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s Chapter 502

2부 169화.

감당할 수 없는 존재?

압도적인 격?

‘이게 뭔…….’

갑자기 이게 무슨 뜬금없는 소리란 말인가.

심지어 감당할 수 없는 존재라니?

이번 대륙 퀘스트에 그런 수식어가 붙을 만한 자라곤 라그 베헤모스와 바탄 정도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둘 모두 자신들의 손에 쓰러졌다.

그렇다는 건…….

‘……라그 베헤모스보다 더 강한 게 나온다고?’

꿀꺽. 마른 침이 삼켜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자신이 낸 것인지, 옆에 있던 이들이 낸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설마…… 뭐가 더 나타나는 건가?”

“여기서 더?”

“아니 씨X 이게 말이야?”

“산 넘어 산도 정도가 있지, 이건 너무한 거 아니냐고!”

상황을 눈치 챈 이들은 하나같이 딱딱하게 굳은 안색이 되었다는 것.

그럴 수밖에 없었다.

라그 베헤모스가 누구던가.

권좌에서 박탈되어 대부분의 힘을 잃었다곤 하나, 한때 심연의 강자였던 괴수다.

그 상태로도 엘라니스를 종말 직전까지 몰아넣었던 재앙 그 자체.

거역의 서가 없었다면 일만 대군이 모이고도 치열한 전쟁을 치렀을 것이다.

사아아-

[주의! 감당할 수 없는 존재가 강림합니다.]

[경고! 즉시 자리에서 벗어나십시오.]

지독한 어둠이 이제는 주변을 모두 뒤엎으며, 재난 상황처럼 정신없이 울려대는 알림.

정신 사납기 그지없는 이 상황 속.

들리는 소리는 오직 알림 소리뿐이었다.

라그 베헤모스의 위로 서서히 형체를 잡아가고 있는 기이한 실루엣 때문이었다.

“저, 저게…… 대체 뭐야.”

“맙소사.”

“홀리…….”

“저, 저런 걸 잡으라고?”

저걸 뭐라 설명해야 할까.

크기는 그리 크지 않다.

대략 3M보단 크고, 4M보단 작아 보이는 신장에 날렵한 체격.

실루엣 자체도 인간형에 가까우나 그 안을 들여다보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는 압도적인 공포감과 함께 깨닫게 된다.

“아…….”

-주, 주인…….

-…….

-리, 리자!

저것은 세상에 존재해선 안 되는 존재라고.

명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다.

아니, 그런 걸 따질 필요가 없었다.

누구라도 저것을 조우하게 되면, 그런 생각부터 들 테니까.

한데 왜일까.

‘뭐지?’

온몸을 옥죄는 듯한 감각.

칠흑같은 어둠 속 벌레로 세상이 뒤덮인 듯한 지독한 불쾌감.

이지를 상실한 듯 아득하게 느껴지는 존재.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포를 느낄 수밖에 없는, 그것을 위해 태어난 것 아닐까 생각되는 이 느낌…….

‘뭔가…….’

‘저것’의 모든 게 낯설면서 익숙했다.

[크…… 크흐흐……. 이거 참, 오랜만에 느껴보는군. 이리도 평화로운 공기라니.]

이윽고 가래가 끓는 듯한 기이한 목소리가 들려온 순간, 도현은 깨달았다.

이 기이한 익숙함의 정체를.

도현은 놈을 만난 적이 있었다.

정확히는 먼 발치에서 서로의 존재를 자각하며 대화한 적이 있다.

‘심연의 눈.’

그것이 열리려 할 때마다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존재.

[현존하는 심연의 강자, ‘불멸의 주인’을 조우하였습니다.]

[위험! 즉시 자리에서 벗어나십시오.]

[불멸의 주인이 강림하여 엘프 마을이 심연으로 물들기 시작합니다.]

라이르 성기사단의 부단장 ‘탁시넬’을 파멸자 게이먼으로 만든 자이자, 브리온에서 처음으로 도현에게 압도감을 선사한 존재.

현존하는 심연의 강자 중 하나인 불멸의 주인.

[크흐흐……. 그자의 그릇아. 내가 말했었지. 곧 보게 될 것이라고.]

“…….”

그가 현세에 강림한 순간이었다.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며 기이할 정도로 길게 입을 찢으며 웃는 놈의 모습에, 도현의 안색이 딱딱하게 굳은 것도 잠시.

[환영 인사는 이 정도면 되겠지.]

뇌 속에서 손톱을 긁는 듯, 듣기 싫은 목소리가 직접적으로 꽂혔으나 이곳에 모인 누구도 인상을 찌푸릴 수 없었다.

그러기엔 직후 펼쳐진 광경이 너무도 절망적이었기에.

[불멸의 주인이 권능을 발현합니다.]

[위험! 시전자보다 일정 이상 격이 낮은 대상은 범위에 노출될 시 즉사합니다.]

[피하십시오!]

-주인!!

-리자!!

