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s Chapter 470

2부 137화.

붉은 악마, 아시온.

화염의 불길 속에서 검붉은 날개를 펴며 고고하게 선 자태가 마치 붉은 악마를 보는 듯하여 이명이 붙었다고 알려져 있다.

그것 또한 맞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따로 있었다.

[특성 ‘불길을 걷는 자’가 발동합니다.]

[불길을 거닐 시 화염 관련 능력이 2배 상승하며 모든 지속 피해와 상태 이상에 면역됩니다.]

[초월 고유 능력 ‘적염익(赤炎翼)’을 발동합니다.]

[날개를 펄럭일 때마다 불길을 일으킵니다. 일정 시간 공중을 날 수 있으나 체력이 더욱 많이 소모됩니다.]

[신화신 ‘종말의 불꽃을 든 그림자’의 무구 ‘종말의 불꽃’의 효과로 화염 속성의 모든 능력의 요구 캐스팅 시간이 70% 감소됩니다.]

[즉시 시전되는 능력의 경우 투사체 속도가 1.5배 상승합니다.]

아시온, 그는 불길이 피어난 곳에서 더욱 강해지기 때문이었다.

하물며 불길을 일으키는 것마저 간단했다.

펄럭-

마치 불사조처럼.

그저 한 쌍의 거대한 날개를 움직이면, 지면에 불길이 피어오르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는 언제나 불길을 일으키며 다녔다.

그가 한창 활동했을 과거에는 거대한 화마가 일어나면 아시온이 나타난 것이라는 설이 나돌 정도.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그 모습을 기억하는 이들이 많이 줄었고, 기억한다 해도 무시하는 이들도 많았다.

이제 와서 나타난다고 해 봐야 그때의 위상을 보여 주진 못하리라 여긴 것이다.

하나 도현은 그게 모두 개소리라 장담할 수 있었다.

이전에 비해 새로운 강적들이 많아진 거?

기존의 랭커들이 압도적으로 강해져서 전에 비하면 위상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거?

거기까진 동의한다.

하나 그건 상대적인 것뿐.

‘……확실해. 저놈, 원래 이 정도로 강하진 않았을 거야.’

아시온 자체는 이전보다 더욱 강해져서 돌아왔다.

그것도 비교도 안 될 만큼.

상식적으로 당연한 얘기였다. 시간이 흐르는 동안 그라고 가만히 있을 리는 없을 테니까.

하나 그런 걸 떠나서 도현이 이리도 확신하는 이유는…….

[조건을 충족하였습니다.]

[시그니처 특성 ‘이프리트의 화신’이 발동됩니다.]

[일정 시간 이상 상당량의 화염에 노출될 시 발동되며 생명력 재생률과 방어력, 마법 저항력이 점차 꾸준하게 상승합니다.]

[재생한 생명력이 전체 생명력의 50% 이상, 증가한 방어력이 전체 방어력과 마법 저항력의 30% 이상에 도달할 시 ‘이프리트의 심장’을 발동할 수 있습니다.]

‘저 개사기 능력 진짜.’

그가 얻은 시그니처 특성 때문이었다.

가뜩이나 능력치도 밀리는 판에, 공중전까지 벌이니 그리 까다로울 수가 없건만.

등에 매달려서라도 어떻게든 딜 교환을 하고 나면, 저놈은 다시 생명력이 차오른다.

‘누구는 시그니처 특성도 못 써먹고 있는데.’

이 얼마나 불합리한 싸움이란 말인가.

하지만 진짜 문제는 저 괴물 같은 유지력이 아니었다.

여기까지는 그래, 뭐 시간을 들인다면 어떻게든 해 볼 만하다.

[‘이프리트의 심장’을 발동합니다.]

[화염 속성 관련 데미지와 범위가 2배 상승하며, 발동한 모든 화염이 이프리트의 화염으로 바뀝니다.]

[이프리트의 화염에 노출된 대상은 마법 저항력이 크게 감소하며 지속적인 피해를 입습니다.]

하지만 이건 아니었다.

