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6화 마도 축제 (8)
몸이 나른하다.
마치 바다에 빠진 것처럼 팔다리에 저항감이 실렸다. 사방이 너무 어두운 탓에 앞뒤조차 분간할 수 없었지만, 깊이를 알 수 없는 무저갱으로 잠기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히 느껴졌다.
올라가야 하나?
모르겠다.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아무것도 기억해 내지 못할 정도로 모든 게 아늑했다. 또 피곤해서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수면에서 멀어진다.
암흑으로.
바닥에 가까워질수록 알 수 없는 비명 소리가 더 커졌다. 특정할 수 없다. 수많은 사람이 지르는 비명 소리처럼 난잡했다.
편안했던 마음이 불안으로 떨렸지만 저항 따위는 할 수 없었다.
물은 잔뜩 머금은 시체처럼.
점점 빠져들었다.
자그마한 빛이 찾아오기 전까지는.
───인류를 보듬는 어머니의 등불이여.
미성(美聲)이 들려왔다.
───빛은 영원하며, 그 신성함을 짊어진 이의 의지 또한 영원하니. 부디 빛으로 우리를 감싸 다시 한번 육신이 짙은 어둠을 밝히며, 더러움을 씻어 낼 수 있도록 감싸 주소서.
맥없이 풀려 있던 손끝에서 힘이 느껴졌다.
감각이 선명해진다.
모든 걸 상실했던 공허한 의지에 자아가 깃들기 시작했다.
───빛의 어머니시여, 헤매는 자의 영혼을 불러 주소서. 따스한 성광으로, 다시 이 땅 위에 걷게 하소서.
수면 아래로 스며든 빛이 사방에 만연한 어둠을 몰아냈다.
───신인으로서 맹세하오니, 잃어버린 숨결을 돌려주소서. 가련한 양이자 신앙의 첨병이 어머니의 품에서 다시 태어나게 하소서.
힙겹게 팔을 움직였다.
자신을 비추는 빛을 향해 저도 모르게, 안간힘을 다해 손을 뻗었다.
───여신, 루아스시여.
빛이 그의 손을 잡았다.
───다시 한번 기회를 주소서.
순식간에 끌어당겨지며 어둠에 잠겨 있던 육체가 솟구쳤다. 그를 완전히 집어삼키려 했던 짙은 어둠과 비명은 멀어져 점이 되었다.
시야가 무구한 백색으로 가득 찼다.
<신명의 구원>
수면 바깥으로 나온 순간 모든 기억이 돌아오며 의식이 선명해졌다.
반사적으로 상체를 일으켰다.
“허억……!!! 쿨럭, 쿨럭!!”
세상의 숨결이 갑자기 폐부를 적신 탓에 기침이 나왔다. 바닥에 다시 쓰러질 찰나 부드러운 손길이 그의 등을 받쳐 주었다.
“천천히 호흡하세요, 천천히.”
필사적으로 숨을 가다듬으며 목소리의 주인을 찾았다.
바로 옆에서.
“에, 에르세티아, 성녀님…….”
“조제프 대주교.”
현재는 성녀와 교황만이 사용할 수 있는 부활의 기적───도시 골드힐과 함께 소실되었던 조제프 대주교가 돌아왔다.
대주교의 로브는 사라졌기에 그의 몸은 신성한 천으로 덮여 있었다.
“대주교님!!”
레나 주교가 서둘러 달려와 조제프 대주교를 끌어안았다. 팔라딘 셰인이 되살아난 대주교를 향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부활을……?’
조제프 대주교가 <신명의 구원>을 경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사실 아예 본 적도 없었다.
부활의 기적은 루아스 교국에서 간단히 행해지는 기적이 아니었다. 기나긴 역사에서 실제로 부활을 시도한 적은 두 자릿수도 채 안 됐다.
조제프 대주교는 그저 놀라기만 했을 뿐 전혀 기쁘지 않았다. 그가 손을 떨며 페허로 변해 버린 땅을 어루만졌다.
부활의 기적은 오직 한 명을 대상으로 한다.
다시 사용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그걸 무시하고 기적을 또 발현하면 신인의 존재 자체에 무리가 간다.
자신을 지키려 했던 팔라딘 레일버, 성기사들, 성직자들, 그리고 자신이 지켜야 했었던 골드힐의 시민들…….
그들은 죽었다. 살아날 수 없다.
그런데 어찌 기뻐할 수 있으랴. 죽음의 무게가 어깨를 짓눌렀다.
성녀가 말했다.
“정신이 아직 온전치는 않겠지만 지금은 정보가 필요합니다. 조제프 대주교, 학살을 벌인 수인은 대체 누구입니까. 그자의 목적은요.”
“수인의…… 수인은…….”
죽기 직전의 기억이 떠올랐다.
