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s Chapter 504

2부 171화.

[크흐…… 크하하하하!!!]

웃음소리가 섬뜩하게 울려 퍼진다.

“끄윽…….”

“귀, 귀가 터질 것 같아.”

“으으.”

그저 웃는 것뿐인데, 두 발 딛고 서 있기조차 버거운 존재감에 유저들이 귀를 틀어막으며 휘청였다.

제발 이 소름 끼치는 웃음이 그치길 바라면서.

[크하하하하하!!]

하지만 웃음소리는 점차 커져만 갔고, 어느 순간부턴 웃음소리가 맞는지 의심될 만큼 기괴한 소리로 바뀌어있었다.

그렇게 10초 가까이 더 지나고 나서야 놈은 웃음을 거두었다.

무엇이 그리도 우스운지 기괴하게 휘어버린 눈과 입꼬리가 도현을 향했다.

[이게 얼마만의 선전포고인가. 기억도 나지 않는구나.]

긴 세월을 살아왔다.

수천 년이 지나고부터는 세는 것도 잊었을 정도로 오랜 세월을 살아온 그는, 어느 순간 가장 오래 살아온 심연의 존재가 되어있었다.

위대한 불멸의 주인. 심연의 공포.

모두가 그를 두려워하며 기피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가장 많은 죽음을 겪은 이이기도 했다.

[그때는 참으로 짜릿했지. 매 순간이 죽음의 연속이었다.]

죽음을 극복한다고 해서 고통마저 사라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죽음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차라리 죽는 게 나을 만큼 극심한 고통을 느낀다.

달리 말하면 매 순간이 고통이었다.

강철 따윈 우습게 씹어먹는, 그 길이만 60cm에 달하는 송곳니를 지닌 괴수들에게 물어뜯기는 고통.

독극물에 온몸이 녹아내리는 생생한 고통. 장기가 파먹히는 고통.

생명체가 느낄 수 있는 고통이란 고통은 다 겪었다.

하나 그중에서도 가장 큰 고통은…….

[죽음을 벗어나는 순간이었다.]

죽음 이후 세포가 재구성되어 부활하며 느껴지는, 화형에 처한 듯한 작렬감.

그것만큼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던 것이다.

차라리 모든 걸 포기하고 남들처럼 영원한 안식에 접어들고 싶다는 생각을 수천, 수만 번을 거듭했다.

하지만 지금에 이르러서는 그 고통도, 감정도 희미해졌다.

익숙해져서?

[아니.]

어느 순간부터일까.

뒤돌아봤을 때 더는 자신을 죽일 수 있는 존재가 없었다.

어지간한 공격들엔 모두 면역 세포가 생겼고, 본신의 힘과 격 또한 적수를 찾기 힘들 정도가 되어있던 것이다.

그런 자신에게 죽음을 선사하겠다?

우습기 그지없는 발언. 이제 와서는 언제 들어보았는지 기억조차 희미한 발언이었지만…….

[그래, 날 죽이겠단 말이지…….]

지금은 달랐다.

놈의 말대로 저놈에겐 언젠가 자신을 죽일 가능성이 있었으니까.

그래, 언젠간 말이다.

사아-

기껍다는 듯, 혹은 그립다는 듯 웃던 그의 표정이 싸늘하게 내려앉았다.

그저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오싹함에 몸이 떨릴 정도로.

[……내가 왜 네 놈을 살려줄 거라 생각하는 거지?]

이윽고 흘러나온 목소리는 그보다 더 섬뜩하고, 오싹했다.

“아…….”

괜히 멀찍이 떨어져 구경하던 유저들 사이에서, 겁에 질린 탄식이 튀어나올 만큼.

하지만 정작 그 살기를 받고 있는 도현은 태연했다.

“죽여, 그럼.”

가소롭다는 듯 피식 한 쪽 입꼬리를 말아 올린 도현이 툭 내뱉었다.

“어차피 부활하니까.”

[…….]

“나도 일단은 네놈들이 말하는 사도라서 말이야. 알지? 사도는 죽어도 다시 살아나는 거.”

“네 말대로 난 아직 너보다 약해. 하지만 다음번엔? 그리고 또 그 다음번엔?”

계속해서 죽인다고 의미가 있나?

난 점점 더 강해져서 돌아올 건데.

뒷말을 잇진 않았지만, 도현의 자신감 있는 얼굴은 마치 그리 말하는 듯했다.

[……사도에게도 죽음은 가볍지 않다 들었다. 허세를 부리려는 거면…….]

