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s Chapter 544

2부 211화.

싸늘하다. 적막이 흐른다.

어느 누구도 입 한 번 벙긋할 수 없었다.

그만큼 압도적인 경기였기에.

슬로 모션 같은 되감기 영상을 요청하지도 않았다.

모두가 생생하게 본 것이다.

꿀꺽.

수많은 해골 군단들이 한 사람을 얼마나 처참하게 짓밟을 수 있는지.

어째서 사왕이 진정한 의미의 일인 군단이라 불리는지.

그 모든 과정이 되감기 할 필요 없이 압도적이고, 일방적이며, 또한 비참하리만큼 자세했다.

쿠구구구-

검과 방패, 창을 해골 병사들이 전면에서 밀어붙이고, 활과 지팡이를 든 해골 병사들이 광범위의 지원 사격을 날린다.

흑마술사로 추정되는 마도서를 든 해골 병사들이 쉴 틈 없이 디버프와 지속 데미지가 있는 장판을 깔아대고.

콰아아아앙! 콰앙!

그 위로 압도적인 덩치를 자랑하는.

저게 해골이 맞나 의심되는 크기의 거인 해골 병사가 도신만 5M에 육박하는 거대한 대검을 연격으로 내려찍어댄다.

자옥하게 깔리는 먼지 바람이, 또 다른 먼지 바람으로 휩쓸리고 다시 생기길 반복한다.

타앗! 크합!

최강의 NPC 소속 랭커라는 이명이 허울은 아니라는 듯.

가온 또한 최선을 다해 받아쳤고, 그런 그의 강함은 의심의 여지 없이 확실했다.

콰아아앙!

저 거대한 대검을 모조리 받아치면서도, 한 발짝도 밀려나지 않았으니까.

오히려 조금씩 밀어내며 전진하고 있었다.

그것도 수많은 해골 군단들의 합공에 정당하게 맞서면서.

[영혼 흡수가 발동됩니다.]

[처치한 상대에게서 혼령을 일부 흡수하여 시전자의 마나와 신체를 강화합니다.]

[영혼의 꽃, 두 번째 송이 ‘그랑데르 샤룬다’를 펼칩니다.]

[흡수한 혼령을 모두 소모하여 주변 반경 5M의 모든 대상의 영혼에 직접적인 저항할 수 없는 타격을 입힙니다.]

영혼의 꽃이라는 단어에 걸맞게 가온의 주위로 피어오른, 장미를 닮은 푸른색의 신비로운 꽃 수백 송이가 일시에 터지는 광경은 가히 아름다웠다.

해골 병사들조차 병풍처럼 보일 만큼 예술적인 풍경에, 넋을 잃고 시선을 사로잡힐 정도로.

그 뒤로도 가온은 막힘 없이 전진했다.

[일정량 이상의 혼령을 흡수하여 마나와 신체 능력이 대폭 상승합니다.]

……

[영혼의 꽃, 세 번째 송이 ‘볼루샤 라펜’을 피워냅니다.]

경기장의 중앙에 피어오른 거대한 한 송이 꽃.

푸르른 빛을 뿌리며 겹겹이 쌓은 꽃잎이 마지 신비로운 여인의 얼굴처럼 보일 즈음.

—–!!

꽃가루가 뿜어지며 경기장 전체를 뒤덮었고.

따닥- 따다닥-

그어어-

해골 병사들이 몸이 고장 난 것처럼 삐걱거리며 저들끼리 뒤엉키기 시작했다.

광범위 적들의 오감을 반대로 바꿔버리는 기술.

그렇게 틈이 벌어지자, 가온은 검을 뻗었다.

슈아아악-!

그러자 검 끝에 모인 점에서 시작된 푸른 섬광이, 순식간에 거인 해골 병사의 어깨에 올라탄 사왕을 향해 쏘아졌다.

거인이 급히 대검을 틀어 막아내자, 지진이 난 듯 거창한 울림이 경기장을 뒤흔들 정도.

쩌적,

섬광이 멎었을 땐.

저 거대한 대검의 도신에 선명한 거미줄이 그려져 있었다.

그래, 이때까지만 해도 흥미진진했다.

“와…….”

“엄청 센데? 뭐임?”

“아는 사람들은 가온이야말로 NPC 소속 최강이라고 하던데 진짜인가?”

잘 알려진 게 없기에 그저 풍문으로만 강하다고 들은 가온이, 상상 이상의 힘을 보여주고 있었으니까.

어쩌면 가온이 이길 수도 있지 않을까?

사왕이 그리 세다고 소문이 자자하더니 사실 별거 아닌 거 아니야?

