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s Chapter 482

2부 149화.

싸움에서는 이런 말이 있다.

-기세에서 밀리면 끝이다.

객관적으로 힘이 더 세고 피지컬이 좋은 사람일지라도, 한 번 기가 잡아먹히면 쪽도 못 쓰고 지는 건 프로들 간의 싸움에까지 일어나는 법.

괜히 싸움은 기세로 하는 거란 말이 나오는 게 아니었다.

그리고 이는 범위를 넓혀 전쟁에서도 통용되는 말이었다.

아니, 오히려 일대일이 아닌 물량전으로 승부하는 전쟁이기에 더욱 그러했다.

전쟁에서는 개인의 실력보다는 군대 전체의 사기가 더 중요한 경우가 많았으니까.

“아…….”

“미친…… 저 괴수들을 어떻게 다 막냐.”

“홀리 쉿.”

그런 의미에서 수천 마리에 달하는 거대한 마수.

그리고 어지간한 유저들은 따라잡기도 힘든 몸놀림을 자랑하는 침입자들의 존재는 가히 최악이라 할 수 있었다.

그저 다가오는 것만으로도 기세가 눌리는 것이다.

하물며 님프 마을의 핵심 전력인 랭커들이 죄다 습격당해 죽은 지금.

가뜩이나 랭커와 비교해 부족한 유저들에겐 감당하기 이런 압박감은 버거울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정말 다행이었다.

“뭐 하는 거야 이 새끼들아!”

“문이 뚫리면 거기서 끝이야. 죽기 살기로 막아!”

“정신 차려! 우리만 있는 게 아니야! 님프들이 함께한다!”

“넘어오려는 놈들만 저지해! 나머지는 님프들이 해줄 거니까.”

이번 전쟁이 유저들만 참여하는 게 아니라는 게.

지금 그들이 있는 곳은 마을 입구 앞.

이곳의 주민이기에 누구보다 간절할 님프들이 그 짧은 시간에 방벽을 쌓아내고, 함께 막아내고 있는 중이었다.

님프들은 모두 한 분야의 스페셜리스트들.

인구수 자체는 가장 적은 종족이지만, 그들 하나하나가 10인분에 가까운 역할을 해줄 만큼의 실력자들이었다.

실로 든든한 아군인 것.

“맞아. 우리한텐 님프들이 있잖아.”

“여기가 끝이 아니야. 다른 곳에서도 엘라니스의 모든 이종족들이 싸우고 있다고.”

“우린 그냥 최대한 막아내면서 기여도만 획득하면 돼.”

그게 유저들에게 엄청난 안도감을 안겨주었다.

뒤늦게라도 정신 차리고 공성에 집중할 수 있게 할 만큼의 안도감을.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그건 님프들도 비슷했다.

“사도들이 돕고 있다! 막아라.”

“앨로윈 님이 실종된 지금, 우리가 이곳을 지켜야 한다!”

“겁도 없이 쳐들어온 저 쓰레기들을 불태워버려라!”

“다 잡아 죽여! 본때를 보여주자고!”

“와아아아!”

이유는 다소 다르지만, 사도들이 돕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껏 놈들에게 친우들이 죽은 분노를 터트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 님프들의 화력은 가히 엄청났다.

수만 명이 넘는 유저들이 잡는 수보다 님프들이 마수를 잡는 수가 더 많아 보일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건 착각이 아니었다.

파바밧-

커헉-

실제로 유저들이 하는 역할은 물량 공세에서 밀리지 않게 버티는 것.

그리고 틈을 노리고 방벽을 넘어오려는 침입자들을 떨어트리는 것에 불과했으니까.

가장 중요한 방벽을 유지하는 것과, 강한 화력을 쏟는 건 님프들의 몫이었다.

하나 아무리 힘을 합치고 있다 해도, 작정하고 넘어오려는 암살자들을 모두 떨어트릴 수는 없는 법.

휘릭-

“두 놈 넘어왔다! 죽여!”

“어어, 저기 왼쪽에도 있어!”

“미친, 수가 너무 많은데?”

“이러다 뚫리겠어. 빨리 죽여!”

“저것들 하나하나가 랭커급인데 그게 말처럼 쉽냐고! 우린 수장인지 뭔지한테 핵심 전력 다 털려서 랭커들도 별로 없잖아.”

간혹 넘어오는 놈들이 있었는데, 이번엔 그 수가 너무 많았다.

어림잡아도 스무 명. 심지어 실시간으로 더 늘어나고 있었다.

님프들은 마수를 막아내느라 바쁜 상황.

이대로 가다간 뚫릴지도 모를 위기에 모두의 얼굴이 창백해지던 그때였다.

콰아아아아-!

갑작스레 밀려온 거대한 해일이 침입자들을 쓸어버리며 방벽 밖으로 도로 넘겨버렸다.

엄청난 스케일에 모두 당황한 것도 잠시.

