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3화 참석자들 (2)
수왕을 계승하는 조건은 길게 설명할 것도 없이 간단하다.
찬탈.
모든 부족장이 지켜보는 앞에서 단신으로 당대의 수왕을 죽이면 끝이다. 독이든 뭐든 그 과정에서 무슨 수를 써도 상관없다.
수인에게서 있어서 비겁한 건 필사적으로 싸우지 않는 마음가짐이다.
만약 당대의 수왕이 계승 이외의 이유로 사망해 자리가 공석이라면 수왕 후보들끼리 경쟁해 한 명의 왕을 선출한다.
그때 많은 후보가 사망하면 수인족의 전력에 큰 악영향을 미치지만, 그렇다고 해도 종의 암흑기라고 생각하고 감내해야만 한다.
위계질서가 불완전하게 잡혔다가는 수인 부족이 아예 분열될 위험이 높아지므로. 수인의 지난 역사가 그리 말한다.
그리고 안티아스는 별종 중의 별종이었다.
그는 조부였던 전대 수왕을 압도적으로 살해한 걸로도 모자라 자의로 수왕 후보들의 도전까지 받아 전원 죽이지 않고 굴복시켰다.
늑대와 사자를 섞은 듯한 외모.
신장 6m 이상.
순도 높은 최상위 금속조차 손상시키는 이빨과 손톱, 그리고 발톱.
드래곤과 비슷한 꼬리.
안티아스는 어떤 수인 계열에도 속하지 않으면서 모든 수인 계열에 포함된다.
수인은 피에 섞인 특정 형질에 치우쳐져 종족이 결정되는데 안티아스는 애초에 모든 형질을 하나로 통합한 육체를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이다.
가장 위대한 생물.
수인들은 그렇게 안티아스를 일컫는다.
“먹음직스러운 먹잇감이 많군.”
수왕이 코로 길게 숨을 들이마셨다. 흉포한 생기가 요동쳤다. 그의 숨소리가 군중들의 숨소리를 압도했다.
수왕을 뒤따르는 세 명의 부족장과 수십 명의 수인이 야성을 드러냈다.
그 옆으로 마스터, 벤디에 카에나르가 걸어왔다.
“괜히 위협하지 마세요, 수왕. 여기는 당신의 영역이 아닙니다.”
마스터의 격이 수왕이 장난스럽게 퍼뜨린 살기를 억눌렀다.
사람들이 혼절하지 않도록.
“마스터.”
수왕이 마스터와 그녀의 가장 뛰어난 제자 세 명을 눈길만으로 훑고는 입가를 끌어 올리며 송곳니를 드러냈다.
“막아 볼 텐가?”
“그래야 한다면요.”
마스터의 세력은 수인 부족과 인간 세력의 과한 분쟁을 차단하는 억제력이기도 하다. 실제로 템플과 수인 대부족은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음에도 갈등이 빚어진 적은 거의 없었다.
수왕은 마스터를 포식자이자 강자로서 인정한 지 오래였기에.
마스터가 말했다.
“하지만 당장 가르간트에서 추방되기는 싫으니 다음으로 미루도록 하죠. 저는 세계 회의에 참석하러 왔습니다.”
“아깝게 됐군. 세계 회의에 볼일이 있는 건 피차 마찬가지지만.”
“……?”
뭔가 꺼림칙한 느낌에 마스터가 내심 고개를 갸웃거렸다.
수왕이 작게 코웃음 치고는 상공을 올려다봤다. 마름모 형태의 세계 회의장 꼭대기에 계외와 계외의 최측근이 있었다.
전방만이 아니라 사방에서 막강한 힘을 지닌 존재들이 그의 본능을 간지럽혔다.
“늑대굴에서는 서로의 이빨을 숨기는 법이라는 건가. 그래야 인간답지.”
쿵──────!
수왕이 만족스럽다는 듯 날카롭게 눈을 뜨며 앞장섰다. 한 걸음 한 걸음마다 주변 거리가 크게 진동했다.
