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mit Breaking Genius Mage Chapter Raws 871

871화 혈연? (2)

마법은 연구가 필수적인 학문이다.

생체 조직을 구성하는 물질이 동일해도 인간마다 사고방식이 다르듯이, 위계 마법이라는 공통 체계가 있어도 개인마다 차이는 존재한다.

이러한 간극이 극대화된 것이 바로 마도다.

밤하늘에 수놓인 무수한 별처럼 마법의 가능성엔 끝이 없다. 그와 관련해 초대 마도왕의 어록에도 이런 구절이 있다.

세계의 밖에서도 신비는 계속되리라.

경주에 비유한다면 마법에는 결승점이 존재하지 않는다. 영원히 나아가야 한다. 때로 뒤를 돌아보거나 멈추거나 지쳐서 쓰러질지언정 결국은 굳건히 앞으로 향해야 한다.
포기하면 거기서 끝이므로.

그것이 일반적으로 마법사가 나이를 먹을수록 더 강한 이유다.

다른 이보다 더 높은 경지에 도달해 강한 마법을 펼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수십 년을 묵묵히 마법을 탐구하는 것 또한 재능이다.

세상은 그걸 노력이라고 부른다.

“하나 여러분께서도 아시다시피 노력에는 응분의 비용이 따르는 법. 여태껏 여러 마법적 집단이 고대의 마법 기술을 되살리려고 했으나 번번이 현실의 벽에 막혀 좌절했습니다. 마법계의 경쟁 사회에서 성과가 불분명한 기다림은 곧 도태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조사국장이 말을 이었다.

“지난 마법계 총회의에서 에온의 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득만을 추구하느라 스스로 마법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고…… 과연 이 시대를 관통하는 문구였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능률의 향상은 시대 발전을 앞당겼지만, 발전의 다양성을 축소했습니다. 현대가 당연시하는 효율의 순기능이자 폐해이지요. 그래서 아케나드 마도국은 미지를 추구하는 국가로서, 그리고 초대 마도왕의 유지를 잇는 나라로서 언제나 마법의 근본을 잊지 않으려 노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조사국장이 센트럼에서 진행하는 마법 실험들을 소개했다. 물론 극비를 제외하고 공식적으로 선보일 수 있는 것들이었다.

공개된 센트럼의 마법 실험장은 11개 구역으로 구성되었다.
스크롤, 골렘, 마법 물품, 아티팩트, 마석 변환 실험…… 보다시피 개중에는 과거에 실전된 마법의 복원도 진행되고 있었다.

베타가 멀리서 골렘 실험실을 살펴보았다.

[인공 골렘에게 가장 중요한 동력핵이 보이지 않습니다. 인공 골렘의 프레임에만 관련된 마법적 실험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본래 핵 연구에도 몰두했습니다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저희가 상상한 것 이상의 인공 골렘이 이 시대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기에.”

인공 골렘의 핵은 단순히 동력원으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다. 여기서 핵은 인간으로 치면 심장이면서 두뇌이기도 하다.
프레임에 마력을 공급함과 동시에 사고와 행동을 결정하는 핵심인 셈이다.

그럼 어떻게 하면 뇌와 심장의 기능을 결합할 수 있단 말인가?

모른다.

아케나드 마도국만이 아니라 마법적 기술만으로 10대 마탑의 종합 서열 2위에 자리한 아티슨 마탑도 실패했다.
기껏 완성한 건 1차원적인 행동만 반복하는 인공 골렘뿐이다.

동력에 지능을 부여하려고 하니 추산되는 오류가 셀 수 없이 많았다. 대체 어디부터 개선해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을 지경이었다.

그런 와중에 현대의 골렘 기술을 몇 단계나 앞선 기술력이 등장한 것이다.

“방금 효율의 폐해에 대해 말씀드렸지만, 그래도 효율은 마법의 일부. 적재적소라는 말이 있듯, 각자의 강점으로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것이 사회의 바탕 아니겠습니까.”

