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s Chapter 546

2부 213화.

태초(太初)의 마법검.

퍼스트 로 (First Law), 프리모르디움 (Primordium).

존재하는지조차 몰랐기에 십대명검에 속하지 못한 검이자, 등급조차 측정이 되지 않는 신물.

그것이 처음으로 공식 선상에 선보여지는 순간이었으나,

“뭐야?”

“어떻게 된 거지? 언데드들이 쪽도 못 쓰는데?”

“뭔가…… 잘리는 느낌도 아니지 않나? 그냥 지워지는 느낌이라 해야 하나.”

“멸살이 멸살한 거지.”

“……설마 드립친 거 아니지?”

“와, 멸살 지린다…….”

관중들은 여전히 그 존재조차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상함을 느끼곤 있으나, 당장 눈에 보이는 이펙트나 무기가 없기 때문이었다.

딱 한 사람.

“흐…… 흐흐……. 그런 거였어?”

직접 그것을 상대하고 있는 사왕을 제외하고.

그에겐 그 누구보다 여실히 느껴졌다.

저 기이한 힘의 위력이. 그리고 그 힘의 비밀 또한 말이다.

“세상의 규칙을…… 무시한다고? 무슨 마법을 부린 거냐, 너.”

“눈썰미가 제법이군. 겨우 이 정도에서 눈치챈 자들은 드문데.”

분명 칭찬을 하고 있지만, 어조가 담담하기 그지없다.

표정 또한 조금의 변화 없는 포커페이스.

그는 모든 게 그대로였다. 처음 경기장에 올랐을 때나 지금이나.

휙- 휘릭-

서걱- 푹!

그저 멸살의 주위로 춤을 추듯 병사들을 도륙내는 검만이 정신없이 움직일 뿐.

[빙설의 마법검 ‘서리날 라타샤’의 특수 옵션 ‘글레이셜 팽’이 발동됩니다.]

쩌적-

서리날 라타샤가 휘둘러질 때마다, 스물이 넘는 해골 병사가 얼어붙는다.

[업화의 마법검 ‘염화검(火華劍)’의 특수 옵션 ‘염화(火華)’가 발동됩니다.]

얼어붙은 병사들을, 지옥불이 연상되는 거대한 염화(火華)가 송두리째 집어삼키고.

[바람의 마법검 풍화검(風華劍)의 특수 옵션 ‘청풍참(靑風斬)’이 발동됩니다.]

사방으로 바람의 칼날을 쏘아내는 풍화검이, 수없이 많은 병사들을 도륙한다.

병사들의 무게? 뼈의 단단함?

그런 건 하등 의미 없었다. 언데드는 엄연히 죽은 존재.

[퍼스트 로 (First Law), 프리모르디움 (Primordium)이 해골 병사의 ‘뼈(Bone)’가 갖는 상식을 비틉니다.]

[해골 병사들의 골밀도가 무게나 능력치에 비례하지 않습니다.]

살아있지 않은 것의 이점을 삭제하는 것 따위, 인과율 걱정 없이 얼마든지 해낼 수 있었으니까.

지금 저들은 더 이상 죽음의 군단이 아니다.

레이드 보스조차 거침없이 사냥해낸 위대한 병사들이 아닌, 필드에 나가면 널려있는 잡졸 해골 병사들일 뿐.

서걱- 석-!

퍼석, 덜그럭-

그리고 마법검의 힘을 견뎌낼 수 있는 잡몹은 존재할 수 없는 법.

그들의 말로는 단 세 가지뿐이었다.

닿는 순간 두부처럼 으스러지거나, 스티로폼처럼 부서지거나, 플라스틱처럼 허무하게 두 동강이 나는 것.

[라하르디가 활시위의 강도를 감당하지 못합니다.]

[제3군단장 ‘라하르디’가 사망하였습니다.]

퍼걱!

6M에 달하는 활시위를 당겨, 전봇대만 한 화살을 쏘아냈던 3군단장도.

뻐걱,

[즈리하르가 창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여 신체가 파손되었습니다.]

