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7화 적란운 (2)
베르덴이 침묵의 사막으로 이송된 지 며칠이 더 지났다.
드드드드드드드득──
검과 방패를 다루는 무기술도 중요하나, 무기술 이전에 신체 능력과 기의 운용을 우선해서 단련하는 것이 당연한 순서다.
뼈대가 갖춰지지 않으면 힘을 온전히 발휘하지 못하고 부러질 뿐이다. 상승의 경지는 기초가 있어야 도달할 수 있다.
드드드득, 드드드드드득.
군림자, 라테온 오프니엘이 바퀴가 없는 커다란 금속 수레에 바위를 얹어 놓고, 수레와 자신의 허리를 밧줄로 연결해 질질 끌었다.
언덕을 몇 번이나 오른 탓에 풀들이 다 갈려 나가 흙길이 생겨났다.
“후욱, 훅, 후욱.”
주인 없는 땅 서쪽의 지배자로서 안주했던 삶은 이미 옛날 일이었다. 에온에 들어온 후 실전과 훈련을 집중해서 거듭한 덕에 전반적인 감각은 전성기 시절 이상으로 날카로워졌다.
서열 싸움에서 아드리안에게 박살 난 전쟁 무구, 이를 대체할 새로운 전쟁 무구를 제작하기 위해서 드워프 밑에서 곡괭이질까지 했다.
조금은 느슨해졌던 근육 또한 용병 시절보다도 더한 탄력을 자랑했다.
용의 꼬리에서 날개로.
정점의 왼팔로.
하위 위상을 벗어나 상위 위상으로.
출세하자.
라테온의 궁극적인 목표이자 성장의 원동력은 단순하면서도 확고했다.
“퉷.”
언덕 정상에 오른 그가 밧줄을 풀어 대충 던졌다. 경사에 미끄러진 수레가 나무에 처박혔다. 그 무게에 나무 다섯 그루가 일렬로 작살 났다.
직후 상공에서 <비행주파>를 하던 카인이 지면에 착지했다.
“오늘도 열심히군요.”
“무슨 일이지?”
“새로운 임무입니다.”
카인이 지휘부의 명령을 전달했다.
“표적은 로니아 왕국.”
“……!”
“계명 위반자에 대한 집행을 허가한다.”
로니아 왕국이 얼마나 썩어 빠졌는지는 라테온이 가장 잘 알고 있다. 라테온은 한때 하부 수인 부족에 맞선 로니아 왕국의 기사였으니까.
지성의 존엄을 훼손하지 마라.
자유를 제한하지 마라.
책임을 인식하라.
당장 머릿속에 떠오르는, 신성의 3계명을 저촉한 놈들이 한둘이 아니다. 그 빌어먹을 로니아 국왕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미지의 섬에서 마울러로 인해 마탑의 인사들이 다수 실종 및 사망했다는 정황은 전해 들었을 테죠. 그 보복으로 마탑들도 지원할 겁니다.”
“마탑이라. 우리도 디아문 마탑의 장로가 그렇게 됐으니 명분은 일치하는군.”
촤아아악.
카인이 시전한 1위계 수류 계열 마법이 라테온의 땀을 씻어 냈다.
몸이 식으니 개운했다.
“현 로니아 왕국은 초월자의 권역에 속해 있는데. 마울러는 어떻게 할 거지?”
“초월자는 초월자가 상대한다는 기본 원칙에 따른다고 합니다. 애초에 이 계획의 끝은 마울러와의 결투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 말은…… 아드리안이 결단을 내렸다는 건가.”
천검과 마울러.
마찰은 빚을 대로 빚었다. 정면 충돌은 예견된 사건이었다.
“폐하의 대행자가 그리 정했으니 기꺼이 따라야겠지.”
라테온이 희열에 찬 미소를 지으며 젖은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생각보다 빨리 기회가 왔군.’
주검의 영광이란 뒷배가 사라진 혈맹은 브로커가 내부에서부터 장악하고 있고, 이에 반발하는 놈들은 델하룬의 국경을 넘기도 전에 라테온이 직접 나서서 깔끔하게 처리했다.
그 활약으로 베르덴 폐하에게 약속받은 포상이 로니아 왕국을 대상으로 한 계명 집행이었다.
‘로니아 국왕. 그 돼지 새끼는 기필코 내 손으로 치워 버린다.’
복수는 라테온의 악착같이 출세하고자 하는 첫 번째 이유이기도 했다. 국가를 상대하는 과업을 간부 외의 일원에게 맡기진 않을 테니까.
“마탑이 껴 있는 이상 정면에서 쳐들어가지는 않겠군. 그놈들은 뒷공작을 선호하니.”
