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s Chapter 476

2부 143화.

대륙 퀘스트.

본대륙으로 치면 월드 퀘스트라 할 수 있는 이것은, 사실상 신대륙에서 가장 큰 규모의 퀘스트로 대륙의 존망이 걸린 퀘스트였다.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정말 대륙의 존망이 걸려 있다.

퀘스트에 실패하는 순간.

신대륙 하나가 지도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거나, 생명체가 살 수 없는 지역이 될 수도 있었으니까.

[대륙 퀘스트 ‘대재앙의 서곡(序曲)’이 발생합니다.]

[경고! 대륙 퀘스트에 실패할 시 엘라니스에 끔찍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종족들과 힘을 합쳐 재앙을 막으십시오.]

그런 대륙 퀘스트가 나타났다?

현실로 치면 전시 상태가 벌어진 거나 다름없는 상황.

“? 이게 뭔 소리냐?”

“뭐여.”

“대륙 퀘스트가 발생했다고?”

“엥?”

평소처럼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던 유저들로선 당혹스러운 일이었다.

아니, 마른하늘에 날벼락도 정도껏이지.

이건 어느 날 갑자기 아침 뉴스에 핵미사일이 날아온다는 속보가 틀어진 거나 다름없었다.

세수를 하고 거실에 나와 접한 게 이런 소식이면, 위기감보다는 당혹스러움 반 의심 반이 먼저 드는 게 당연지사.

-재앙 닥친다고 이종족들이랑 힘을 합치라는데?

-? 이거 진짜임?

-월드 메시지까지 뜬 거 보면 진짜 같은데…… NPC들 왜케 조용하지.

-그야 NPC들한텐 월드 메시지가 안 보일 테니까?

-그럼 우리가 알려야 하는 거임?

-……아니, 잠깐만. 뇌 정지 오는데. 그럼 진짜로 대륙 퀘스트가 터진 거라고?

게임 내에 있던 유저들은 물론, 온라인상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잇따랐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제국의 NPC들이 소식을 빠르게 접했던 월드 퀘스트 때와 달리, 지금 엘라니스의 NPC들은 평화로워도 너무 평화로웠으니까.

NPC 상인들은 퇴근하면 집에서 저녁으로 무엇을 먹을지 떠들고 있고, 경비병들은 잡화상인 라밀리가 너무 이쁘니 마니 얘길 하고 있는 판이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장면이 저러한데 현실감이 들 수가 없는 것이다.

하나 의외로 비현실감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미친!”

“저, 저게 뭐야!?”

“씨, 씨X. 진짜였잖아?”

“니X, 진짜 X됐네.”

“와…….”

언제 벙쪄 있었냐는 듯, 온몸으로 경악하며 이 위기가 현실임을 받아들인 것이다.

그건 유저들뿐만이 아니었다.

사아아-

따사로운 햇살을 쐬며 평화를 즐기던 NPC들이, 벌떡 일어나 하늘을 올려다본 것이다.

당연한 반응이었다.

따사롭게 몸을 비추던 햇살이 사라지고, 돌연 섬뜩한 어둠이 자리 잡았으니까.

“……맙소사.”

“마, 말도 안 돼……!”

멍한 얼굴로 밤이 된 하늘을 올려다본 NPC들의 반응은 가지각색이었다.

“재, 재앙이다! 재앙이 닥쳤다!”

“대, 대리인님께 알려야 한다! 어서!”

“도, 도망쳐!”

“젠장, 무기가 얼마냐고? 지금 그딴 거 물을 때냐. 네 눈엔 하늘을 뒤덮은 저 거지 같은 눈이 안 보여!?”

“정신 안 차려!? 빨리 따라와!”

두려움에 떨며 몸부림치는 이들, 다급히 어딘가로 가는 이들.

심지어는 다리에 힘이 풀려 엉덩방아를 찧은 채 작은 걸 지리는 이들.

“이봐, 시넬! 안 도망치고 뭐 하나!”

“……도망? 허, 저것 앞에 그런 건 의미 없다네. 자네도 직접 겪지 않았나? ‘그날’의 대재앙을……! 도망친다고 되는 게 아니야. 저것이 강림한 이상 이미 이 대륙은 끝이네.”

