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s Chapter 495

2부 162화.

극복.

도현이 가진 여섯 개의 특성 중에서도 유일하게 베일에 감싸져 있던 특성.

그것이 개화한 순간, 도현은 느낄 수 있었다.

‘아.’

무언가 달라졌다.

과장이 아니라, 그저 특성을 개화한 것만으로 차이를 느낀 것이다.

사실 당연한 일이었다.

유저들이 사용하는 스킬이 액티브라면, 특성은 패시브 효과.

숨만 쉬고 있어도 효과가 적용되는 게 패시브이니만큼 당연히 체감이 될 수밖에.

동시에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다.

‘확실히…… 그동안은 아예 발동조차 되지 않고 있던 거구나.’

그동안은 사실상 특성이 여섯 개가 아닌, 다섯 개로 활동하고 있었음을.

하나 이 극복이라는 놈은 조금 미묘했다.

[발현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습니다.]

[온전한 발현을 위해선 조건을 충족하십시오.]

패시브 주제에 조건을 달성해야 하는 거?

이건 그럴 수 있다. 흔하지 않긴 해도 조건부 특성이야 제법 있었으니.

다만,

‘이게 발현된 게 아니라고?’

분명 차이가 느껴지는데 이건 뭐란 말인가?

시그니처 특성과 달리, 이 특성이라는 것들은 별다른 설명도 없어서 답답할 노릇이었다.

조금이나마 그에 대한 답을 내려준 것은 르시아였다.

-당연히 차이가 느껴지겠지. 극복이 개화되었다는 건 네 한계를 뛰어넘고 왔다는 소리인데. 성장을 안 한 게 이상한 거 아니겠어?

“아…….”

-장담할 수 있다. 과거에 얼마나 잘나고 뛰어났든, 지금의 너야말로 전성기다.

“……그렇군요.”

-그렇군요라……. 후후, 우습네. 표정 보니 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말이야.

도현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리고 반박 또한 하지 않았다.

도현도 느끼고 있는 것이다.

뎀로크 시절의 카이저?

‘확실하게 뛰어넘었다.’

그때와는 비교도 안 될 성장을 얻어내었다는 것을.

능력치의 상승이나 보상을 통한 스펙업과는 다른 문제였다.

순수한 피지컬…… 아니. 그보다는.

‘조금 더 정신적인 문제랄까.’

그때의 독기.

상대가 누구든 압도할 수 있던 패기.

갓오세를 시작하고, 진리의 눈을 얻으며 옅어진 지금은 사라진 그때의 정신이 다시 탑재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엄청난 성장을 이루게 해주었다.

과거의 자신이 품었던 눈빛을 다시금 새김으로서 비로소 눈이 뜨인 것이다.

‘누가 상대라도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그렇기에 더욱 궁금했다.

아직 발현조차 되지 않은, 그저 한계를 뛰어넘은 경험만으로도 이 정도인데.

만약 극복까지 온전히 발현된다면…….

‘그때는 어떻게 되는 거지?’

가히 기대를 품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문제가 있다면…….

-어떻게 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뭐, 드란도 처음엔 그 말하긴 하더라. 결국엔 며칠 만에 발현해냈지만.

“그럼 어떻게…….”

-미안하지만 나도 몰라. 사람마다 극복할 한계가 다른 것처럼, 얻는 힘 또한 사람마다 다르거든. 그러니 당연히 충족해야 할 조건도 다르지.

“…….”

정작 능력을 발현할 실마리조차 찾지 못했다는 거였다.

-방법은 하나야. 직접 부딪혀보는 거.

“……쩝.”

-실망할 것 없어. 마침 안성맞춤인 무대가 있잖아?

-무엇보다…… 솔직히 나도 궁금해. 네가 보여줄 극복의 힘은 어떨지. 네 그릇은…… 여태 본 인간들 중에서도 가장 특별하고, 이질적이거든.

씨익 웃으며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이 푸근하다.

마치 도현을 통해 누군가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 하나 그것도 잠시. 곧 딱딱한 얼굴이 된 그녀가 사뭇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

-이제 시간이 없을 거야. 그러니 그만 나가봐. 그리고 엘라니스를 구해줘. 부디 드란…… 트…… 이루지 못한…….

그 뒤로 무언가를 더 말했지만, 아쉽게도 제대로 듣지 못했다.

환한 빛이 뿜어지며 시야를 뒤덮는다 싶더니, 이내 세상이 바뀐 것이다.

-주인! 왜 이렇게 늦게 온 거야! 지금 난리도 아니라고.

-리자리자!

-잘 다녀오셨습니까, 주군. 상황이 좋지는 않습니다.

자신을 반기는 가디언들과, 어둠으로 뒤덮인 하늘에 떠 있는 거대한 눈.

그리고 숲 너머로 보이는 불타는 마을과 퀘퀘한 연기를 본 도현은 본능적으로 직감할 수 있었다.

르시아의 말처럼 저곳에 가면 극복을 개화할 수 있으리라고.

그리고 그 감은 정확히 적중했다.

[극복의 발현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아스트라를 만나 상황을 설명하고, 엘프 마을에 들어와 바탄과 싸우던 중.

희미한 기운이 몸을 감싸며 메시지가 떠오른 것이다.

싸움을 이어갈수록 문구는 점점 더 자주 떠올랐고, 멸살의 활약에 놈의 심연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지금.

[조건을 충족하였습니다.]

[특성 ‘극복’이 발현합니다.]

