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mit Breaking Genius Mage Chapter Raws 1027

1027화 지적 충돌 (1)

게임에서 탈출한 베르덴, 알파, 베타는 출입구가 없는 저택의 밀실에 있었다.
태고의 모험이 종료될 때까지 머무는 개인 대기 공간이다. 시간 배율은 1 : 3.76. 베르덴은 지금까지 아르카디옴에서 보낸 시간을 가늠했다.

‘넉넉 잡아도 긴급 정상 회의까지 약 이틀인가. 그 전에 운명의 추종자의 본거지 중 하나를 급습해야 하니…….’

일정이 몹시 빠듯하나 이곳은 심해이며 호스트의 영역이다. 멋대로 게임을 단축하기는 어렵다. 세계의 틈새에서 인간계 최초의 왕을 상대했을 때와 경우가 다르다.
호스트는 외부인이 파고들 틈 없이 아르카디옴을 철저하게 지배했다. 만약 허점을 찾았다면, 그 허점은 호스트의 의도다.

“…….”

베르덴은 이성으로 감정을 다스리며 평정심을 유지했다.

무엇을 해야 효율적인가.

일단 모험극에서 습득한 것들을 확인했다. 아직 사라지지 않은 참가자의 기록서에는 네 번째 주빈이 어떤 새로운 지식과 아이템을 얻었는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만찬회에 참가한 보람이 있을 정도로 중요도가 높은 정보임은 부정할 수 없다. 팔과 다리에 불과한 단서들은 언젠가 머리로 이어지는 열쇠가 되겠지.’

먼저 베르덴은 [ 습득 아이템 ]을 간단히 살폈다.

아이젠폴은 실전에서 사용했다. 태고의 마법서는 어쩌면 아티슨 마탑의 마법서의 기원에 닿아 있을지도 모른다고 가설을 세웠다.
둘은 더 살펴볼 것도 없기에 다른 세 개의 물건을 차례대로 관찰했다.

스르릉.

‘엘로리스가 최후에 쓰던 [새벽의 검]. 신성력이 오랫동안 머무르면서 자연적으로 신앙계 아티팩트로 변화한 것 같은데.’

가볍게 휘둘러 보다가…… 희미한 별빛처럼 아주 은은하게 발광하는 칼날을 보고, 시험 삼아서 성신 마법을 발동해 봤다.
그 행동은 이성적인 의심과 본능적인 감각의 결과물이었으니.

혜성, 라레니아.

“음?”

은하수의 격류를 쏟아 내는 두 번째 별이 현현한 순간, 빛이 앞으로 뻗어 나가지 않고 고스란히 새벽의 검으로 빨려 들어갔다.

[성신 마법이 흡수됐습니다.]

[혜성의 검.]

은빛의 검신이 은하를 품었다. 베르덴에게 이미 별빛이 깃들었기 때문일까. 새벽의 검은 신성력조차 아닌 성신 마법을 반겼다.

‘그럼…….’

파아아아아아앗!

그가 휘두른 검격에 혜성이 실려 밀실의 벽면을 강타했다. 그리고 특유의 은하의 흐름이 타격 지점에 남아 일렁였다.
직후 새벽의 검은 은빛의 색채를 되찾았다.

‘오, 지금은 일회용이지만, 성신 마법을 검신에 고정하면 반복해서 사용할 수 있겠군. 작업 시간도 오래 걸릴 것 같지 않고.’

다히트 웨스로엘의 기억을 전부 소화한 베르덴은 마법 물품 제작에도 아주 해박했다. 인공 아티팩트의 개발 또한 말이다.

[새벽의 검]에 성신 마법을 담는다.

그렇게 작은 목표를 정한 다음에 베타에게 검을 넘기고, [새벽의 별빛]을 손에 들었다.
샛별의 신성력이 근원적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은 느껴지나…… 성신 마법을 사용하거나 뭘 해도 딱히 반응하는 느낌은 없었다.

‘신위를 드러내야 하나?’

