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0화 세계 회의: 진실 서약 (3)
질의응답을 통해 서로의 의문을 해소하고 그에 대한 진실과 거짓을 판별하는 자리라고는 하지만, 실상은 공방에 가깝다.
질문은 공격이고.
대답은 방어다.
막아도 충격은 어느 정도 전해지고, 제대로 막지 못하면 그 진실의 무게에 따라 다소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섭리자는 세렌디아에게 제대로 공격을 받았다. 결국 거부권을 사용한 탓에 진실의 서약에서 멀어지지 못한 것이다.
[열 번째 규약 ─ 한 번의 질문에 대답하고, 한 번의 거부권을 행사한 이후 질문하지 못하고 새로운 질문을 받았을 경우, 다시 한 번의 질문 기회와 한 번의 거부권을 얻는다.]
[이는 진실의 서약이 끝나거나, 열한 번째 규약을 만족할 때까지 반복한다.]
[열한 번째 규약 ─ 각 참석자는 한 번의 질문에 대답하고, 한 번의 거부권을 행사하고, 한 번의 질문을 한 뒤에는 더 이상 질문을 받지 않고 진실의 서약을 지켜볼 수 있다.]
[또한 두 번 연속으로 질문에 대답하면 진실의 서약을 관람할 수 있다.]
섭리자는 주사위 눈금이 15를 가리키기 전까지는 위의 규약에서 벗어날 수 없다. 참여자에게 섭리자를 향한 질문 기회가 다시 주어졌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서약자가 중얼거렸다.
“마경에, 남은 두 대악마 중 하나가?”
제라클 황제가 담담히 말했다.
“경악스럽군.”
섭리자는 확답하지 않았지만, 대답을 거부했다는 것 자체가 마경에 그 기생의 대악마가 숨어 있다는 것을 뜻했다.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정보 출처가 레프라기움 마탑의 주인이다. 믿기 어렵다고 해서 마냥 무시할 수 없는 노릇이다.
과거 1차 성전에서 군단의 대악마가 토벌된 이래 이렇게 공식 석상에서 대악마에 대한 정보가 언급된 사례는 거의 없었다.
그러니까 아르나크 제국과 아케나드 마도국이 아직 존재하지도 않던 시절, 6~7세기 만에 처음으로 벌어진 일이었다.
“이페아카른. 그 3대 대악마 중 가장 교활하다는 전설은 들어 본 적이 있지. 그런데 루아스 교국조차 알지 못하는 대악마의 소재를 레프라기움 마탑에서 어떻게……?”
모두를 공감시킨 반젤리스의 의문에도 섭리자는 침묵을 지켰다. 그들의 시선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세렌디아에게도 이어졌다.
마경과 기생의 대악마를 콕 집어서 언급했다는 건 엘프 또한 대악마의 소재를 짐작, 혹은 인지하고 있었다는 얘기였기에.
성녀가 공연히 입술을 달싹였다.
뭐라도 묻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그녀에겐 질문 차례가 오지 않았다. 아무리 정신이 없어도 14 규약을 무시할 정도는 아니었다.
만약 서약으로 진행하지 않았다면 여기저기서 설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쳤을 것이다.
세렌디아의 몇 마디 말이 불러온 소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못했다. 거대한 주사위가 굴러가는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다.
“…….”
섭리자와 세렌디아가 서로를 응시한다. 차가운 표정과 은은한 미소. 그 둘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그런 혼란 속에서 다크워튼 마탑주, 라인델은 베르덴만을 고려했다.
‘엘프와 베르덴은 역시 동맹 이상의 공동체라고 봐도 좋겠군.’
합리적인 해석이었다.
세계수의 관리자란 최고위 직책에 있는 엘프가 진실의 서약의 힘을 빌려 베르덴의 신뢰를 확인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았다.
왜냐하면 엘프는 신뢰할 수 없는 존재와 절대로 동맹을 맺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 엘프 종족이 걸어온 역사가 그러했다.
엘프는 섭리자가 진실의 서약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거부권을 행사하게끔 강제했고.
겉보기에는 중대해 보이나 실제론 간단한 질문을 던짐으로써, 베르덴이 쉽게 진실의 서약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어쩌면 엘프는 순수하게 베르덴을 돕기 위해서 진실의 서약에 참여했을지도 모른다.
‘아, 과연.’
참으로 만족스럽다.
라인델에게 있어서 베르덴은 그저 특별하기만 한 존재가 아니다. 베르덴은 불변하는 죽음의 행로에서 타인을 벗어나게 할 수 있다.
변화를 부르는 변화…….