[제2군단장 ‘즈리하르’가 사망하였습니다.]

5M가 넘어가는 몸집으로 회전하며 창을 휘두르던 2군단장도.

-아아, 이게 무슨 일입니까! 군단장들이…… 스스로 자멸하고 있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죠. 이게?

-멸살이 무언가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만……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마법이, 마법이 일어났습니다!

자랑하던 강인함과 위용이 무색할 만큼, 덧없이 무너져내렸다.

“이, 이럴 수는 없어. 일어나. 다시 일어나서 저 녀석을 막으라고!”

[초월 특성 ‘죽음의 지배자’를 발동합니다.]

[총군단장의 격이 압도적입니다. 총군단장 소속의 병사들이 죽음을 극복하고 현세에 거슬러 올라옵니다.]

[죽음을 극복하는 것에 성공하였습니다.]

[보다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해골 병사의 형태로 재구축됩니다.]

빠각, 서걱-!

몇 번이고 부활해도, 그저 의미 없는 반복일 뿐.

불멸의 군단이란 최소한 상대를 옭아맬 수 있어야만 의미가 있다.

하지만 보라. 그가 자랑하던 군단이 어떻게 되었는지.

“아…….”

수백에 달하는 수로도 고작 여섯 개의 검을 감당하지 못하는.

맹수 앞에 선, 한낱 날파리에 불과했다.

저벅, 저벅.

생각해야 한다.

무심히 걸어오는 저 남자를 막아낼 방법을.

달려들 수 있음에도 같은 속도로, 평이하게 다가오는 저자를 멈춰 세울 방법을.

늘 군단장의 드높은 어깨 위에 앉아서, 발버둥 치다 끝내 짓밟히는 자들을 내려다보던 그로선 난생처음으로 맞는 위기였다.

‘……없어. 막을 방법이 전혀 없다고.’

……하나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떠오르지 않는다.

저 공중을 누비는 마법검을 묶고, 저 남자를 멈춰 세울 방법이.

‘이기는 것도 아니고, 고작 멈춰 세울 방법조차…… 없다고? 이 사왕에게?’

분명 총군단장의 위에 있는 자신이 훨씬 높은 위치에 있건만.

한참 작게 보여야 할 멸살이, 그 무엇보다 거대하게 느껴졌다.

살면서 처음 느껴보는 무력감이 전신을 짓눌렀고,

[천상의 마법검, ‘옴느’가 총군단장을 파괴하였습니다.]

쿠웅-!

저벅, 턱.

정신을 차렸을 땐 볼품없이 땅에 처박힌 채, 멸살을 올려보고 있었다.

“더 보여줄 건 없나?”

“…….”

“없나 보군.”

……그리고 그게 끝이었다.

휙,

얼빠진 사왕의 모습에 답을 들을 가치조차 없다는 듯 손가락을 휘두르자,

푸욱!

허공에서 내리꽂힌 한 자루 검이 사왕의 등을 꿰뚫었으니까.

푹, 푸욱! 푹!

그걸 시작으로 내리꽂히는 마법검들.

살벌한 소리가 연이어 울려 퍼지고, 곧이어 사왕의 몸 떨림이 멈추며 메시지가 떠올랐다.

[참가자 ‘사왕(死王)’ 님이 ‘멸살’님에게 처치되어 탈락합니다.]

[레버넌트 길드가 탈락하였습니다.]

[‘집행’ 길드를 제외한 다른 참가자들이 모두 기권하여 탈락하였습니다.]

[경기가 종료됩니다.]

[승리한 길드는 ‘집행’입니다.]

[축하드립니다!]

“……”

경기가 끝났음에도, 어떠한 반응도 나오지 않았다.

쥐 죽은 듯 싸늘한 적막만 흐를 뿐.

하나 그것도 잠시.

와아아아아아!!!

-며, 멸살 선수가 승리를 쟁취해냈습니다.

-압도적인 경기력!! 10대 길드 다 차려어엇! 내가 바로 집행의 멸살이다라고 외치는 듯한 경기였습니다!