베르덴은 <신격화>를 고려해 봤지만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르카디옴은 무턱대고 신성력을 해방할 장소가 되지 못했으므로.
고요한 저택 대기실은 베르덴의 진정한 존재감을 감당할 수 없다.

[반짝반짝.]

샛별의 신물은 시간을 들여 조심히 확인하는 게 좋다고 판단한 베르덴이, 별빛의 목걸이를 알파에게 씌워 주었다.

‘마지막으로 악신의 잔재.’

베르덴은 금속 기둥 내부에 갇힌 불안정한 힘을 감지했다. 기록서는 가공된 바르그논의 시신경이라고 일러 주었다.
바르그논이 누군지는 몰라도 대분기에서 패배한 고대 신 중 하나일 것이다.

꾸드득.
꾸득.
꾸드드득.

강대한 생명력에 이끌리는 것인지 곧 기둥에서 질척거리는 소리가 났다. 검보랏빛의 생체 줄기가 스멀스멀 기어 나왔다.
신경 다발이었다.
이름이 그러한 것처럼 엘로리스가 가공한 악신의 시신경이었다.

‘음, 보기 좋지는 않군.’

시신경은 애원하듯 베르덴의 피와 살점을 탐하며 피부를 살살 간지럽혔다. 살고 싶다! 바르그논이란 존재의 이성은 아예 사라졌어도 본성만은 남아 있는 것이다.

침묵의 사막에서도 그러했다.

대분기에서 ‘당신’, 올다르크, 세계수도 멸절하지 못했던 사악한 고대 신들은 패배했을지언정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그들의 육편은 공허한 신성력을 기반으로 변이해 사막의 재해가 되었다.

‘엘로리스가 어떻게 이걸 가공했는지는 몰라도, 인위적인 손길이 들어간 이상 사막의 재해와는 필시 양상이 다를 터.’

베르덴은 시신경을 톡 두드렸다.
신경 촉수가 움찔거렸다.

‘나중에 실험적으로 내 피를 줘 봐야겠군. 아마도 누구의 피인지에 따라 반응이 다를 테니. 엘로리스가 구축한 괴물 정도가 한계면 실망이겠지만.’

모험극에서나 위협적이었지 현실에서 그 괴이의 힘은 베르덴에게 전혀 미치지 못한다. 테아렐에게도 마찬가지다.
베르덴이 상대해야 할 적들과 비교하면 그 정도 전력은 큰 의미가 없었다.

어쨌든.

당장 피를 줬다가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는 터라 안타까워하는 바르그논의 시신경을 기둥 안으로 돌려보냈다.

‘이걸로 [ 습득 아이템 ]의 확인은 끝.’

자신의 기록서를 바라보는 베르덴의 눈길이 조금 위로 향했다.
태고의 모험의 정수가 그곳에 있었다.

* * *

베르덴은 [ 습득 지식 ] 항목에서 직접 얻지 못한 지식을 주목했다.
아르카디옴의 게임에는 언제나 허점이 있었다, 이것은 베타가 호스트의 독립된 영혼인 탈라칸과의 대화를 통해 얻은 정보였다.

[보고드립니다.]

테아렐과 지상에서 벌어진 일을 묻자, 베타가 자세히 설명했다.

───{다만, 운명은 없어도 운명에 얽힌 근원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리고 우연과 우연이 겹친 끝에 형성되는 우연한 숙명도 있지. 호스트는 이 둘을 ‘필연’이라고 일컫는다.}

───{저항의 씨앗이란 존재들이 있다.}

───{‘당신’의 운명에 패배한 올다르크가 최후 전쟁을 위해 준비한 저력이다. 올다르크가 만든 모든 현대의 초월자는 사실상 저항의 씨앗이지만…… 그 초월자의 일부와, 초월자가 아닌 씨앗의 일부는 특별한 사명을 띠고 있지.}

───{‘당신’의 사도에 대적하는 저항자. 우리는 이를 ‘대적자’라고 칭한다. 그런 뜻에서 호스트는 ‘당신’의 세 번째 사도이며…… 넌 세 번째 사도의 대적자다, 바다의 초월자여.}

───{넌 올다르크에게 선택받았다.}

테아렐의 중급 질문권에 대한 답변은, 베르덴과 알파가 지하에서 들은 것 이상으로 중요하고 민감한 지식이었다.

