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mit Breaking Genius Mage Chapter Raws 1141

1141화 상잔(相殘) (4)

유니아가 일으킨 원소 폭발의 여파는 고대 성채를 넘어 밖의 전장까지 뻗어나갔다. 심지어 사문 내부의 세계는 갈라졌다.

급변한 풍경은 다른 토벌군단에게서 전해 들었던 그것과 동일했다.

사문의 근원체가 공략됐다.

하지만 폭발의 규모가 너무도 큰 터라 도대체 지하 어디에서, 그리고 누가 군단의 사명을 완수했는지 알 수 없었다.

……?!

그러던 도중에 유리온과 가레스는 기묘한 존재감을 느꼈다. 선명하기도 했지만, 무시하고 넘어갈 수 없을 정도로 강대하기까지.
초월자 수준이라고 하기에는 모호했지만 단언컨대 평범한 인간의 범주는 아니었다.

그리고 직감이 이끄는 대로 이를 추적하자 산산이 붕괴된 깊은 지하에서 위상들, 그리고 제8사령관과 조우하게 된 것이다.

“역시 이렇다 할 흔적은 보이지 않는군.”
“착각일 리 없다.”
“나도 알아. 그걸 혼동하면 은퇴해야지.”

초월자들은 미지의 존재를 염두에 두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그들이 오기 전에 제8사령관은 이미 손목 하나가 잘려 있었으므로.
정황상 아군인 것 같은데 직접 마주하지 않는 이상 예단할 수는 없다.

“유니아, 여기 또 누가 있었지?”

유니아는 그들이 누구를 말하고 있는지 듣자마자 이해했다.

‘카인.’

잿빛의 형상으로 나타났던 카인은 절체절명에 빠진 유니아의 목숨을 구해 줬다. 꿈이 아니었다. 살아,라고 했던 동생의 목소리가 생생했다.
유리온과 가레스를 그녀가 있는 방향으로 유도한 것도 카인의 힘이었으리라.

마법적인 현상이 아니었다.
마법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았다.

‘마법이…… 아니라면.’

문득 잿빛의 카인이 손에 쥐고 있던 검이 뇌리를 스쳤다.

그것은 현자님들에게 선물 받은 마검 [크레티마]가 아닌 악신의 잔재를 통해 고대에서 부활한 엘로리스가 건넨 [새벽의 검]이었고.
카인의 목 근처에선 엘로리스가 준 [새벽의 별빛]이 잿빛으로 명멸하고 있었다.

엘로리스는 고대 종교의 사도.
목걸이 [새벽의 별빛]은 루아스 교국의 4대 신물과 같은 신기.

‘신(神).’

루아스교의 신인은 죽은 사람을 부활시킬 수 있다.
그렇다면 다른 종교는…….
그들처럼 신물을 갖고 있는 데다가 신의 사도라는 지위에 오른 사람이라면 방법이 있지 않을까. 그러한 기적을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무엇보다 그런 엘로리스를 데려온 것은 다름 아닌 선배다.

한없이 꺼져 가던 유니아의 벽안에 생기가 돌아오기 시작했다. 오른쪽 눈동자는 결손됐지만, 그 빛은 결코 가냘프지 않았다.

욱신.

유니아가 고농축 리산드로의 열매 포션을 꺼내다가 피와 숨을 토했다.
견고한 포션병이 바닥을 굴렀다.

“서, 선배에…….”

흥분이 가라앉자 억눌려 있던 고통이 전신 신경을 헤집었다. 17곳의 골절에 이은 장기 손상. 특히 마법적 신체 기관이 죄다 엉망이었다.

“두 사람에게…… 포션.”
“유니아!”
“카인…….”

유리온이 쓰러지는 그녀의 몸을 받아 주었다.

“카인을…… 선배, 한테…….”

유니아가 의식을 상실했다.
그래도 당장 생명에 큰 지장은 없었다.

“베르덴의 후배답군.”