가장 먼저 이상함을 감지한 건 지하드와 엘리자였다.

그리고 그보다 반 박자 후.

“……!”

“피해!”

“전군 뒤로 물러……!!”

“후퇴하라!”

아스트라와 알테리온을 비롯한 자연의 변화에 보다 예민한 이종족들이 급히 몸을 돌리며 소리쳤다.

아득한 자연재해가 다가오는 것을 코앞에서 발견한 사람처럼.

다급하다 못해, 절망적인 얼굴로.

하나 그 간절한 외침은 끝내 와닿지 못했다.

——-!!!

불멸의 주인이 뻗은 손에서 검은 기운이 번뜩인 순간.

미처 반응할 새도 없이 가공할 충격파가 세상을 뒤덮었으니까.

* * *

“미친…….”

“내가 지금 뭘 본 거지?”

“이게 맞아?”

“아니, 이게…… 아…….”

싸늘하다.

전장의 분위기를 표현할 가장 적합한 단어였다.

라그 베헤모스를 처치하며 축제나 다름없던 분위기는, 물을 끼얹은 듯 착 가라앉아있었다.

새어 나오는 말이라곤 채 이어지지 못한 탄식뿐.

“이게 뭐냐?”

“아니,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이야? 대륙 퀘스트 클리어한 거 아니었어?”

“저, 저게 뭐냐고 대체!”

“씨X, 뭔 파밸이 이래?!”

그들이 이토록 놀란 이유.

그건 방금 전 펼쳐진 압도적인 장면 때문이었다.

다 끝난 줄 알았는데 갑자기 등장한 저 소름 끼치게 생긴 놈이 손을 뻗자, 가공할 충격파가 터졌고.

——!!!

이내 그 궤적에 있던 모든 것이 어둠에 집어 삼켜지며 소멸한 것이다.

그것은 단연 지형지물만이 아니었다.

그곳에 있던 모든 이종족들과 유저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하이 엘프, ‘르비드 나빈’가 사망하였습니다]

[다크 엘프, ‘갈리온 드비시’가 사망하였습니다.]

[숲의 종족, ‘우그라 그라기’가 사망하였습니다.]

……

[플레이어 ‘바스탄’님이 사망하였습니다.]

[플레이어 ‘그라칼’님이 사망하였습니다.]

…….

정신없이 떠오르는 문구들.

감히 셀 생각조차 안 들 만큼 압도적인 메시지들이 실시간으로 떠오르고 있었다.

일만 대군이었던 군단은 3분의 1가량이 줄어들어 있었다.

파리 내쫓듯 휘두른 공격 한 번의 결과라기엔 너무도 압도적인 광경.

이건 재해였다.

막을 수도, 피할 수도 없는.

그저 운이 좋지 않게 그 자리에 있어 휩쓸릴 수밖에 없는 재해.

-아니, 저기서 갑자기 심연의 강자가 왜 나오냐.

-라그 베헤모스도 심연의 강자 아니었음? 왜 저렇게 다른 건데?

-전 심연의 강자잖아. 힘 거의 다 잃은 빈껍데기. 진짜 심연의 강자랑은 다른 거지.

-미쳤다. 이 게임은 그냥 미쳤어. 인공지능이 알아서 처리한다더니, 이 정도면 개발진들 일 안 하는 거 아니냐?

-인공지능 고장 난 거 같은데? 저게 맞음?

-애당초 Xㅂ 전 심연의 강자가 벌써 나온 것부터가 말이 안 되는 거였는데 이젠 뭐? 심연의 강자? 손짓 한 방에 마을 반파? 왜? 세 번 휘두르면 마을 삭제되겠다?

-어, 나 인공지능인데 이거 오류임 ㅇㅇ;;;

-이거 진지하게 좀 이상함;; 체감상 한 3~5년 뒤에 나올 콘텐츠 앞당긴 거 같은데.

밸런스가 무너졌다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말도 안 되는 무력에 채팅창 또한 정신없이 올라가기 바빴다.

하나 진짜 문제는 그 이후였다.

“이런 씨X!”

“놈은 방금 큰 기술을 썼다. 분명 힘이 빠졌을 것이다.”

“지금이다, 다 쏟아부어라!”

“젠장, 어차피 저거 못 잡으면 엘라니스도 끝나. 그럼 보상이고 뭐고 없어. 그냥 달려들어!”

엘라니스의 존망이 걸린 일.

당연히 가만히 있을 리 없는 이종족들이랑 유저들이 합심해서 달려들었으나, 오히려 그게 악수로 작용한 것이다.

그들은 싸워선 안 됐다. 차라리 곧장 뒤돌아 도망쳤어야 했다.

[크크큭……. 이거 참, 이곳의 필멸자들은 과거나 지금이나 한결같구나. 심연이었다면 진즉 등을 돌려 도망치고 있을 것을.]

“엘라니스를 넘본 것을 후회하게 만들어주마. 알테리온!”