“마울러가 낌새를 알아차리기 전에, 또 적당한 때가 오기 전에 내부를 제압해야 합니다. 정보관들이 준비한 정보를 토대로 침투 계획이 완성됐습니다. 세부 루트와 돌발 상황에서의 대처는 어디까지나 저희의 판단과 재량에 달려 있고, 여기에는 반드시 완수해야 하는 개별 임무가 하나 껴 있습니다.”
카인이 진중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림낙스의 간부진, 암살.”
“그림낙스?”
대륙 최정예 암살단인 그림낙스, 그를 지배하는 수장 블라드는 극점의 경지에 오른 암살자. 초월자를 제외하면 최상위권의 강자다.
세 번째 위상인 오스가르 파르건과 일곱 번째 위상인 그레이브 러드워스가 합격하고도, 간단히 도주를 허가했을 정도로 말이다.
현재 그림낙스는 블라드와 함께 마울러의 산하로 들어갔다.
“그림낙스의 본진이 지금 델하룬이 아닌 로니아 왕국에 있다고? 출처는 브로커인가?”
“황금의 죄인이 대륙 사교계를 통해서 손에 넣은 기밀입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림낙스의 상위 간부가 몇몇 얼굴을 보였다더군요. 저희로서는 마다할 기회가 아니죠.”
그가 설명을 이어 나갔다.
“디아문 마탑의 르온 장로와 그 호위를 살해한 흉수는 그림낙스의 수장, 블라드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그림낙스를 중간 표적으로 지정한 것은 그에 대한 보복입니다.”
“블라드라는 근거는?”
“마울러였다면 대부분의 실종자처럼 르온 장로의 탐색대가 전부 사라졌을 테니까. 혼란한 상황이기는 했지만, 마탑의 장로를 변수 없이 암살할 만한 힘을 지녔고 주제도 모르고 에온을 건드릴 만한 인물은 그 정도밖에 없으니까, 라고 지혜의 현자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달리 근거가 더 필요합니까?”
“아니, 이해는 했다.”
라테온이 눈을 가늘게 떴다.
“하지만 로니아 왕국에 블라드 본인이 있다면 잡기가 심히 까다로울 텐데.”
“그것까지 고려해도 전력은 충분합니다. 베타의 판단입니다.”
그 베타가 단언했다는 걸 보니 진심으로 작정한 모양이다. 하기야 국가급 전력이 다수라면 날고 기는 그림낙스의 수장도 어쩔 도리가 없을 터.
“그래, 빚을 졌으면 갚아 주는 게 도리지.”
라테온은 어깨를 풀었다.
“채비를 갖추지.”
무려 십수 년 만에 라테온에게 고향으로 돌아갈 시간이 찾아왔다.
* * *
세계 회의에 참석했던 엘프는 여전히 대수림으로 돌아가지 않고, 베르덴의 허가를 받아 주인 없는 땅의 숲에 머무르고 있다.
“분주하게 움직이네, 인간들.”
중앙 대륙 4강의 대수림의 눈, 메르퀴엔이 얇은 나뭇가지 위에 드러누워 있다가 문득 고개를 밑으로 늘어뜨렸다.
“이대로 가만히 있어도 되는 거야? 베르덴이 부재중이긴 하지만, 에온의 계획에 동참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인간을 돕고 싶으신가요?”
“우웩! 다시는 그런 소리 하지 마. 소름 돋으니까. 어쨌든 베르덴이나 이자벨라나 우리 형제기는 하니까 그런 거라고.”
메르퀴엔은 순수파이기에 베르덴을 기피하지는 않지만 이자벨라는 싫어하는 편이다. 타락한 나무를 연상시키는 사악한 자매니까.
그래도 수억 명의 인간이 있어도 안 바꿀 정도로 좋아한다. 뭐가 됐든 간에 인간보다는 무조건 낫다는 의미다.
카란스도 거들었다.
“지금의 제힘이라면 에온의 관점에서도 충분한 전력이 될 겁니다, 누님. 인간과 함께 행동한 적 있는 저니 인간 사회엔 익숙하기도 하고요.”
“둘의 마음은 이해합니다만,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가 주인 없는 땅에 머무르고 있는 편이 더 도움이 될 테니까요.”
세계수의 관리자 중 한 명인 세렌디아가 자연을 어루만졌다. 그 손길만으로도 식물에서 생기가 크게 흘러넘쳤다.
“어디에나 있기에 운명.”
그녀가 숲 너머로 보이는 어둠을 직시했다.
“곧 그 힘을 아낌없이 끌어내야 할 때가 올 겁니다.”
* * *
침묵의 사막에서 복귀한 이자벨라가 비행정 갑판 위에서 세상을 내려다봤다.