그런 말이 나돌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질 즈음.

스윽.

사왕이 처음으로 몸을 일으켰다.

그 작은 체구로 여유롭게 선 사왕은, 로브를 뒤집어쓰고 있어 얼굴조차 보이지 않았으나 이상하게도 거대하게 느껴졌다.

느릿한 동작과 가벼운 손동작에서 감출 수 없는 여유로움이 엿보였기 때문이리라.

이윽고 사왕이 손을 뻗은 순간.

삐그덕, 드드득.

모든 게 원래대로 돌아왔다.

지금껏 가온이 처치한 모든 병사들의 뼈가, 다시 스스로 맞춰지며 원상복구 된 것이다.

[초월 특성 ‘죽음의 지배자’를 발동합니다.]

[총군단장의 격이 압도적입니다. 총군단장 소속의 병사들이 죽음을 극복하고 현세에 거슬러 올라옵니다.]

[죽음을 극복하는 것에 성공하였습니다.]

[보다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해골 병사의 형태로 재구축됩니다.]

그어어어어!!

“……맙소사.”

이전보다 더욱 강해진 채로.

어지간히 충격이었는지, 줄곧 위풍당당하던 가온조차 할 말을 잃고 벙찐 얼굴이 스크린에 생생하게 중계될 정도였다.

그 이후론 지금까지 보여준 것의 반복이었다.

가온이 어떻게든 병사들을 물리치며 거리를 좁히면, 거인 해골 병사와 사왕이 발동한 베리어를 통해 막아내고.

빠드득, 드득.

접근하며 물리친 해골 병사들을, 전보다 더욱 강해진 모습으로 부활시킨다.

실로 경악스럽고 절망스러운 전투.

아니, 이건 전투가 아니었다.

죽음을 지배한 자가, 인간 하나를 대상으로 펼치는 유희일 뿐.

아무리 날카로운 검도 무수히 두드리고, 부딪히다 보면 결국 부서지기 마련이다.

푸욱.

불변의 법칙대로 가온은 꺾였고.

“시시해.”

“이건, 이건 말도 안 된다. 어떻게 이런 비상식적인 전투 방식이 있단 말인가.”

“넌, 재미없어. 따분하니까 그만 죽어.”

[플레이어 ‘가온’님이 탈락하였습니다.]

처참하게 부서졌다.

그와 함께 오른 유저들과 다른 참가자들까지 모조리.

-실화냐? 아니, 가온 그래도 칠강 수제자 아님? 무려 그 영왕의 수제자인데…….

-이건 진짜 기밀인데 나름 신빙성 있는 곳에서 가온이 차기 칠왕 후보로 거론되고 있었대.

-? 그게 뭔 개소리임? 유저인데 뭔 칠강?

-제국의 일곱 별 칭호가 만만하냐 ㅋㅋㅋㅋㅋ 하여튼 NPC 소속 빨아주는 놈들 수준 봐라. 그냥 좀 센 얘들이다 하면 되지 뇌절을 쳐버리네.

-ㄹㅇㅋㅋㅋ

-아냐, 근데 나도 듣긴 했음. 영왕이 수제자로 둔 게 가온뿐인데 그쪽 NPC들한테 거의 뭐 나라로 치면 황태자 대접받고 있다더라고. 겁나 깍듯하다던데.

-나도 솔직히 지나가다 보긴 함. 제국에서 퀘스트 깨다가 우연히 영왕이랑 가온 같이 있는 거 봤는데 주변 NPC들 다 둘한테 허리 숙이고 있었음.

-? 뭐지, 진짠가?

-솔직히 생각해보셈. 왜 굳이 하이 랭커들이 길드 놔두고 NPC 소속에 남아있는 얘들이 그리 많은지. 다 나중에 NPC 자리가 자기 자리가 되니까 그런 거임. 진짜 공권력이 생길 수도 있는 거지.

-말이…… 되나? 싶으면서도 뭔가 저 이유면 납득이 되는 것도 같고.

-생각해보면 또 길드 측에서 NPC 소속이랑 굳이 트러블 안 만들고 조심하는 것도, 저런 이유면 말이 되긴 하네.

-사왕은 그럼 대체 얼마나 센 거냐? 저걸 현실적으로 이길 수가 있나? 무한 리필도 아니고, 그냥 군단 계속 부활시키는데.

-뭔가 원리가 있겠지. 아무 전제조건 없이 무한 부활은 갓오세 시스템상 말이 안 됨. 뭔가 리스크나 만족해야 할 조건이 있을 거임.