‘루자크도 그렇고 탈라칸도 필연을 언급했다. 그 먼 시대에서는 필연론이 곧 운명론인 셈인가.’

운명의 개념은 책임을 덜어 준다.

어쩔 수 없다는 말로, 그럴 운명이었다는 말로 자기 자신을 합리화하며 본인 의지가 아니었다는 걸 피력하는 것이다.

무거운 선택의 책임을 덜고자 했던 마음은 어느 시대에나 있었다.

하지만.

현대와 태고의 시대의 차이는…… 전자는 실제로 운명의 수레바퀴가 지배하고 있어 대부분 선택권을 빼앗겼고, 후자는 개인이 저마다의 선택권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게다가 저항의 씨앗이라. 현 초대 마도왕의 휘하 세력을 그렇게 일컫는 건가.’

보다시피 참가자의 기록서에는 일절 담기지 않은 지식이다. 아무래도 저항자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건 모험 기록에 포함되지 않는 듯하다.
호스트는 엄연히 운명의 사도이니 굳이 따져 보면 이상할 것도 없었다.

‘당연히 데우스 위덴은 저항의 씨앗이겠지. 한데 데우스처럼 저항의 씨앗 모두가 제 처지를 자각하고 있지 않은 모양이군.’

베르덴이 턱을 쓸었다.

‘테아렐이 호스트…… 사도의 대적자.’

‘당신’의 사도를 상대하기 위한 존재들, 말인즉슨 자유를 버리고 이상을 정해 진정한 신위를 얻은 초대 마도왕의 사도들.

연관된 단서가 기억 한편에 있다.

침묵의 사막, 그 최초의 마탑 밑에서 스승님으로 부르기 전의 관리자와 재회했을 때 이런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기에.

───물론 격이란 개념을 심었어도 아무나 초월자가 될 수는 없다. 재능이 받쳐 줘야 하지. 이것이 운명이 오차를 수정하는 과정과 얽히면서 앞으로 초월자가 될 존재가 운명적으로 정해졌으니. 신이든 운명이든 외부의 영향을 받아 초월을 터득한 자. 그게 바로 ‘선택을 받은 초월자’다.

운명이 만연한 세계에서 초대 마도왕은 운명을 이용, 초월자 개념을 구축했다. 테아렐은 그 과정에서 영향을 받았고 말 그대로 선택된 존재로서 초월자가 되었다는 이야기.

‘한마디로 테아렐은 초대 마도왕이 준비한 전략 병기 중 하나……!’

탄식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응당 분노할 만하다.

테아렐로서는 자신의 삶이 농락당했다는 기분이 들 터였다.
실제로 그러했다.
베르덴이 그녀의 입장이었다면 솔직히 이성마저 흔들렸으리라.

‘테아렐이 당장 아케나드 마도국으로 쳐들어가서 전쟁을 벌여도 할 말이 없다. 처음부터 초월자는 그런 족속이니까. 물론 상황이 그렇게까지 악화되지 않게 막을 거지만…… 탈라칸의 말이 전부 사실이라면 이건 존엄성의 유린.’

베르덴은 한숨을 내쉬며 이마를 짚었다.

‘……운명의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초대 마도왕이 미쳐 버렸다고 평가했다. 스승님께서는 좌절을 거듭한 초대 마도왕이 선을 완전히 넘어 버릴까 봐 진심으로 두려워하셨고.’

끝에 의문은 세 개로 귀결됐다.

누가 또 저항의 씨앗인가?
누가 또 사도의 대적자인가?
초대 마도왕은 선을 넘었는가?

베르덴은 습관처럼 최악을 가정하려고 했지만, 그는 초대 마도왕의 밑바닥을 알지 못하기에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다.

운명과 저항.