그녀도 에온의 대행자로서 모든 상황을 이해하고 계획을 주도하는 중임을 맡았다. 두 사람이 있어야만 겨우 베르덴의 활동량을 따라갈 수 있다.
“아드리안도 대범한 결정을 내렸네요. 가주의 공백을 무리하게 채우려는 것 같기도 하지만, 그만큼 자신도 있다는 거겠죠.”
지혜의 현자, 멜라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분은 신성의 검이니까요. 그보다 든든한 검은 또 없지요.”
“뭐, 괜히 가주의 오른팔이 아니긴 하죠. 그럼 마울러와 세계 동맹 건은 아드리안에게 일임하고, 저희는 저희의 역할에 집중하자면…….”
이자벨라가 난간에 팔을 기댔다.
“루아스교의 추기경이 이데라트 연맹국 수도에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더군요. 하고자 한다면 하루도 걸리지 않을 텐데.”
“일종의 압력입니다. 갑작스러운 연맹장의 배신. 변명할 논리가 있으면 최대한 준비하라는, 하나 결국 교국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성도(聖都)에 흐른 피의 값을 갚아야 할 거라는 무언의 협박. 자칫하면 교국과 연맹국이 충돌할지도 몰라요.”
멜라드는 골렘 의체의 힘을 빌려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더군다나 수인 대부족에서 연맹국으로 사신을 보냈다고 합니다.”
“루아스교 건 때문이겠군요.”
“수왕은 교활하고, 루아스 교국은 지금 인내심이 없습니다. 심지어 교황과 성녀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으며, 남은 신인은 성자뿐이지요. 만일 최악의 상황으로 전개될 경우…… 인간과 수인, 종족 전쟁의 발단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옛 왕이 있는데 종족 전쟁까지. 하, 그걸 우리가 중재해야 한다니.”
이자벨라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막지 못하면 국제사회가 분열한다는 책임감은 쉽게 짊어질 만한 것이 아니었다.
“사태를 해결하기보다는 최대한 시간을 끄는 데 여력을 다해야겠어요. 이 세상의 눈길을 돌릴 만한 화제가 나타나길 빌어 보죠.”
레프라기움 마탑주가 직접 나서서 옛 왕에 대해 언급하든가, 아니면 그 외의 사건이 발생해 분열을 가로막든가.
또 아니면 이자벨라가 엄청난 화합력을 발휘해 모두의 분노를 가라앉히든가.
‘아…… 가서 노래라도 불러야 하나.’
이자벨라의 첫 외교 무대는 곧장 가혹하기 짝이 없는 실전이었다.
* * *
“그러니까…… 마경 정벌이…… 기약 없이…… 미뤄진다고…….”
“마경 정벌은 세계의 합의로 계획된 사안입니다. 이처럼 국제적인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이 뒷전이 될 수밖에 없죠.”
“마경 탐사도…… 못 하는…… 건가…… 계속…….”
“탐사의 진척도를 생각하면 루아스교의 기적이 필요 불가결한데 이런 상황에서는 무리입니다. 국제 지원도 원활하게 받기 어려울 겁니다.”
“그렇군…….”
마의 공포가 상황을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짧게 끄덕였다. 투구에 가려져 있어 표정은 역시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다행히 납득을…….
‘전혀 납득하지 않았군.’
모험가 길드 본부장, 살베르 웬디시르가 손으로 그를 막아 세웠다.
“힘으로 제어하려고 하면 사태가 더 악화될 수 있습니다. 돌이킬 수 없어요.”
“교국과…… 연맹국…… 그리고…… 수인…… 의 불화가 문제라면…….”
마의 공포가 몸을 일으켰다.
“내가…… 중재하겠다…….”
“안 됩니다.”
콰앙!
마의 공포가 중앙 대륙에 설립된 모함가 길드 지부의 벽을 뚫고 뛰쳐나갔다. 어찌나 충격이 컸는지 주변 일대가 뒤흔들렸다.
시원하게 박살 난 지부 바깥으로 새파랗기 짝이 없는 하늘이 보였다.
‘마경 정벌이 공식적으로 통과된 이후로 마경에 대한 집착이 더 심해졌군. 테아렐도 심해로 향해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데.’
살베르는 차분하게 머리를 긁적이고는 얼이 빠진 지부장에게 말했다.
“지부장, 제 이름으로 전 대륙의 모험가 길드에 전달하세요.”
“네? 어, 어떤…….”
“비상 대기.”
힘을 합치면 살고.
서로 분산되면 죽는다.
모험가들은 파티를 이룸으로써 각자의 부족한 점을 보완한다.
“등급과 관계없이 모든 모험가를 중형급 이상의 도시에 상주하라고 하십시오.”
