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mit Breaking Genius Mage Chapter Raws 903

903화 마도 축제 (5)

본디 소환 마법은 다른 공간 속 사물을 불러내는 마법 계열로, 일명 ‘소환사’는 계약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소환수를 부리곤 했다.

소환수는 종류는 다양했다.

소환사와 종족적 교집합이 없는 대상이라면 계약 후보로 삼을 수 있었으니까. 즉 아인종과 이형종 같은 개체 말이다.

그런 소환사와 소환수의 관계는 저마다 달랐다.

소환사가 일방적으로 주도권을 휘두르는 경우도 있었고, 소환사와 소환수가 아예 동급의 관계를 맺는 사례도 있었으며…… 극히 드물게 소환수가 소환사를 압도하는 계약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드래곤과 인간 마법사와의 계약이 그것이다.

태초의 마법사.
‘당신’.
세계수.

그들에 의해 고대 신들이 멸망한 대분기 이후로 전례 없는 안정이 도래했다.
무너진 대륙은 재건되었고 고대 신들의 장난으로 핍박받았던 종족은 진정으로 평화의 의미가 무엇인지 깨달았다.

현대가 마법의 시대라면.
그때야말로 번영과 화합의 시대였다.

온갖 가능성이 넘쳐 났던 세상, 불가능한 상상은 없었던 순간, 침묵의 사막은 있으나 마경이 없어서 세 개의 대륙이 크게 분단되지 않았던 세계.
다른 종족에 꽤 친화적인 일부 드래곤이 국가의 수호룡이 되어 주었던 사회.

창세 이래 약자로 살아왔던 인류가, 마침내 인류 전체를 이끄는 인간계 최초의 왕의 지휘로 힘을 갖기 시작했던 시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당시의 황금기는 미래가 반드시 과거보다 진보한다는 믿음과 상식을 뒤엎는 사료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신들의 전쟁 다음 평화가 왔듯이, 평화 다음에 또 새로운 전쟁이 시작되고 말았다.

‘당신’이 일으킨 운명전(運命戰).

이 세상을 부수려고 했던 고대 신들을 아득하게 웃도는 전력이었다. 그녀가 대분기 전부터, 아주 오래 전부터 철저하게 감춰 두었던 이상은 너무도 거대했고 날카로웠다.

태초의 마법사와 세계수만이 아니라, 대분기마저 방관했던 잿빛의 드래곤이 참전했으나 한없이 패배에 가까운 휴전으로 전쟁은 중단됐다.
죽음과 굴복, 그리고 유폐의 형태로 저항 세력을 상실해 버린 태초의 마법사가 종적을 감췄고, ‘당신’은 승리를 거머쥐기 직전에 봉인되었다는…… 결(結)을 맺지 못한 형태로 말이다.

세상을 분단했던 두 세력 중 하나가 사라졌고, 그 승리 세력의 정점은 오랫동안 현실에 간섭할 수 없는 몸이 되었다.
주인 없는 세상.
그런 혼란 속에서 많은 것이, 운명의 수레바퀴가 변수를 없애는 동안 쇠퇴와 번영을 반복하며 무수한 변화를 거듭했다.

소환 마법도 그중 하나였다.

소환 마법은 감히 기원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해체되고, 또 해체되어 마법만이 아니라 다른 뭔가로 변해 버리기까지 했다.
그만큼 소환 마법의 주를 이루는 ‘계약의 개념’이 매력적이었던 것이다.

고대 아티팩트 등의 마법적 각인.
응분의 힘을 부여하는 대가로 일방적인 주도권을 갖는 악마의 계약.
친구처럼 동등한 관계를 중점으로 한 엘프와 정령 간의 계약.
루아스 교국의 성직자가 빛의 하인을 현현하는 소환의 기적.

운명이 생겨나기 이전에 인간 마법사의 것이었던 소환 마법은, 이처럼 파생되고, 또 재구성되어 인류의 손을 거의 떠나 버렸다.

섭리자───데우스 위덴이 태어나기 한참 전의 일이었다.

“…….”

일반적인 위계 마법으로는 소환 마법을 절대로 재현할 수 없다. 계약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인연도 맺지 않은 소환수를 대체 무슨 수로 불러낸단 말인가?

그렇다.

테오도르 학생이 소한 마법이랍시고 발표하려는 것은 소환 마법이 아니다. 정신의 분리를 통한 일종의 분신에 불과하다.

물론 발전을 거듭해서 대중화된다면 새로운 마법 계열로 인정받기는 할 것이다.
대부분의 지성체가 체득할 수 없는 의식 격리만 제거한다면 말이다.