그리고 혼비백산하여 도망치는 이들 사이로, 망연자실한 채 모든 걸 포기한 이들까지.

님프 마을뿐만이 아닌, 엘라니스 전역에 동시다발적으로 반응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특이한 건 전자의 경우 대부분 젊은 님프들인 반면.

“아아…… 종말이 오고야 말았는가.”

“결국 이렇게 되는 건가…….”

“젠장, 내 생애 두 번이나 저것을 보게 될 줄이야.”

후자의 경우는 긴 세월을 산 몇 안 되는 님프들과, 엘프 마을의 하이 엘프와 백 년 이상을 산 엘프들뿐이라는 것.

그건 그들이 노쇠하여서가 아니었다.

오히려 오랜 세월을 살아가는 그들에게 지금의 나이는 전성기라 할 수 있었으니.

그럼에도 그들이 이토록 겁에 질린 이유?

직접 경험한 것이다.

스으으-

[봉인된 하늘을 집어삼킨 눈 ‘라그 베헤모스’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100여 년 전 비공식 대륙 퀘스트를 열었던 끔찍한 대재앙을.

[끔찍한 마기가 엘라니스 대륙의 하늘을 집어삼키려 합니다.]

[48시간 후 ‘라그 베헤모스’의 봉인이 풀립니다.]

[대재앙에 대비하십시오.]

메시지와 동시에 하늘을 가득 메운 어둠 너머로, 번뜩이며 거대한 무언가가 존재감을 드러냈다.

“아…….”

“홀리…….”

그것은 눈이었다.

파충류의 그것도, 그렇다고 맹수의 그것도 아닌.

코즈믹 호러라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는 상식을 뛰어넘은 공포스러운 눈동자가 달마저 집어삼킨 거대한 산처럼 자리 잡고 있었다.

[전(前) 심연의 강자와 조우하였습니다.]

“……미친.”

“전 심연의 강자?”

“홀리 쉿, 왓 더 뻑 이즈 디스 씻!?”

“마, 말도 안 돼…… 저걸 잡으라고?”

“오 마이 갓…….”

아직 유저가 감당해 본 적 없던 아득한 존재가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 * *

그리고 그 시각.

대재앙이 하늘을 집어삼켰을 때.

-……그게 정녕 사실이냐고 물을 기회도 주지 않는군.

“……그러게요.”

“와, 저게 다 뭐야? 포스 장난 아닌데?”

“……엄청나긴 하군. 저걸 상대해야하는 건가.”

-리자리자…….

-히익. 나, 나는 몰라.

도현 일행은 가장 먼저 루팔로에게 이 소식을 전해 주었다.

정확히는 전하다 말았다.

한창 얘기를 시작하려는 중에 라그 베헤모스가 자신의 수식어처럼 하늘 전체를 집어삼켜 버린 덕에, 구태여 설명을 할 필요가 없었으니까.

“아효. 진짜 너랑 엮이면 왜 늘 이러냐.”

“뭐야. 아재 이럴 것도 생각 못 하고 함께 간다고 한 거야?”

“아니, 각오야 했는데 설마 이 정도일 줄은 몰랐지.”

“그건 맞긴 해. 큭큭.”

-난 안 싸울…… 찰리? 눈이 왜 그래? 연쇄 살인마처럼 번들거리는데?

-……저 가증스러운 놈을 당장이라도 씹어 삼키고 싶군.

-리자…….

그에 동료들은 질색하면서도 익숙하다는 반응이었고, 찰리는 짙은 분노를 애써 갈무리하는 반응을 보였다.

여전히 심연이라면 치가 떨리는 것이리라.

그리고 그건 루팔로와 요정들도 비슷해 보였다.

-……정말 그 괴물이 나타나게 되다니.

-우리 괜찮을까?

-예상은 했지만, 이건 예정보다 너무 이르다고!

-요정왕께 보고를 올려야 하는데…… 어디에 계시는 거야?

-보고를 올리면? 요정왕께선 어차피 직접적으로 나서지 못하시잖아!

한 번 겪어 본 이들이라 그럴까.

도통 진정하지 못하는 요정들을 잠자코 지켜보던 루팔로가 차분한 목소리로 진정시켰다.

