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s Chapter 520

2부 187화.

간부진.

한 단체의 고위직에 오른 이들.

정부로 치면 국회의원이요, 회사로 치면 이사들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나 간부라고 다 같은 간부는 아니었다.

국가와 대기업까지 오르면 상당한 권력자들이 있으나 중소기업을 보면 또 크게 와닿지는 않았을 테니까.

‘길드도 그렇지.’

중소 길드들의 경우 간부진이라 해봐야 일반 전투원들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

권력은 없고, 책임만 막중한 교내 반장 정도랄까.

애당초 성실성과 책임감이 뛰어난 이들.

혹은 개국공신인 이들을 간부직에 두는 게 중소 길드의 현실임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었다.

하나 대형 길드부터는 다르다.

대형 길드 간부쯤 되면 어지간한 중소 길드 마스터 수준의 강함을 지녔으며, 세간의 인식 또한 그 이상으로 인정받는다.

대형 길드와 중소 길드 사이에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는 이유였다.

그럼 10대 길드쯤 되면?

‘10대 길드의 간부가 최소 대형 길드 부마스터 급…….’

아니, 준 10대 길드가 아닌 평균 레벨의 대형 길드와 비교하면 마스터와 붙어도 크게 밀리지 않을 터다.

대형 길드와 준 10대 길드에 거대한 벽이.

그리고 그런 준 10대 길드와 10대 길드 사이에 또다시 거대한 벽이 있는 구조인 것이다.

실제로 아더가 있는 더 킹 길드의 십성기사단만 봐도 그렇다.

10대 길드의 간부진 중에서도 특출난 힘을 자랑하는 그들은, 어지간한 대형 길드 마스터보다 강한 무력을 자랑한다.

‘제니퍼나 백두산 같은 준 10대 길드 마스터들도 십성기사단 전체와 붙게 되는 상황은 피한다지.’

뭐, 십성기사단은 예외로 둔다 쳐도 10대 길드 간부들의 스펙은 하나같이 휘황찬란한 게 사실.

그렇다면 카신교는 어떨까?

‘상위권…… 이려나?’

신규 길드라 분석이 안 된다.

아나가 말을 흐리긴 했지만, 10대 길드 마스터인 해링턴이 간부진에 있는 건 확실해 보인다.

또한, 부마스터인 아나 본인 자체도 10대 길드 마스터와 자웅을 겨룰 만한 레벨.

당장 이 둘만 해도 십성기사단 부럽지 않을 것 같은데…….

‘다른 간부들이 더 있단 말이지?’

그것도 새로운 얼굴의 간부들로.

그러니 어찌 기대되지 않으랴.

부푼 기대를 안고 아나를 따라가길 몇 분.

고급스러운 내부에 걸맞게 더럽게 넓은 복도를 지나 비로소 도착한 곳은 집무실이었다.

“이곳은 주로 서류나 그 외 일 처리를 할 때 사용하는 공간이옵니다. 송구스러우나 아직 회의실 인테리어가 끝나지 않아서 오늘만 이곳에서 부탁드리겠나이다.”

“아니, 괜찮아.”

예의상 하는 위로의 말이 아니었다.

‘집무실이라기엔…… 좀 많이 좋지 않나?’

솔직히 집무실이라고 듣지 않았으면 영락없이 회의실이라 생각했을 정도로 크고 웅장했다.

어찌 됐든 안에 들어가 의자에 앉아있자니, 곧이어 노크 소리가 들리며 누군가 방으로 들어왔다.

정확히는 누군가들이었다.

척, 척, 척.

들어오자마자 일렬로 줄을 맞춰 선 이들은 총 12명으로 이루어진 무리였으니까.

하나같이 카이저를 상징하는 가면과 검은 도복을 입은 모습.

한데 도복의 폭이 크기도 하고, 어찌나 몸을 철저하게 가렸는지 성별을 유추하기가 힘들었다.

키가 150cm~ 160cm대인 이들이 셋 정도 보였는데, 저들은 여자일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추측할 뿐.

“아아…… 카신이시여!”

“드디어 신의 은총을 받을 수 있게 되었군요. 가문의 영광입니다.”

“카멘…….”

“아, 빛이여.”

들어오자마자 주접부터 떠는 거야 이젠 어느 정도 예상했기에 놀랄 일도 아니었다.

아무렴 친구들의 주접을 듣는 것만 하겠나.

‘12명? 이거 뭔가…….’

신의 12사도가 떠오르는 건 기분 탓일까.

하지만 가면의 문양이 전부 다른 거 보면, 간부의 수가 12명인 게 우연 같진 않았다.

‘백사자, 독수리, 전갈, 올빼미…… 저건 천칭? 기사도 있네?’

그나마 예수의 12사도들을 상징하는 문양과는 다른 문양들인 게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괜히 종교적 문제로 얽히면 골치 아프니 말이다.

‘별자리로 만든 문양이라…… 있어 보이긴 하네.’

아마 무언가 의미가 담겨 있지 않을까?

평소 저들의 사고방식을 생각해보면 단순히 멋으로 정한 문양은 아닐 것 같으니.