저것을 시전한 자가 누구인지 알아챈 이들이 눈에 띄게 밝아진 안색으로 소리쳤다.

“이건…… 라이하스 님이다!”

“역시 10대 길드 마스터! 믿고 있었다고.”

“광역기 클라스 미쳤다…….”

10대 길드 ‘아크’의 마스터.

최강의 마창사, 라이하스.

[전설 스킬, ‘해일의 창’을 시전합니다.]

[창을 휘두를 시 바다의 해일을 일으킵니다.]

[‘수신(水神)의 창’의 특수 옵션 ‘해류’가 발동됩니다.]

[물살을 일으킬 시 그 위력과 크기를 극대화하거나 극소화 시킬 수 있습니다.]

[위력을 극대화하고, 크기를 극소화합니다.]

그가 해일을 일으키며 나타난 것이다.

구어어……?

그어어어어!

마수들이 일순 침범을 멈추고 벙 찔 정도로 거대한 쓰나미.

아닌 게 아니라 어지간한 보스 몬스터보다 큰 마수들조차 아득하게 올려다봐야 할 정도의 규모인데, 그것을 앞에 둔 침입자들은 어떻겠는가.

-물러나라!

-……이런!

허겁지겁 도망가려 했으나, 재해에 가까운 해일을 피할 수는 없었다.

콰아아아아-!!!

방벽을 오르려던 침입자들을 날려버린 것은 물론.

그 너머의 마수들까지 저 멀리까지 휩쓸어버린 것이다.

졸지에 방벽을 넘어 입구 안으로 들어온 침입자들이 고립되어버린 상황.

그와 동시에 착지한 라이하스가 창을 휘둘렀다.

후우웅-!

퍼엉!

창의 긴 사거리를 활용하여 쳐내고 찌른다.

자유자재로 휘두를 때마다 휘두른 궤도에 따라 물의 폭발이 일어났다.

그를 상징하는 무기인 수신(水神)의 창으로 인해, 육안으론 보이지 않을 만큼 작아져 있던 물살이 폭발을 일으키며 마수들을 집어삼킨 것이다.

와아아아!!

홀로 용감무쌍하게 일대 다수를 하는 라이하스의 모습에 환호가 터져 나왔다.

“미쳤다!”

“키야! 이게 10대 길드 마스터지.”

“와, 창술 현란한 그것 봐. 저 정도면 유도창 아니냐고.”

방벽 뒤에 숨어서 막기에만 급급했던 자신들과 달라도 너무 달랐던 것이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이런 전시 상황엔 영웅의 존재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법.

영웅의 짤막한 한 마디에 유저들이 함성을 내질렀다.

“우리에겐 라이하스 님이 있어!”

“언제까지 찌질하게 뒤에서 막기만 할 거야?”

“다 쓸어버려!”

“와아아아아!”

죽으면 끝이라는 생각에 소극적이던 유저들이 언제 그랬냐는 듯, 아예 방벽을 넘어서 라이하스의 뒤를 따라 마수들을 처단하기 시작했다.

놀라운 건 적극적으로 나서자, 오히려 공성만 할 때보다 더 견고한 방어진이 형성되었다는 점이었다.

“뭐야? 생각보다 할 만한데?”

“이대로 가면 아예 숲 밖까지 쫓아낼 수도 있겠는데?”

“저 새끼들 저거 덩치만 컸지. 결국, 다굴 앞에 장사 없는 건 똑같잖아?”

“생각해보면 힘만 세지, 즉사기도 없고…… 레이드 보스급은 아니야.”

“이거…… 차라리 여기서 기여도를 크게 따는 게 좋을지도?”

그에 유저들은 얼떨떨한 눈치였지만, 사실 당연한 일이었다.

수천에 불과한 놈들과 달리, 유저들의 수는 수만에 도달한다.

놈들보다 유저들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셈.

그리고 이곳에 모인 유저 중 절반은 근접 직업이다.

방벽이 침입자와 마수들을 효과적으로 막아내는 건 맞지만, 반대로 오히려 유저들의 전력 또한 악화시키고 있던 것이다.

오직 죽으면 끝이라는 요소 때문에 말이다.

“그래, 까짓거 진짜 죽는 것도 아닌데. 그냥 쓸어버리자고.”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몰라? 어차피 뒤에서 손가락만 빨아봤자 원거리 직업들한테 기여도 다 뺏겨.”

“오케이. 다 뒤졌다.”

“라이하스를 봐. 마스터인데 가장 선두에 서 있잖아. 우리도 질 수 없지.”

하물며 그들을 이끄는 건 무려 10대 길드의 마스터다.

비록 최근 그가 무법지대의 왕에게 패했다는 소문이 알게 모르게 퍼져서 권위가 살짝 내려온 게 사실이었지만.

랭커가 바닥을 보이는 이곳에서는 그가 곧 신이요, 영웅이었다.

