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0화 상잔(相殘) (3)
발로크의 두 번째 제자였던 레이셴을 처단한 뒤로 그의 [무결한 로브]는 카인의 것이 되었다.
보호막을 부수지 않는 한 소유주는 어떠한 피해도 입지 않는 아티팩트. 카인에게는 여분의 목숨이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루에린이 일반적으로 날린 화살이었다면 방어할 수 있었을 테지만……불행히도 그건 확실하게 유니아를 죽이기 위한 초월자의 신중한 저격이었다.
죽음은 어두운 빛살이 되어 보호막을 깨뜨리고 가슴 정중앙을 꿰뚫었다.
투확!
카인이 쓰러지는 순간, 그 순간만은 모두의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 듯했다.
갑자기 밀쳐진 유니아가 목소리를 흘렸다.
“어?”
오스가르가 소리쳤다.
“엎드리거라!!!!!!!”
알데반이 골렘 의수로 카인과 유니아의 목덜미를 잡아채고는 옆으로 몸을 던졌다. 거대한 문의 틈에서 화살들이 쏟아졌다.
카인을 저격한 것보다는 위력이 낮았지만 그들에겐 위협적이었다.
콰아아앙!
오스가르가 치명적이지 않은 부위를 내주며 복도를 힘껏 내리쳤다. 바닥이 불규칙적으로 치솟아 차폐막이 되어 주었다.
위상들이 문틈에서는 각이 나오지 않아 노릴 수 없는 복도의 좌우 극단으로 몸을 피했다.
‘제8사령관! 초월자들을 상대하지 않고 왜 여기에 있단 말인가!!’
사문의 근원체를 보호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어차피 초월자들이 오면 속수무책. 그러니 함락을 지연시키고 싶다면 근원체를 찾지 못하도록 밖에서 훼방을 놓아야 정상이었다.
이런 식으로 틀어박히는 게 아니라!
제8사령관은 전략적으로도, 상식적으로도 납득할 수 없는 판단을 내렸다.
그 예측이 치명적이었다.
뚜둑!
오스가르가 골렘 의수에 박힌 화살을 부러뜨리며 다급하게 물었다.
“이보게, 카인은……!”
“……애석하게도 이미.”
에온의 위상들이 저마다 하나씩 갖고 있는 고농축 리산드로의 열매 포션을, 알데반이 억지로 카인의 입안에 흘려넣었지만──뻥 뚫린 구멍만 메워질 뿐 숨은 돌아오지 않았다.
“카인? 카인……?”
유니아가 계속 카인을 흔들었지만 대답도, 미동도 돌아오지 않았다. 오직 카인의 눈만이 반쯤 떠진 채로 멈춰 있을 뿐이었다.
심장이 통째로 사라진 탓에 출혈은 크지 않았다.
카인의 등 뒤로 붉은 웅덩이가 고였다.
즉사.
리산드로의 열매는 일반 포션과 다르게 복용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고유의 회복 작용을 일으킨다. 설령 생명력이 사라졌다고 해도 말이다.
그럼에도 죽음을 돌이킬 수는 없다.
전설의 엘릭서가 있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결국에 포션으로는 죽은 사람을 살릴 수 없다. 그게 연금술의 한계였다.
오스가르는 눈앞이 아찔했다.
속이 뒤집히는…….
“카인.”
길거리에 버려진 쌍둥이를 주웠을 때가 떠오른다. 갓난아기임에도 카인을 지키기 위해 유니아가 터뜨린 울음소리와 마력을 기억한다.
소사이어티의 섬에서 세 명의 현자가 둘을 키웠던 나날이 뇌리를 스친다.
썩어 빠진 마법계에 반역을 일으키기 위해서 힘을 합친 그들에게 유니아와 카인은 선물이자 제자였고, 또 자식이었다.
‘카인.’
오스가르는 어느샌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하나 슬픔에 사무치지 않았다.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으니까.
