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s Chapter 518

2부 185화.

면접.

평범한 사회인이라면 한 번쯤은 보았거나, 주변인들에게서 들어보았던 것.

그건 도현도 마찬가지였다.

“술 고고?”

“노노, 나 내일 면접.”

“뒤져, 걍.”

“하, X벌 면접 어카냐. 긴장돼 죽겄다.”

아무리 직장인으로 살아본 적 없는 도현이라지만, 그의 나이도 어느덧 24살.

한창 취업을 앞두고 있는 나이였고, 덕분에 친구들에게서 간접적으로 들은 게 제법 많았다.

최근 단톡방만 봐도 온통 면접 얘기와 갓오세 얘기밖에 없었으니까.

-곽재열 : 하, 도현인 좋겠다. 저 새낀 면접 안 보잖아.

-김두형 : 저 새끼도 전역했는데 슬슬 회사 알아보겠지. 기술 배운 것도 아니고, 공대도 아니잖냐.

-유종현 : 저 진성 겜돌이가 취업을 하겠냐. 밖을 안 나오는 놈인데. 저놈하고 술 한 번 마시기가 힘들다니까? 지금도 봐라, 저거 전역한 지도 반년이 뭐야? 거의 1년 되어가는데 아직도 한 번을 안 만난 거.

-김현수 : 그렇다기엔 요즘 게임 얘기도 잘 안 하…… 어? 저놈 설마 이미 회사 다니고 있는 거 아니냐?

-김두형 : 어?

-유종현 : 씨X?

-나 : 겠냐, 새끼들아. 날이나 잡아라. 막상 잡자 하면 바쁘다 했던 놈들이.

-곽재열 : ㅋㅋㅋㅋ휴. 저 새끼가 먼저 취업했으면 배신감 들 뻔.

-유종현 : ㅋㅋㅋㅇㅈ

-나 : 그래서 왜 안 나오는데? 나오라고 보채던 것들이 요즘엔 지들이 빼네.

-김두형 : 아, 요즘 준비하는 게 있어서 ㅇㅇ 갑작스레 생긴 기회라 집중하고 있었음. 이제 내일이면 끝나니까 ㄱㄷㄱㄷ

-유종현 : 맞음. 하, 벌써 내일이네. 긴장된다.

-나 : ㅋ

그러다 뜬금없이 도현에게 불똥이 튀기도 했는데, 역으로 지X을 해주니 의외로 순순히 꼬리를 내리는 녀석들이었다.

‘내일도 뭐 면접 보나 보…… 음? 김두형 저 새끼 이틀 전에 면접 떨어졌다지 않았나? 그새 다른 회사 면접 보는 건가?’

유종현도 맞장구치는 것 보니, 같이 보는 거 같은데 회사에 친구끼리 면접을 보기도 하나?

의아하긴 했으나 이내 신경을 껐다.

뭐, 회사가 아닐지도 모르고.

사실 저놈들이 어느 직장에 들어가든 딱히 별 생각이 없었다.

그보다는…….

‘면접이라…….’

매번 듣기만 했지, 자신하곤 하등 상관없으리라 여겼건만 직접 하게 되니 기분이 묘했다.

그것도 면접자 입장이 아닌, 심사위원 입장이라 더더욱.

‘보통 길드장들이 일일이 길드원 면접을 보나?’

중소 길드의 경우 그런 케이스가 제법 많다곤 하지만, 대형 길드부터는 대부분 간부 선에서 커트 된다고 알고 있다.

설립한 지는 이제 겨우 일주일이 좀 지났지만, 카신교는 무려 10대 길드의 한 축.

차라리 스카웃이라면 모를까.

일개 길드원을 뽑는 것에 10대 길드의 마스터가 직접 면접을 본다는 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었으나…….

씨익.

도현은 도리어 입꼬리를 올렸다.

‘재밌겠네.’

무엇보다 기대되었다.

