖에 없었다. 괜히 목이 타는 기분에 와인 잔에서 손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런 그와는 다르게 펠디안느는 섭리자를 힐끗 보고는, 다시 베르덴에게 시선을 고정하며 싱글싱글 웃었다.
탁.
칠흑의 로브가 펄럭임과 동시에 베르덴이 세계의 중심에 섰다. 사방에서 감지되는 기척만큼이나 열띤 관심이 느껴졌다.
섭리자가 말했다.
“견딜 수 없이 뜨거우면 타오르고, 버틸 수 없이 차가우면 얼어붙는다. 이렇듯 압제가 강하면 욕망은 눌리다 폭발하고, 억압이 약하면 욕망이 자유롭게 날뛰는 법. 안정에는 적당한 대칭이 필요하다. 그래서 과거 세계 회의에서는 평화와 대칭을 이루는 전쟁의 필요성이 논의되었지.”
“…….”
“서로 합의한 규칙에 따라 인위적인 무대에서 피를 흘린다. 당시 루아스 교국은 야만적인 땅에서 벌어질 인간에 대한 도덕과 윤리의 위반을 이유로 격렬하게 반대했으나, 결과적으로 찬성이 반대를 압도해 해당 대의제는 통과되었다. 그것이 주인 없는 땅이 탄생한 배경이지.”
도를 넘어선 통제는 반란을 부르고, 제한 없는 자유는 혼란을 일으킨다. 그런 이유로 국가는 어느 정도의 법률로 사회를 통제한다.
타협 없는 강경한 태도는 부작용이 크다.
괜히 각 나라가 뒷골목이나 암흑가를 방치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비용과 인력 문제도 크긴 하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그런 곳들 역시 활용 가치가 높고 내버려 두는 편이 음지에서의 여러 불안 요소를 감시하기 편하기 때문이다.
섣불리 들쑤시면 박멸되지 않은 바퀴벌레는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숨어들 뿐이니.
주인이 없는 땅은 욕망이 과도하게 쌓여 터지지 않도록 만들어 주는 일종의 배출구───지속적인 평화를 위한 필요악이다.
“주인 없는 땅은 본디 척박한 땅이다. 타국에서 국토로 삼아 봤자 식량 수급이 좋지 않아 이득보다 손해가 더 큰 영토지. 하나 주인 없는 땅으로 지정된 이후 그곳은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무기 수출, 인력 고용, 물류 이동 등 주인 없는 땅을 지배하고자 하는 영주들의 분쟁을 통해서 천문학적인 이윤이 나기 시작했지. 그렇게 시선이 한껏 몰리자 여러 광산까지 발견되면서 그 땅의 중요도는 더욱 높아졌다. 물론 그 뒤엔 약자들의 희생이 있었지만 세계가 합의했기에 철저히 무시되었지. 애초에 결과에는 어떤 식으로든 희생이 있기 마련이니.”
섭리자가 발언에 일부 참석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베르덴, 너는 이런 주인 없는 땅의 가장 중요한 규칙을 인지하고 있었을 터. 그런데도 북쪽의 도시 어레인을 주축으로 삼아 물밑에서 서쪽의 군림자, 동쪽의 대영주들, 남쪽의 남부 동맹을 회유 및 숙청해 주인 없는 땅을 통일했지.”
“특정 지배자에 의해 주인 없는 땅이 통일되기를 바라지 않는다는 건, 분쟁을 유지하기 위한 암묵적인 규칙에 불과하다. 그걸 무시한다고 해서 공식적으로 문제 삼을 수 없을 텐데.”
“그렇다. 하나, 그로 인해 주인 없는 땅의 의미가 퇴색된 것은 사실이다.”
베르덴이 주인 없는 땅의 대군주로 등극한 탓에 기존의 분쟁은 사라졌다.
평화의 대칭이 깨진 것이다.
하물며 주인 없는 땅을 통해서 창출되는 수많은 이익의 흐름이 가로막혔다. 대표적으로 마탑, 국가, 하다못해 뒷세계까지 재정적으로 큰 타격을 받은 셈이었다.
“당연한 이윤이 예상치 못하게 소실되었을 때는 손해로 여기곤 하지. 베르덴, 너는 이에 대해 책임질 생각이 있나?”
“잘못한 게 없으니, 책임을 질 이유도 없지.”
베르덴이 주변을 둘러봤다.