“유니아.”
“혀, 현자님. 카인이, 안 일어나요.”
“유니아.”
“카인이, 나, 날 구하다가……”
“유니아!!!”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는 유니아의 어깨를 힘껏 붙들었다.
“사령관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내가 끌어낼 테니 그사이에 근원체를 파괴하거라. 알데반, 유니아를 부탁하겠네.”
“말하지 않아도 그리 할 것이오.”
“현자님…… 이럴 리가 없어요. 없잖아요. 어떻게, 카인이…… 말도 안 돼요…….”
유니아는 절망을 모르기에 이런 비극을 감당할 수 없었다.
도저히 눈을 뜰 수가 없었다.
“내 동생이, 이런 곳에서…….”
카인의 전사(戰死)는 한순간이었던 데다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지극히 당연했다. 가족의 죽음을 예상하는 이가 누가 있겠는가.
현실을 믿을 수 없는 마음이 어떤지 오스가르도 잘 이해했다.
그럴수록 현실을 마주해야 한다.
“카인의 ‘희생’을 헛되게 하면 되겠느냐.”
오스가르가 단호히 말했다.
“너밖에 할 수 없는 일을 하거라.”
유니아는 아직 온기가 가시지 않은 카인의 손을 꽉 잡고 있었다. 손끝에 힘을 줬지만 역시 반응은 없었다. 현실을 자각했다.
녹슨 갈고리 같은 것이 영혼을 반으로 뜯어 버리는 것만 같았다.
그때였다.
츠하아아아아악───!
제8사령관 루에린이 미끄러지며 오스가르가 만든 차폐막 사이를 통과했다. 동시에 활시위가 위상들이 있는 방향으로 기울었다.
오스가르가 반사적으로 움직였다.
‘스스로 나왔다고?’
문틈에서 저격을 해대면 오스가르가 목숨을 던져도 돌파할 확률이 2할도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유리한 자리를 사령관이 포기했다.
지독하게 집요하다.
‘설마.’
그제야 오스가르는 사령관이 무엇을 노리고 있는지 간파했다.
중력이 깃든 스태프가 화살을 내리쳤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앙!
어두운 폭발에 유니아가 나가떨어졌다. 쌍둥이의 죽음. 정신적 충격 탓에 <비행>으로 낙법을 취하지도 못했다.
그런 와중에도 카인의 시체만은 붙들고 온몸으로 보호했다.
“사령관이 밖으로 나온 이상 너를 보호할 필요는 없겠지.”
알데반이 대마력을 일으켰다. 단계는 낮지만 그것은 위대한 폐하의 힘. 그리고 위계를 돌파해 한계를 잠시 넘어섰다.
“달려라.”
“……!”
알데반이 기합을 내지르면서 오스가르와 루에린의 전장에 끼어들었다. 흑마법이 루에린의 시야를 모조리 뒤덮었다.
초월자급의 적을 상대로 유니아가 근원체를 파괴할 시간을 벌기 위해.
‘카인…….’
유니아는 한순간 카인을 바라보고는 즉각 거대한 문을 향해 질주했다.
* * *
탓.
루에린이 곡예를 펼치며 뒤로 물러났다.
간단히 끝날 줄 알았는데.
인간으로서는 극한에 도달했을지언정 결국 초월에 미치지 못하는 경지임에도 루에린의 속사에 반응하고 있었다.
“왜 유니아를 노리는 것인가.”
오스가르가 강한 마력을 내뿜었다. 그도 전수받은 대마력을 활성화한 상태였으며 위계 돌파의 연산식도 감당하고 있었다.
개인으로서 초월자를 상대하려면 극점의 한계로는 부족하기에.
“사문의 근원체보다 유니아의 죽음을 우선시하는 이유가 뭐냔 말이다.”
차분한 분노가 서린 목소리.