* * *
황금 비고에서 선물용으로 아티팩트를 하나 챙긴 아드리안이 산길을 올라갔다. 그 발자취를 에네트가 뒤따랐다.
오직 둘만이 하얀 안개가 내려앉은 적막한 산을 등반했다.
“여기서 조금만 더 올라가면 됩니다.”
“음.”
에네트는 짐꾼을 자처해 천으로 둘러싸인 검을 끌어안고, 과거 집이나 다름없던 곳을 아드리안에게 안내했다.
템플(Temple).
가르간트에서 정체 모를 광신자 노인을 마주하고 신념이 아예 꺾여 버려 추방당한 그녀에게 출입이 금지되어 있지만.
지금은 예전 제자가 아니라 에온의 일원으로서 입성하는 것이니 경우가 달랐다. 템플의 제자들이 과연 어떻게 해석할지 모르겠지만.
“경계가 삼엄하군.”
아드리안이 걸음을 멈췄다.
“초입부터 템플의 마스터가 맞이할 줄이야.”
“마침 몸을 풀던 중이었습니다.”
마스터──벤디에 카에나르와 그 제자들이 길을 막았다.
옛 왕의 부활 이후의 재회였다.
“무슨 일로 오셨죠? 심신의 부상도 채 낫지 않은 상태에서…… 게다가 추방당한 템플의 제자까지 데리고.”
벤디에의 눈빛은 고요했으나, 제자들의 시선은 날카로웠다.
추방당한 제자라는 사실에 반사적으로 움츠러든 에네트의 손목을, 아드리안이 붙잡아 그녀를 등 뒤로 가려 주었다.
벤디에가 조금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템플의 제자들도 경악한 기색이 역력했다.
아드리안이 말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그의 목소리가 이어지는 대신 초월자의 의념이 교차했다.
───옛 왕을 토벌하기 위한 전 대륙 연합을 구축할 생각이다.
───연합…… 이요?
───에온과 템플, 동맹을 맺자.
벤디에가 재차 묻는다.
───왜 저희를 동맹으로 삼아야겠다고 판단한 거죠? 그런 몸으로 직접 찾아오면서까지.
───네가 적임이니까.
세계 곳곳에는 이데라트 연맹장처럼 운명의 추종자들이 섞여 있어, 통찰력이 있어도 적아를 구분할 수 없다.
하지만, 초월자는 예외다.
주군께서 말씀하시길…… 초대 마도왕이 설계한 현대의 초월자는 나아가야만 하는 고유한 이상이 있기에 외압에 굴복하지 않는다.
그래서 모든 인과를 구속하는 운명과는 양립할 수 없다. 초월자는 필연적으로 저항할 수밖에 없는 존재인 것이다.
다른 초월자들에게 등을 맡길 수 있냐는 별개의 문제이지만, 적어도 운명을 따르는 놈들에게 뒤통수를 맞을 일은 없다.
벤디에는 여러 측면에서 첫 번째 동맹 초월자로 손색이 없었다. 이상적인 대륙 연합체를 구성하려면 그녀와 반드시 손을 잡아야만 했다.
“…….”
벤디에는 고민하는 듯 빤히 아드리안과 에네트를 바라보다가 등을 돌렸다.
“들어오세요. 대화가 길어질지도 모르니.”
* * *
세계의 틈새.
아드리안과 이자벨라는 잘하고 있을까, 그런 상념을 뒤로한 베르덴은 재차 내면의 새로운 힘에 집중했다.
양손을 모았다.
마력처럼 느껴지나, 마력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빛이 손안에서 피어났다. 주변에 가득한 악마들이 홀린 듯 눈을 빛냈다.
대악마의 군단장, 하드라스가 조심스럽게 예를 갖추며 물었다.
[진전은…… 있으셨습니까.]
“아직은 이걸로 기적이나 어떤 권능을 발현하진 못하지만, 힘의 발출(拔出)은 자연스러워졌다. 묘한 감각이군. 뭔가 알 것 같으면서도, 뭔가 두루뭉술한 느낌이…….”
그 신비를 맞닥뜨린 베르덴이 신성력을 계속해서 유심히 관찰했다. 그의 벽안은 눈부실 정도로 환하게 빛나는 듯했다.
과연 별 격의 존재다.
과연 기다리던 구원자다.
하드라스는 진정한 신의 과정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지만, 다른 경지에 발을 디딘 베르덴의 적응력이 압도적으로 빠르다는 것만큼은 이해했다.
저도 모르게 웃음이 번진다.
진심으로 웃는 게 대체 얼마 만의 일인지.
[다행입니다…… 우리의 신이시여.]
* * *
29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