[아나 : 위대한 광명을 쫓는 신실한 자들이라면 저희가 인격 조사를 하고 뽑고 있습니다만…… 이들은 아직 자격을 갖추지 않은 자들이라…….]

[아나 : ……본래라면 떨어트려 무방하나, 됨됨이가 되어 보여 후보로 두었사옵니다. 아무래도 길드전을 앞둔 상황이니, 직접 보시는 게 좋을 것 같다 판단되오니 시간이 되신다면…….]

…….

텍스트가 끊임없이 이어져서 대충 요약하자면, 이번 면접자들은 카신교 신도가 아니라는 소리였다.

하나 그렇다고 정말 일반인 그 자체는 아닐 거다.

[아나 : 불경한 자들이나 자격이 없는 자들, 더러운 마음을 품고 접근하는 자들은 모두 쳐내었으니 이 점은 염려하지 않으셔도 되옵니다, 신이시여.]

10대 길드의 일원이 되고 싶어 접근한 자들이나, 눈에 띄지 않는 자는 사전에 잘라낸 듯 보였으니까.

지금 남은 후보들은 ‘신도’가 될 조짐이 보이는 자들이거나, 무언가 아나의 마음에 든 자들일 터였다.

이를테면 재능이라던가. 뛰어난 스펙이나 고유 능력이라던가.

‘하여튼 평범하진 않겠지.’

아나의 눈은 상당히 높은 편이니까.

기대 반 호기심 반이 담긴 미소를 입가에 건 도현이 손가락을 뻗었다.

‘그럼 어디…….’

[길드 전용 스킬 ‘귀환’을 사용하시겠습니까?]

[사용 시 길드 ‘카신교’의 전용 건물로 이동합니다. (쿨타임 : 20분)]

파앗!

시야가 점멸되며 눈앞을 뒤덮은 하얀 빛을 보며 도현이 중얼거리듯 말을 이었다.

“길드장 행세 좀 하러 가볼까.”

10대 길드 카신교.

그곳의 길드 마스터로서의 첫 행보였다.

* * *

“오셨나이까, 신이시여.”

“아아, 그분이 오셨다!”

“카멘…….”

“신을 뵙습니다.”

“카멘.”

점멸된 시야가 채 돌아오기 전, 가장 먼저 도현을 반긴 건 우렁찬 인사였다.

소리만 들어도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게 느껴진다.

아니나 다를까.

눈을 뜨니 수천 명의 검은 로브와 가면을 쓴 신도들이 한쪽 무릎을 꿇고 인사를 올리고 있었다.

-음! 언제 봐도 훌륭한 자들이로군요. 됨됨이가 되어있습니다.

-워…… 주인, 이러다 사이비 교주 되는 거 아니야?

-리자리자.

“…….”

그 관종인 지하드마저 혀를 내두를 정도.

평소라면 꿀밤 한 대 먹여주겠으나, 차마 녀석의 말을 부정할 수 없었다.

‘이러다 진짜 사이비 교주 취급받는 거 아닌가 몰라.’

전에도 그랬지만, 정식으로 길드가 되면서 더 심해졌다.

공식적으로 단체가 되어버리니, 소속감이라도 느끼는지 신도들의 책임감이 더욱 막중해진 느낌이랄까.

이전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신인 카이저…… 그러니까 자신의 위대함을 알리려고 한다.

뭐, 그렇다고 해서 사이비 종교처럼 전도를 한다거나 배척하고 그러진 않는다.

그저 카이저를 욕하면 가차 없이 베어버릴 뿐.

‘어떻게 선을 잘 타고 있는 거 같긴 하지만, 한 번씩 브레이크를 걸어주긴 해야겠네.’

이제 공식적으로 길드가 된 이상, 너무 큰 이미지 하락은 좋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래도 가장 입김이 센 아나부터 신도들까지, 모두 자신의 말은 잘 듣는 듯하니 조금 주의하면 괜찮을 거다.