마음 같아선 지금 물어보고 싶지만, 왠지 물어봤다간 아주 긴 연설을 들을 것만 같았기에 작은 궁금증은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다.

지금은 그것보다는…….

“반갑습니다. 길드장을 맡고 있는 카이저라고 합니다.”

“신이시여. 말을 높이지 말아주소서.”

“저희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광명을 쫓으며, 신을 보필하는 종. 편히 하대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첫 만남부터 하대하는 건 좀…… 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도현은 이내 수긍했다.

“……알겠어.”

꿋꿋이 존대를 해봐야 전처럼 할복이나 볼 게 뻔하기 때문이었다.

이럴 땐 그냥 얌전히 말을 따라주는 게 서로에게 좋았다.

‘그런데 다들 얼굴을 가리고 있는데 마주한 의미가 있나?’

의문이 들었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내뱉진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장 자신부터가 흑비가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지 않은가.

아무리 길드장이라도 내로남불을 할 순 없다.

어차피 자신을 따른다는 의미로 다들 가면과 검은 도복을 입고 있기도 하니, 기왕 이렇게 된 거 아예 이걸 하나의 컨셉으로 잡는 게 편할 것 같다.

“저희는 아직 감히 신께 얼굴을 보여줄 만한 업적을 이루지 못하였습니다.”

“맞습니다.”

“신께서 보시기에 저희가 만족스러운 성과를 보였을 때, 그리고 저희 스스로도 자랑스러울 때 얼굴을 비출 영광을 허락해주소서.”

“……굳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아 고개를 갸우뚱하자, 어느새 다가온 아나가 작게 설명을 해주었다.

“해링…… 크흠. 파수견좌의 신념에서부터 비롯된 것이옵니다. 정체를 감추던 저희의 상황에도 일치하다 보니 신께 얼굴을 드러내는 건 큰 영광으로 자리 잡게 되었나이다.”

“……그렇구나.”

고개를 끄덕인 도현이 쓱 간부들을 훑었다.

다른 이들은 정말 짐작이 안 가지만, 한 사람은 확실히 알겠다.

가면을 쓰고 있음에도 눈이 마주칠 때마다 흠칫거리며 슬쩍 눈길을 피하는 사람.

그의 가면에는 은빛 별로 이루어진 파수견좌의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저 사람이 해링턴이라는 건 확실히 알겠네.’

해링턴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이들이라…….

어쩌면 NPC 소속 출신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쟁쟁한 카신교 신도들을 뚫고 해링턴과 같은 간부직에 오른 이들이라면 길드 출신만 있진 않을 테니.

‘뭐, 곧 길드전도 열리고 할 테니, 차차 알게 되겠지.’

대수롭지 않게 넘긴 도현은 그 뒤로도 몇 마디를 나눈 후에야, 그들과의 첫 만남을 끝낼 수 있었다.

예상대로 키가 작은 세 명의 간부들은 모두 여성의 목소리였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180cm에 달하던 길쭉한 간부인 ‘기사좌’와, 남자와 비교해도 꿇리지 않은 어깨의 소유자인 ‘전갈좌’가 여자였다는 것?

즉, 12명 중 5명이 여자인 것이다.

‘부마스터인 아나까지 포함하면 6명.’

어쩌다 보니 정확히 반으로 성비가 나뉜 셈이었다.

전투 길드의 경우 보통은 남자가 더 많던데 이렇게 찰떡같은 성비라…… 길드원들까지 포함하면 어떤 성비일지 문득 궁금해진다.

길드원들도 모두 얼굴을 가리고 있는 탓이었다.

‘뭐, 중요한 건 아니니까.’

하여튼 면접에 간부진들도 만났겠다, 이제 길드장으로서 할 일은 모두 끝났다.

당장 이대로 건물을 나와 하던 졸업 퀘스트를 마저 깨도 무방하지만…….

‘그럴 순 없지.’

아직 할 일이 남아 있었다.

그것도 가장 중요한 일.

[나 : 어디냐.]

[혀나 : 나? 길드 건물에 있지. 왜? ㅎㅎ]

[나 : 5초 준다. 위치.]

[혀나 : 왜구랭 ㅎㅎ;;]

[나 : 5초 지나면 용돈 압수.]

[혀나 : 헉! 여기 중앙 복도 옆 두 번째 방! 빨간색 명패!]

‘넌 뒤졌다.’

무려 깜찍하게도 협박을 해온 여동생을 만나야 하는 일이 말이다.

미간을 꿈틀거리며 걸은 지 얼마나 됐을까.

‘빨간색. 빨간색 명패…… 저기네.’

중앙 복도에 도착하여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도현의 눈에 곧 빨간색 명패를 달고 있는 문이 들어왔다.

[휴식실]

전부 업무 관련 방이었던 것과 이름부터가 다른 방이었다.

게스트실이 따로 있는 걸 보면 손님을 받는 방은 아닌 것 같고, 말 그대로 길드원들이 편히 휴식을 취하는 방인 모양.

일반적으론 간식거리나 안마의자 같은 게 있을 테지만…….