베르덴이 말했다.

“저걸 우리에게 수출하고 싶다는 거군.”
“주인 없는 땅의 치안을 담당하는 골렘 부대를 보았습니다. 그 상식을 벗어난 마력 원리와 정교함을 고려했을 때 생산, 수리, 점검 등에 많은 손이 필요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조사국장의 견해는 타당했지만, 알파가 총괄 관리하는 초대 마도왕의 골렘 연구 시설은 양산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소재만 충분하다면 같은 종류의 골렘을 간단하게 제작할 수 있다.

말인즉슨 센트럼이 개발하는 프레임을 수입해서 얻는 이점은 크게 없다. 아마 그것쯤은 마도국에서도 짐작하고 있을 터였다.

베르덴은 그렇게 생각했지만…… 에온에서 골렘 분야에 관한 사안을 결정하는 건 그가 아니라 알파와 베타였다.

“그렇다고 하는데. 너희는 어떻게 생각하지?”

[기존 골렘 부대에는 필요 없습니다.]

알파가 딱 잘라 말했다.

조사국장은 아쉬운 기색을 보였으나 실망하지는 않았다. 현재 개발 중인 골렘 프레임은 마도국의 건축 기술을 연구하다 나온 것이니.
인공 골렘이 아니더라도 다른 분야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그때였다.

[하지만 프레임 제작 기술은 별개. 연구할 가치가 다분. 새로운 형태의 인공 골렘을 설계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

마도국이 자랑하는 건축 기술은 초대 마도왕 시대에 근간을 두고 있고, 수백 년에 걸쳐서 역대 마도왕들이 해당 기술을 재해석하여 다양한 건축 기술을 만들어 냈다.
초대 마도왕의 지식을 가진 알파가 관심을 가진 것은 바로 그 다양성이었다.

베르덴이 말했다.

“골렘 기술 건은 마도왕과 이야기를 나눠 보도록 하겠다. 넘어가지.”
“감사합니다. 그럼 안내를 계속하겠습니다.”

조사국장은 공손히 예를 갖추고는 공개한 마법 실험을 차례대로 소개했다. 알파와 베타가 이따금 질문을 던졌고, 베르덴은 특히 스크롤 관련 연구에 관심을 보였다.

아드리안과 이자벨라는 관광을 온 듯 느긋하게 관람을 이어 나갔다.

레바나는 언제 사건이 터질지 마음속으로 전전긍긍했다.

그렇게 센트럼의 연구실을 구경한 뒤 여러 마법 분야에 관한 실험실과 정원과 같은 조경 시설 등까지 둘러보았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틀고, 직선에 이어 곡선을 그리고 여섯 개의 선 중에서 네 개의 선이 교차하는 중심을 관통…….’

베르덴이 약 1시간 전에 지나갔던 자리를 보며 사고를 가속했다. 센트럼의 시설 위치가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동선이 비효율적이군.’

제법 걷기는 했으니 경로가 겹치는 부분이 있을 수는 있다. 하나 면밀히 따져 보면 실제 이동 거리를 조금 더 단축할 수도 있었다.

만찬까지의 공백을 메우기 위함인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가.

뭐가 됐든 의도가 담긴 것은 확실했다. 아케나드 마도국의 조사국장은 이런 사소한 부분 따위를 놓칠 인물이 아니었으니까

베르덴이 조사국장을 한번 떠볼지 말지 고민하던 도중이었다.

“혹시 아르나크 제국의 워 메이지를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조사국장의 물음에 아드리안이 대답했다.

“본 적 있다.”
“워 메이지는 기와 마력을 동시에 운영하고, 그 일부는 마력 조작의 극한을 탈피하여 마력 제어라는 기술을 다루는 자들. 그야말로 실전에 특화된 전투 마법사라고 할 수 있죠. 상충하는 두 힘을 운용한다는 과감함은 인상적입니다. 그러나 바로 그 점 때문에, 그들을 순수한 마법사라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마도국의 마법사가 워 메이지를 비롯한 다른 마법사와 무엇이 다른지 보여 드리겠습니다.”