-16강전에서 첫 승리를 하며, 멸살 선수가 4강전에 오른 첫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4강전…… 그러니까 사실상 결승 진출이라 봐야죠? 남은 대항전은 네 명씩 시합이 이루어지니까요!!

댐이 무너지듯 격렬한 환호성과 함께, 격분에 찬 해설자의 멘트가 터져 나왔다.

-아아, 같은 10대 길드인데 이리도 차이가 나나요?

-이런 말 하긴 그렇지만…… 정말 미쳤습니다, 멸살 선수!!

-들리십니까? 관중들의 환호가. 오늘 역대급 경기가 많았지만, 이 정도로 압도적인 경기는 없었거든요. 심지어 다른 누구도 아닌 진정한 일인군단 사왕이지 않았습니까.

-사왕을 최강자로 꼽는 이들도 많았던 만큼…… 정말 충격적인…….

해설자의 멘트가 잘 들리지 않는다.

“멸살! 멸살! 멸살! 멸살!”

“미쳤다 멸살!!”

“으아아아아아!!!”

“카이저? 사왕? 다 X까라 그래! 원래부터 갓오세 최강은 멸살이었다고!!”

“멸살 밑으로 다 집하아압!!”

“뭐? 불멸의 군단? 응, 다 한 방 컷! 벌레 컷! 사퀴들 전부 컷컷컷!!”

너무도 웅장한 관중들의 함성에, 마이크가 모두 먹어버렸으니까.

그럼에도 해설자는 말을 계속 이어갔고,

-예로부터 그런 말이 있거든요, 천재는 많지만, 정점은 하나다. 지금 가장 정점에 가까운 선수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어? 그 발언…… 조금 위험한 거 아닌가요? 아직 시합을 치르지 않은 선수들도 있거든요.

-하하, 물론 그분들도 모두 대단하죠. 그저 그만큼 강렬한 시합이 아니었나, 그런 의미입니다! 이거 참, 바로 암살각 노리시기 있습니까?

그건 대기실 스크린을 통해 빠짐없이 보고 있던 도현의 귀에는, 더없이 선명하게 들어왔다.

별 대수롭지 않다는 듯 유유히 빠져나가는 멸살의 뒷모습과 열광하는 관중들.

그런 그를 찬양하다시피 칭찬하는 해설자들의 모습.

그리고…….

스윽.

복도로 향하는 마지막 순간.

힐끔 카메라를 마주하더니, 소리 없이 입 모양을 만들어내는 멸살의 모습까지도.

워낙 찰나였으나 도현은 분명하게 보았다.

-기다리겠다.

그리 말하는 입 모양을.

그것을 보는 도현의 표정이 변했다.

딱딱하던 무표정이 아닌, 한쪽 입꼬리가 슬쩍 올라간 썩소 짓는 표정으로.

“……재밌네.”

다만, 눈은 웃고 있지 않았다.

웃음기보다는 다른 강렬한 무언가를 담고 있을 뿐.

그리고 그에 화답하듯, 곧이어 알림창이 떠올랐다.

[잠시 후 다음 경기가 시작됩니다.]

[참가 길드는 ‘카신교’, ‘더 킹’, ‘십강(十江)’, ‘로스트’입니다.]

[지정된 참가 인원들은 모두 무대에 올라주십시오.]

-아아, 여기서 또 빅매치가아아!!

-집행 길드의 활약을 보여주기 무섭게 카신교가 등장하는 순간입니다! 이야, 이거 운명인가요?

-상대는 모두 막강한 길드들인데…… 그중에서도 한 길드가 눈에 띄는군요.

-현재 진짜 성기사단을 휘하로 둔 것으로 화제가 된 선수죠?

-근본 10대 길드 ‘더 킹’의 주인이자, 성검의 주인! 아더와 카이저가 대립하는 순간입니다!!

와아아아아아아-!!!

스크린을 넘어 경기장 밖에서부터 전해지는 관중들의 함성을 들으며, 도현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럼 가볼까.”

-우린 언제든 준비 됐다구!

-리자리자!

-음!

이번엔 자신이 보여줄 차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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