‘그나저나…….’

상념에서 벗어난 도현이 휙 고개를 돌려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에 가디언들의 시선 또한 덩달아 뒤따랐다.

-호오.

-우와, 엄청 큰데? 주인 이 정도였어?

-리자리자! 리자!

-뭐? 우리가 살던 오두막이랑은 비교가 안 되는 크기라고? 그, 그건 그렇긴 한데 거기도 나름 좋아. 절대 내가 지어서 하는 말이 아니라 풍수지리적으로…….

-리자? 리자.

도현과 마찬가지로 가디언들 또한 길드 건물에 온 건 처음이었던 것이다.

녀석들의 말을 들으면 알겠지만, 직접 마주한 이곳은…….

‘……너무 큰데? 원래 길드 건물이 이 정도로 큰가?’

상상 이상으로 크고 웅장했다.

어지간한 저택 여러 개를 합친 것처럼 큰 건물의 사이즈부터, 그런 건물 주위로 끝없이 펼쳐진 정원까지.

무슨 유럽 귀족의 저택을 보는 것 같다.

유럽 귀족의 저택을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일단 한국에선 절대 보지 못할 규모니까.

‘대형 길드쯤 되면 어지간한 저택 급이라곤 들었는데…….’

이건 좀 도를 넘어서지 않았나?

……아닌가? 10대 길드쯤 되면 이 정도 하나 싶기도 하고. 평상시 길드에 관심이 없던 도현으로선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차라리 레이드 공략 영상을 보면 봤지.

길드 건물 브이로그 같은 건 일제 시청한 기록이 없으니 말이다.

“마음에 드시옵니까. 이 모든 게 당신의 것이옵니다. 신이시여.”

“……아. 맞네. 내가 마스터니까.”

공식적으로 길드 건물의 소유권은 길드 마스터에게 있다.

그렇기에 길드 마스터가 사비를 들여 건물을 꾸미고 확장하고 그러는 거고.

즉, 내 집 마련도 힘든 세상에 도현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꿈 같은 저택을 선물로 받은 셈이다.

“……좀 과하지 않나? 그냥 받기엔 뭔가 너무 미안한데.”

“하오나 아직도 많이 부족하옵니다만…….”

“이게?”

……그럼 원랜 어느 정도까지 생각한 거지?

아니, 그보다…….

“혹시 이거 확장하는데 얼마나 들었어?”

“일일이 세어보진 않았사옵니다만, 대략 이 정도…….”

“미친…….”

“신이시여?”

천문학적인 액수에 도현이 기겁하며 물러나자 아나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순진무구하게 올려다보는 맑은 눈이 참으로 빛난다.

백금발의 긴 생머리와 하얀 피부, 귀족 영애 같은 외모가 오늘따라 유독 기품 있게 느껴졌다.

‘진짜 어디 귀족 가문 자녀인가?’

일전에 보라 아재가 스쳐 가듯 운을 떼긴 했었는데, 상당히 유력해졌다.

“아직은 부족하오나 부디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사옵니다.”

“……부족? 아니, 너무 마음에 들어. 고마워.”

“아아…….”

그저 고맙다는 인사 하나인데, 뭐가 그리 좋은지 맑고 커다란 눈이 감격으로 물든다.

그렇게 어느 정도 구경을 마치자, 이번엔 아나가 한 방으로 안내했다.

고급스러운 복도에 걸맞은 고급진 디자인의 문. 여타 방의 문들과 비교해도 유독 돋보이는 문에는 작게 명패가 붙어있었다.

[길드장실]

그 내부는…… 말해봐야 입만 아프다.

‘무슨 알현실인 줄 알았네.’

과장이 아니라 프라텔이나 제국에서 본 알현실과 비교해도 전혀 꿇리지 않는다.

굳이 비교 대상이 알현실인 이유는 전체적인 인테리어가 비슷하기 때문이었다.

아니, 지금 보니 알현실보다는…….