데미지와 범위 2배, 마저 감소와 지속 피해까지.

아주 딜뻥이 될 만한 건 모조리 때려박은 놈의 공격에 한 번이라도 얻어맞는 순간, 생명력이 살려 달라고 소리치며 줄어드는 게 눈에 보인다.

[이프리트의 화염에 노출되었습니다.]

[마법 저항력이 크게 감소하며 지속적인 피해를 입습니다.]

[한 가지 공격으로 인한 지속 피해에 독왕(毒王)의 체질이 발동됩니다.]

[포화(飽和)가 지속적인 데미지를 독으로 간주합니다.]

[불침(不侵)의 효과로 독에 면역됩니다.]

‘그나마 지속 피해를 씹어서 망정이지, 아무것도 못 해 보고 죽을 뻔했네.’

가뜩이나 그간 봐 온 이들과 비교해도 최상위급 유지력을 지닌 아시온이다.

만약 지속 딜을 무시하지 못했다면, 놈이 공중에서 날개만 퍼덕이며 도망치기만 해도 패배하지 않았을까?

늘 불리한 싸움을 해 왔다지만, 이건 근래 들어서도 최악의 조건이었다.

그에 마음이 조급해진 것일까.

[전설 스킬 ‘볼케이노’를 시전하였습니다.]

—-!!

불길에 시야가 가려진 사이.

공중에서 공격하는 아시온에게 온 신경을 집중하는 중, 지면을 뚫고 튀어나온 큰 공격에 얻어맞고 말았다.

“카이저, 겨우 이게 끝이냐?”

“…….”

“호기롭던 처음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어 보이는군.”

그게 도현이 한쪽 무릎을 꿇고 있는 이유였다.

덕분에 꼴사나운 꼴을 보인 도현이, 아시온의 도발에 인상을 찌푸리며 다시 일어났다.

“이제 겨우 한 방 맞혀 놓고 입 놀리는 건 무슨…… 누가 보면 하루 종일 얻어맞은 사람인 줄 알겠네.”

“쥐새끼처럼 도망다닌 성과지. 발악하다 늦게 죽을 바에 곱게 죽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글쎄. 내가 도망 다닌 게 맞나? 내가 무서워서 공중에서만 머무던 거 같던데.”

“전략이지.”

“그래, 그거 참 붉은 악마다운 전략이다. 이명을 잘못 붙인 거 같아. 악마는 무슨…… 붉은 까마귀 뭐 이런 식으로 지었어야 하는 거 아니냐?”

피식 웃으며 도발하는 도현의 말에 아시온은 입을 다물었다.

분명 먼저 도발을 했는데, 정작 대화가 이어질수록 이쪽이 말리는 기분이었다.

그렇다면 대화를 더 이어 갈 필요는 없겠지.

어차피 유리한 건 이쪽이니 말이다.

그런 아시온의 태도에 도현도 구태여 도발을 이어 가지 않고 침착하게 머리를 굴렸다.

‘마권사가 날개 달고 있는 건 뭐야? 호랑이에 날개를 단 것도 아니고 원…….’

확실히 말할 수 있었다.

저 아시온이라는 빌런이 여태 만난 적들 중 손에 꼽힌다고.

솔직히 능력의 사기성만 두고 보면 탑급이다.

심지어 단순히 사기 능력을 가진 것만이 아닌, 제법 치밀하기까지 한 녀석이었다.

‘볼케이노…….’

화염계 마법 스킬 중에서 최상위권을 달리는 스킬.

아마도 저놈의 기술 중에서도 가장 확실한 딜링기일 터.

그런 걸 전투를 이어 간 지 오래된 지금까지 숨기고 있던 걸 보면 아직 숨겨 둔 게 더 있을지도 모를 일.

하나 그걸 확인할 새도 없이 놈은 다시금 공중으로 떠올랐다.

굳이 남겨둔 패를 소모하지 않고, 지금까지의 방식을 고수할 셈으로 보였다. 그에 도현이 뒷머리를 벅벅 긁었다.

‘아오, 또 시작이네.’