-다 모르겠고, 이론상 한 번에 군주까지 싹 다 죽이면 가능할지도?

-어? 무기고의 주인이라면?

-흐음, 사왕이 그런 것까지 대비를 안 하진 않았을 거 같은데…… 뭔가 그 아재도 한 딸깍하긴 해서 궁금하긴 하네. 딸깍 대결 아녀.

-딸깍, 10대 길드 마스터를 하며…….

그에 관중들과 마찬가지로, 아니 그 이상으로 채팅창은 난리가 나 있었다.

그리고 도현의 표정 또한 그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어떤 면에선 멸살의 전투 결과를 보았을 때보다도 더.

‘절대 약하지 않았어.’

가온이란 유저.

자신과 싸웠어도 좋은 승부가 되었을 거다.

아니, 자신이 아니더라도 어느 누구와 싸워도 밀리지 않을 만큼 실력 있는 유저였다.

잠깐의 전투만으로도 영왕의 후계자 자리는 허투루 딴 게 아닌 걸 충분히 증명한 것이다.

‘그럼에도 상대도 되지 않았어.’

죽여도 죽지 않고, 오히려 더 강해져서 돌아오는 이론상 무적이자 최강의 군단.

자신이었다면 저 괴이를 상대로 이길 수 있었을까?

……확신이 서지 않는다.

“넌 어때? 지하드.”

-…….

적잖이 충격을 받은 듯 녀석답지 않게 조용하다.

하나 그 얇고 긴 눈만큼은 초롱초롱했다.

이내 스크린 화면에 비치는 무수한 해골 병사 군단을 보던 지하드가 홀린 듯 중얼거렸다.

-저게 폭크가 아닌 지크의 정점……! 주인, 나 지크하길 잘했어.

“…….”

-완전 포스 있잖아! 군주의 키가 작은 것까지 너무 완벽해.

알고 보니 다른 쪽의 충격이었나보다.

이상한데 꽂혀있는 걸 보면.

녀석 나름의 극찬이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뭐, 그건 그거고.

“너랑 붙으면 이길 수 있겠어?”

-으음…… 잘 모르겠어. 지금은 질 거 같은데……. 난 저렇게 부활시키진 못하니까.

“그게 아니면 할 만하다는 거네?”

-엣헴! 내가 좀 치긴 하잖아. 딱딱이도 건방져서 그렇지 잘 싸우기도 하고. 케륵, 케륵.

지하드의 말에 도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말해 군단끼리 붙어도 압도적인 물량 차이 때문에 지하드가 밀릴 것 같긴 하지만, 그건 지금의 지하드일 뿐.

아직 성장 한계가 많이 남은 지하드의 군단이 언젠간 더 강해질 거라 확신한다.

다만.

‘저 부활만 어떻게 한다면 말이지.’

멸살을 상대하기 전에, 당장 사왕이란 벽부터 부숴야 옳을 터.

분명 무슨 조건이 있을 거라 생각한 도현은 가만히 상념에 잠겼다.

그 이후 몇 차례의 경기가 더 치러졌을 때도 여전히.

그리고…….

“아아! 빅 매치입니다! 전원 탈락의 영향 때문인지 두 번 경기를 치르는 길드들이 생기게 되었는데…… 이게 대진이 이렇게 잡히나요!?”

“10대 길드의 상징적인 존재. 집행의 멸살과 진정한 의미의 일인 군단이자 압도적인 무력을 보여준 사왕! 두 길드가 맞붙습니다!”

와아아아아-!!

해설자의 목소리와, 떠들썩한 관중들의 함성에 도현이 고개를 들었다.

“어어? 그런데 집행 길드. 아무도 안 나와요. 이번에도 멸살 선수 혼자 나옵니다. 사왕 선수야 당연히 혼자죠?”

“아, 이건 자신감인가요 오만인가요. 일대일 매치가 되었습니다.”

“일대일 매치라곤 하나 사왕 선수는 자신의 군단이 있단 말이죠. 앞서 가온 선수와의 경기를 보았을 텐데 이거 괜찮은가요!?”

스크린에는 두 사람이 마주 보고 있었다.

정확히는 수백이 넘어가는 무수히 많은 해골 군단과 그 앞에 고고한 늑대처럼 홀로 서 있는 제복을 입은 멸살이.

현 갓오세 최강의 유저를 논할 때 늘 한 손에 꼽히는 플레이어들.

[5……]

[4……]

[1…….]

[경기가 시작됩니다.]

그중에서도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사왕(死王)과 멸살.

두 사람이 맞붙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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