그 중심에 던져진 베르덴은 허무맹랑한 가설들을 세워 가며까지 초대 마도왕의 생각을 따라잡기 위해서 애썼고…….
초대 마도왕의 피조물들은 고뇌하는 베르덴을 말없이 곁에서 지켰다.

* * *

지식의 만찬회장에 여러 문이 생겨났다.

……달칵.

베르덴, 블러디아, 테아렐, 데우스, 루자크, 네 번째 귀빈이 대기실에서 나왔다. 두 번째 게임에서 살아남은 지식인들이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나와서 절규하듯 안도했다.

베르덴이 주변을 둘러봤다.

‘거의 궤멸 수준이군.’

아르카디옴을 개최할 때만 해도 아주 북적거렸던 인파는 조용해졌다. 지식인과 지식인 사이에 서늘한 공기가 오갔다.

“아…… 아아…….”
“나가는 길……! 남은 지식이라도 지켜야……!!”
“망령이 될 수는 없어……!”

여러 번 사망하며 지식을 상당 부분 빼앗긴 건지 한 자릿수 귀빈이 주저앉았다. 두 자릿수 귀빈은 언어 기능이 손상된 뇌로 어서 나가려고 집사들의 멱살을 잡았다.

그들은 겨우 살아남았어도 두려움에 잠식됐다.
정신과 뇌 기능에 큰 타격을 받았다.
하객의 대부분은 실종됐고 이곳에 없는 귀빈들도 적지 않았다.

지식을 지독하게 탐했던 첫 모습과 너무 대비되는 광경이었다.

짝. 짝. 짝. 짝.

호스트가 경건하게 박수를 치며 계단에서 등장했다.

{태고의 모험극에서 나온 것을 축하한다, 거룩한 지식인들이여. 첫 번째 게임에서 넘어온 참가자들 중 너희는 상위 0.87%에 들었으니 자기 자신의 지식과 집념, 그리고 운을 찬양해도 좋다.}

두 번째 게임에 참여한 지식인 중 9할 9푼 이상이 지식의 망령으로 전락했다…… 라는 의미를 호스트가 전달했다.

{또한 이 중에서 지식의 과업을 완수한 지식인은 3할. 그러므로 남은 7할은 세 번째 게임에 참여할 자격을 상실했다. 하지만 두 번째 게임의 난이도를 고려해 탈락자에게도 특별한 혜택을 선사하지.}

호스트가 아량을 베풀듯 말했다.

{너희는 세 번째 게임을 관람할 수 있다.}

게임에 참여하지 않되 지켜보는 것.

이는 호스트의 권리다.

당장 지식의 만찬회를 떠나려는 지식인들이 발길을 멈추었다. 침을 삼켰다. 안전하게 윗분들의 게임을 볼 수 있다?
지식인으로서 거부할 수 없는, 아르카디옴에 단 한 번도 없었던 자비였다!

{물론 두 번째 게임을 통과했으나 세 번째 게임을 포기할 지식인들도 동일한 혜택을 받는다. 형평성을 고려하여 탈락자와 다르게 특별히 개인 관람 공간을 대여해 주지. 즉, 너희는 나와 같은 선상에서 게임을 지켜볼 자격을 얻는 것.}

호스트가 턱수염 같은 촉수를 꿈틀거렸다.

{혜택을 받을 탈락자들은 남고, 세 번째 게임을 포기할 통과자들은 거수하라.}

탈락자들은 슬쩍 발길을 돌리며 만찬회장에 애써 남았다. 통과자들은 어떻게 할지 고민하며 손을 들지 말지 주저했다.

그때였다.

“흠, 승산이 없어도 너무 없으니 포기하죠. 대신 혜택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네 번째 귀빈이 자신이 없다며 포기를 선언하고 혜택을 받았다. 파문이 일었다. 그를 시작으로 통과자 대부분이 거수했다.

“포기하겠소!”
“개인 관람 공간을 원합니다……!”
“포기도 현명한 처사일 터.”