“이름은, 바르카젤. 아마도 그자가 바라는 것은, 대륙의 혼란…….”
방금까지 죽음에 의해 안식에 들었기 때문일까.
기감이 극도로 예민해졌다
적어도 지금은.
조제프 대주교가 눈을 부릅뜨며 잘 나오지 않는 목소리를 쥐어짰다.
“조심하십시오……!!”
“!”
성녀가 가장 먼저 반응했다.
하늘 저편에서 새까만 점 같은 것이 날아오는 게 보였다. 파공음과 함께 형체가 선명해진다. 그야말로 초월적인 비행 속도였다.
신성력이 사방으로 뻗어 나가며 조제프 대주교를 포함한 모두를 밀어냈다. 레나 주교가 비명을 지르며 굴러다녔다.
삼정의 추기경, 자선의 세르파니아가 성녀를 제외한 모두를 보호했다.
쐐애애애애애액───콰아아앙!
대학살의 수인, 바르카젤이 성녀와 충돌한 채로 나아가며, 성창을 들고 있는 그녀의 팔과 가녀린 목을 제압했다.
“그게 루아스교의 부활인가? 과연, 과연. 세계 종교라고 으스댈 정도는 되겠어. 본래 계획대로라면 시간을 더 끌어야 했지만…… 애석하게도 더는 참지 못하겠더군.”
바르카젤이 검보라색 눈동자를 들이밀었다.
“발버둥 쳐라. 역대 최강의 성녀라는 힘으로.”
산 하나를 직선으로 관통한 바르카젤이 날개로 도약하고는, 그대로 급강하해 성녀의 머리를 지면에 처박았다.
땅이 갈라지며, 일대가 가라앉았다.
바르카젤은 그걸로 멈추지 않고 팔을 들어 미친 듯이 성녀를 내리찍었다. 조제프 대주교조차 일격에 갈라 버렸던 것보다 더한 힘이 연속적으로 사냥감을 파괴했다.
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
“크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잔혹한 웃음소리에 산맥이 떨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바르카젤의 발밑에는 대지의 잔해만 남았다. 산과 산 사이에 있는 골짜기 전체가 거의 무너졌다.
끔찍한 정적에 산맥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가 숨을 죽였다.
그때였다.
“세르파니아 추기경.”
땅속에서 음성이 울려 퍼졌다.
신성한 의지는 산 너머의 성직자들에게 닿았다.
“휘말리지 않도록 조치하세요.”
“성녀의 뜻을 따릅니다.”
세르파니아의 대답이 전해지자마자, 크고 작은 바위 잔해로 이루어진 대지에서 손이 불쑥 튀어나와 굵은 발목을 붙잡았다.
바르카젤이 히죽 웃었다.
“맷집이 제법─”
콰아아앙!
위로 들어 올려진 육체가 던져져 바닥에 비스듬히 내리꽂혔다.
기척이 교차했다.
사선을 겨냥한 칠흑의 날개가 스치듯이 허공을 갈랐고, 성녀의 주먹이 바르카젤의 가슴을 강타해 날려 버렸다.
성녀가 투창의 자세를 취했다.
그녀의 손에서 벗어난 성창이 빛이 되어 직선을 관통했다. 눈부신 광명에 집어삼켜진 산이 통째로 사라졌다.
빛이 잦아든다.
날개로 온몸을 덮어 성창을 방어한 바르카젤이 낮게 웃었다. 웬만해선 꿈쩍도 하지 않은 그의 야성이 반응했다.
고통이라 할 만한 자극을 느껴 본 적이 도대체 얼마 만인지…….
“이 시대에서 최강이라 불릴 만은 하군.”
바르카젤이 광소하며 고개를 들었다.
“기대 이상이다, 성녀.”
“대주교 살해, 대학살, 감히 빛에 도전한 만용.”
성녀가 안광을 눈부시게 번뜩이며 바르카젤을 내려다봤다. 회색의 구름이 몰려온다. 그늘이 지는 세상에서 그녀만이 빛났다.
“신성 모독이다.”
* * *
미지의 섬, 그 지하 미궁.
마울러는 뭔지 모를 미라를 박살 내며 꾸준하게 움직였으나 아직도 이렇다 할 만한 뭔가를 찾아내지 못했다.
며칠 동안 발견한 거라고는 다른 세력의 탐사대, 그 분대 같은 것밖에 없었다.
지금까지는 말이다.
“돌아다닌 보람은 있군. 설마 너 같은 보수적인 초월자가, 내해 탐사 조약을 무시할 줄이야.”
“규칙을 지키는 것보다, 규칙을 지키지 않는 게 더 안정적이니.”
마울러의 시야 끝에는 소년이 있었다.
아티슨 마탑의 번외 장로───관제하는 인드렌 피어시아 레이트가 스태프로 바닥을 짚은 채 그를 마주 응시했다.