디스펜서에 소환체에 주입할 별도의 대체 의식을 추가하고, 술자의 마력 대신 마석을 동력으로 삼으면 마법사가 아니더라도 거짓된 소환 마법을 사용할 수 있으리라.

‘베르덴도 그 가능성을 본 거겠지.’

하지만 본래 테오도르의 소환 마법의 활성화는 불가능하다.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아주 오랫동안 운명의 수레바퀴가 구현한 가상 미래들을 엿본 바에 의하면…….
소환 마법은 테오도르의 사후에 미비한 발전을 보이다가 대중화되기 직전 운명의 완성으로 순환이 시작되어 수포로 돌아갔다.

애초에 베르덴이 없었다면 테오도르의 소환 마법 발표는, 3년 뒤 조촐한 장소에서 이루어졌다가 잠시 마법계에 돌풍을 일으킨 뒤 대중화 불가라는 판단이 내려져 외면받는다.
천재 마법사라고 해서 만인에게 인정받는 인생을 사는 것은 아니다.

마도 축제의 무대 뒤편에서 테오도르가 연이어 각오를 다진다.

“무조건 성공하자, 무조건 성공하자……!”

섭리자는 조금 고민했었다.

사실상 운명은 무너져 버렸기에 간섭해도 미래가 틀어지지 않는다.
확정된 미래는 없으니까.
도중에 끼어들어도 저항자로서 의무를 위반하는 것도 아니다. 세계 회의 때와는 다르게 대행자와 미리 이야기도 나눴다.

그렇게 섭리자는 개입을 결정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세상에 영향력을 퍼뜨릴 생각은 없다. 그딴 건 관심 밖이다. 이 결단에는 감정적인 동기가 다분했다.

그저 순수하게…… 테오도르의 가짜 소환 마법이, 진정한 소환 마법으로 인식되는 것이 영 보기 싫었던 것이다.

태초의 마법사가 창시한 소환 마법을 구사하는, 한 명의 소환사로서.

“과연 운명에서 벗어난 너의 미래는 어떨지.”

섭리자의 소환 마법이 테오도르의 디스펜서에 스며들었다. 테오도르는 인지하지 못한 채 마음을 굳히는 데 힘썼다.

“관객으로서 지켜보겠다.”

섭리자의 기척이 사라졌다.

테오도르의 소환 마법이 결국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알 수 없다.
그건 어디까지나 본인에게 달려 있으므로.

이르자면 시련인 셈이다.

방주의 후보자가 더 나은 존재로 거듭나기 위해 감당해야 하는 시련.

* * *

가르간트의 주 광장 중 하나에 거대한 건축물이 세워졌다. 마법계의 내로라하는 마법사들이 참관하는 마도 축제의 초반부 무대였다.
세련되고 웅장한 마법 건축 기술은 마법사들의 근엄한 정통을 잘 보여 주었다.

“마법 자주 연대의 기하 정합 이론이었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이만 들어가시길.”

무대의 사회자는 아티슨 마탑의 주인, 펠디안느 피어시아 레이트가 맡았다.
본인이 자처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이런 역할을 맡는 걸 좋아했다.

마법 자주 연대의 마법사가 내려가고 펠디안느가 중심에 섰다.

“시전자의 지형, 자세, 위치, 기온, 시간, 천체 운동의 조화 등 마법별로 위력을 극대화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 자세히 알아보는 시간이었군요. 여러분도 들었다시피 세세했고, 전문적이었습니다. 이 정도면 학회에서 연구 자료로 충분히 쓸 수 있을 겁니다. 디테일을 신경 쓰는 건 마법의 기본 중의 기본이니까요.”

아티슨 마탑주의 칭찬에, 발표를 맡았던 마법사가 가슴을 폈다.

“근데 마법계의 발전에 도움이 되냐고 묻는다면 모르겠습니다. 10대 마탑이 굳이 이런 조사를 깊이 파고들지 않는 게 아니거든요. 비용에 비해 성과가 없어서요. 마탑을 대신해 돈과 노력을 쏟아부은 점, 이 자리를 빌려 마법 자주 연대에게 감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자, 박수!”

짝짝짝짝!

“농담입니다. 기분 나빠 하지 않고 가볍게 웃어 넘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안 웃어요? 왜 안 웃지? 호호호, 이것도 농담입니다.”

무례하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누구도 펠디안느를 제지하지 못했다.
종합 서열 2위의 마탑주보고 어떻게 뭐라고 한단 말인가.

관객 중에 마법계의 정상은 거의 없다.