“그리고 설령 그렇다고 한들 누가 내게 책임을 물을 거지?”
순간 벽안을 마주친 하원의 왕들이 눈을 깔거나 헛기침했다. 몇몇 마탑주들도 인상만 쓸 뿐 당장 뭐라고 대답하진 못했다.
언제나 강자로 군림했던 그들은 약자의 관점을 받아들이기에 거북했으나, 이성적으로 생각해 최대한 무슨 말을 듣든 한 귀로 흘리려고 했다.
그를 강제하는 것이 신성의 지위(地位)였다.
“지난 마법계 총회의에서 주인 없는 땅을 에온의 권역으로 선포한 바 있다. 이 대의제는 겉으로는 내 행동의 정당성을 판단하는 것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이미 내려진 나의 선언을 공식화하는 데 그칠 뿐이지. 내 말이 틀렸나?”
“…….”
사방이 조용해졌다.
현실이 이렇다.
과거 유니아에게 패배한 멜코니 원로의 몸값을 지불하기 위해 베르덴과 대면했던 화산섬의 마탑주가 눈썹을 긁으며 작게 신음했다.
‘빌어먹을. 도저히 반박할 수가 없군.’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표결해 에온을 주인 없는 땅에서 끌어내렸다고 치자. 그렇다면 곧바로 찾아올 후폭풍에 어떻게 대처할까?
만약 에온이 권역을 철회하되 그대로 주인 없는 땅의 규칙을 따라 지배력을 행사하면 막을 방법이 없다.
영지전을 벌여서 땅과 도시를 빼앗는다?
그 10대 마탑 중 하나를 무너뜨리는 것도 말이 안 되는 일이다. 그럴진대 알량한 무력으로 어찌 초월자 세력을 몰락시킨단 말인가.
심지어 초월자를 무려 두 명이나 보유하고 있는 에온을…….
다른 초월자 세력을 등에 업지 않는 이상 전쟁을 수단으로 삼았다간 회복 불가능한 손해를 입을 것이 자명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대륙 전역을 휩쓴 언데드 사태와 피울음 역병의 대응에 있어, 에온은 놀랍게도 루아스교에 견줄 만한 활약을 펼쳤다.
피울음 역병 완화제의 개발과 식별 골렘을 통한 감염자 판별 등 점차 통제되어 가는 역병의 사상자 수를 줄이는 데 지금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에스티리아 왕국, 벨디른 공화국, 리비안트 공국 외에도 벨마이르 왕국처럼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받은 국가와 세력이 적지 않다.
에온의 영향력은 이미 세상에 단단히 뿌리를 내렸다.
미래를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고대에 실전된 골렘 기술의 완전한 복원, 에온의 연금술, 다른 초월자들과의 친분, 대수림을 관리하는 엘프와의 동맹 등…… 마법계로 보나 세계적으로 보나 에온은 이미 세계의 축 중 하나였다.
차라리 비공개 투표였다면 모르겠지만, 주인 없는 땅에 대한 투표는 공개적으로 찬반을 밝히게 되어 있다.
당연히 부담될 수밖에.
그것들을 죄다 무시하고 에온에 대놓고 반목하는 건 미친 짓이었다.
“주인 없는 땅의 필요성은 다른 형태로 에온에서 대신할 거다. 하지만 단언컨대 누구도 에온의 자리를 대체할 수 없다.”
“…….”
“이에 에온과 어떤 관계를 맺고, 무엇을 얻고 잃게 될지는 각자의 선택에 따라 다르겠지.”
베르덴이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여기서 나는 주인 없는 땅에 관한 대의제 폐지 안건을 상정하겠다.”
첫 번째 소의회에서 이형종 공존에 관한 대의제 개정안을 낸 베르덴에게는 아직 의제를 한 번 더 올릴 수 있는 권한이 있었다.
섭리자가 턱을 당겼다.
“받아들인다. 다만 해당 안건은 주인 없는 땅에 대한 에온의 권역 정당성과 결이 같으므로, 한 번의 표결로 통일하겠다.”
“이의는 없다.”
“좋다. 다음으로 문답을 진행하겠다.”
발언자가 주장을 개진했으니, 이에 대한 반박과 질문이 이어질 차례다.
과연 누가 먼저 공격해 베르덴의 방어를 두들길 것인가. 무거운 긴장감 속에서 수많은 눈동자가 쉴 새 없이 굴러다녔다.
