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s Chapter 503

2부 170화.

심연의 강자.

그 넓은 심연에서 단 여섯밖에 존재하지 않는 위대한 왕들.

그들은 모두 하나씩의 권좌를 맡고 있다.

파멸, 불멸, 분노, 종말 등등…….

현재 총 여섯 개로 나누어진 권좌는 사실 애초부터 정해져 있던 자리가 아니었다.

그저 첫 왕들이 저 단어들에 걸맞은 상징성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이 하나의 권좌가 되어버렸을 뿐.

그중 종말의 권좌와 같이 몇몇 권좌는 새로운 심연의 강자가 차지하게 되었지만…….

태초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같은 자리를 유지하는 강자들이 있었다.

새로이 왕이 된 강자들과 격이 다른 존재. 여타 심연의 강자의 위에 군림하는 진정한 왕들.

[불멸(不滅)의 주인]

불멸의 주인이 그중 하나였다.

그리고 같은 반열에 올라있는 왕들 사이에서도, 그는 특별했다.

가장 오래 살아왔고, 가장 많이 죽음을 맞이한 존재.

공존할 수 없는 두 수식어를 동시에 갖고 있는 그는, 심연의 강자들 사이에서도 특이한 케이스였던 것이다.

[불멸(不滅)]

다름 아닌, 그의 상징과도 같은 능력 때문.

보통은 자신의 상징성이 권능으로 자리 잡으며 능력을 갖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불멸의 주인은 특별했다.

다른 이들과 달리, 그의 불멸의 능력은 처음부터 가지고 있던 그의 고유 능력.

언제 어디서, 어떻게 탄생했는지 모를.

다만 확실한 건 심연이 생겨난 태초부터 태어난 그의 몸은 그 자체로도 권능에 가까운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불멸(不滅)의 권능이 발현됩니다.]

[영겁을 살아가는 불멸(不滅)의 존재로서 죽음에서 벗어납니다.]

[죽음에 이르게 했던 피해에 대한 면역 세포를 생성합니다.]

[면역 세포가 생성되어 이후부터 같은 공격에 면역됩니다.]

죽어도 죽지 않고 살아나며, 한 번이라도 죽음에 이르게 했던 공격은 면역 세포가 생성되어 무시한다.

죽일수록 오히려 더 강한 존재가 되어 돌아오는 것이다.

가뜩이나 사기적이었던 그 능력이 권능이 된 지금.

그야말로 불멸이라 부를 만한 힘을 자랑했다.

[주변이 온전한 심연화가 되어 있지 않아 불멸(不滅)의 주인의 강림이 불완전한 상태입니다.]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이 극히 짧습니다.]

[불멸(不滅)의 권능의 영향력이 약해집니다.]

[단, 심연화가 완성되면 완전한 강림이 이루어집니다.]

[현재 심연화는 30%입니다.]

그리고 그 권능은, 온전하지 못한 지금도 여실히 그 힘을 보여주고 있었다.

아득한 공포로서.

그 어떤 공격으로도 죽일 수 없는 존재를 잡아라?

그것도 온갖 억까로 가득했던 대륙 퀘스트를 마무리하기 직전에?

육두문자가 절로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유저들은 그 감정에 충실했다.

“저, 저런 걸 어떻게 잡으라는 소리야!”

“미쳤어……. 진짜 이 게임은 미쳤다고.”

“이게 게임이냐?”

“씨X럴, 갓오세도 망할 때가 됐나.”

온갖 쌍욕이 빗발친다.

방송에 송출되고 있는 와중에 사방에서 씨X 소리가 난무하는 건 엄연히 방송사고라 볼 수 있었지만, 그 누구도 탓하는 이는 없었다.

탓해야 할 채팅창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었으니까.

아스트라와 알테리온도 넉다운 당했고, 수많은 이종족들도 반 이상 전투 불능이 되었으며, 유저들의 공격은 일절 통하지 않는다.

콰아아아앙! 콰각!

서걱-!

심지어는 멸살의 마법검과 여제의 미친 듯한 난격 그리고 광전사와 아스트의 강력한 일격마저도.

“아니, 스매쉬를 휘둘러도 다 통과되는데 이걸 잡으라고 만든 거야?”

“아오, 화딱지 나네. 그래, 언제까지 통과되나 보자.”

“…….”

“아아…… 신이시여…….”

“네가 찾는 그 신 카이저잖아. 여기서 기도해봐야 뭐할 건데?”

투덕대면서도 열심히 공격해보지만, 불멸의 주인은 가소롭다는 듯 소름 끼치는 웃음소리만 내뱉을 뿐이었다.

마치 장난감을 가지고 놀 듯.

공격도 방어도 하지 않은 채, 그저 가만히 서 있는 것이다.

-다 끝났어.

-ㅈㅈ

-이건 못 이김. 이거 문의 좀 해봐야겠다. 말이 되냐 이게.