최근 침묵의 사막에서 발생한 거대한 죽음들은 분명 베르덴의 짓이었다. 틀림없다. 진정한 의미에서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
한참 전에 생기를 잃은 라인델의 눈동자에 일순간 활기가 일렁였다.
섭리자가 가진 진실들이 궁금하기는 하지만 굳이 묻지 않아도 상관없다. 기생의 대악마 같은 건 더더욱 관심 없다. 고위 엘프와 레프라기움 마탑주가 어떤 관계인지 아무래도 좋다.
처음부터 라인델은 타인에게 질문할 생각 같은 건 없었다. 그가 진실의 서약에 몸소 참여한 건 오직 베르덴 때문이었다.
베르덴이 무엇을 할지 봐야만 했다.
그 변화를 체감하고 싶었다.
라인델 넥스레온이 결코 이룰 수 없다고 믿었던 고유한 이상을 실현할 수 있는 존재는 베르덴 외에는 존재하지 않기에.
데구르르르…….
주사위의 회전 속도가 줄어들며 점차 느릿하게 기울고 있다. 그리고 이내 주사위가 멈추자, 그 위의 숫자도 정지했다.
“7번, 아티슨 마탑 번외 장로, 관제(觀制), 인드렌 피어시아 레이트. 질문하라.”
아마도 여기서 가장 보수적인 초월자가 질문의 권리를 얻었다. 그러자 사방에서 상당히 부담스러운 시선들이 날아왔다.
‘……아주 혈안이 되었구나.’
인드렌이 내심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서 섭리자나 엘프를 질문 대상으로 지정하는 건 기름을 붓는 꼴이다. 분위기는 과열되는 걸 넘어 아예 타오를 수도 있다.
‘일단 식힐 필요가 있겠어.’
어떤 초월자에게 개인적으로 질문할 게 있었는데 아쉽게도 지금은 때가 아닌 듯하다. 주제를 원래대로 돌려야 한다.
대악마에 초점이 맞춰지면 이전의 의문들은 결국 빛바랠 테니까.
인드렌은 잠시 숙고한 뒤 천천히 한 초월자를 바라보았다. 그의 판단은 철저히 세계 전체를 염두에 둔 것이었다.
“에르세티아.”
성녀가 지목됐다.
이미 예정된 수순이었다.
“수왕의 말을 정리하면…… 피울음 역병과 대규모 언데드 사태를 일으킨 ‘주검의 영광’이라는 세력이 있고, 루아스 교국은 그걸 진작 알고 있었다는 얘기인 것 같은데. 이게 사실인가?”
결국 루아스 교국이 도마 위에 올랐다.
* * *
마경.
기생의 대악마.
섭리자.
세렌디아.
베르덴은 머릿속으로 생각을 정리하며 의자에 등을 기댔다.
이전부터 마경에 대악마가 있을 거라고 예상했던 터라 경악스럽진 않았다.
악마의 안식처 리버레아스에서 어둠의 대악마, 녹시아스의 측근을 만난 적도 있고, 그들에게 도움을 받은 경험도 있으니까.
‘설마 세렌디아가 이런 식으로 날 도와줄 줄은 몰랐지만.’
그녀가 어떤 의도로 베르덴 자신과 섭리자에게 그런 질문을 던졌는지 완벽하게 이해했다. 세계수의 관리자에 어울리는 수작이었다.
덕분에 베르덴이 남은 단추를 마저 끼우는 게 편해졌다.
세렌디아와 섭리자가 서로를 알고 있는 듯한 모습은 의외이긴 했으나, 가만히 생각해 보면 당연한 걸지도 모른다.
섭리자는 초대 마도왕과 깊은 연관이 있다.
세렌디아는 세계수의 관리자다.
세계수와 초대 마도왕 간의 밀접한 관계를 감안하면, 세렌디아와 섭리자에게 접점이 있었을 가능성은 제법 높았다.
‘그 실마리는 나중에 풀어도 되겠지.’
베르덴이 다시 진실의 서약에 집중했다.
‘그나저나 인드렌다운 질문이군.’
안정을 추구하는 초월자임을 증명하듯이 화제를 본래의 것으로 바꾸었다. 수왕이 즐겁다는 듯 얄밉게 와인을 즐기고 있다.
과연 성녀는 어떤 결정을 내릴까.
“…….”
성녀가 눈을 질끈 감았다.
이미 교황과 성자, 그리고 호위를 맡은 추기경과 대주교와 논의를 마쳤다. 결론은 내렸다. 그에 따라서 각오도 해 두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기생의 대악마의 소재가 사실상 드러나자 정신이 흐트러졌다.
‘루아스시여.’