훅.
세계 회의장에 접근하던 수왕 일행의 기척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템플의 제자가 말했다.
“어느 정도 가까워지면 즉시 계외의 영역으로 진입하게 되는 듯합니다. 역시 명불허전이군요……. 그런데 무슨 문제가 있으십니까, 스승님?”
“아닙니다.”
마스터는 수왕의 태도에 의문을 가졌으나 곧바로 생각을 떨쳐 냈다. 속내가 어떻든 어차피 금방 알게 될 일이었다.
지금 오직 신경 쓸 건 세계 회의뿐이다.
지체하지 않고 그녀도 제자들을 데리고 회의장에 입성했다.
“……시발, 그냥 멀리서 구경하는 것뿐인데 존나 쫄리긴 하네.”
군중 속 미스릴 등급 모험가, 도살자, 갈리아크가 손을 문질렀다.
식은땀이 피부에 녹아들었다.
“수인이 뭐 저렇게 커? 특수 개체도 아니고. 그래서 왕인 건가? 근데 마스터는 현존하는 무기를 다룬다는 것치고는 별로 살벌하지 않잖아.”
“아이고, 갈리아크 씨! 제발 입! 좀!”
“말 좀 가려 가면서 해……! 그렇게 나불거리다가 진짜 죽는다니까……?!”
동료 고드와 네리엔이 제 입술을 팍팍 치며 눈을 부라렸다.
“거, 아주 지랄 호들갑 떨기는. 그럼 우리도 인맥 부르면 되지. 안 그러냐?”
“미친놈!”
갈리아크 파티는 개인적으로 에온의 베르덴과 친분이 있는 것과 별개로 황금의 죄인에 대한 계약을 맺은 적이 있다.
언젠가 황금의 길이 열렸을 때 같이 데려가기로 말이다.
사실상 그 정도면 인맥이라고 해도 부족하지 않은 관계였다.
“오, 또 온다.”
수왕과 마스터에 이어서 다른 세력들도 차례대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딱히 순서를 정한 건 아니었다. 비교적 약소한 세력들은 여럿이서 무리를 이루거나, 긴밀한 관계에 있는 강대한 세력과 조금 거리를 두고 걸음을 같이했다.
타각. 타각. 타각.
테르네티아 연방, 딘엘 왕국, 벨마이르 왕국이 깃발로 저마다의 국기를 내보이며 회의장으로 이어진 대로를 거닐었다.
각국의 지도자, 혹은 지도자들은 우수한 혈통을 가진 말에 올라탄 채로 직속 호위단, 혹은 기사단을 앞에서 이끌었다.
초월자들보다 훨씬 더 인간적인 나라님들을 본 사람들은 감탄을 흘렸다. 무력은 약할지언정 일국의 통치자는 그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평민은 감히 마주 보기 힘든 그런 계급적인 위엄 말이다.
하지만 군주에도 급이 있다.
쿵!
아르나크 제국의 정예 군단, 레기온(Region)이 규칙적으로 발을 굴리면서 일대를 장악했다. 마치 수왕이 군중에게 남긴 인상을 지워 버리는 듯한 강렬한 울림이었다.
적갈색을 띤 최고의 명마가 대로의 정중앙을 천천히 가로질렀다.
수인에게 자연적인 야성이 있다면, 인간에게는 인위적인 인성이 있다.
제라클 황제.
아르나크의 검 ─ 리반데일 대공.
검성.
레기온의 로드.
마법성의 로드.
두 개의 뿔이 솟아난 황금의 투구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워 로드.
두 마리의 용이 왕관을 떠받치고 있는 제국의 상징이 바람에 펄럭였다.
제왕과 초월자.
과연 모든 국가를 통틀어 가장 국력이 강하다고 평가되는 위용이었다.
그런데 그런 제국과 보란 듯이 나란히 걷고 있는 자들이 있었다.
“흥.”
“사람이 뭐 이리 많아?”