-……진정하게. 다행히 온전한 강림은 아닌 듯하니 충분히 이쪽에도 승산이 있다. 하물며 대비할 시간까지 주어졌으면 더더욱.

-그렇기는 하지만…….

-으음…….

요정들이 우물쭈물하며 말끝을 흐리다 이내 고개를 주억거렸다.

-맞아. 저번과 달리 완전체가 아니니까. 대비할 수 있는 시간도 주어졌고, 승산이 있을지도 몰라.

-어쩌면 이번이 저놈을 잡을 유일할 기회일 수도 있어.

-맞아!

루팔로의 말이 맞았다.

먼 과거 벌어졌던 대재앙은 말 그대로 재앙이었다.

대비할 기회도 주지 않고 급작스러게 벌어진 재해.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의 상황은 선녀나 다름없었다.

요정들이 진정한 듯하자, 루팔로가 한숨을 돌리며 도현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고맙다. 부탁한 것 이상의 일을 해 주었어. 그대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한다.

그리 말하는 루팔로의 눈빛에 진심이 가득했다.

심연의 잔재를 부수어 결계가 약해지는 걸 막아 달라는 부탁이었는데, 기대 이상을 해 준 것이다.

‘결계를 약화하던 기운이 눈에 띄게 옅어졌다.’

그간 쌓인 기운 때문인지, 아예 없어지진 않았지만 이것도 시간문제일 터.

이 정도면 사실상 잔재를 모조리 부수었다 봐야 했다.

그뿐인가?

심연의 잔재를 예상보다 더 부숴 준 것은 물론, 마석까지 파괴시켜 주었다.

‘봉인된 심장의 빈자리를 대신하기 위해 마석을 준비해 둔 거겠지.’

아마 확실할 것이다.

비록 모조품이긴 하나 심연의 눈이란 무대까지 재현해서, 심연의 기운을 쌓아 둔 걸 보면 말이다.

루팔로의 입장에선 허를 찔린 거나 다름없었다.

조금 전까지도 심장이 봉인되었으니, 르시아만 깨어나지 않으면 안전하다 생각했으니.

만약 이대로 방심하다 모든 힘을 비축한 마석을 얻은 라그 베헤모스가, 이전처럼 예고 없이 강림했다면…….

꿀꺽.

상상만 해도 소름이 끼쳤다.

그래서일 것이다.

-모두 그대들 덕이다. 그대들을 소중한 친우로 여기겠다. 부디 나의 성의를 받아 주었으면 좋겠군.

띠링-

[메인 파생 퀘스트 ‘심연에 잠긴 대영웅’의 선행 퀘스트 ‘심연의 잔재’를 클리어하였습니다.]

[압도적인 성적으로 퀘스트를 완수하여 보상이 강화됩니다.]

[‘루팔로의 보옥’을 획득하였습니다.]

루팔로가 인간에게 한 번도 준 적 없는 보옥을 내민 것은.

이는 오랜 세월 살아온 루팔로의 인생에서도 처음인 일이었다. 그리고 그 특별함답게 효과 또한 엄청났다.

[루팔로의 보옥]

-등급 : 전설(유물)(영물)

-설명 : 엘라니스의 고귀한 사슴 ‘루팔로’의 영력이 깃든 보옥이다. 영물의 기운이 담겨 있어 이것을 소지한 자는 그 영향을 받아 혼이 뚜렷해지며, 자신보다 높은 격에 저항할 힘을 얻는다.

-효과

[혼화(魂和) : 격의 차이를 일부 상쇄한다.]

[영각(靈覺) : 영혼이 한층 뚜렷해져 초월한 능력의 효과가 12% 증폭된다.]

“오?”

“대박.”

“호오.”

“미친, 초월 능력이 증폭된다고?”

무려 초월 능력의 강화.

수치로 두고 보면 겨우 10% 남짓이지만, 수치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여태 이런 능력은 한 번도 없었잖아!”

“이거라면 앞으로 더 마음 놓고 날뛸 수 있겠는데?”

“초월 특성과 초월 고유 능력들까지 모두 포함된다는 건가? 그렇다면…… 벽을 하나 더 깨게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경악해서 입이 떡 벌어진 아스트와 호기롭게 입가를 찢는 여제.