테아렐도 이미 중급 질문권으로 대답을 들었기에 게임을 포기하고 특별 관람 혜택을 얻었다. 그녀의 시선은 데우스에게 가 있었다.

{그렇게 되면 세 번째 게임을 이어 갈 지식인은 단 세 명이로군. 세 번째 주빈, 네 번째 주빈, 그리고 첫 번째 귀빈.}

세 명만이 남은 것도 의도일까.

베르덴은 의심을 떨칠 수 없었다. 호스트가 무슨 그림을 그리는지 아직 파악이 안 됐다. 그는 침묵으로 호스트를 주시했다.

{주제는 정해져 있기에 추첨은 생략한다. 이번엔 짧은 휴식과 식사를 취한 뒤 아르카디옴의 마지막을 장식할 세 번째 게임을 시작하지.}

호스트가 통보만 하고 퇴장하려다가 지식인들을 굽어보며 말했다.

{처음으로 태고 시대의 모험극을 경험한 기분은 어떤가. 다시 없을 게임이었는데, 혹시 감상을 말해 줄 지식인이 있나?}

“내가 말하겠소.”

지식인들이 눈을 꿈뻑이는 가운데 열여섯 번째 귀빈이 손을 들었다.
루자크 팔테인이었다.
그는 죽었으나 가진 지식을 일부 빼앗긴 대가로 부활했고 지식의 과업을 완수하지 못한 대신 겨우 살아남았다.

“호스트.”

루자크가 빙긋 웃었다.

“귀하는 진정한 지식인이오.”

칭찬과 같은 문장이었지만 그 말투에는 경멸이 가득했다. 지식인들이 식은땀을 흘렸다. 호스트에게 저런 무례를 저지르다니.

호스트가 낮게 웃었다.

만찬회장의 분위기가 싸늘하게 얼어붙을 무렵에 호스트가 아르카디옴의 진실을 깨달은 영혼에게 짧은 예를 갖추었다.

{고맙군, 샛별에 은혜를 갚은 기사여.}

호스트는 그를 열여섯 번째 귀빈으로도, 루자크 팔테인으로도 부르지 않았다. 지식인은 대부분 전혀 이를 이해하지 못했다.

* * *

휴식은 짧았다.

루자크는 베르덴 일행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는 어딘가에서 혼자 시간을 가졌고, 테아렐은 데우스를 노려보되 말을 걸지 않았다.

베르덴과 블러디아는 단 한 번 살벌한 시선을 나누는 걸로 그쳤다.

이윽고 호스트가 나와 절차를 속행했다.

{세 번째 게임은 ‘지적 충돌’이다.}

“지적 충돌?”

베르덴과 블러디아를 포함한 지식인들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당연했다. 지적 충돌은 두 명이 하는 보드게임이니까.

{본래 지적 충돌은 두 개의 진영만이 있으므로 두 명만이 참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내가 직접 개정하여 게임을 확장했다. 둘이 아닌 셋…… 하나의 진영을 추가했지.}

호스트가 가볍게 발을 굴렸다.

쿠구구구구구구구구……!

또 다른 공간으로 이동할 필요 없이 만찬회장이 갈라졌다. 지식인들이 있는 바닥이 좌우로 밀려나고, 그 중심에서 아주 거대한 다각형으로 이루어진 판이 전개됐다.

타일마다 축소화한 자연이 있다.

세 개의 진영에는 이미 기물이 올라가 있었다.

{첫 번째 진영은 운명, 두 번째 진영은 저항.}

호스트가 앞을 가리켰다.

{세 번째 진영은 역천.}

베르덴의 표정이 굳었다. 알파도, 베타도 당황한 기색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역천 진영에 속한 기물의 모습이 눈에 익었기 때문이다.

‘저건…….’

베르덴의 모습을 한 기물.
알파의 모습을 한 기물.
베타의 모습을 한 기물.
아드리안의 모습을 한 기물.
이자벨라의 모습을 한 기물.
…….

기물로 재현된 에온의 세력이 거기에 있었다.

{세 번째 게임의 지적 충돌은 삼파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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