유리온은 그 포션을 챙기고는 곧장 숨이 붙어 있는 알데반과 오스가르를 찾아 복용시켰다. 유니아는 잠시 가레스에게 맡겼다.
무슨 포션인지 복용자의 생명력을 활성화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급속 회복 작용을 일으켰다.

“가레스, 카인도 챙겨 줘.”
“나보고 시체를 업으라고?”
“이 사문을 폐쇄한 공적자다. 무엇보다도 베르덴의 후배이기도 하고. 장례는 대륙에서 치르게 하는 것이 마땅한 도리지.”

루아스 교국의 부활이라면 되살릴 수 있기는 하나 기대 안 하는 게 좋다. 외부인에게 그런 기적을 베풀 리 만무하니까.
교국은 고위 기적의 남발로 초래되는 생명의 가치 훼손과 종교적 타락을 항상 경계하고 있다.

“이제 대륙으로 복귀를──.”

푸확!

유리온이 갑작스럽게 토혈했다. 죽은 제8사령관의 짓은 아니었다. 다시 살아난다 해도 거동할 수 없도록 가레스가 부숴놓았으므로.

“쿨럭, 쿨럭!”
“내상?”

가레스는 통찰력으로 유리온이 입은 피해의 근원을 파악했다.

동시에 촉각이 곤두섰다.

[그아아아아아아──────!]

군중의 함성이 메아리쳤다.
한둘이 아니다.
언데드 군단 전체가 내지르는 비명이었다. 전장에 새로운 변화가 생겼다. 연합군에게는 부정적인 변화가 틀림없었다.

‘유골룡에게 건 강제 서약이 깨졌다.’

예속시켰던 존재가 강제로 풀려나면서 유리온이 대가를 받은 것이다. 바닥을 짚고서 숨을 고르던 그가 사납게 입가를 비틀었다.

“최후의 발악인가.”

쿠구궁! 쿠궁! 쿠구구구궁!

어두운 복도 저편에서 굉음이 연달아 터지고 푸른 불꽃의 눈이 들이닥쳤다.

“저거 네가 타고 온 유골룡 아니냐?”

[그아아아아아아아아아!]

놈은 처음과 다르게 전쟁의 광기가 서린 존재감을 내뿜고 있었다.

번뜩이는 서늘한 청광(淸光).

극저온의 숨결이 몰아쳐 초월자들과 유니아 일행을 덮쳤다.

* * *

에스퍼렌사 공작이 하얀 검기를 내지르며 수인족의 타락자를 상대했다.
극점의 경지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그의 검격은 마녀의 심장을 이용해 불완전한 초월을 손에 거머쥔 레오닐에게도 닿은 바 있다.

절백切白

한 줄기의 새하얀 흐름.

에스퍼렌사 가문의 절기가 그 타락자의 상반신을 반으로 갈랐다.

[유한한 생명을 저주하게 될…….]

콰드드득!

공작의 직속 기사단인 붉은 신념의 일원들이 놈을 마무리했다. 그 단장인 멜자르드도, 에드몬도, 공작의 첫째 아들도 전투에 전념했다.
칼리아는 소수 인원으로 유격전을 벌이며 적들의 공세를 흐트러뜨렸다.

“블루!”

파앗!

항상 페르네와 함께하던 베르덴의 정령은 칼리아의 호위를 맡았다.

무한과 파멸의 정령.

초월자 베르덴의 마력을 흡수하고 진화한 녀석이 검붉은 빛을 발현했다.
이에 직격당한 고위 언데드는 저항할 시간도 없이 멸절했으며 고위 타락자조차 체내가 파괴되는 감각에, 그 고통에 눈을 부릅떴다.

[끄아아아아아아악!]

“타락한 주제에 엄살이 심하군.”
“하아아압!”

백결 기사단이 차례로 스쳐 지나가며 타락자의 몸에 상처를 남겼고, 칼리아는 드레드미어의 가속을 받으며 검기에 집중했다.

백일경白一景

백색의 검기가 타락자의 머리를 사선으로 쪼개며 그 숨통을 끊었다. 언데드이니 숨통이라고 표현해야 할지는 애매하지만, 어쨌든.