오스가르는 몸 곳곳에 박힌 화살과 몸에 스며드는 사기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의 눈은 오직 루에린을 쫓고 있었다.
[더. 위험하니까.]
루에린이 새로운 화살을 시위에 얹으며 작게 입을 열었다.
[어떤 길이든. 운명에. 방해돼.]
그리고.
[우스워.]
루에린이 자조적으로 말을 이었다.
[자신의 인생이. 언제나 밝을 거라고. 남들과 같은 비극은 없을 거라고 믿는. 그 희망찬 눈빛이.]
“…….”
[어차피. 희망 따위. 없는데.]
루에린이 생전에 마스터의 첫 번째 대제자였다는 정보는 알고 있다. 정의로웠던 그녀가 어떤 비극으로 죽었는지 또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것이 삶일진대 희망이 없다고 어찌 단정할 수 있는가.”
오스가르가 안광을 번뜩였다.
“사문은 유니아에 의해 무너질 것이다.”
최대 전력을 발휘한 에온의 세 번째 위상이 열두 번째 위상과 함께 돌진했다. 루에린이 세 번 활시위를 당기고 뼈의 단검을 꺼내 들었다.
뒤이은 충격파에 사문으로 가는 복도의 중심부가 붕괴됐다.
* * *
등 뒤에서 들려오는 격전의 파동을 느끼며 앞으로 향했다.
고개조차 돌리지 않고 정면을 노려봤다.
‘카인.’
카인은 죽었다.
카인은 죽었지만 그래도 힘의 현자님과 알데반은 살아 있다. 유니아가 해야 하는, 그리고 할 수밖에 없는 일은 정해져 있다.
콰아아아아아앙!
마법만이 아니라 온몸으로도 부딪쳐 문을 강제로 부수었다. 충격이 전해지며 전신 타박상과 함께 왼쪽 어깨가 나갔지만…… 드디어 그 안에 감춰진 역원뿔의 수정을 눈에 담는 데 성공했다.
엄청난 크기였다.
지금까지 다른 사문에서 보고된 것보다 더 규모가 컸다. 저걸 파괴하는 데 온 힘을 쏟아부어도 모자랄 것 같았지만, 시간이 없다.
서두르지 않으면 현자님도 죽는다.
“하나로, 비류하라.”
레이셴의 지팡이였던 [바흘르칸의 연장선]의 시동.
“울티마!”
현자님들에게 받은 [울티마]를 기동.
마도의 위계 돌파.
마도 <무아(無我)>.
대마력: 아스트라.
유니아는 경지의 한계를 웃도는 마력을 자신에게 집중시켰다.
고대 성채의 지하가 격동했다.
사문의 근원체조차도 안정되지 못하고 그 방대한 힘의 격류에 흔들렸다.
‘미안해, 카인.’
이대로 마법을 시전하면 당연히 유니아도 무사할 리 없지만 개의치 않았다. 자신을 대신해 죽은 카인에 대한 죄책감이 생존 본능을 억눌렀다.
여기서 죽어도 좋다.
카인이 아니라 내가 죽었어야 했는데.
“─────────!”
유니아는 시전 시간마저 강제로 단축시키며 최대의 마법을 투사했다. 이내 마력과 별의 광채가 역원뿔의 수정 중심부에 닿았다.
사방을 뒤덮는 섬광.
유니아마저 집어삼킨 그것이 고대 성채의 지하를 붕괴시켰다.
* * *
“……허억.”
잿빛으로 이루어진 괴이한 공간에서 카인이 눈을 떴다. 크게 호흡을 들이켰다.
동시에 직전의 기억을 떠올리고 가슴을 더듬었지만 이렇다 할 상처도 없었다. 분명 투사체에 관통당하는 감각을 느꼈는데.
카인이 주변을 둘러봤다.
‘여긴 어디지?’
유니아도, 힘의 현자님도, 알데반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것도 없었다. 카인은 낯선 잿빛 속에 홀로 던져진 상황이었다.