-인공지능 알X고보다 수십 배는 똑똑하다며? 근데 밸런싱이 이게 맞아? 고장 난 거 아님?

-에휴, 더는 못 보겠다. 난 끄련다.

-Xㅂ 아직 엘라니스도 못 가봤는데 평생 못 밟게 생겼네. 엘프들 실물 나만 못 봐 왜.

-진짜 주옥같다.

마치 여섯 살배기 꼬마들을 상대하는 성인 같은 압도적인 격차.

그에 모두가 포기했을 때였다.

카앙! 깡!

-……?

-이거 뭔 소리임?

맑게 울려 퍼지는 쇳소리.

쇠와 쇠가 부딪히며 나는 명랑한 소리에 채팅창에 수많은 갈고리가 떠올랐다.

현재 분위기와 너무 어울리지 않는 소리였던 것이다.

방송을 찍고 있던 유저도 이상함을 느낀 걸까. 방송 화면 시점이 휙휙 정신없이 움직이며 전환됐다.

그렇게 다섯 번 정도 반복했을까.

곧 소리의 근원지를 찾을 수 있었고, 사람들은 경악했다.

-미친…….

-뭐냐, 저거.

-뭐야, 뒤쪽에서 누가 저 괴물 놈 공격하고 있는데?

-잠깐만, 저 괴물 새끼 저거…… 지금 막고 있는 거 아냐?

-불멸의 주인이 방어를 한다고?

모두가 포기하고 있을 때.

누군가 불멸의 주인과 싸우고 있던 것이다.

번개에 그을린 듯 검게 타오르고 있는 도복과, 검은 가면.

그리고 그와 상반되는 새하얀 검신.

“……카이저?”

“세상에.”

“미친, 지금 저 괴물이랑 일대일을 하고 있는 거야?”

“아아…… 카신이시여.”

카이저, 그가 불멸의 주인과 맞서고 있었다.

그의 동료들과 가디언, 그리고 그 멸살조차 상대하지 못한 괴물에게 단신으로.

하나 그보다 더 놀라운 건 따로 있었다.

카앙! 캉!

“공격이…… 통하는데?”

“미친.”

카이저의 검이 불멸의 주인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게 아닌가.

아주 조금.

겨우 생채기에 불과한…… 정타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수준이었지만, 확실하게 데미지를 주고 있었다.

-뭐야, 왜 카이저 공격만 통하는 거지?

-모, 모르겠어.

-그야 카이저는 신이니까?

-아아, 카멘…….

-ㅈX하지말고 진지하게.

-난들 알겠냐. 왜 욕질이야.

-와, 저 괴물이 방어하려 하는 모습을 보니까 신기하네. 막기도 하는구나.

-설마 이제 공격이 통하는 건가?

-그건 아닌 듯? 여제가 바로 뒤이어서 공격했는데 딜 안 박히고 있음.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날고 기는 유저들은 물론. 웬만한 하이 랭커는 가볍게 이길 아스트라와 알테리온조차도 하지 못한 일 아니던가.

하지만 그 대상이 카이저라서일까.

-뭔지는 몰라도 뭔가 납득이 되는 거 같기도…….

-카이저면 그럴 수도.

-ㄹㅇ…… 말도 안 되는 일인데 그간 해온 게 있어서 그런가 카이저라 하니까 받아들여짐. 뇌가 녹은 듯.

-근데 또 카이저 말고 누가 저러겠냐.

-원래 뎀로크 때부터 붙잡을 거 없을 땐 카이저 바짓가랑이 잡고 그랬음 ㅇㅇ

-월퀘 때도, 미궁 때도, 흑기사 가리온 때도, 그리고 이번 베헤모스 레이드 때도 카이저가 중요한 역할 다하긴 했지.

채팅창에선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당혹스러운 한편, 그럴 수도 있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건 현장에 있는 유저들도 비슷한 상황.

그래서일까.

서걱-

“아…….”

단신으로 신들린 듯 묘기에 가까운 움직임으로 불멸의 주인에게 공격을 욱여넣고 있는 도현의 모습을 보던 유저들의 얼굴이 멍해졌다.

눈동자에 가득했던 당혹스러움은 점차 다른 감정으로 바뀌어갔다.

‘……이거 어쩌면.’

‘이길 수 있을지도……?’

‘대박.’

‘어떻게 저게 가능한 건진 모르겠지만, 공격이 통하는 거면 이길 수 있는 거 아닌가?’

기대감. 혹은 희망.

그리고 그것은 전장의 분위기를 완전히 뒤바꾸었다.

패색이 짙은 전장에서 필요한 건 아주 작은 불씨.

아무것도 통하지 않는다는 절망감을 쫓아줄 작은 희망이, 모든 걸 놓은 이들을 일으켜 세우는 것이다.

와아아아아!!!

“카이저! 카이저! 카이저! 카이저! 카이저! 카이저!”