“자네들이 조약을 어길 게 뻔히 보이는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않겠나.”
“그래서 직접 행차했다. 그럼 이제 어쩔 거지? 나를 제압해서 데려갈 생각인가? 변화를 싫어한다는 이유로?”
“몇 번이고 말했네. 나는 변화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점진적인 변화를 바라는 거라고.”
인드렌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자네 같은 자들은 멋대로 무작정 변화만 일으키려고 하지. 다른 사람이 어떻게 되든, 세상이 어떻게 되든. 아무리 말려도 듣지를 않으니 이제 나설 수밖에 없지 않겠나.”
“대단한 결단이…….”
“마울러, 가레스 시릴리아드. 지금부터 언변에 주의하게.”
인드렌의 눈동자에는 평소의 인자함이 없었다.
“수왕이 미처 끊어 내지 못한 목숨. 내가 거두기 전에.”
* * *
퍼엉─! 퍼버벙──! 펑──!
하늘로 솟아오른 불꽃이 화려하게 폭발하며 마도 축제 후반부를 장식했다. 봄 추위가 제법 매서운 날이었지만 거대 도시를 꽉 채운 축제의 열기는 식을 줄을 몰랐다.
초반부와 중반부 때보다 많아진 사람들이 거리를 거닐었다.
가족이 웃고.
상인이 기뻐하고.
마도 축제 후반부 무대를 준비하는 마법사들이 상공을 비행하고.
도시의 순찰대가 크고 작은 범죄로부터 치안을 지키느라 동분서주하고.
이그나시아가 가르간트의 신이라도 된 듯 거리를 굽어보며 하품을 하고…….
어쩌면, 이렇게나 평화로운 일상이 있기에 많은 이들이 각자의 힘겨운 고난을 이겨 낼 수 있는 걸지도 몰랐다.
“……네? 취소요?”
“그렇다니까.”
아티슨 마탑의 마법사가 값비싼 연초를 피우며, 아카데미 후배인 젠티르 마탑의 마법사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마도 축제의 주 무대 준비는 각 마탑에서 차출된 마법사들이 담당한다.
“뭔가 적극적이지 않다는 느낌이 들더라니. 설마 마도 축제 후반부의 개막 자체를 통보만으로 포기할 줄이야. 젠장, 아무래도 안 될 것 같으면 아침에라도 말해 주든가.”
“마탑의 성격을 생각하면 그리 이상하지 않지만, 놀랍기는 하네요. 아무리 그래도 지금까지 마도 축제 무대에 불참한 적은 없었는데.”
시선이 자연스럽게 동쪽으로 향했다.
“다크워튼 마탑에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걸까요?”
후반부의 차례는 무작위로 정해진다.
종합 서열 3위 – 다크워튼 마탑이 첫 번째 순서로 뽑혔는데…….
당대의 네크로맨서는 물론이거니와 그 유일한 제자인 할디른 데이라스조차 마도 축제에 단 한 번도 얼굴을 내비치지 않았다.
이례적이었다.
제대로 개최되는 게 무려 8년 만인 마도 축제인데, 고작 다크워튼 마탑의 하위 장로 한 명만 형식적으로 참석만 시켜 놓다니.
심지어 그마저도 마도 축제 내내 애매한 태도만 보이고 있다가, 방금 불참 선언을 하고 즉시 마탑으로 복귀했다.
“뭔지 모르지만 큰일이긴 하겠지. 시답잖은 일로 호들갑을 떨 마탑이 아니니까.”
“그 주검의 영광이란 집단하고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루아스 교국에서도 무척 경계하고 있는 것 같던데. 세계 회의에 침투한 걸로 보아 초월자란 소문도 있어요.”
“뭐, 비공식 초월자든 뭐든 우리의 손에서 벗어난 문제니까 신경 쓸 건 없을 거다. 지배자들께서 알아서 하실 테니. 그리고 큰 문제 없이 해결될 거고.”
세계 회의에서 감히 적의를 보였다는 것은, 다름 아닌 세계 전체를 상대로 누런 이빨을 드러낸 것이나 진배없다.
비공식 초월자?
얼마나 대단한 힘을 가졌든 결국 무참한 최후를 맞이할 것이다. 현 세계의 힘은 어떤 역사와 비교해도 압도적이니까.
초월자 전쟁?
800년 전의 시대와 지금의 시대의 기술력은 땅과 하늘의 차이다.
“아무튼 이대로 가다가는 후반부 무대의 시작이 허무하게 끝나 버린다. 어쩔 수 없이 순서를 앞당기는 수밖에.”
“예? 그래도 괜찮습니까? 저희 멋대로?”
