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s Chapter 519

2부 186화.

어쩌다 보니 친구들에게 숨긴 채 회사 사장이 되었는데, 그 회사의 첫 면접자가 친구일 확률은 몇이나 될까?

하물며 그게 애매하게 친했던 사이도 아니고, 찐친이라 부를 만한 친구라면?

또한, 그게 한 명도 아니고, 네 명이라면?

‘이게 뭔…… 아니 쟤네가 왜 여기서 나와?’

운명의 장난도 이런 장난이 없으리라.

상상도 못 했던 정체에 머리가 띵 울리는 게 뒤통수를 거하게 맞은 기분이다.

그때 불헌 듯 스쳐 가는 단톡방의 채팅들.

-곽재열 : 하, 도현인 좋겠다. 저 새낀 면접 안 보잖아.

-김두형 : 아, 요즘 준비하는 게 있어서 ㅇㅇ 갑작스레 생긴 기회라 집중하고 있었음. 이제 내일이면 끝나니까 ㄱㄷㄱㄷ

-유종현 : 맞음. 하, 벌써 내일이네. 긴장된다.

‘이런 미친, 설마 면접 본다 했던 게 여기였어?’

아니, 당연히 현실 직장 면접인 줄 알았지, 누가 게임 길드 면접인 줄 알았겠는가.

이건 도현이 안일한 게 아니라, 당당하게 단톡방에 면접이라 말한 저놈들이 제정신이 아닌 거다.

하물며 이게 끝이 아니었다.

빼꼼-

“아, 현아야. 너도 인사드려야지.”

“안녕하세요?”

한 여인이 친구 놈들의 뒤에서 빼꼼 고개를 내민 것이다.

갈색 단발머리에 전체적으로 귀엽고 풋풋한 이미지의 젊은 여자였는데, 그녀와 눈이 마주친 순간 도현은 헛숨을 들이킬 수밖에 없었다.

“!”

그야말로 뜨헉, 소리가 절로 나는 표정.

친구들을 볼 때보다도 더욱 경악한 얼굴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아니, 넌 또 왜 여기서 나와?’

‘하이.’

자신의 속마음이 들리기라도 하는지 장난꾸러기 같은 미소를 짓는 여인.

그녀의 정체는 다름 아닌 여동생, 현아였으니까.

예상치 못한 친구 놈들의 등장에 멘탈이 흔들린 상황에 나타난 혈육은 치명타를 주기 충분했다.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왜 네가 얘네랑 같이 면접을 온 건데?’

‘어? 눈으로 욕한다. 말하자면 긴데, 어쩌다 보니? 재미있어 보이기도 하고.’

‘…….’

도현의 눈빛에 담긴 말풍선을 찰떡같이 알아듣고, 입 모양으로 설명하는 혈육에 도현이 미간을 주물럭거렸다.

하나 미간 대신 느껴지는 딱딱한 감촉.

‘아.’

가면을 쓰고 있다는 걸 뒤늦게 깨달은 도현은 그 대신 탁자에 놓인 물잔으로 손을 뻗었다.

분명 게임이지만, 심히 목이 타는 기분이었던 것이다.

한데 마셔보니 향긋한 향이 느껴지는 게, 물이 아니라 꽤나 값비싼 차인 것 같…….

“카, 카이저 님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팬입니다!”

“제 동경의 대상입니다! 카신교 소속이 되어 위대한 광명을 쫓고 싶…….”

“푸흡!”

“카이저 님?”

친구의 입에서 튀어나오리라곤 상상도 못 한 대사에 도현이 그대로 마시던 차를 뿜었다.

의아함과 걱정, 그리고 불안감이 섞인 채 바라보는 친구의 얼굴에 도현이 다급히 손을 내저었다.

“……괜찮습니다. 그, 저희 길드에 들어오고 싶다고요?”

“예! 받아만 주신다면 뼈를 묻겠단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하동문입니다!”

“카이저 님을 동경하여 활동하던 길드명도 킹갓제너럴카이저펀치로 지었…….”

“닥…… 아니, 거기까진 말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예? 아, 예……. 죄송합니다.”

눈에 띄게 시무룩해진 노란 머리에 구릿빛 피부를 한, 양아치 상의 남자 곽재열의 모습에 도현은 와락 일그러지는 얼굴을 숨기지 않았다.

친구의 저런 얼굴 따위 보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어차피 인상을 써도 가면 때문에 들키지 않을…….

‘신이시여, 마음에 드시지 않는다면 당장 물러나라 하겠나이다.’

‘……?’

……텐데 얜 대체 어떻게 알아챘지?

여자의 직감은 무섭다더니 그런 느낌인가?

순간 당황해서 멍하니 바라보자, 다르게 받아들였는지 아나의 눈이 차게 식어간다.

이대로면 당장이라도 저 녀석들을 치워버릴 것 같았기에 도현이 다급히 고개를 저었다.

‘그런 거 아니야. 그냥…… 처음 면접 보는 거라 어색해서.’