조사국장이 공손히 허리를 조금 낮추며 단호히 말했다.

“센트럼의 연무장으로 안내하겠습니다.”

* * *

초대 마도왕이 경외받는 이유는 그저 9위계에 도달했기 때문만이 아니다. 그의 위명은 명확한 기록을 근거로 삼고 있다.

아케나드 마도국이 건국되기 전에.
초대 마도왕이라고 불리기 전에.

올다르크 루인 아케나드와 대립각을 세운 대륙의 강자들이 존재했다.
그의 소문을 믿지 않은 자들, 믿었으나 자만한 자들 그리고 믿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도전한 자들이었다.

별개로 특수 개체로 취급받은 아인종도, 이형종도 마도국을 넘보려던 적이 있었다. 심지어 초월종…… 드래곤까지도 말이다.

결과는 세 갈래로 나뉘었다.

전멸, 항복, 도주.

범죄 집단은 말살되었고, 초월자는 목숨만 건져 평생 서대륙에 발을 디디지 않았으며 특수 개체와 드래곤은 토벌당해 소재로 쓰였다.

살아 있는 천재지변.
원소 마법의 정점.

대적 불가.

그것이야말로 천변(天變)의 마도사라 불린 초대 마도왕이란 존재였다.

그리고.

아케나드 마도국의 마법사들은 그 힘을 찬미하며 조금이라도 초대 마도왕과 같은 길을 걷고자 재능과 노력을 쏟아부었다.

어떻게 하면 원소의 파괴력을 높일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원소의 흐름을 이용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초대 마도왕의 원소에 가까워질 수 있는지…….

수백 년에 걸쳐 원소 마법의 연구를 거듭하고, 또 거듭했다.
모든 마도왕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기에 그 열정은 자그마한 불씨에서 그치지 않고 더욱 크게 타올랐다.

그 모든 것이 집약된 게 ‘엘레마르(Elemar)’라 불리는, 아케나드 마도국을 대표하는 마도왕 직속 제1마도사단이다.

“새로운 별께 경의를.”

반경이 무려 300미터에 육박하는, 센트럼 북쪽 구획의 연무장.

엘레마르에 소속된 13명이 일제히 베르덴을 향해 경례했다. 그냥 마법사들이 아니었다. 한 명 한 명이 마도를 개척한 마도사였다.
최소 5위계 상위부터 시작해 그 정점에는 6위계 극점이 있었다.

‘경지는 기본이라는 건가.’

그들에게서 동급 마도사와는 궤를 달리하는 힘이 느껴진다. 나이는 다양했으나, 모두가 예외 없이 자기 자신의 한계 위계에 도달한 듯했다.

가히 역전의 마도사들.

보헤미른 마탑이나 블랙 아워를 포함해서도, 이처럼 육체와 정신이 모두 완성된 마도사 집단은 처음이었다.

“호오.”

아드리안도 엘레마르가 쌓아 온 경험을 가늠하고 짧게 감탄했다. 이자벨라와 레바나는 그들의 기백에 놀라움을 표했다.

“어떠신가요, 저희 마도국의 정수는?”

엘레마르의 단장 바로 옆에 서 있던 메드레일이 다가왔다. 그녀는 오직 실용성만 고려한 스태프를 들고 있었다.

베르덴이 말했다.

“기세가 대단하군. 마도국의 자랑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모든 원소 속성을 다루시는 베르덴 님께서 그리 말씀해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물론 엘레마르를 소집한 것은 여기 계신 국빈들께 자랑하기 위해서는 아니랍니다.”

메드레일이 입가를 올렸다.

“여러분께─── 베르덴 님께 보여 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그녀가 등을 돌렸다.