“뭐야, 잘 알고 있네? 후달리긴 했나 봐?”

만약 이곳이 현실이었다면, 도현은 똥줄이 타며 뇌가 불타게 돌아갔을 것이다.

어떻게 생각해봐도 저놈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었으니까.

막말로 전 심연의 강자조차 일만 명이 달려들어서 잡았는데, 현 심연의 강자를 어찌 혼자 잡는단 말인가.

이 정도 버티고 있는 것도, 놈의 강림이 온전치 않아서일 뿐이었다.

그리고 이건 달리 말하면, 아직 죽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기도 했다.

“여유로운 척은 다 하고 있지만, 사실 너도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잖아? 머무를 수 있는 시간도 얼마 없는 상황이니까.”

“그런데도 이렇게 시간을 끄는 걸 보면, 지금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한정되어있다는 거겠지.”

단순한 추측이 아니었다.

[주변이 온전한 심연화가 되어 있지 않아 불멸(不滅)의 주인의 강림이 불완전한 상태입니다.]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이 극히 짧습니다.]

[불멸(不滅)의 권능의 영향력이 약해집니다.]

[단, 심연화가 완성되면 완전한 강림이 이루어집니다.]

[현재 심연화는 30%입니다.]

실제로 메시지창이 사실임을 증명하고 있었으니까.

무엇보다.

‘내가 맞선 후로 30%에서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 말은 즉, 불멸의 권능을 뚫고 피해를 입는다면 심연화가 진행되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100%를 채워서 주변 일대를 심연화시켜야만 온전한 강림을 할 수 있는 놈의 입장에선 똥줄이 탈 일.

“급한 건 우리가 아니라, 너지. 안 그래?”

그것이 도현이 이리 자신 있게 버티고 있는 이유였다.

아무리 도현이 무모해 보이는 싸움에도 망설이지 않는다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그만한 리턴이 있거나 그래야만 하는 상황일 때일 뿐.

어떻게 해도 질 게임이라면 자리를 뜬 후 힘을 길러서 왔을 것이다.

“그리고…….”

피식 웃은 도현이 한껏 얄미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미안한데 사실 너 나 못 죽여.”

[……뭐라?]

영문 모를 말에 불멸의 주인의 표정이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아니, 저걸 과연 일그러졌다고 표현해도 될까.

주변 공간을 일그러트리는 듯한 소름 끼치는 기세에도 도현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놈이 무슨 수를 쓰든 신경 쓸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띠링-

지금 이곳에서 도현이 할 역할은 놈을 상대로 시간을 끄는 것.

그 역할은 차고 넘치게 해내었고,

파앗!

이제는 때가 되었다.

줄곧 기다리던 ‘그녀’가 모습을 드러낼 때가.

[저 빛은……?]

찬란한 빛이 어둠에 집어 삼켜졌던 하늘을 환하게 물들였다.

천천히, 빛이 어둠을 밀어내는 아름다운 광경에 유저들이고 NPC들이고 할 것 없이 모두가 고개를 들어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저 신성한 빛은 대체……?”

“아아, 신이시여.”

“와…….”

“저게 뭐냐. 너무…… 아름답잖아.”

긴박했던 상황도 잊고, 넋을 잃을 만큼 신비로우면서도 아름다운 광경.

더불어 몸이 따듯해지는 감각에 침묵이 감돌았다.

마치 이 광경을 조금이라도 더 눈에 담기 위해 집중하려는 듯이.

유일하게 단 한 사람.

-어! 주인! 저 기운은 설마…….

-리자리자!!

아니, 한 고블린과 거미만이 반가운 기색이 역력한 목소리로 외쳤고.

그 기대에 보답하듯 목소리가 들려왔다.

-잘 버텨주었다, 이 정도로 해줄 거라곤 기대하지 않았는데…… 기대 이상의 결과야.

그리 낮지 않지만, 어딘가 무게감이 느껴지는 여성의 목소리.

전사의 의지가 느껴지는 목소리가 들린 곳으로 고개를 돌린 순간, 모두가 볼 수 있었다.

저 찬란한 빛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를.

-이젠 나에게 맡겨라.

환한 빛무리를 뿌리는 은빛의 롱소드를 들고, 하늘 위에 떠 있는 금발의 여인.

[위대한 님프 대영웅 ‘르시아 그란델’을 조우하였습니다.]

위대한 대영웅.

역대 최강의 님프 대전사, 르시아 그란델.

그녀가 봉인에서 벗어나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그녀를 본 불멸의 주인이 피식 너털웃음을 흘렸다.