“뭐, 시끌벅적해서 좋구먼!”
드워프.
붉은 화산 클랜장을 필두로 한 금속과 창작의 종족이 오른편에서 그 황제와 무려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난쟁이들은 제 발이 아니면 절대로 안 걷겠다는 듯 어느 누구도 승마하지 않고 고집스럽게 짧은 걸음을 내디뎠다.
갈리아크가 턱을 쓸었다.
“저 초월자가 검성의 스승이군. 절대로 부러지지 않는 검을 갖고 있다고 하던데. 그나저나 제국하고 드워프가 저렇게 친했냐?”
“제가 어떻게 압니까……!”
와아아아아아아!
한편에서 들려오는 함성에 갈리아크와 고드가 휙 고개를 돌렸다.
계외의 통제로 세계 회의장에 다가갈 수 있는 경로는 대로 하나뿐이지만 그 대로와 이어진 두 개의 대로가 또 있었다.
화합의 국기가 나부낀다.
“모든 인간종이 집결하는 세계 회의라니. 정말 뜻깊은 날입니다. 그렇지 않나요? 제라클 황제. 그리고 리반데일 대공.”
인간과 다종족의 상생을 목표로 하는 이데라트 연맹장이 인사를 건넸다.
그는 마법계 총회의의 일석을 맡았던 연맹국 최고 외교관, 브라오닉과 그 제자인 중앙 대륙 4강인 푸른 공포, 바리건트를 비롯한 다종족으로 이루어진 최정예 병단을 대동했다.
“제국과 화산 지대의 드워프가 함께하고 있는 모습. 참으로 보기 좋습니다. 세계 회의에서 다종족 관계에 긍정적으로 진전이 있으면 이야, 더할 나위 없겠어요.”
“오히려 악화될지도 모르지.”
제라클 황제가 말했다.
“루아스 교국이 별로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으니. 특히 최근 성녀는 더더욱.”
“종족 간의 벽은 두터우니까요.”
이데라트 연맹장이 싱긋 웃었다.
“그래도 계속 두들기다 보면 언젠가는 무너지지 않겠습니까? 훗날 모든 인간종이 하나가 되는 세상이 올 겁니다. 그런 사회에서 공존하게 될 지성이 있는 이형종도 많아질 거고요.”
“힘든 길이군.”
“노력해야죠. 제가 못 하면 다음 세대가 반드시 이룰 겁니다.”
“그러길 바라지.”
제라클 황제가 시선을 거뒀다. 리반데일 대공이 고개를 까딱거려 연맹에게 격려의 뜻을 보내고는 레기온을 지휘했다.
이데라트 연맹장은 잠시 기다렸다가 적절한 속도로 제국의 뒤를 이었다.
그렇게 여섯 번째 참석자는 아르나크 제국, 일곱 번째 참석자는 드워프, 여덟 번째 참석자는 이데라트 연맹국이 되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마법계도 등장했다.
* * *
10대 마탑 중 8대 마탑.
보헤미른 마탑, 화산섬의 마탑, 오스테아 마탑, 젠티르 마탑, 라리안 마탑, 디아문 마탑, 헬리온 마탑…… 아티슨 마탑.
마탑주들과 수십 명의 장로 및 원로 대부분이 나이가 상당히 많은 만큼 그들의 이동은 엄숙하고 무거웠다.
“마, 마탑주님들이야.”
“멋지다…….”
“우리도 나중에는 꼭 저 대열에……!”
아카데미에서 현장 학습을 나온 학생들이 선망과 열의를 품었다. 아카데미의 예비 마법사에게 있어서 정식으로 마탑에 들어가는 건 평생의 꿈이나 다름이 없었다.
“호호호, 저희도 저렇게 한껏 무게를 잡아 보는 게 어떻습니까, 선조님? 저기 자라나는 새싹들이 좋아할 것 같은데.”
“마탑주답게만 굴어 다오.”