초반부는 마법계의 하위 세력들의 무대인 만큼, 각 마탑주는 참석하지 않고 장로 이하의 마법사들을 참관인으로 보냈다.
마탑주로서 마도 축제에 실시간으로 대응하느라 시간이 없다는 게 이유였다.

참고로 펠디안느는 그 관리 역할을 장로들에게 넘겼다.

‘아티슨 마탑주…….’

마법 자주 연대의 리더, 셀레스터 레븐은 평정을 유지하려 애썼다.

이것도 마울러와 작당해 에온을 함정에 빠뜨리려 했던 것의 보복일까.
세계 회의가 끝나고 펠디안느의 언변에 현혹되어 스스로 잘랐다가, 나중에 다시 붙였던 손가락이 욱신거리는 듯했다.

“드디어 마도 축제 초반부의 마지막 순서로군요. 4년 전의 비극 이후 처음으로 맞는 마도 축제이기에 시간이 더 빨리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지체하지 않고 초반부의 종막을 장식할! 오늘 밤 마지막 마법 발표를 진행하겠습니다! 초반부의 무대에서 가장 흥미로운 주제이며, 특별한 발표자이니 모두 기대하시길!”

사족은 조미료처럼 적당히.
현대 마법의 기조는 효율에 초점을 두고 있다.

펠디안느가 옆으로 물러나며 한쪽 팔을 길게 폈다.

“아카데미의 천재 마법사, 테오도르입니다!”

짝짝짝짝짝짝짝짝짝!

엄숙하게 쏟아지는 저 갈채 속에서 테오도르가 무대에 올랐다. 긴장이 역력한 기색이었으나 어색한 몸짓은 아니었다.
마법적인 무대가 움직이며 테오도르의 목소리가 사방에 울려 퍼지도록 조정되었다.

기다리고, 또 기다렸던 시간이다.

테오도르가 조용히 침을 삼키며 무대를 반원으로 둘러싼 관객석을 바라봤다. 1층, 2층, 3층. 전부 수백 명의 마법사가 참석했다.
어중이떠중이가 아니라 대부분 마법계에 이름을 올린 사람들이다.

우측으로 시선을 향하니 데일 교수님과 이리스 조교님이 보였다. 두 사람 곁에 테오도르의 부모님이 있었다.
마도 축제의 본 무대에 일반인은 관객으로서도 들어올 수 없지만, 유일하게 발표자의 직계 가족은 가능했다.

‘아차.’

손을 흔들고 싶은 충동을 가까스로 억눌렀다.

호흡을 가다듬는 척 시선을 높이자, 테오도르가 가장 존경하는 베르덴이, 가장 높은 자리에서 그를 굽어보고 있었다.

베르덴이 살짝 턱짓했다.
잘해라.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격려가 됐다. 더는 돌이킬 수 없기도 하고.

테오도르가 망설이지 않고 최대한 경건하게 고개를 낮췄다.

“가르간트의 아카데미 학생, 테오도르입니다.”
“테오도르는 이 자리에서 새로운 마법 계열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무려 신성께서 직접적인 지원을 하신 결과물이라고 하더군요.”

신성의 지원을 받아 창시한 새로운 마법 계열?

“에온의 투자를 받았다고는 들었지만 신성께서 직접 관심을 보이신 연구라니…….”
“괜히 초반부의 마지막 순서가 아닌가 보군.”
“기대해도 되겠어.”

에온의 자금이 테오도르에게 흘러 들어갔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실제 연구 내용이 무엇인지 자세히 아는 마법사는 적었다.
다름 아닌 신성께서 주목하는 마법이라는 것도 말이다.

일마리온은 교장으로서 철저하게 아카데미의 독립성을 지켜 왔다.

펠디안느가 입술 앞에 검지를 세웠다.

순식간에 웅성거림이 가라앉았다.

정적에 만족한 펠디안느가 미소를 지으며 작게 속삭였다.

“부디 실망시키지 마시길.”
“…….”

무대에 혼자 남은 테오도르의 마음에 부담감이 더욱 실렸다. 그래도 움직였다. 무대를 상상하며 몇 번이고 반복했던 동작이었기에 복잡한 생각을 거칠 것도 없었다.

“일반적으로 마법사가 최고의 전력을 발휘하려면 시간과 거리가 필요합니다. 위대한 아크나크 제국의 워 메이지를 제외하면 연산 시간 부족과 신체 단련 등의 문제로, 적과 거리가 가까울수록 불리한 조건을 안게 됩니다. 그래서 전쟁에서는 마법사라는 강력한 전력을 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 항상 전위를 앞세워 왔습니다.”

직후 테오도르가 능숙하게 품속에서 디스펜서를 꺼냈다.