“준비됐다네!”

그걸 가장 먼저 깨닫게 된 건, 가장 먼저 용맹하게 달려든 아스트라와 알테리온의 합공이 이어진 순간이었다.

9서클 이상의 경지에 이른 대마법사의 마력이 담긴 대마법.

[엘프 장로 ‘알테리온 엘란드리엘’이 비전 마법 ‘신목(神木)의 격노’를 시전합니다.]

[신목(神木)이 격노하여 현세에 아득한 힘을 발휘합니다.]

[상대를 완전히 구속하며 치명적인 확정 피해를 입히며, 신목의 축복을 받는 이가 받은 버프 효과를 2배로 증폭시킵니다.]

[엘프 장로 ‘알테리온 엘란드리엘’이 비운의 영웅, ‘아스트라 라벤시아’에게 ‘신목(神木)의 축복’을 시전합니다.]

[대상의 자연친화력에 비례하여 모든 능력치가 크게 상승합니다.]

[신목(神木)의 격노의 효과로 신목(神木)의 축복의 효과가 2배로 적용됩니다.]

엘라니스에서 오직 알테리온이 발동할 수 있는 비전 마법과 그 효과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다크 엘프의 찬란한 영웅 아스트라.

[‘아스트라 라벤시아’가 영웅의 일격을 발동합니다.]

[영웅으로서 걸어온 길, 신념, 고통. 그 모든 것을 담은 일격을 가합니다.]

“이것도 한 번 받아보아라.”

그의 전력이 담긴 검격이 휘둘러지자, 마치 세상이 반으로 갈라지는 듯한 착각이 일었다.

공간을 넘어 세상을 반으로 베어낼 것만 같은 압도적인 검격.

그것은 검술의 영역을 넘어선 무언가였다.

검술이 아닌, 그저 한 명의 영웅이 자신의 모든 걸 담아 휘두른 일격.

단 한 번 휘두른 것만으로 한 달은 앓아누워야 하는, 그야말로 모든 것을 쏟아부은 일격!

서걱-!

“!”

“반으로 갈라졌다!”

“해, 해치웠다? 이렇게 쉽게?”

어찌나 가공할 위력인지, 그것에 정통으로 베인 불멸의 주인이 정확히 반으로 갈라졌다.

……그래, 갈라졌다.

죽은 게 아니라.

[심연의 강자, 불멸의 주인이 죽음에서 벗어납니다.]

[해당 기술에 대한 면역세포가 생성됩니다.]

[불멸의 주인이 자신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기술에 면역됩니다.]

“……뭐?”

반으로 갈라졌던 불멸의 주인의 형체가 다시 온전함을 되찾은 것이다.

아니, 오히려 이전보다 더 강력한 실루엣을 갖춘 것은 기분 탓일까?

당혹스러움에 검을 휘두르는 것마저 잊은 듯, 벙쪄있는 아스트라를 보며 불멸의 주인이 입꼬리를 섬뜩하게 찢었다.

[크, 크흐……. 제법, 맛있었다.]

스으-

그리곤 손을 뻗었고, 그게 끝이었다.

손끝에서부터 폭사하듯 쏟아진 검은 기운이 아스트라를 족히 수십 미터 밖으로 날려버린 것이다.

콰아아아앙앙!

한참을 날아가 마을 문 앞 벽에 부딪힌 아스트라의 손이 축 처졌다.

“주, 죽은 거야?”

“모르겠…….”

유저들이 숨을 헙 들이킨 것과 동시에, 이번엔 다크 엘프와 하이 엘프들이 움직였다.

그리고 그들 모두 똑같은 결말을 맞이했다.

아니, 더욱 비참한 결말이었다.

아스트라 때와 달리, 채 접근하지도 못하고 주변으로 퍼진 검은 기운에 휩쓸려 날아간 것이다.

그것은 유저들도 마찬가지였다.

퍼엉-!

근접전의 대가라는 다크 엘프들도.

콰아아앙!

용기를 갖고 재앙에 맞서기 위해 나온, 맷집 하나는 자신 있는 숲의 종족들도.

날파리를 내쫓듯 가벼운 손짓에, 후두둑 떨어져 나간다.

휘이이익!

가장 궁술이 뛰어난 종족인 엘프들의 화살은, 불멸의 주인에게 어떠한 피해도 주지 못한 채 통과했으며.

“젠장, 왜 안 맞는 거야!”

“이건 사기 아니냐고!”

“다 끝난 줄 알았더니 이게 무슨…….”

“씨X, 씨X, 씨X!!”

발악에 가까운 유저들의 창, 검, 도끼, 마법 등.

온갖 공격들은 채 닿지도 못하고 사라졌다.

[해당 공격에 대한 면역세포가 형성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불멸의 주인이 피해를 무시합니다.]

불멸의 주인.

그것은 결코 그를 죽일 수 없기에 붙은 이름이었다.

띠링-

……평범한 방법으로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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