‘전황이 나쁘지는 않지만…… 결국 소모전이다.’

칼리아의 호흡이 가쁘게 이어졌다. 특유의 검붉은 머리카락은 땀에 젖어 피부에 달라붙었다. 며칠이나 지속된 전쟁 탓에 휴식을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체력과 기가 떨어진 상태였다.

콰과과과과과광! 콰과과과광!

마력 입자포에 저격당해 추락한 유골룡은 비행정의 마법 폭격과 기적, 그리고 병기들의 포격에 의해 결국 침묵했다.

약자가 대다수인 인류는 순수한 기술력으로 강대한 개체와의 격차를 좁혔다.
그러나 인간이기에 언제, 어떻게 죽을지 모른다는 압박 속에서는 결국 체력 회복이 더뎌지고 쉽게 지칠 수밖에 없다.

지금 같은 공세가 계속해서 이어지면 아마 길어도 닷새를 넘기기 어려울 터.

‘전쟁이 그렇게나 지연되면 공성전도 위험할 텐데.’

승패는 초월자들에게 달렸다.

히히힝.
반짝!

“……그래, 무의미한 걱정이겠지.”

칼리아는 드레드미어의 갈기를 쓸며 블루의 광채를 품었다. 주제 넘게 미래를 예측하려는 생각은 전쟁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았다.

연합군에서 사망자가 발생했다.
백결 기사단원이 사망했다.
연합군에서 극소수의 타락자가 발생했으나 강인한 수인이 이를 눈치챘고, 혼란이 전염되기 전에 템플의 제자들, 대주교와 성기사들, 또 마탑의 장로들이 즉각 처단했다.
하이랜디아의 정예병은 어떤 병사보다도 압도적인 체력을 자랑하며 전선을 지탱했다.
파손돼 버린 에온의 골렘들이 피와 시체가 난무하는 전장에 파묻혔다.

그렇게 정신없이 전투에 임하던 어느 순간 마침내 기다리던 승전보가 날아들었다.

“근원체가 파괴되었소!!!”
“사문 공략에 성공! 사문 내부에서는 전군이 후퇴 작전에 돌입했습니다!”
“드, 드디어……!!”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동대륙 남부에서도 승리를 거머쥐었다.
가장 성가신 타락의 사문이 폐쇄 절차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문은 아직 닫히지 않았다.

움찔.

뭐라 형용할 수 없는 불길함이 피부를 스쳤다.
몸이 오싹했다.
블루가 붕붕 날아다니다가 정지했고, 드레드미어가 숨을 죽였으며, 칼리아는 그 어느 때보다 차갑게 식은 땀을 흘렸다.

‘도대체 뭐가.’

사문을 보호하고 있는 연합군의 시선이 한 곳으로 쏠렸다.
그리고 죽음의 군열에서 삼정의 추기경──정의의 그레고르반이 만신창이의 모습으로 나와선 있는 힘껏 목청을 높였다.

“언데드가 폭주하고 있네!!!”
“……!”

테르네티아 연방의 사문에서도 이와 같은 현상이 보고됐다. 근원체가 소멸하자 그 땅에 있는 언데드가 모조리 북상했다고.

외부의 토벌군단이 상대하고 있는 언데드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으나, 사문 세계의 언데드군은 발악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여력이 있는 자는 나를 따르게!!!”

그레고르반은 온몸이 피칠갑을 하고도 다시 사문에 진입했다. 추기경이 호소하는데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는가.

“추기경님을 따라라!!”
“루이스 여신을 위해!”
“빛을 위해!”
“무구한 광명으로!!!!!”

빛의 교인들은 부상자까지 무기를 들고 죽음의 문으로 향했다.

에스퍼렌사 공작도 선언했다.

“저 안의 전우들을 버리면 세계 연합군에게 희망은 없다!”
“아버지…….”
“초월자들을 구출하라!!!!!”

그 초월자들을 구한다는 문장이 지친 연합군을 강하게 자극했다. 초월자는 연합의 주력. 술안주로도 모자라 죽어서도 묘비에 써먹을 수 있는 그런 영광이 또 어딨을까.