그때 누군가가 말했다.
“두 개의 선택지가 있습니다.”
“……!”
카인이 뒤를 돌아보자 잿빛이나, 환한 빛을 내뿜는 인간의 형체가 서 있었다.
몸의 굴곡을 보니 여인임이 틀림없었다.
“누구, 십니까? 선택지라니.”
“미래에서의 완전한 부활과 현재에서의 일시적인 부활. 당신은 어느 길을 걷겠습니까?”
카인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러나 놀란 것도 잠시 모든 걸 이해했다.
자신은 죽었다.
그러나 다시 살아날 수 있다.
그 선택의 의미가 무엇인지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전해졌다.
“현재를 택하겠습니다.”
“찰나의 불꽃마저 꺼지면 온기를 잃은 잿더미만이 남게 될 텐데. 후회하지 않겠습니까?”
“유니아는 어릴 적부터 덤벙대다가 넘어지기 일쑤였습니다.”
카인은 죽음이 두렵지 않았다.
“제가 일으키겠습니다. 언제나처럼.”
“숭고한 ‘희생’을 위해.”
여인이 손을 내밀었다.
“비로소 이 검은 당신의 것입니다.”
여인의 손아귀에 갇혀 있는 검을 잡은 순간 사방이 흔들렸다.
파아아아앗!
잿빛의 기둥이 떨어졌다. 빛이 멎자 그 아래에 있던 카인의 모습이 사라졌다. 여인이 들고 있던 검도 그와 함께 자취를 감추었다.
무허(無虛)의 공간 속에 혼자 남은 여인──샛별의 사도──엘로리스가 잿빛 하늘을 바라보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곧 데리러 가겠습니다.”
* * *
근원체가 파괴되며 사문 세계의 하늘이 갈라지기 시작했다. 후폭풍이 몇 차례나 휩쓸고 지나간 지하는 어느샌가 고요함만이 감돌고 있었다.
들썩.
유니아가 등을 짓누르고 있던 천장 파편을 힘겹게 밀어냈다. 모든 마력을 한계 출력을 넘어서 한꺼번에 쏟아낸 터라 탈력감이 해일처럼 덮쳐왔다.
장기는 진탕됐다.
뼈가 여럿 부러졌다.
“카인…… 현자님…….”
유니아는 비틀거리면서도 [울티마]로 몸을 지탱해 카인의 시체와 다른 사람들을 탐색했다. 마력 포션을 마시고는, 반쯤 감긴 눈으로 <염동력>을 시전해 주변 파편을 치우려던 그때였다.
확, 꽈드드득!
루에린이 덮쳐 유니아의 등에 올라탔다.
활시위가 강하게 목을 조였다.
스태프로 중간에 막지 않았으면 여지없이 울대가 잘렸으리라.
불가능한 대립이 이어졌다.
사문의 근원체를 날려버린 폭발력은 루에린에게도 적잖은 충격을 안겼기에, 회복하지 못한 지금 거동이 원활하지 않은 탓이었다.
“끄윽, 윽……!”
유니아가 몸을 던졌다. 둘이 바닥을 굴렀다. 천장의 파편에 여러 번 부딪친 끝에 루에린이 쓰러진 유니아 위에 올라탔다.
팍!
뼈의 단검이 유니아의 우측 눈동자를 파내고, 다시 미간을 노렸다. 유니아는 스태프를 버리고 양손으로 일격을 막았다.
손바닥으로 받아낸 그 칼날을 다른 손으로 붙잡은 것이다.
유니아가 몸을 떨면서, 그리고 피눈물을 흘리면서 입꼬리를 비틀었다.
“사문은…… 끝났어……!”
[그딴 건. 아무래도. 좋아.]
유니아가 남은 한쪽 눈을 부릅떴다.
[아프지?]
루에린이 팔을 쳐올렸다.