하기야 유지력에서 압도하고 있으니 급한 건 자신이 아니다 이거겠지.

하나 짜증 나도 어쩌겠는가.

날개 달린 놈이 공중에서 쇼부를 보고 싶다는데, 도현의 입장에서는 그걸 막을 방법이 없었다.

퍼엉! 화륵-

그렇게 다시 공중전이 열렸다.

드래곤에 빙의하기라도 한 듯 허공을 날아다니며 화염 관련 마법을 펑펑 쏟아붓는 아시온.

이 압도적 사거리 차이를 극복할 방법은 오직 피지컬뿐이었다.

[표식이 생성됩니다.]

[‘뇌전 이동’을 사용하였습니다.]

파지직-

각종 이동기를 활용하여 최대한 놈의 등에 매달리고, 아시온이 자폭하듯 화염을 터트리면 다시 지면으로 착지하며 피하고.

퍼엉! 화르륵-

그렇게 정신 없이 피해 다니다 보면 어느새 지상이 모두 불길에 집어삼켜진다.

그리고 그 순간이 오면.

[전설 스킬 ‘피닉스 플레어’를 시전합니다.]

[전설적인 영물 불사조의 타오르는 빛을 표현한 듯한 불길을 휘감은 채 지면으로 급강하한다.]

[일정 범위의 적들에게 불 속성의 스플렉스 데미지를 입힌다. 이때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대상은 더 큰 데미지를 입는다.]

콰아앙!

놈이 운석처럼 떨어지며 드롭킥을 날린다.

마권사 직업답게 강력한 위력도 위력이지만, 진짜 문제는 여기서부터였다.

저놈이 저 기술을 사용하는 타이밍은 언제나 불길이 가득 차올랐을 때뿐이었고, 불길에 휩싸인 놈의 생명력은 이게 맞나 싶은 속도로 회복되었으니까.

그렇게 어느 정도 생명력이 회복되었다 싶으면 다시 공중으로 떠올랐고.

그 뒤는 이전 전투의 반복이었다.

그렇게 한바탕 교전을 벌인 후 생명력 차이는…….

[남은 생명력이 50% 이하입니다.]

[주의! 남은 마나가 30% 이하입니다.]

도현은 반 피.

반면에 놈은 현재 64%…… 아니, 65, 66…… 실시간으로 계속해서 차오르고 있다.

방어력과 마법 저항력 또한 마찬가지.

“도발한 것에 비해 무척 힘겨워 보이는군.”

“그렇게 쥐새끼처럼 도망만 다녀서는 결코 나를 이길 수 없다. 이런 소모전은 나에게 아무런 영향도 없는 것을 알 텐데.”

놈의 말대로다.

이대로 소모전이 이어지면 이쪽의 필패였다.

그렇기에 계속해서 소모전을 유도하는 것이고.

이건 반대로 말하면 저놈에게도 자신을 한 방에 보낼 만한 결정권이 없다는 뜻이었지만…….

‘이대로 몇 시간 싸우고 나면, 저놈 피가 아예 닳지도 않겠는데?’

불길에 있는 동안 상승하는 방어력의 한계치가 있기야 할 거다.

문제는 아직까지도 그 한계치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거지.

지금도 점점 놈의 닳는 생명력이 줄어들고 있는데, 시간을 더 끌면 그때는 저놈이 공중으로 굳이 안 떠오를지도 모른다.

맞을 거 다 맞으면서 싸워도 이쪽의 생명력이 더 많이 닳을 테니까.

‘그전에 내 마나가 더 먼저 바닥나려나?’

여러모로 난처한 상황.

-차, 찰리. 우리도 도와야 하지 않을까? 이러다 주인이 지는 거 아냐?

-리, 리자리자!

-……주군께서 믿고 맡기라 했네. 조금만 더 주군을 믿어 보도록 하세.

-하지만…….

걱정하는 가디언들의 목소리에 도현이 힐끗 뒤를 곁눈질했다.

저놈들이 걱정할 만큼 핀치에 몰린 상황.