승리가 코앞이다.

“초월자들을 구하라!!!!”

최소한의 방어 전력만 남기고 연합군이 말을 타고 사문에 들어섰다.

칼리아는 영혼이 일렁이는 느낌을 받고 그 전장을 목격했다.
사문에 들어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지옥.’

대륙에 있던 것과는 비교도 안 되게 흉폭한 사자(死者)들이 도망치는 병사들을 찢어발겼다.
간담이 떨릴 지경이었다.
거대하고도 압도적인 신성 보호막이 무려 수만의 언데드를 차단하고 있었지만 모든 전장을 아우르지는 못했다.

“미친…….”
“저기로 들어가라고?”
“우, 우리가 어떻게 버텼는데.”

어쭙잖게 후퇴를 조력하다가 광기에 휩쓸리면 시체도 건지지 못할 것이다.
앞으로 가는 건 자살 행위다. 이대로 대륙으로 다시 넘어가면 목숨은 건질 수 있다. 그렇게 싸우고 죽는 건 너무 잔혹한 결말이었다.

그때 누군가가 소리쳤다.

“저 광기 어린 언데드 군단이 사문에서 탈출하면 대륙은 초토화되겠지! 본인의 안위만 생각한다고 해서 살 수 있는 게 아니다!”

칼리아였다.

“우리는 연합이다!”

히히힝!

드레드미어가 기다렸다는 듯이 맹렬하게 질주하기 시작했다. 엄청난 속도였다. 대부분의 명마는 녀석과 비교도 되지 않을 것이다.

거대한 흑마를 타고 정령과 함께 지옥으로 향하는 여인의 모습을 모두가 보았다.
그녀가 베르덴과 아주 깊은 사이라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었으니, 그것만으로도 칼리아의 용기는 타인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었다.

와아아아아─────!

대규모 후퇴 작전이 거행됐다.

* * *

벤디에는 모든 무구를 다룰 수 있다. 아티팩트의 제약도 통하지 않는다. 타인의 소유권조차도 강제로 침식하는 것이 마스터의 격이다.

무기술 자체에 녹아든 기예와 절기.

그녀는 역대 무투계 초월자 중에서 가장 다변적인 존재였지만, 극검 [이실제르]를 쥔 지금은 다수가 아닌 하나에만 집중했다.
정신을 온전히 집중해야 미완성된 신념을 가까스로 전력으로 다룰 수 있으므로.

하나가 흩어져 세상을 이루고.
세상은 다시 하나의 침묵으로 스며든다.

귀일歸一

<전쟁: 참혼(斬魂)>

콜로세움의 소리가 멎었다.

벤디에를 둘러싼 난잡한 대기가 깊게 가라앉았다. [이실제르]는 어떤 여파도 일으키지 않고 오직 하나의 현상만 일으켰다.

[단 하나에만 몰입하는 초월기.]

네크라논이 나지막이 말했다.

[훌륭하군.]

전쟁의 검이 수직으로 양단됐다.
제3사령관의 좌측 어깨에서 우측 허벅지로 검흔이 새겨졌다.

쩍.

초월자가 묵시록의 권능을 꺾었다.

[그러나…… 아직 그런 수준으로는 정상에 미치지 못한다, 벤디에 카에나르. 그 둘이 없었다면 절대자로 군림할 수 있는 괴물들이 있으니.]

“…….”

[결국 최초의 왕은 강림하리라.]

벤디에가 힘겹게 숨을 내쉬며 네크라논에게 검을 겨누었다.

“당신들은 도대체 무엇입니까.”

네크라논은 적의를 가졌다. 다만 그건 신념이 있는 적의였다. 벤디에는 크세리온 제국이 전쟁을 일으킨 이유를 알고 싶었다.

[말할 수도 없지만, 설령 들었다고 해도 이해할 수 없으니 뜻은 존재하지 않는다. 운명과 저항의 대립은 필연.]

“의미가 어떻든 저는 알아야겠습니다.”