‘아하, 걱정하지 마시옵소서. 저들은 모두 위대한 카신을 따를 마음가짐이 된 자들. 인성 검사는 철저하게 했사옵니다.’

‘……그렇구나.’

그럼 누구 친구들(혈육 포함)인데 인성에 문제가 있진 않겠지.

한숨을 내쉰 도현이 최대한 당황한 마음을 진정시켰다.

‘저 새끼들…… 이상한 길드 만들 때까진 그런갑다 했는데. 이게 이렇게까지 커진다고?’

킹갓제너럴카이저펀치인지 나발인지 하는 길드를 만들더니, 이젠 카신교를 설립하자마자 길드를 때려치우고 가입하길 희망한다?

이건 생각 이상으로 카이저의 팬이라고 보는 게 마땅했다.

무엇보다 저놈들의 저 끈적한 눈빛.

마치 연예인이나 위인을 앞에 둔 듯이 바라보는 게, 꼭 선망의 대상을 보는 사람 같다.

‘우윽…….’

문제는 그 눈빛을 보내는 게 제 친구들이란 것.

‘이럴 줄 알았으면 차라리 정체를 밝힐 걸 그랬나?’

차라리 처음 카이저 얘기가 나왔을 때…… 아니, 하다못해 킹갓제너럴 거리면서 이상한 길드를 설립할 때라도 밝혔어야 했다.

하나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

이렇게 된 이상 죽어도 정체를 밝힐 순 없었다.

‘그래, 어디 끝까지 가보자고.’

그런 의미에서 길드에 받아줄 생각은 없었다.

정체를 들킬까 걱정되는 건 둘째치고, 저놈들의 저 역겨운(?) 눈빛과 발언을 계속 들었다간 정신이 온전치 못할 테니까.

“음, 그래요. 포부는 잘 들었습니다. 저도 길게 끌지 않고 바로 결과를 말해드리겠습니다. 결과는…….”

그렇게 탈락이란 말을 꺼내기 위해 운을 떼던 찰나.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거부할 수 없는 강렬한 시선에, 도현이 말끝을 흘리며 눈길을 돌렸다.

그곳엔 현아가 있었다.

-뽑아. 뽑아. 무조건 뽑아.

연신 입술을 달싹이며 입 모양으로 뽑으라 말하는 현아가.

“예. 결과는 탈…….”

당연히 기각이었다.

자신이 미쳤다고 저 시한폭탄들을 합격시키겠는가?

일말의 고민 없이 탈락통보를 할 생각이었다.

-오빠 정체 말한다?

“탈…….”

……현아의 다음 입 모양을 보기 전까지는.

재빨리 입을 다문 도현이 현아의 눈을 빤히 바라보았다.

순도 100% 진심이었다.

‘저년이 갑자기 왜 저래? 약이라도 처먹었나?’

제 오빠가 카이저라는 걸 알게 되었을 때만 해도 돌고래에 빙의해서 샤우팅을 내지르던 게 엊그제 같건만…….

이해할 수 없지만, 저년이 저렇게까지 나온 거 보면 허세는 아닐 거다.

깐족거리긴 해도 어지간한 선은 지켜왔던 녀석이니만큼 장난으로 저런 협박을 하진 않을 테니까.

‘그래도 뽑기엔 좀…….’

‘내가 도와줄게. 공범하자.’

이게 뭐라고 공범이란 말까지 나왔다.

머릿속 맷돌이 빠른 속도로 굴러간다.

‘스읍, 영 석연치 않은…… 아닌가? 차라리 현아가 있으면 정체를 숨기기 더 좋을 거 같기도 하고…….’

잠시 고민하던 도현이 이내 입을 열었다.

“……합격입니다. 축하드립니다.”

“와! 저, 정말입니까?”

“와씨! 대박! 미쳤…… 읍읍.”

“야 인마. 카이저 님 앞두고 어디 그런 망발을…… 죄송합니다. 이놈은 제가 잘 교육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순서대로 유종현, 곽재열, 김두형, 김현수였다.

어찌나 기쁜지 놈들은 몇 번이나 허리를 90도로 굽히며 감사 인사를 전하고 나서야 물러났다.

‘흐흐. 고마워!’

‘……집 가서 보자.’

문을 나서기 전.

마지막으로 나가던 현아 특유의 장난기 가득한 미소 때문에 뒷골이 당긴 것도 작은 해프닝이라면 해프닝이었다.

“바로 합격이라니 마음에 드신 것 같아 다행이옵니다, 신이시여.”

“……그래. 그런 거로 하자.”

순간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애써 입을 다문 도현이 손을 휘저었다.

“면접자는 이게 끝이야?”

“세 팀 정도가 더 있사옵니다.”

“빠르게 하자. 바로바로 들어오라 그래.”

“알겠사옵니다.”

고개를 꾸벅 숙인 아나가 다시금 통신 구슬을 조작하며 입술을 달싹였다.

그리고 몇 초가 흐르자 문이 열리며 들어오는 일행.