딱 남들만큼 전력을 데려온 펠디안느와 관제하는 인드렌은 내부가 훤히 드러난 마차를 타고 느긋하게 군중들의 시선을 즐겼다.
물론 그건 인드렌이 아니라 아티슨 마탑주인 펠디안느의 의지였다.
펠디안느가 옆으로 고개를 슬쩍 돌렸다.
“대륙에서 가장 많은 자본을 다루는 분들도 일찍 오셨군요. 그러고 보니 이렇게 세 분을 함께 보는 건 처음입니다.”
“그간 평안하셨습니까. 아티슨 마탑주님, 인드렌 님.”
마그누스 은행장.
다이나 은행장.
아노니움 은행장.
대륙 재계(財界)의 중추 역할을 하는 3대 은행의 수장이 이곳에 왔다.
세계 회의는 마법계 총회의와는 결이 다르다.
마법계 총회의는 마법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인물을, 세계 회의는 대륙에 큰 영햑력을 행사하는 세력을 위주로 구성된다.
그래서 아직 마탑주가 정해지지 않은 디아문 마탑이 참석할 수 있는 것이고, 무모한 지식인이라 불리는 퀘론 렉클로스는 정식으로 참석할 수 없는 것이다.
물론 개인이라 해도, 웬만한 세력을 압도할 만큼 세계에 대한 파급력이 강하다면 세계 회의의 참석 조건을 충족한다.
인드렌이 물었다.
“최근의 사태로 인해 대륙 전체의 자금 흐름이 직격타를 맞았다고 들었는데, 생각보다 안색이 그리 나쁘지 않구나.”
“물론입니다. 작은 파도가 몇 번이고 덮쳐 온들 어찌 재계의 둑을 무너뜨리겠습니까? 3대 은행은 언제나 거대한 파도를 대비하고 있습니다.”
“호호호, 좋습니다. 아티슨 마탑주로서 정말로 안심이 돼요.”
아티슨 마탑주와 마그누스 은행장이 서로를 바라보며 옅은 미소를 띠었다.
자고로 천문학적인 거금을 운용하는 자들은 속이 안 보일 정도로 심계가 깊은 법이다. 근본적으로 돈과 심리는 상관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하나둘씩 세계 회의장으로 사라진다.
와아아아아아아!
와아아아아!
대로변에 빼곡히 밀집된 사람들은 그야말로 박수와 환호성을 아낌없이 보냈다. 또 언제 다시 국왕, 황제, 초월자를 볼 수 있는 날이 올까?
군중은 이 광경을 망막에 새길 기새로 여느 때보다 눈꺼풀에 힘을 주었다.
이번에는 여러 국가들이 줄을 지어 갔다.
이텔 왕국.
바림티엘 협국.
발데라 왕국.
노덴 공국.
라그벨 왕국.
마렌 왕국.
포르메네 자유국…….
실페라 자치령과 미들로스 자치령 같은 지역은 최소한의 국가 단위도 되지 않기에 당연히 참석할 권리도 없었다.
마치 전쟁을 치르러 가는 듯한 행렬이다. 실제로 소국의 왕들은 얼굴이 심각하게 굳어 있었다.
이는 자연의 순리다.
포식자의 기분이 피식자의 생사를 결정하듯이 세계 회의가 내린 결정은 힘이 약하면 약할수록 큰 영향을 받는다.
자칫하면 자신들이 나름대로 구축한 통치 체계가 산삭조각 날 수 있다.
어찌 대세를 거스르랴?
대륙의 주요 세력들이 폭풍우라면 소국은 일개 잡초에 불과하다. 뿌리째로 뽑히거나 바람을 따라 드러눕거나…….
결론은 둘 중 하나뿐이다.
상황에 따라 눈치를 보고 줄을 잘 타지 않으면 세계 회의는 공포의 현장이 될 수도 있다. 그들은 그런 마음으로 임해야 했다.
속이 쥐어짜지는 듯한 기분.
“허억…… 허억…….”