[무엇이 선이고, 악인가. 옳고 그름을 논하는 것은 예로부터 승자의 권리였지.]

손상된 건틀릿 끝에, 조각난 전쟁의 검이 소리 없이 닿았다.

[그러니 나는 너에게 그저 악의에 불과할 뿐.]

네크라논이 상체만 남은 상태에서 팔을 쳐올렸다.

검격이 교차했다.

벤디에의 극검이 운명으로 얼룩져버린 네크라논의 세상을 베었다.

[너는 결국 무슨 선택을 내릴까.]

유언인지 저주인지…… 아니면 그저 의문인지 모를 목소리가 귓가를 스쳤다.
네크라논이 완전히 침묵했다.
적장이 쓰러졌다.

쿠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

고대 아티팩트 [아레나]가 흔들렸다. 금약의 해방 조건이 충족된 것이다. 콜로세움의 승자이자 생존자는 벤디에라고 판정됐다.
곧 [아레나]가 축소되어 소유주인 벤디에의 손 안에 들어왔다.

시야가 바뀌었다.

사문은 이미 폐쇄됐을지, 아니면 아직도 공성전이 끝나지 않았는지 몰랐지만, 부디 전자이기를 바라면서 앞을 바라보았다.

“끄아아아아아───하하하하하!]

타락자로 변하는 병사들.
광폭화된 언데드의 살육.

“이건…….”

연합군은 후퇴하고 있었지만 그 이상으로 적들이 맹렬하게 전장을 압도했다.

사문이 폐쇄 절차에 들어선 것처럼 하늘은 갈라진 상태였는데 전황이 이상했다.
분위기를 보면 이긴 것인지 진 것인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벤디에! 다행히 시간에 맞췄군.”
“유리온.”

유리온은 머리에서 흘러내린 피에 얼굴이 더럽혀져 있었다. 기력을 많이 소모한 듯했다. 그 존재감이 눈에 띄게 약해졌다.

“사문의 근원체는 에온의 위상들이 파괴했다. 근데 그 뒤로 언데드들이 미쳐 날뛰더라고. 존재 자체를 불태우기라도 하는 것처럼 개체마다 수준이 현격하게 달라졌어.”
“바로 가세하겠습니다.”
“그 몸으로? 놈을 처리해 준 것만으로도 충분해.”

벤디에는 보다시피 유리온 이상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비대칭 전력 간의 격전에 이은 승리의 대가였다.

“교황이 천사와 함께 필사적으로 진격을 저지하고 있기는 한데 오래 버틸 수 없을 거다. 이대로는 이곳 연합군의 3할은 죽을 거고, 3할은 타락자로 변하게 될 거야. 그 결과 미친 언데드들은 사문이 폐쇄되기 전에 대륙으로 넘어갈 거고.”
“유리온, 당신 설마…….”
“하하, 너도 열심히 했지만 아무래도 이번 전장의 주인공은 나인 것 같군.”

유리온이 보란 듯이 껄껄 웃다가 진지하게 눈빛을 가라앉혔다.

“금약으로 사문을 나와 함께 가두겠다. 당장 얘들 데리고 나가.”

* * *

리비안트 공국.

인기척이 없는…… 아니, 인적이 사라진 장소에서 죽음이 고개를 쳐들었다.

[에스티리아 왕국.]

인간의 시체가 작은 언덕을 이루었다.
인간의 신체가 하늘을 장식했다.
인간의 피와 장기가 대지를 더럽혔다.

[운명 파괴자의 존재가 느껴진다. 그리고 머지않아 흔적을 발견하고 이곳으로 올 테지.]

시체만이 아니라 약 수만에 달하는 하위 언데드가 육신을 흔들거렸다.
육사도의 명령을 받고서 세계 연합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은밀하게 완성된 ‘제물’이었다. 최대의 저주를 발현하기 위한 제국 비장의 한 수.

사령관‘들’의 목적은 단 하나였다.

[맞이할 준비를 하라.]

아칸드께서 베르덴에게 낯선 절망을 가르쳐 주라고 명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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