성녀는 마음속으로 경건하게 기도를 올리고는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예, 사실입니다. 저희 루아스교는 오랜 옛날부터 주검의 영광을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세상이 알지 못하도록 은폐했죠.”
서약의 눈이 빛난다.
진실.
인드렌이 묻는다.
“어째서인가?”
“세상의 안녕과 평화를 위해서.”
성녀는 이미 답변을 마쳤음에도 멈추지 않고 설명을 이어 갔다.
“……지금으로부터 약 8세기 전에 초월자 전쟁이 발발했다는 걸 모두 알고 있을 테지요. 하지만 거기엔 세간에 밝혀지지 않은 내막이 있습니다.”
“내막이라면.”
“그 초월자 전쟁은 어디까지나 시작점이자 배경에 불과합니다.”
망각을 위해 루아스교는 긴 시간을 들여 역사를 조작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그러니 대략적인 정보는 내놓아야 한다.
여기서 의혹을 매듭짓지 않으면 상황은 확실히 더 악화할 것이다.
“대륙의 절반이 타오르고, 루아스교의 신인들을 포함하여 다수의 초월자가 사망하고 나서야 종식된 전쟁의 한가운데에 ‘크세리온 제국’이라는 나라가 있었습니다.”
크세리온?
역사에 해박한 초월자도 들어 본 적 없는 생소한 국명이었다.
“그 제국을 지배했던 존재는 여러 가지 이명으로 불렸죠. 크세리온 황제, 초월을 타고난 인간, 파국의 모략가, 지상 최악의 폭군, 대륙 반을 불태운 정복자, 죽음의 제왕. 그런 자를 저희 루아스 교국은 이렇게 통칭하고 있습니다.”
성녀가 마침내 그 명칭을 입에 담았다.
“옛 왕이라고.”
* * *
[초월자들이 임시 동맹을 맺으며 위태로운 세력 구도가 깨지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초월자 전쟁이 시작되었다.]
[서쪽에는 평화를 되찾고자 하는 루아스 교국과 마탑들이, 중앙에는 오직 1명의 초월자만이 남기고자 한 제멋대로인 집단이, 동쪽에는 오직 초월자를 위한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초월자 세력이 형성됐다.]
[그곳에 크세리온 왕국이 있었다.]
[그리고 크세리온 제1왕자 아칸드 리니게아 타인 크세리온이 있었다. 왕국의 영웅이자 태어날 때부터 본래의 힘을 숨겨 온 교활한 존재. 그는 인간을 껍질을 뒤집어쓴 재앙의 씨앗이었으니.]
[크세리온 왕국이 크세리온 제국이 되며 황제의 위에 오른 아칸드가 선언했다.]
[“전쟁을 시작하겠다.”]
[아칸드가 몸소 초월자의 권역을 찾아가 검을 세 번 휘둘렀다. 찰나의 순간에 미숙한 무투계 초월자가 살해당했다. 죽은 초월자는 시체 인형이 되어 그의 꼭두각시가 되었다.]
[진정한 초월자 전쟁이 시작됐다.]
──『옛 왕』에서 발췌.
* * *
“옛 왕은 압도적인 무력으로 대륙 전역을 피로 물들였고, 그의 호위 기사단인 크세리온의 영광은 강력한 흑마법으로 죽음의 군세를 구축했습니다. 이에 맞서 모든 초월자는 세계 연합을 조직하며 정면으로 대항했죠.”
“…….”
“결과적으로 세계 연합군은 거의 궤멸 직전까지 몰렸지만, 그때의 옛 왕은 어디까지나 초월을 타고난 ‘인간’이라서 항상성이 없었기에 중상을 입은 채로 후퇴해야만 했습니다.”
그렇게 중심점을 잃은 크세리온 제국은 전력이 크게 손상된 세계 연합군도 감당하지 못하고 밀리고, 또 밀렸다.
옛 왕의 죽음이 코앞이었다.
“하지만 크세리온의 영광은 포기하지 않고 옛 왕을 위해 흑마법 의식을 준비했습니다. 불사자의 특성을 부여해 신체를 완성함으로써 그의 하나뿐인 약점을 없애고자 한 거죠.”
남은 초월자들이 의식장을 찾아가 최후의 결전을 벌였다. 하나 옛 왕의 육체는 이미 죽음을 극복하여 어찌할 수 없었다.
그래서 교황이 성서로 죽음의 기운을 약화했고. 초대 네크로맨서가 약해진 틈새를 강제로 열었으며, 성자가 성검으로 옛 왕의 몸을 절단했다.
머리, 왼팔, 오른팔, 몸통, 오른다리. 왼다리.
죽일 수 없다면 봉인하리라.