이곳의 스케일과 이곳이 갓오세라는 걸 생각하면 그 이상이리라.

내심 기대되긴 했으나 지금 중요한 건 저 안에 현아가 있다는 것이다.

[나 : 야, 문 앞이야. 나와봐.]

[혀나 : 응? 들어오면 되잖아.]

[나 : 김두형이랑 녀석들 있을 거 아냐. 괜히 눈치채면 피곤하니까 나와.]

[혀나 : 아. 그러네. 어, 근데 나도 나가고 싶은데…….]

[나 : 싶은데?]

[혀나 : 지금 좀 그런데…… 여기 좀 상황이 그래서. 거의 팬미팅이거든?]

[나 : ?]

‘이건 또 뭔 소리야?’

갑자기 웬 팬미팅?

그리고 그거랑 못 나오는 거랑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도통 이해되지 않는 말투성이였다.

[혀나 : 아무튼 지금 좀 그래. 그냥 오빠가 들어와. 어차피 오빠랑 다 아는 사이야.]

[나 : ……? 일단 알았어.]

하나 어쩌겠는가.

정작 당사자인 현아는 제대로 설명해주질 않고 있는 것을.

‘들어가 보면 알겠지.’

저 안에 친구 녀석들도 있을 터.

또 역겨운 눈빛과 찬사를 들어야 하는 것에 잠시 망설이던 도현이, 이내 각오를 마치고 문을 열었다.

스으-

기름칠이 잘 되어 불쾌한 소리 없이 부드럽게 열리는 문.

문 안은 도현의 기대 이상이었다.

과연 휴게실조차도 허투루 만들지 않는 것인지, 스케일이 장난이 아니었던 것이다.

[휴식실에 들어오셨습니다.]

[체력 회복 속도가 대폭 상승하며, 내부에 퍼진 전설 등급 마인드 테라피 기능으로 인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일단 다른 방에는 없는 특수 효과도 있으며, 그 효과가 무려 전설 등급이었다.

실제로 들어오자마자 따듯하게 심신을 안정시키는 기분이 들었으나, 사실 저런 거 없어도 이곳에 입장한 사람들은 모두 비슷한 기분을 느낄 것이다.

분명 내부인데 자연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숲과 호수의 풍경이 펼쳐져 있던 것이다.

‘……뭐지? 이런 게 가능한 건가?’

도현이 집중해서 보았다면, 이곳이 정말 자연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이 모든 풍경은 자연에 매우 가까운 풍경을 연출시켜주는 마도 공학 제품들로 만든 인공 풍경이었으니까.

하지만 애석하게도 도현은 그럴 정신이 없었다.

이 아름다운 풍경조차 눈에 제대로 담기지 않는 판이었으니까.

그도 그럴 게…….

“아니, 글쎄. 그랬다니까. 카이저 녀석 길드만 보면 아주 눈이 뒤집혀서는 ‘길드란 주제 파악 못 하고 야망만 넘치는 쓰레기들이 모인 똥통이다’ 하며 아주 경멸을 했는데 이젠 지가 길마가 되어있네.”

“와, 정말요? 되게 의외다. 지금은 좀 점잖은? 편이지 않으신가?”

“뭐, 나이 먹고 철 든 거 아닐까? 뎀로크 땐 질풍노도의 시기였나 보지.”

“흠. 확실히 그때의 카이저와 지금의 카이저는 많이 다르긴 하지. 그때는 조금 더 거친 느낌이었으니.”

“우와, 그렇구나.”

“으…….”

풍경을 안주 삼아 둘러앉아 떠드는 네 명의 여성과 여섯 명의 남자가 자신의 얘기를 하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현아의 말대로 그들 모두 알고 있는 얼굴이었다.

“허?”

순간 저도 모르게 의문을 내뱉자, 홱 고개를 돌린 녀석들이 반갑다는 듯 손을 흔들었다.

“오, 왔냐? 여기 좋더라. 아재 쪽 길드 건물이랑 비교해도 안 꿇리던데?”

“난 오히려 이곳이 더 좋은 것 같다. 주로 수련하던 곳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이라 좋은 영감이 떠오르는군.”

“오…… 아니, 길드장님 오셨구나.”

“카이저 형님!”

“카, 카이저 님? 충성!”

찬란한 은빛 머리카락에 날카로운 눈매를 지닌 여인과 꽃사슴이 연상되는 청순한 얼굴에 비단 같은 보랏빛 머리를 한 여인.

그리고 그 뒤로 어색한 미소를 짓는 귀염상의 여자와 화살을 쥔 젊은 청년.

그리고 묵직한 방패를 든 것에 걸맞은 건장한 남자와 익숙하다 못해 거지 같은 얼굴들까지.

‘……꾸꾸? 검제?’

순서대로 여제와 검성, 여동생, 그리고 방패최고 일행과 단톡방 친구들이었다.

‘이게 대체 뭔 조합이야?’

두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해괴한 조합에 도현은 참지 못하고 온 힘을 다해 미간을 찡그렸다.

이게 어딜 봐서 길드 건물이란 말인가?

만남의 광장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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