“저는 여기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법사는 혼자서 전부가 될 수는 없는 걸까. 전투 계열 마법을 전공하지 않아도 마법사 혼자 몸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저희가 창시한 마법 계열은 어쩌면 당연한 의문에서 시작됐습니다.”

상세한 설명은 나중이다.
본론이 먼저다.
관중들의 이목이 황동색 금속판과 투명한 막으로 이루어진 마법진 디스펜서에 집중됐을 때를 놓쳐서는 안 된다.

“시전자의 정신을 분리하여 자신만의 동반자를 만들 수 있는 신비.”

테오도르가 디스펜서를 기동했다.

“소환 마법입니다.”

의식을 격리함과 동시에 언어가 아닌 생각만으로 심상을 구체화했다. 그의 마력이 디스펜서 내에서 짐승의 형태를 갖추었다.

<소환: 울프레드>

디스펜서 내부에서 생겨난 공간의 틈새로 늑대가 뛰어들었다. 직후 그 반대편에서 거대한 늑대 마수가 현현했다.

[크르르릉…….]

사나운 울음소리가 정적을 부쉈다.

마법사들이 경악했다.

“마, 마수를 만들었어……?!”
“저게 마법이라고? 마도가 아니라?”
“마력으로 마수를 소환할 수 있는 마법인가……! 원리가 대체 뭐지? 공간 속성을 사용한 것 같은데, 그 의식 격리라는 것은?”

관심이 폭증했다.

생각했던 것보다도 반응이 좋았다. 테오도르는 애써 웃음을 감추며 더욱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무대를 장악했다.

“울프레드. 로어 울프의 아종입니다. 제 의식을 나누어 마수의 습성을 주입했죠. 오직 저만이 통제할 수 있는 마수입니다. 마치 일시적으로 마수가 된 또 다른 저라고 할 수 있을까요.”

테오도르가 여유롭게 걸음을 옮겨 울프레드의 콧잔등에 손을 올렸다. 정말로 안전하다는 것을 몸소 보여 주기 위함이었다.

“제 사고력을 기반으로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기에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자율적으로 행동이 가능합니다. 말 그대로 동반자. 마수의 특성을 온전히 구현했기 때문에 당연하게도 로어 울프의 포효 또한 재현이 가능합니다.”

충격을 준 다음 안정시킨다.
테오도르는 발표의 매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했다.

“실제 소환 마수의 힘을 보여 드리기 전에 원리에 대한 설명을 하겠습니다.”

톡톡.

울프레드의 콧잔등을 두 번 쳤다.
앉으라는 신호였다.

“소환 마법의 기본 원리가 무엇이나면─”

어?

인생에서 최고의 발표를 하고 있던 테오도르가 반사적으로 멈칫했다. 고개를 돌렸다. 울프레드가 앉지도 않고 자신을 빤히 응시했다.

……톡톡.

다시 콧잔등을 두드렸지만 울프레드는 원하는 반응을 보여 주지 않았다. 그 대신 이빨을 드러내며 실핏줄이 돋아난 안광을 부라렸다.
당장이라도 테오도르의 머리를 뜯어 먹을 듯한 그런 눈빛으로.

‘어???’

마수의 살기가 엄습했다.

* * *

“……뭔가 이상한데.”

베르덴이 울프레드를 마주한 테오도르의 감정을 통찰했다. 당황과 공포. 마치 실제 마수를 맞닥뜨린 사람의 반응이었다.
울프레드의 반응을 보니까, 저번에 테오도르가 소환했던 것과는 뭔가 달랐다.

“이자벨라.”
“확인했어. 마력만으로 이뤄진 소환체가 아니야. 뭔가 더 섞여 있어.”

이자벨라가 형안을 개안했다.

“저거, 마치 진짜 마수 같아.”

테오도르의 소환 마법 원리를 생각하면 실제 마수가 구현될 리가 만무했다. 뭔가가 개입한 것이 틀림없다.

“그냥 지켜보세요, 신성.”

베르덴이 직접 나서려던 찰나 익숙한 존재감이 다가왔다.
알파가 그녀를 가리켰다.

[대행자.]

레프라기움 마탑의 대행자, 메이아가 빈자리에 착석했다. 이곳 3층에는 에온을 위한 별도의 구획이 마련되어 있다.

베르덴이 물었다.

“이게 무슨 짓이지?”
“섭리자와 상의한 끝에 마도 축제에서 당신에게 몇 가지 조언을 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테오도르의 소환 마법은 그의 개인 행동에 가깝지만요.”

대행자가 빈 와인 잔을 내밀었다.

“한잔 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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