‘라이르 대신전 같기도 하고…….’

뭔가 백색과 금색의 조합이 보기만 해도 신성함이 느껴지는 게, 당장이라도 기도를 받아주어야 할 것만 같다.

이쯤 되니 새삼 저들에게 자신의 존재는 대체 뭘까 싶다.

그때 불헌 듯 느껴지는 시선에 고개를 돌리자, 어딘가 기대 어린 눈으로 올려다보고 있는 아나가 보였다.

“……방 멋있네.”

“흠흠. 과찬이옵니다.”

잠시 고민하다 말하니 수줍게 볼을 붉히는 아나.

갓오세에서 만난 이후론 늘 맑은 눈의 광인처럼 굴던 녀석인데, 최근 들어 표정이 참 다양해진 그녀다.

어쨌든 이게 중요한 게 아니니 바로 본론을 꺼냈다.

“그래서 면접자는 어디 있어? 여기로 오는 건가?”

“네. 지금 게스트실에서 대기하고 있사옵니다. 원하신다면 바로 면접을 진행할까요?”

“그럼 좋긴 한데…… 그럼 그냥 내가 게스트실에 가는 게 빠르지 않았어?”

“아니 될 말씀이옵니다. 이곳 길드장실에서는 모든 공격이 봉인되옵니다. 허튼짓을 할 자들은 아닌 것으로 파악되오나,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이곳에서 면접을 진행하심이…….”

“어어, 알았어. 얼른 불러오자.”

길어지는 그녀의 말을 적당히 끊으며 말하자, 그녀가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곤 품에 있는 무언가를 만지작거렸다.

입술이 달싹거리는 게 통신 구슬을 통해 귓속말을 전달하는 모양.

“바로 온다고 하옵니다. 의자에 앉아 계시옵소서.”

고개를 끄덕인 도현이 순순히 의자에 앉았다.

당연하지만 여러 개가 줄지어 늘여져 있는 저 평범한 의자들은 아니었다.

방의 끝, 벽면에 위치한 말 그대로 ‘왕좌’라고 불릴 법한 고급스러운 의자.

누가 봐도 아 길드장 전용 의자구나 할 법한 의자에 앉자, 양옆에 찰리와 지하드가 섰다.

-리자!

-어어, 엘리자?

폴짝, 엘리자는 자신의 어깨 위로 착지하곤 볼을 비볐다.

자리가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스읍, 이거 괜히 내가 긴장되네. 누구를 평가할 자리에 앉아본 적은 없는데.’

차라리 면접자의 위치가 더 익숙하다.

늘 증명해야만 했던 그인 만큼, 차라리 자신의 자격을 증명해야 하는 면접자가 더 편했으니까.

-리자리자!

그렇게 엘리자의 볼을 몇 차례 쓰다듬으며 생각에 잠겨 있을 때였다.

똑똑,

가벼운 노크 소리에 아나가 휙 고개를 돌려 바라본다.

들여보내도 되냐는 듯이. 그에 고개를 끄덕이자 아나가 근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들어와라.”

“예.”

끼이익, 천천히 열리는 문을 보던 도현의 눈이 이내 부릅 뜨였다.

눈동자에 담긴 짙은 감정.

그것은 당혹감을 넘은 경악스러움이었다.

‘……미친. 쟤네가 왜 여기서 나와?’

그럴 수밖에 없었다.

“잘 부탁드립니다! 킹갓제너럴카이저펀치의 길드장이었던 킹두형입니다!”

“길드원이었던 유종쓰입니다!”

“니즘입니다!”

“곽크리입니다!”

해맑게 미소지으며 인사하는 네 명의 젊은 청년.

그들이 매우 익숙했던 것이다.

그도 그럴 게…….

‘……니들이 왜 여기서 나오냐?’

졸지에 전역 이후 첫 정모를 현실이 아닌 게임에서 하게 된 도현이었다.

다만, 정체를 감춘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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