“시작하세요.”
“전원, 마도를 개방하라,”

단장이 명령하자, 단장 자신을 포함한 엘레마르 전원이 마도를 이끌어 냈다. 서로 다른 원소에 특화된 길이 열렸다.
그들에게서 확산한 마력의 파동이 연무장을 한 차례 휩쓸었다.

“옛 불꽃의 현현을.”

단장을 중심으로, 엘레마르 단원 12명이 크게 원을 이루었다. 그들이 4명씩 짝을 지어 각각 번개, 화염, 바람 속성을 구현했다.
단장이 하늘을 향해 손을 뻗고, 그 손바닥 위로 원소 마법이 쇄도했다.

콰아아아아아───!

벼락과 화염이 미친 듯이 격돌한 순간 그 온도가 급상승하고, 바람은 두 속성의 충돌에 개입해 혼돈을 한층 더 증폭시켰다.

강렬한 빛과 열기가 요동친다.

단장을 제외한 12명의 마도사가 시도하는 원소의 결합을 유심히 관찰하던 베르덴이 곧이어 그 진의를 깨닫고 눈을 부릅떴다.

‘저건……?’

콱.

단장의 손을 움켜쥐었다.

그의 손가락 틈새에서 이전에 없던 빛의 변화가 일렁였다. 저항력을 크게 웃도는 열과 압력에 피부가 벗겨지고 살이 익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엘레마르의 단장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았다. 이윽고 다시 손을 펼친 그의 손바닥 위엔, 새로운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

옅은 초록색의 불꽃.

과거에 베르덴이 직접 보고 느꼈던 화염엔 전혀 미치지 못했지만, 특정 원소의 격을 끌어올리는 과정 자체는 그때와 흡사했다.
관리자가…… 본체의 초위 마법으로 백색 불꽃을 구현했을 때 말이다.

“마도 <근원> 개척하신 시조께서는, 원소의 극단 너머에 존재하는 그 시초, 즉 원소의 근원을 다뤘다고 전해진다.”

단장에게서 옮겨 간 불꽃이 다른 사람의 손끝에서 이글거렸다. 그러나 그의 피부는 벗겨지지도 않았고 타오르지도 않았다.

“기록에 의하면 시조는 그것을 태초의 원소라고 말씀하셨다. 모든 선대 마도왕은 시조의 원소에 닿기 위해서 세월을 바쳤지. 결국 누구도 태초의 원소를 만들어 내지 못했지만, 세월은 겹겹이 쌓여 하나의 산을 이루었다.”

화기(火氣)가 드리웠다.

“어떤가, 궁극으로 나아가는 불씨는.”

7대 마도왕, 반젤리스 루인 아케나드와 베르덴이 불꽃을 사이에 두고 마주 섰다. 서로의 벽안과 청금색 눈동자에 연둣빛 화염이 아른거렸다.
정적이 내려앉았다.
연무장 전체가 한순간 불타 버릴 것 같은 뜨거운 고요함이었다.

베르덴이 침묵을 깼다.

“내게 이걸 보여 준 저의가 뭐지?”
“나는 교류야말로 모든 마법의 발전을 이끈다고 믿는다. 상호 작용, 거래, 하나를 내줌으로써 하나를 받는 것. 그런 신념을 갖고 있기에 나는 먼저 손을 내미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

반젤리스가 말을 이었다.

“원소 마법에 해박한 너라면, 우리가 선보인 이 불꽃의 가치를 잘 이해할 거다.”
“내게 뭘 원하냐고 물었다.”
“마법의 극치에 도달한 우리의 발전을 도모하고 싶다. 결과적으로. 뭐, 이렇게 거창하게 말했지만 간단한 부탁이다.”

반젤리스가 손가락을 끝까지 굽혀 옅은 녹색의 불꽃을 꺼뜨렸다.
연무장의 색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베르덴, 나와 한 수 겨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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