“아아, 사도들이 저리도 열심히 나서주는데 우리도 질 수 없지 않겠나?”

“암. 우리도 더욱 힘을 내세.”

“라이쿤 님의 복수를!”

“저들 덕에 한결 수월해졌구만! 이대로면 충분히 막아낼 수 있겠어!”

“막아내? 그게 무슨 소리인가! 다 잡아 죽여야지!”

그리고 그 영향은 비단 유저들에게만 적용되는 게 아니었다.

엄연히 이곳의 주민도 아닌 사도들이 저리 용감하게 나서는 모습에 님프들의 사기가 끓어오른 것이다.

그 결과 다소 힘겹던 공성이 몇 배는 더 수월해졌다.

우와아아아!

서걱- 푹! 파바바밧!

콰앙! 펑-

아니, 이걸 공성이라 할 수 있을까?

입구 앞이었던 전장은 점점 더 숲에 가까워지더니, 이젠 침입자들이 방벽에 접근조차 못하고 있었다.

역으로 마수들이 숲까지 밀려나지 않게 수비하는 입장이 된 것이다.

‘할 수 있다!’

‘이대로면 막을 수 있어.’

‘기여도 100위는 몰라도 1,000위 안에 들어보자고.’

이쯤 되니 유저들의 가슴 속에 불씨가 피어올랐다.

정말로 해낼 수 있다는 희망이 싹트며 가슴이 부풀어 오른 것이다.

그래, 분명 그랬다.

-……아아.

한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전까지는. 그리 크지 않은 목소리였다.

함성이 난무하는 전장을 뚫고 들렸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작은…… 속삭이는 것에 가까운 목소리.

하나 유저들은 마치 금단된 무언가를 접한 것처럼 넋이 빠졌다.

평소 색욕이 많지 않은 이들마저 현혹될 만큼 색기가 흘러넘치는 치명적인 목소리였던 것이다.

-가증스러운 쥐새끼들이 주제도 모르고 발악을 하고 있구나.

하나 그 목소리 안에는 지독한 멸시와 무시가 담겨있었다.

그 이질감에 모두의 이목이 집중된 순간.

공중에 떠 있던 그녀가 나풀거리며 그녀가 지상으로 내려왔다.

헐 거 벗은 것에 가까운 복장의 그녀는 마치 흑장미가 연상되는 여인이었는데, 더럽다는 듯 인상을 찡그리는 모습마저 치명적으로 다가왔다.

순간 전투에 집중하던 것도 잊고 넋을 잃을 정도로.

한 시라도 그녀에게서 눈을 떼기 싫다는 의지마저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다음 순간.

그들은 더 이상 그녀를 눈에 담을 수 없었다.

-지르 밟혀 고통스럽게 죽어라. 역겨운 것들아.

그녀의 멸시 어린 말이 색기 가득한 목소리와 묘한 시너지를 내며 내뱉어진 순간.

[‘???’와 조우하였습니다.]

[적대 세력의 2인자와 조우하였습니다.]

[경고! ‘???’가 치명적인 디버프를 가하려 합니다.]

[범위에 노출될 시 그녀의 종이 됩니다.]

“……뭐?”

“?”

거듭 울리는 경고음에 유저들이 정신을 채 차릴 틈도 없이, 그녀를 중심으로 붉은 기운이 터져 나왔다.

——!!

기운은 마치 충격파가 터진 듯 삽시간에 주변 일대를 뒤덮고 지나갔고,

“…….”

한동안 멍하니 서서 눈을 끔뻑이던 유저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무기를 들어 올리더니 천천히 뒤를 돌아봤다.

끼기긱, 끼긱.

어딘가 기괴하고 부자연스러운 움직임.

마치 인형사가 꼭두각시를 조종하는 듯한 꺼림칙한 광경에, 뒤에 떨어져 있던 유저들과 님프들이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그리고 그 순간.

[플레이어 ‘갈색대검’님이 ‘???’의 종이 되었습니다.]

[전투가 끝나기 전까지 육체의 조종권이 박탈됩니다.]

[플레이어 ‘베라딘’님이 ‘???’의 종이 되었습니다.

……

[플레이어 ‘홀리십성기사’님이 ‘???’의 종이 되었습니다.]

…….

“……뭐?!”

“이런 미친!”

눈앞에 메시지가 떠오르며 시야를 어지럽히는 것과 동시에.

좀 전까지 앞장서던 든든한 아군이 살의 가득한 눈을 빛내며 달려들었다.

그런 그들 중에서도 유독 찬란한 푸른 갑옷을 입은 미남자.

[플레이어 ‘라이하스’ 님이 ‘???’의 종이 되었습니다.]

“……씨X. 튀어!”

가장 든든했던 아크 길드 마스터.

최강의 빙 결사, 라이하스가 적이 되어 달려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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