그리고 진지하게 생각에 잠긴 검성의 반응이 그 증거였다.

도현도 놀라긴 매한가지였다.

‘미쳤다. 이건 말이 전설이지, 전설급 수준이 아니잖아?’

초월은 말 그대로 초월.

한계를 초월한 능력인 만큼 한계치가 정해져 있는데, 이 보옥은 그 한계치를 강제로 더욱 늘려 주는 거나 다름없는 것.

그것만으로도 엄청난데 더 중요한 건 이게 현재로서 유일한 초월 능력 강화템이라는 것이다.

‘격이랑 관련 있는 거 보면 역시 초월과 격은 연관이 있어.’

그리고 종족의 정해진 격을 몇 번이고 뛰어넘은 생명체가 바로 영물이다.

꼭 루팔로의 보옥이 아니어도, 그런 영물과 관련된 물건들 중에 이러한 효과를 지닌 것들이 더 있을지도 모를 일.

이게 끝이 아닐지도 모른다 정보를 얻게 된 것만으로 엄청난 소득이었다.

하물며 이게 끝이 아니었다.

[타이틀 ‘루팔로의 친우’를 획득하였습니다.]

[루팔로의 친우]

-등급 : 전설

-설명 : 엘라니스의 영물, ‘고귀한 사슴 루팔로’와 친우가 된 자에게 주어지는 칭호. 인간이 영물과 긴밀한 관계를 맺은 건 인류 역사를 통틀어도 특별한 일입니다.

모든 정령과 선(善) 계열 영물이 당신에 대한 경계심을 누그러트리고, 보다 쉽게 호감을 보일 것입니다.

-효과 : 모든 정령과 선(善) 계열 영물의 경계심 저하 및 호감 증가.

모든 능력치 + 10.

[플레이어 최초로 영물 ‘루팔로’와 긴밀한 관계를 맺었습니다!]

[모험의 서에 기록됩니다.]

‘영물의 경계심 저하와 호감 증가……’.

영물과 긴밀한 사이를 맺는 게 생각 이상으로 중요함을 알게 된 지금.

‘어쩌면 이게 생각보다 더 엄청난 걸지도 모르겠는데?’

저 전설급치고 별거 없어 보이면서도 짧은 효과가 유독 거창하게 느껴지는 건 기분 탓이 아닐 것이다.

뭐, 루팔로가 준 보상만 유독 특별한 걸지도 모르고…….

예상이 맞을지 틀릴지는 지금으로선 알 길이 없었기에 도현은 이내 시스템창을 닫고 시선을 돌렸다.

-그대들은 충분히 많은 걸 해 주었다.

루팔로에게로.

-그럼에도 미안하지만…… 부디 재앙을 막는 것에 힘을 보태 줄 수 있겠나?

루팔로가 미안함과 간절함이 담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어서가 아니었다.

“물론입니다.”

-……고맙다. 결코 그대들을 잊지 않겠다.

대륙 퀘스트가 열린 이상, 거절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으니까.

신대륙에 남아 있는 컨텐츠들과 졸업 퀘스트, 그리고 메인 퀘스트를 생각해서라도 결코 멸망하게 둘 수도 없고.

도현이 진지한 눈으로 루팔로와 똑바로 눈을 마주하고 있는 이유는 다른 곳에 있었다.

“그것보다…… 보여 줄 게 있습니다. 심연의 눈에 있던 것입니다.”

-……무엇인가? 설마 마석이 하나 더 있는 건 아니겠지?

“마석을 부수니 이게 나타나서요.”

도현은 고개를 저으며 인벤토리에서 무언가를 꺼내었다.

백 마디 말보다 직접 보여 주는 게 낫다 판단한 것이다. 그렇게 도현이 꺼낸 하얗고 긴 무언가를 본 순간.

-그건……!

루팔로의 눈이 부릅떠졌다.

한데 이상한 건 루팔로가 경악한 순간.

마치 연쇄 반응이 일어나듯, 도현의 눈 또한 부릅떠졌다는 것이다.

[조건을 충족하였습니다.]

[발생 예정이었던 이벤트가 삭제되고, 숨겨진 루트의 이벤트가 발생합니다.]

[돌발 이벤트가 발생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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