“당연히 안 괜찮지. 난 마저 무대를 점검할 테니, 가서 아케나드 마도국과 에온 측에 양해를 구해라. 첫 시작을 맡아 주실 수 없겠냐고.”
마법사의 손이 어깨를 토닥였다.
“앞으로 두세 시간밖에 안 남았다. 약간의 시간 조율은 허용 범위니까, 웬만한 요구는 그 자리에서 수용하고 반드시 허락을 받아 와. 그렇다고 아무거나 막 고개를 끄덕이지는 말고. 알겠지? 후배만 믿는다.”
짬 처리를 이렇게 한다고?
“이런 쉬발…….”
“뭐라고?”
“쉬지 않고 바로 간다고요, 하하.”
학연, 지연, 혈연.
아티슨 마탑 소속 선배라는 최고 인맥을 포기할 수 없는 젠티르 마탑의 후배는, 그 강요 아닌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
* * *
해가 지평선에 가까워진다.
창공은 서서히 어두워지며 보랏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여느 때보다 고즈넉한 석양이 마도 축제를 뒤덮었다.
“혼란스러운 하늘이로군. 그래서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걸지도.”
반젤리스 루인 아케나드가 느긋하게 짧은 수염을 어루만졌다. 상공을 향한 청금색 눈동자에는 황혼이 담겨 있었다.
“언제쯤 시작될 것 같나?”
베르덴이 말했다.
“언제 시작되어도 이상하지 않다. 오늘일 수도 있고, 내일일 수도 있겠지. 어쩌면 이미 어딘가에서 시작됐을지도.”
“라인델 넥스레온이 뭔가를 진심으로 준비하는 것 같으니, 그럴 수도 있겠군. 그뿐만 아니라 몇몇 초월자의 행방도 확인되지 않고 있고. 너도 잘 알고 있겠지만.”
“…….”
“히아레마르 내해에 떠오른 미지의 섬, 옛 왕, 용검. 비교적 작은 사건들이 뒤를 따랐으니 곧 큰 사건이 터지는 건 당연한 수순일 터.”
격동의 시대가 될 것인가.
암흑기가 도래할 것인가.
“하지만 그 무엇도 오늘을 망치지는 못한다.”
반젤리스가 단언했다.
“누구부터 시작할까. 네가 정해라, 베르덴.”
“순서는 상관없다는 건가.”
“내가 먼저 하면 네 발표는 귀에 들어오지 않을 테고, 네가 먼저 하면 마지막에는 나밖에 기억하지 못할 테니까.”
베르덴이 헛웃음을 지었다.
“자신감이 넘치는군.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내가 먼저 하지.”
“실망하는 일은 없을 거다. 한데…….”
반젤리스가 목소리를 낮췄다.
“내 호칭은 아직도 못 정했나? 음? 메드레일의 오라버니이니, 단순하게 할아버지라고 해도 나쁘지 않은데…… 음, 역시 형이 좋은 건가?”
“시끄럽다, 7대 마도왕.”
“하하하하하, 어색해하기는. 뭐, 호칭이야 조금 더 차차 정하도록 하지.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리 짧지 않으니까.”
사방에서 수많은 기척이 느껴진다.
“아티슨 마탑주 아니랄까 봐 요란하구나.”
익숙한 음성이 들려왔다.
───센트럼의 주인! 지고한 팔각성의 계승자! 초대 이래 가장 위대한 7대 마도왕! 반젤리스 루인 아케나드!
───그리고.
───블랙 아워의 지도자! 에온의 수장! 최초의 마탑주! 마법계 최대의 신성, 베르덴!
압도적인 권력으로 축제 후반부 사회자까지 꿰찬 펠디안느였다. 베르덴과 반젤리스가 각자 자리로 가 걸음을 멈춘 순간이었다.
───모두, 경의로 맞이하시길.
무대 안팎을 차단하는 마법 장막이 사라졌다.
광장 한복판.
시야에 닿는 범위까지 수많은 사람들로 거리가 꽉 찼다. 안전을 위해 일부만 허용한 건물 옥상까지 만석이었다.
자그마한 소란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듯 마탑의 장로나 원로와 같은, 마법계에서 내로라하는 자들이 호위를 자처했다.
파앗.
아티슨 마탑의 대규모 비행정이 직접 조명으로 무대를 밝혔다.
그야말로 사치스러운 구성이었다.
수만 명은 우습게 넘는데도 쥐 죽은 듯이 엄숙한 분위기가 흘렀다. 그 침묵의 깊이는 두 초월자에 대한 경외감을 의미했다.
“두 분께 사회 따위는 필요 없겠지요. 그럼 저는 이렇게 가장 가까운 곳에서 참관하도록 하겠습니다. 호호호.”
“우우, 어서 시작해!”
펠디안느 옆자리에 앉은 이그나시아가 갓 구운 과자를 들고 야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