하나 사실 쉽게 이길 방법은 있다. 바로 동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

어떻게 해야 하나 어쩔 줄 몰라 하며 발을 동동 구르는 녀석들의 뒤로, 태연하게 관전하고 있는 검성과 여제는 진작 끝난 모양이고…….

콰아아앙!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어디 이것도 막을 수 있으면 막아 봐라.”

“오냐, 백 번이고 뚫어 줄게. 와 봐.”

“크아아악! 이런 말도 안 되는…… 이딴 놈한테 내 공격이 왜 닿지 않냔 말이다.”

“말했잖냐. 너 같은 놈하고만 열 트럭은 싸워 왔다니까? 너 5시간 내내 농락당하면서 처맞아 봤냐? 사람은 학습의 동물이다, 이 말이야.”

보아하니 아재 쪽 싸움도 얼추 끝나 가는 것 같으니 말이다.

저대로 별다른 변수가 없으면 손쉽게 이길 터.

이대로 그냥 우르르 달려들어 족치면, 저놈이라고 버틸 재간이 없을 거다.

그러면 모든 게 해결되겠지만…… 도현이 홱 고개를 돌렸다.

‘아니야. 절대 안 돼.’

명색이 이 파티의 리더 출신인데, 혼자만 애먹는 게 창피한 것?

그것도 있지만, 이건 그런 문제가 아니다.

서로 맡은 상대와의 싸움이 끝날 때까지 끼어들지 않는 게 카이저 파티의 암묵적인 룰.

그 룰을 깨고 도움을 요청한다?

혼자선 절대 못 당하겠다는 걸 인정하는 꼴이었고, 그렇게 싸움이 끝나고 나면 두고두고 회자가 될 것이다.

실제로 뎀로크 시절 ‘요정의 가루(확률 증가 아이템)’를 뿌리고도, 일반 등급 스킬을 얻은 게 서러워서 진심으로 설움이 복받쳤을 때.

-카이저, 너 설마…… 우는 건가?

-푸하핫! 진짜야? 야, 우냐? 와씨, 진짜 우네? 이 새끼 눈 그렁그렁한데?

-어우, 그랬어요. 세상이 억까해서 서러웠어요~ 깔깔.

-푸하하하하!

이때다 싶어서 달려든 녀석들에게 온갖 놀림을 받은 걸 시작으로 무려 2년을 놀림받지 않았던가.

눈물이 살짝 맺힌 걸로 2년이었는데, 여기서 혼자만 일대일로 발린다?

아니, 차라리 발리면 다행이지.

꼴사납게 도움 요청이라도 했다가는…….

꿀꺽.

‘……최소 1년 감이다.’

1년 내내 틈만 나면 놀려먹을 꾸꾸와 아재, 그리고 그 옆에서 아닌 척 사극체로 동조할 검성을 떠올린 도현이 검을 바로 쥐었다.

‘그 꼴은 절대 못 보지.’

원래도 꺾이진 않았지만, 의욕이 아주 활활 타올랐다.

불난 집에 기름을 들이부은 듯 요동치는 감정을, 굳이 진정시키지 않으며 도현이 이를 꽉 물었다.

‘뒤졌다, 넌.’

그냥 하는 말이 아니었다.

놈이 사기적인 능력을 가진 것도, 이곳에 모인 왕들과 비교해서 더 강한 힘을 지닌 것도 사실이지만…….

좀 전부터 이길 수 있을 근거가 보이고 있었으니까.

띠링-

그리고 지금.

기세 좋게 울린 알림창이 그 근거를 더욱 확고하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여기서 이게?’

그에 도현의 눈이 커진 것도 잠시.

이내 한쪽 입꼬리를 슬며시 올렸다.

입꼬리는 길게 찢어졌으나 눈은 조금도 웃고 있지 않는 미소였다.

‘이러면 해볼 만하지.’

그렇다. 이건 근거 있는 자신감을 담은 분노다.

결코 동료들에게 놀림받던 게 생각나서 화가 난 걸 놈에게 풀려는 게 아니었다.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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