“그렇게 교황과 성자의 희생 덕분에 옛 왕은 여섯 조각으로 토막 났습니다. 크세리온의 영광의 단장과 부단장은 계획이 실패했음을 인정하자마자 불안정한 순간을 틈타 도주했죠. 끝내 붙잡지는 못했지만 세계 연합은 승리했습니다.”
언데드 군세가 쓰러졌다.
이로써 크레시온 제국이 무너졌다.
“이후 세계 연합이 진정한 초월자 전쟁의 여파를 수습하고, 루아스 교국은 옛 왕의 모든 신체 부위를 봉인했습니다. 단순히 기적을 이용한 것만이 아니라 세상이 그것을 잊도록 유도했죠…… 예, 실제 역사를 조작함으로써.”
성녀는 그동안 루아스교가 감춰 온 기록을 최대한 사실대로 읊었다. 서약의 눈동자는 여전히 진실을 빛내고 있었다.
베르덴이 초대 네크로맨서에게 들은 것과 거의 다르지 않았다.
단 하나만 제외한다면.
‘용검, 마그라스는 언급하지 않을 생각인가.’
옛 왕의 무기이자, 이데라트 연맹장이 그 소재를 찾은 것 같다는 전설의 검.
아무래도 그것마저 밝히는 건 차후 어마어마한 소란을 불러일으킬 것 같다고, 루아스 교국은 판단한 듯했다.
베르덴도 동감했다.
솔직함이 반드시 최선의 결말을 보장하는 건 아니니까 말이다.
“──그러나 선대의 신인들은 한 가지 사실을 간과했습니다.”
성녀가 시선을 내리깔았다.
“크세리온의 영광을 토벌하지 않는 한 망각은 영원할 수 없다는걸. 설마 옛 왕의 잔당들이 무려 800년 동안 연명할 거라고는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겠지만요.”
“…….”
“그리고 현재에 이르러 크세리온의 영광은, 이제 주검의 영광이란 이름으로 대륙에 뿔뿔이 흩어진 옛 왕의 신체를 찾으려고 합니다. 피울음 역병과 대규모 언데드 사태는 저희 루아스교의 힘을 분산시키기 위한 한 수였죠.”
성녀가 베르덴을 흘끗 쳐다봤다.
“재작년 동대륙의 벨디른 공화국에서 발생한 유골룡 사태도 그 일환이었고요.”
“하.”
서약자가 싸늘하게 웃었다.
“이미 전조가 있었군. 그런데 그걸 이 지경이 올 때까지 은폐했다는 건가.”
“세상과 인류를 위해서였습니다. 옛 왕에 대한 정보가 확산했다면 상황은 현재 이상으로 최악이었을 겁니다.”
“그것도 엄연히 실패지. 진즉 놈들에 대해 밝혀서 함께 대책을 마련했다면 달랐을 거다. 망각을 위해서 침묵을 지킬 게 아니라.”
“800년 동안 망각에 의한 봉인은 유지됐습니다.”
“그리고 깨졌고. 내가 보기에 사태는 벌어질 대로 벌어진 것 같군. 800년 동안 숨긴 역사를 여기서 밝힌 걸 보면. 루아스 교국은 실패를 어떻게 만회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거다.”
서약자가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수왕, 너는 주검의 영광에 대해서 어떻게 알았지? 누가 알려 준 거냐.”
“질문할 차례가 오면 묻도록.”
“야.”
서약자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장난도 적당히 해라, 안티아스.”
수왕이 조소했다.
“주사위한테나 빌어라, 유리온.”
서약자가 지금 당장이라도 수왕을 패 죽일 듯이 노려봤다. 주검의 영광이 가족과 국가에 확실한 위협이 된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인드렌은 옛날에 서약자의 광기를 직접 본 적이 있었다.
터지면 못 말린다.
‘섭리자는 개입할 생각이 없는 것 같고. 이래서야 서둘러 차례를 넘길 수밖에 없겠구나. 그래, 수습은 내가 해야겠지.’
인드렌은 주검의 영광이란 세력에 대해 생각하며 일단 주사위를 굴렸다. 험악해진 분위기를 환기하며 상황을 안정시키기 위한 선택이었다.
인드렌이 한숨을 털며 심란한 마음을 달랠 겸 와인을 머금었다.
“4번, 마스터, 벤디에 카에나르. 질문하라.”
“베르덴.”
마스터가 태연하게 물었다.
“지금까지 초월적 존재를 몇이나 죽였죠?”
베르덴은 스스로 초월적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의 힘을 가진 존재만을 고려하며,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다섯.”
진실(眞實).
인드렌이 와인을 뿜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