“카이저! 카이저! 카이저! 카이저!”

“……이저!!”

우레와 같은 함성이 터지고, 모두가 입을 모아 연신 카이저의 이름을 외쳤다.

오늘 치른 전투 중에서도 가장 집중하고 있던 도현의 느릿한 세계를 뚫고, 귀에 우렁차게 꽂힐 만큼 크게.

모두가 아는 것이다.

결코, 죽일 수 없는 존재인 불멸의 주인.

저 괴물을 죽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카이저라는 것을.

[이거 참…… 믿을 수가 없군. 나와 동등한 권좌를 차지한 자들조차 나를 죽일 수는 없는 것을…….]

그뿐이랴. 피해를 주는 것조차 격이 엇비슷해야 가능했다.

반면 저놈은 어떤가.

[네 놈이 그자의 그릇이라곤 하나, 아직 무르익지 못한 설익은 과일…… 그만한 격이 있어 보이진 않는데……. 호오, 그런 건가.]

까앙! 깡!

도현의 공격을 방어하면서도 연신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던 불멸의 주인이, 돌연 오묘한 탄성을 흘렸다.

집히는 구석이 있었다. 좀 전에 라그 베헤모스를 상대할 때 보았던 것이다.

[그 책이로군. 베헤모스의 권능을 무력화시켰던.]

음흉하게 웃는 목소리에 도현은 답하지 않았다.

그저 한 차례 눈동자가 힐끗 위에 떠 있는 메시지창을 훑을 뿐.

[거역의 서(書)가 적합한 힘을 탐색하기 위해 시전자와 대상에 얽힌 서사를 읽고 있습니다.]

[대를 넘은 지독한 악연이 느껴집니다.]

[반항의 연(緣)이 발동됩니다.]

[운명에 강하게 저항하여 상대에게 죽을 확률이 가능 높은 운명을 거스를 힘이 주어집니다.]

[‘라그 베헤모스’의 ‘불멸(不滅)의 권능’에 저항할 힘을 얻습니다.]

놈의 말대로였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발동된 거역의 서는 베헤모스 때와 같이 평소보다 업그레이드된 위력을 보여주었고.

[루팔로의 보옥의 ‘혼화(魂和)’ 효과로 인해 격의 차이를 일부 상쇄합니다.]

[특수한 악연 관계로 격의 차이가 일부 상쇄됩니다.]

[대상이 불완전한 상태로 반항의 연의 효과가 한계에 도달합니다.]

[‘불멸(不滅)을 거스르는 자’가 발현됩니다.]

놈의 저 사기적인 면역 세포를 무시할 힘을 주었다.

다만, 완벽하진 못했다.

[불멸(不滅)의 주인은 심연의 시작과 끝을 함께한 지하의 주인.]

[대상과의 격의 차이가 압도적입니다.]

[너무도 압도적인 격차로 인해 반항의 연이 최소한으로 발현되었습니다.]

[상대의 권능 중 오직 면역 세포만을 무시합니다.]

과연 태초부터 존재했던 놈이어서일까.

운명을 저항할 힘이라기엔 많이 아쉬운, 반항이라기보다 발악에 가까운 미약한 힘만을 얻게 된 것이다.

그걸 놈도 알고 있었다.

[하나 부족하다. 네 녀석도 알고 있겠지. 겨우 이깟 하찮은 공격들론 날 죽일 수 없다는 것을.]

“……그래.”

가소롭다는 비웃음을 머금은 목소리에 도현은 순순히 인정했다.

무장해제로 발동한 설화 열 개부터, 역천기의 초식들. 바이란 검술과 하얀 사자의 노래.

그리고 뇌룡강림에 부여한 뇌룡의 힘까지.

‘……3개? 4개인가?’

최후의 수단인 흑룡강림을 제외하곤 모든 걸 쏟아부은 결과가, 겨우 작은 생채기 4개였다.

피조차 내지 못한 하찮은 상처.

죽이기는커녕, 데미지라 할만한 것조차 주지 못했다.

불멸의 권능이 없어도, 여태 보아온 것 중 가장 사기라 할 수 있는 면역 세포가 없어도.

놈은 도현보다 강했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하지만.

“그래서 뭐.”

[……?]

그게 어쨌단 말인가.

“네 말대로, 이 정도론 널 죽일 수 없겠지.”

[흐음…… 재미없군. 순순히 죽음을 받아들이려는 건…….]

“아직은.”

실망한 기색이 여력한 놈의 말을 끊고, 도현이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답했다.

“뭐가 됐든 널 죽일 수 있다는 걸 알았잖아? 아직 아닐 뿐.”

[…….]

“그게 오늘이 아닐 뿐이야. 너한텐 미안하지만 난 아직 강해질 수 있는 수단이 너무 많이 남았거든.”

그러니, 목 씻고 기다려라.

곧 네 그 질긴 명줄을 끊어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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