“질문자는 거수하라.”
하원의 참석자들이 조금씩 고개를 두리번거리던 도중 뒤쪽에서 소리가 들렸다. 상원에서 누군가가 손을 든 것이다.
수십 명의 눈길이 향한 곳에서는 마울러가 턱을 치켜들며 거수하고 있었다.
“마울러, 가레스 시릴리아드. 질문하라.”
“주인 없는 땅이 에온의 권역인지 아닌지에 대해 이견의 여지는 없다. 상도의 없게 진즉 눌러앉아서 제 입맛대로 지배 체계를 개편했으니, 이제 와서 되돌릴 수도 없는 노릇이지.”
마울러는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베르덴의 주장에 긍정했다. 동대륙에서 에온의 권역과 대립하고 있는 델하룬의 수장답지 않은 발언이었다.
“그래, 주인 없는 땅은 네 마음대로 해라, 베르덴. 명색이 초월자인데 그런 권리쯤이야 당연히 인정해 줘야지. 욕심이 과하긴 하다만.”
그때, 마울러가 목소리를 내리깔았다.
“그런데……표결하기 전에 제대로 해명해야 할 게 하나 있을 텐데.”
제라클 황제가 역시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상황을 지켜보았다.
본론은 따로 있다.
어떤 트집으로 베르덴의 발목을 잡으려는지 궁금해지는 대목이었다.
“에온과 소사이어티는 무슨 관계냐.”
마울러의 폭로가 시작된 순간 아드리안의 표정이 싸늘해졌다.
‘기어코 짖는군.’
* * *
소사이어티는 공공연히 알려진 마법사 단체는 아니었지만, 어느 정도 영향력이 있는 세력이라면 그 이름쯤은 들어 본 적이 있었다.
그들의 실체를 가장 깊이 꿰뚫고 있던 건 다름 아닌 10대 마탑이었다.
젠티르 마탑주가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며 미간을 구겼다.
“소사이어티라면…… 예의 반(反)마탑 세력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동안 소사이어티는 마탑의 활동을 방해한 적이 제법 있었다. 심각한 문제는 아니었으나 눈엣가시로 여겨지기엔 충분했다.
무엇보다 소사이어티의 존재가 불편한 이유는, 그들이 마탑 체제를 무너뜨리려는 불순한 목적을 품고 있기 때문이었다.
최근 마법계에 급변하는 사건이 잇달았고 세계도 혼란스러웠다. 그 탓인지 소사이어티도 잠잠해져 잠시 잊고 있었는데…….
설마 세계 회의에서 그 단체의 이름이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헬리온 마탑주가 중얼거렸다.
“그런데 소사이어티와 에온과 연관성이……?”
“그 정보를 전혀 접한 적 없나 보군. 마탑이라는 명성이 아까울 지경이다. 내부에 배신자가 있는 것도 모르다니.”
“배신자라니요?”
라리안 마탑주가 무슨 뜻이냐며 기겁했다.
마울러가 히죽거렸다.
“멜라드 타스티엔과 오스가르 파르건에 이어 소사이어티의 창설자 중 한 명인 오스테아 마탑주, 메드란트 케덴. 안 그러냐? 에온의 개새끼야.”
메드란트가 차분한 얼굴로 눈을 가늘게 떴다.
‘역시 발각됐군.’
잠시 정적이 내려앉았다가 다시금 분위기가 다른 의미로 끓어올랐다.
“이, 무슨?!”
“오스테아 마탑주가 소사이어티의 일원? 게다가 블랙 아워 최초의 구성원과 전대 아르나크 제국의 워 로드까지……?”
“설마 아르나크 제국과 블랙 아워까지 예전부터 소사이어티에 관련되어 있었단 말이오?”
“그럴 리가……! 메드란트! 어서 일어나서 해명하지 않고 뭐 하나!”
마탑주들이 침을 튀기며 광분했다.
그들은 메드란트에게 이유를 물으면서도, 자기 멋대로 메드란트가 마탑 체제를 배신한 이유를 찾아 논리에 끼워 맞췄다.
‘오스테아 마탑은 최하위 마탑.’
‘서열이 가장 낮은 만큼 부당한 대우를 받은 적이 많다. 그러니 마탑 체제를 싫어할 수밖에.’
‘필시 그게 명분이겠지.’