안 그래도 몸이 허약한 노덴 공왕은 호흡이 점차 가빠졌다. 미리 심신을 안정시키는 약을 복용했지만 고질병을 아예 억누르지는 못했다.
당장 멈춰 서서 휴식을 취하자니 노덴 공국의 체면이 바닥으로 떨어질 테고, 계속해서 이동하자니 정신이 아찔하다.
이대로 낙마라도 한다면 오늘 일은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그때, 선명한 ‘언령’이 울려 퍼졌다.
“진정해라.”
미증유의 기운이 퍼져 나갔다.
식은땀이 흘러내리던 육체와 마음이 한순간에 평안해졌다. 노덴 공왕만이 아니었다.
조금이라도 불안감을 품은 모든 이들의 긴장감이 눈 녹듯이 사라진 것이다.
“한동안 괜찮을 거다. 나중에 못 견딜 것 같으면 다시 말해라. 간단한 일이니.”
“가, 감사합니다. 유리온 폐하. 이리 실례를 끼쳐 죄송합니다.”
“실례는 무슨.”
언령의 기사단을 통솔하는 서약자가 앞에 있던 이들을 먼저 보냈다. 그렇게 대로가 다시 한적해질 때쯤 마침 정중앙의 대로로 합류한 국가에게 동행을 권했다.
역사상 단 한 명밖에 없었던 9위계 초월자의 상징, 지고한 팔각성이 드높은 하늘에 떠 있는 태양의 빛을 가린다.
아케나드 마도국.
공식적으로 현 인류를 통틀어 네 손가락 안에 드는 강대국이자 마법계 초월자 세력이 가르간트에 강림했다.
7대 마도왕, 반젤리스가 인사치레 겸 고유한 격을 조금 드러냈다. 수많은 마법사는 마력이 바위처럼 경직되는 걸 느꼈다.
서약자가 피식 웃었다.
“아직까진 대체로 조용하게 넘어가는군. 수왕이 당장이라도 혼란을 만들 것 같았는데. 그 이상으로 세계 회의에서 난리를 피울 작정일지도. 어떻게 생각하나, 반젤리스?”
“그렇게 보는 게 옳겠지. 당대의 수왕은 여러모로 얌전한 것과는 거리가 머니. 그러는 서약자, 자네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 같은데.”
“보면 알겠지. 그나저나 손녀는 언제쯤 결혼할 예정이지? 지금이 중요…….”
“잡설은 안 듣겠다.”
7대 마도왕이 냉큼 말을 끊어 버렸다.
“그보다 마울러가 델하룬 남부와 북부를 어느새 손에 넣어 지배하고 있다고 하더군. 다크워튼 마탑이 델하룬에 있으니 네크로맨서라면 알고 있었을 텐데. 역시 과묵한 자야.”
“라인델이 그러는 게 하루이틀인가. 뭐, 수왕에게 패배하고 뭐라도 배운 거겠지. 이렇게 되면 베르덴이 곤란하게 된 셈이지. 마울러는 동대륙을 권역으로 삼는다고 하니. 아마 이번 세계 회의에서 그 갈등이 수면으로 대두되겠지. ”
서약자가 턱을 쓸었다.
“일단 주인 없는 땅의 권역 타당성이 주 의제에 올랐으니 베르덴이 불리하기는 하지만 그리 쉽게 당할 리는 없을 테고. 으음, 궁금한데. 베르덴이 어떤 식으로 대처할지.”
“내가 보기엔 그걸 고를 것 같군.”
7대 마도왕이 확언했다.
“정면 돌파.”
─────────!
후방에서 굉음이 들려왔다.
7대 마도왕과 서약자가 군중들처럼 뒤로 고개를 돌렸다. 수십 미터에 육박하는 거대한 골렘, 베타가 다가오고 있다.
그런 베타의 프레임 위에는 베르덴이 보란 듯이 앉아 있었다.
서약자가 중얼거렸다.
“뭐야, 저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