[그러니까 죽어. 그게 편해.]
루에린은 살아 있을 때의 자신처럼…… 올곧은 길을 가다 보면 역경이 있을지언정, 결국에는 행복한 결말이 온다고 확신하는 유니아의 눈빛을 극도로 혐오하면서 가엾게 여겼다.
이 세상에 주인공은 없다.
주인공이 있다고 해도 자신은 아니다.
비극을 곱씹으며 살아갈 필요 없이 그냥 죽는 것이 훨씬 더 낫다. 비극을 알기 전에 죽으면 더할 나위 없는 축복이리라.
죽음을 맞이하면 자유 의지를 잃고, 더 이상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아도 된다.
쉬익───!
유니아가 시야를 상실한 오른쪽에서 뼈의 단검이 곡선을 그렸다. 유니아의 저항을 무시하고 그 피부에 기어코 죽음이 닿았다.
쩍.
그전에 루에린의 손목이 날아갔다.
[어?]
조금 늦게 상황을 인지한 루에린이 곧바로 자리를 벗어났다. 잿빛의 누군가가 [새벽의 검]을 쥐고 유니아 앞을 지켰다.
“……카인?”
“유니아.”
잿빛의 카인이 말했다.
“살아.”
잿빛은 꺼지기 직전의 불꽃처럼 일렁이더니 카인의 형상이 사라졌다. 유니아뿐만이 아니라 루에린조차도 꿈을 꾸는 것 같은 기분.
그러나 잿빛의 칼날에 절단돼 버린 루에린의 손목은 돌아오지 않았다.
묵직한 지진이 일었다.
쿠구구구구구구구구구!
순간 사문의 근원체가 사라진 여파인 줄 알았지만 진원지가 점차 가까워지고 있었다.
유니아의 시선이 아래로 향했다.
콰아아앙!
가레스가 여러 상흔을 몸에 새긴 모습으로 지면을 뚫고 나왔다. 불식간에 날아든 건틀릿이 루에린의 턱을 강타했다.
“찾았다, 이 시발년.”
가짜 루에린과 특수 개체급 언데드 둘까지, 총 세 마리를 힘으로 죽여 버렸다. 상처가 제법 깊긴 하지만, 그딴 건 아무래도 좋다.
콱.
루에린의 발목을 잡아 내던졌다.
[……!]
붕괴된 복도 끝까지 날아가던 루에린이 몸을 돌려 균형을 찾았지만, 그곳에는 이미 다른 존재가 도착해 있었다.
활대를 내세웠다.
서약의 검이 날아들었다.
쩌적!
오스가르의 스태프에 직격당해서 내부가 손상된 활대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나무가 갈라지면서 활대가 우지끈 부러졌다.
서약의 검에 다리와 한쪽 팔이 날아간 루에린이 더러운 바닥을 굴렀다.
[……아.]
무지막지한 권격이 안면을 강타했다.
퍼어억!
루에린은 다른 사령관에 비해 민첩하지만 저항력이 그리 좋지 못하다.
두개골이 그대로 으깨져 머리가 터졌다.
제8사령관이 토벌됐다.
“후우…….”
유리온이 엉망진창이 된 복도를 거닐었다. 그가 주변을 둘러봤다. 가레스를 제외하고 생명 반응은 총 셋이었다.
그러다가 카인의 시체를 보았다.
‘이런.’
유리온은 마음 속으로 그를 애도하며 유니아에게 다가갔다.
“근원체를 파괴한 건가?”
“……네.”
“잘했다.”
“어이.”
가레스는 확인사살을 위해 두세 번 루에린의 몸을 으깨고는 시선을 향했다.
“그놈은 어디에 있지?”
“그놈, 이라니.”
“분명히 여기 있었을 텐데.”
가레스가 두리번거리며 미간을 좁혔다.
“꽤 강대한 존재감을 가진 놈이.”
초월자들을 부른 존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