메드란트 케덴의 선택이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니나, 단지 그것뿐이다. 마탑의 주인으로서, 10대 마탑의 몰락을 꾀하는 그 배신 행위는 결단코 묵과할 수 없다.
헬리온 마탑주가 소리쳤다.
“메드란트 케덴, 입이 있으면 말하란 말이오!”
예상대로 마탑주들의 반응이 심각하다. 마법계의 정국은 단번에 최악의 국면으로 치달았다. 마울러의 의도대로 말이다.
그때, 느긋하게 때를 살피던 마법주가 넌지시 의문을 던졌다.
“잠깐, 그러니까 소사이어티는 에온의 지시를 받아 10대 마탑 체제를 내부에서부터 붕괴하려고 했단 의미입니까……?”
마탑주들의 시선이 한곳에 꽂혔다.
“10대 마탑의 주인 중 한 명으로서 묻겠습니다. 저 말이 사실입니까?”
“소사이어티가 블랙 아워와 함게 에온에 통합된 건 사실이다.”
베르덴이 논란에 대해 흔쾌히 인정했다.
‘……? 뭐냐.’
마울러는 뭐가 문제냐는 듯 저 당당한 태도가 왠지 모르게 거슬렸다. 분명 소사이어티 문제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을 텐데.
“마법계 총회의에서 현 마볍계를 향한 적대심을 보이시더니. 그래도 어찌 마탑 체제를 부수려는 테러 단체를 대놓고 품에 안을 수가───”
“소사이어티는 시대의 개혁을 근간으로 두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본질은 너희 마탑들과 다르지 않지. 사람들을 위해서 마법을 파헤치고 연구했던 ‘최초의 마탑’의 이념을 추구하니.”
베르덴이 분노로 가득 찬 마탑주들의 면면을 바라봤다.
“하지만 지금의 마탑 대부분은 이기심에 혈안이 되어 뿌리를 잊었다. 전 보헤미른 마탑주가 주도했던 인체 실험처럼. 그런 측면에서 되레 소사이어티가 마탑의 자리에 적합하지.”
“뭣, 궤변이오!”
“그 말씀은 도를 넘었습니다!”
쾅!
젠티르 마탑주, 시그릴이 하원 테이블을 내리쳤다.
“신성!! 당신이 대체 무슨 자격으로 그런 말을 하는 겁니까!!”
“데우스 위덴.”
베르덴이 시선을 높였다.
“현재 마탑의 숫자가 어떻게 되지?”
갑작스러운, 그리고 어처구니없는 질문에 마탑주들이 황당해하며 멈칫했다.
“숫자라니, 당연히 마탑은 열 개…….”
섭리자가 답했다.
“열하나다.”
“……???”
10대 마탑이 아니라 11대 마탑?
“그게. 무슨.”
직접 손가락을 접어서 세어 봐도 마탑의 숫자는 두 손을 넘지 않는다. 그럴 수가 없다. 어떻게 10이 11이 될 수 있단 말인가?
섭리자가 말을 이었다.
“지금까지 여러 마탑이 대륙 곳곳에서 탄생했고, 또 몰락했다. 현 마법 시대에 이르러 10개의 마탑이 대륙에 군림하고 있으나…… 과거와 현재를 아울러 단순히 사라지기만 했을 뿐 멸망이 확정되지 않은 단 하나의 마탑이 존재해 왔다. 언제나, 줄곧.”
오스테아 마탑.
헬리온 마탑.
디아문 마탑.
라리안 마탑.
화산섬의 마탑.
젠티르 마탑.
보헤미른 마탑.
다크워튼 마탑.
아티슨 마탑.
레프라기움 마탑.
그리고.
최초의 마탑.
“……!”
가장 먼저 세워졌던 마탑이 거론됐다. 인드렌은 순간 소름이 끼쳤다. 모든 참석자의 신경이 베르덴과 섭리자의 대화에 끌려 들어갔다.
베르덴이 재차 묻는다.
“그렇다면 세계 회의에 참석한 마탑주는 몇 명인가.”
“지난번에는 10명이었고.”
섭리자가 나지막이 말했다.
“보헤미른 마탑과 디아문 마탑이 정상이라는 가정하에, 이번에는 11명이다.”
“이게 내 대답이다, 시그릴.”
베르덴이 침묵의 사막에서 얻은, 자신의 새로운 신분을 만천하에 밝혔다.
“최초의 마탑주, 그게 내 자격이다.”
베르덴 역시 명백한 마탑의 주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