이번 일행은 젊은 남자 둘과 젊은 여자 하나로 이루어진 혼성 무리였다.

이제 막 대학생을 벗어난 듯한 게 도현 또래로 보였는데…….

“와.”

그들을 마주한 도현은 감탄에 가까운 반응을 토해낼 수밖에 없었다.

그들의 외모가 뛰어나서?

아니면 휘황찬란한 장비로 도배해서?

전부 아니었다.

여자의 외모는 학교에서 인기가 많을 얼굴이긴 했으나, 도현을 감탄하게 한 건 그런 게 아니었다.

“안녕하십니까, 카이저 님!”

“다시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아, 우리가 드디어 이 자리에 올랐구나. 너무 감격스러워.”

“오랜만입니다, 카이저 형님!”

“…….”

반가움과 감동이 가득한 어조. 그저 호감으로 가득한 눈빛.

비록 한 번 만났을 뿐이지만, 갓오세에서 만난 첫 파티이자 거의 마지막 파티였던 만큼 선명히 기억하고 있는 얼굴.

‘……저 사람들은 또 왜 여기서 나와?’

방패최고와 미간딱대, 그리고 유빈뀽.

제 동료들을 연상케 했던 초보자 도시 아르데의 첫 파티원들과 1년 만에 재회하게 된 순간이었다.

……길드 마스터와 길드원 면접자의 신분으로.

예상치 못한 재회라 반갑긴 한데…….

반짝반짝-

‘……하아.’

동경의 대상을 바라보듯 초롱초롱 빛나는 저 눈빛들을 보자니, 왠지 모르게 PTSD가 돋은 도현이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따라 무척 피곤하다.

* * *

예상치 못한 작은 해프닝들이 두 차례 있었지만, 면접은 금방 끝이 났다.

결과도 제법 성공적이었다.

총 네 팀 중 세 팀이 합격하여 10명의 길드원을 받게 된 것이다.

이는 꽤나 높은 합격률이었다.

13명 중 10명이나 합격한 건 비율로 치면 76%에 달하는 것이었으니.

하나 아무나 뽑은 건 아니었다.

-모두 훌륭한 길드원이었습니다. 과연 주군의 안목은 믿어 의심치 않군요.

“신의 혜안이지 않겠사옵니까.”

-음! 그건 당연하네만 자네가 일차적으로 잘 검토한 덕이지. 언제나 믿고 있다네.

“후훗, 믿음에 보답하도록 하죠.”

-리자리자…….

-쉿, 엘리자. 저런 데 끼어드는 거 아니야. 그러다 옮을라.

실제로 도현뿐만 아닌, 녀석들도 모두 만족한 결과였으니까.

이는 찰리의 말대로 아나가 무수한 검토 끝에 최종적으로 뽑은 길드원 후보자들이기 때문이었다.

그런 면에서 사실 전부 뽑아도 이상하진 않았지만, 셋의 탈락은 어쩔 수가 없었다.

-사, 사랑합니다.

-……예?

-아, 아니. 존경합니다.

-……신이시여. 저자의 눈빛이 심히 불손하옵니다. 명하신다면 당장 저자의 눈을 도려내겠나이다.

세 명 다 여자였는데 뜬금없는 고백에 아나가 곧장 검을 뽑아 들 기세로 차가운 한기를 뿜어낸 것이다.

그에 도현은 일말의 고민 없이 탈락시켰다.

그간 아나가 도와준 것들이 있는데, 굳이 적대감을 드러낸 이들을 뽑을 필요는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너무 광적으로 날 좋아하는 거 같았단 말이지.’

도현의 감이 말하고 있었다.

저들을 뽑았다간 아주 피곤해질 거라고.

아나가 자신을 신으로 따른다면, 저들은 뭔가 집착광의 자질이 보였다고 할까.

여자에 대해 잘 모르는 도현에게조차 와닿을 만큼 짙은 집착과 애정이 느껴졌었다.

‘뭐 한 것도 없는 거 같은데 피곤하네.’

하루종일 사냥하던 것보다 지금이 더 피곤하다.

이게 심적 피로감인가.

심사위원들이 편해 보인다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 역시 쉬운 직업은 없구나 싶었다.

마음 같아선 근처 호프집이라도 가서 시원하게 맥주를 마시고 싶지만, 아쉽게도 아직 끝이 아니었다.

“이번엔 간부진들을 만나보시는 건 어떠시옵니까.”

“간부?”

“네. 해링…… 흠흠, 뛰어난 궁수 유저를 포함하여 여러 능력과 자세가 된 이들이옵니다. 그들 모두 신의 은총을 기다리고 있사옵니다.”

“흐음…….”

길드원 다음은 간부라.

잠시 망설이는 듯 하자 아나가 슬쩍 말을 덧붙였다.

“그리고…… 새로 뽑힌 간부들 또한 있사옵니다. 신께서도 마음에 드시리라 생각하옵니다.”

“오?”

새로 꼽힌 간부라.

흥미가 당긴 도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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