[크큭…… 그런가. 베헤모스가 죽으며 봉인 또한 깨진 거로군.]

어딘가 허망하게 느껴지는 말에, 도현은 답하지 않았다.

정확히는 그럴 겨를이 없었다.

파앗!!

르시아 그란델.

그녀가 하늘 높이 치켜든 검을 전력으로 휘두르며 터져 나온 빛이, 천천히 밀어내던 어둠을 완전히 몰아내기 시작하고 있었으니까.

[위대한 님프 대전사, ‘르시아 그란델’의 ‘정화의 검’이 발현됩니다.]

[주변 일대를 잠식한 모든 어둠을 정화합니다.]

[주변이 온전한 심연화가 되어 있지 않아 불멸(不滅) 주인의 강림이 불완전한 상태입니다.]

[정화의 검에 대한 저항이 실패합니다.]

[일대를 잠식하던 심연의 기운이 그녀의 의지를 받들어 정화됩니다.]

[심연화가 급속도로 낮아집니다.]

[주변 일대가 정화됨에 따라 불멸(不滅) 주인의 강림이 강제로 중단되며, 본래 있던 곳으로 돌아갑니다.]

오염물을 보는 듯한 껄끄러운 지면이, 본연의 싱그러운 풀내음이 느껴지던 지면으로 돌아온다.

어둠이 걷히고 푸른 하늘이 돌아왔고, 어두컴컴한 시야는 눈부신 햇살로 가득했다.

참으로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어둠이 걷히며 차오르는 자연의 위대함을 보는 것은.

“아아…….”

“와…… 미쳤다.”

“대박…….”

“저 검은…… 설마 그 르시아가 나타난 건가?”

“맙소사, 죽은 게 아니었단 말인가.”

“아아, 앨로윈. 그대의 말이 정녕 사실이었군.”

그에 유저들은 순수한 감탄을.

비로소 그녀의 정체를 눈치챈 이종족들은 감복한 얼굴로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 모든 무대의 중심에 있는 남자.

저벅.

도현은 한 발짝, 놈에게 다가가며 비죽 웃어 보였다.

“이제 그만 돌아갈 시간이다. 밸런스 그만 망치고, 나중에나 기어 나와. 그땐 얼마든지 상대해줄 테니까.”

[……크흐흐. 이거 참. 한 방 먹었구나.]

하나 그리 말하는 놈의 얼굴은 그리 불쾌해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재미있다는 듯 비죽 입꼬리를 찢은 놈의 신형이, 순간 사라졌다.

-주, 주인!

-리자!

-이런, 주군!!

그런 놈이 나타난 곳은 도현의 앞이었다.

지척 거리를 넘어서 숨결이 느껴질 만큼 가까운 거리.

시야에 놈의 끔찍한 얼굴밖에 보이지 않았으나, 도현은 눈을 피하지 않고 똑바로 마주 보았다.

그 모습마저 즐겁다는 듯 불멸의 주인은 특유의 소름 끼치는 웃음을 흘렸다.

[카이저…… 그자의 그릇아. 오늘은 네 놈의 승리다.]

“…….”

[하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이로써 고대의 약속은 끝이 났으니…… 우리는 곧 다시 보게 될 것이다.]

가래가 끓는 듯한 오싹한 목소리가 고막을 연신 강타한다.

하나 그보다 더욱 껄끄러운 건, 그의 기껍다는 듯한 불쾌한 미소였다.

[그 날을…… 기대하지. 크흐흐…… 크하하하!]

그리 말하는 놈의 실루엣이 점차 흐려져갔고, 어느새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놈은 사라지고 없었다.

그에 도현이 쯧 혀를 찼다.

하여튼, 마지막까지 불쾌하기 그지없는 놈이었다.

‘고대의 약속이 깨졌다라…….’

심상치 않은 말에 왠지 모를 찝찝함이 느껴졌지만, 그런 건 나중에 생각할 일이었다.

지금은…….

[돌발 이벤트가 종료됩니다.]

[대륙 퀘스트를 완벽하게 클리어하였습니다.]

[기여도에 따라 보상을 정산합니다.]

[점수를 측정 중입니다. 잠시 기다려주십시오.]

…….

“미친! 클리어했대!”

“와씨, 우리가 해낸 거야!?”

“미쳤다, 미쳤다!”

“카이저! 카이저! 카이저! 카이저! 카이저!”

“와아아아아!!!”

승리의 달콤함을 만끽할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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