‘드디어.’

희미한 빛이 몸에서 피어나며, 그토록 고대하던 특성이 발현되고 있었다.

“어? 저기 봐.”

“저건…… 카이저? 뭐지? 몸에서 빛나는 거 같은데 착각인가?”

“조금 희미하긴 한데 뭔가 분위기가 달라진 것 같은…… 어! 점점 더 진해진다.”

“뭐야. 지금까지 보여준 게 끝이 아니었어? 또 뭘 보여주려는 거야?”

기류가 달라진다는 게 이런 걸까.

단순히 몸에서 희미한 빛이 새어나는 건 둘째치고, 무언가 확연히 달라진 기세에 유저들이 소곤거렸다.

“호오……?”

멸살 또한, 처음으로 흥미롭다는 듯이 탄성을 흘렸다.

유저들은 잘 모르겠지만, 바로 곁에 있는 멸살에겐 확실히 느껴졌다.

카이저, 그가 무언가 달라졌다.

……정확히는 달라지고 있다.

실시간으로 점점 더 묘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것이다. 그 미묘한 차이를 바로 앞에서 마주하고 있는 바탄이 모를 리 만무.

[저, 저건……!! 아아, 안 된다!]

한데 바탄의 반응이 예상보다 더욱 과격했다.

온전한 심연에 가까워지며 얻게 된 달콤한 힘에 빠져 세상을 다 가진 듯 오만하게 굴 때는 언제고, 거의 발작하듯 기겁하는 것이다.

‘……저렇게까지 반응한다? 이 변화의 정체를 알고 있는 건가?’

멸살의 눈빛이 오묘해졌다.

궁금해졌다.

과연 이 변화가 멈추었을 때 카이저는 어떻게 되어있을지.

‘보여봐라, 카이저.’

그리하여 자신의 유일한 적수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하라.

그런 생각 때문이었을까.

[내가 가만히 두고 볼 성싶으냐, 그것이 처음 개화하는 중엔 무방비 상태일 수밖에 없지. 그 전에 네놈부터 죽이면 된다! 죽어라!]

타앗- 카앙!

PTSD가 온 광인마냥 홀린 듯이 달려드는 바탄을, 멸살은 일말의 고민 없이 막아섰다.

“미안하지만 그렇게 둘 순 없을 것 같군. 이쪽도 궁금해져서 말이지.”

[이, 이익!! 나와라! 비키란 말이다!]

“호오, 그렇게 나올수록 더 궁금해지는데.”

[크아아아아!!! 오냐, 비키지 않겠다면 네놈부터 죽여주마.]

하지만 아무리 강해진 바탄이라도, 근원을 베는 낫이 막힌 지금.

여섯 개의 마법검으로 이기어검을 다루는 멸살을 손쉽게 뚫기는 힘들었다.

심지어 작정하고 버티려 드는 멸살이라면?

치명상을 입지는 않더라도, 반대로 자신 또한 제대로 된 피해를 입히지 못하는 것이다.

사아아아-!!

[크아아아!!!]

그야말로 온전히 발이 묶여버린 상황.

불안감과 공포, 그리고 분노가 합쳐지며 포효를 내지르자, 마치 폭탄이 터지듯 검은 기운이 주변을 휩쓸고 지나갔다.

“끄윽!”

“으헉!”

“씨, 씨X 이게 뭐야. 신들의 전쟁이냐 무슨.”

꽤나 멀리 떨어져서 구경하던 유저들마저 기겁할 정도였지만, 정작 멸살은 꿋꿋하게 막아서고 있을 따름이었다.

그렇게 멸살이 시간을 벌어준 사이.

도현은 지그시 눈을 감으며 내부의 변화를 느끼고 있었다.

아직 설명을 확인하지도 않았지만, 느낄 수 있었다.

이 특성이 어째서 ‘극복’이라는 이름의 형태를 하고 있는지.

또 어째서 인간이란 종족에게만 발현되는지.

왜 그녀가 인간들 중에서도 유독 자신의 그릇이 특별하다고 하였는지.

-극복

무언가를 뛰어넘고 극복해내는 것.

‘르시아한테 설명을 들었을 땐 자신의 한계나 종족의 한계 같은 거라 생각했는데…….’

……이 특성에서 뜻하는 극복할 ‘무언가’는 겨우 그런 영역이 아니었다.

이것은 극복이라기보단…… 뭐랄까.

내면을 구속하던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쩌적, 금이 가며 깨지고 있는 느낌.

마치 알이 세상에 나오기 위해 껍질을 부수듯 가히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쾌감이 전해졌다.

그래, 이건…….

‘……아.’

차라리 해방이라는 표현이 더욱 걸맞으리라.

이런 짙은 해방감을 느끼는 이유는 간단했다.

여태껏 느껴지지 않은 새로운 감각이 내면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도현은 짐작할 수 있었다.

몇몇 심상치 않은 격을 지닌 자들이 늘 자신을 볼 때마다 했던 말.

[특성 ‘극복’이 발현하며 그릇이 각성합니다.]

[운명의 그릇 안에 내재된 잠재력이 깨어납니다.]

[강제로 그릇이 각성하며 격이 상승합니다.]

[본인이 한계를 뛰어넘은 분야에 한하여 본래 가졌어야 할 온전한 잠재력을 다룰 수 있습니다.]

‘그릇.’

생명체라면 그 어느 종족에게도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것.

하나 인간의 그릇은 다른 종족들과 다르다.

다섯 개의 별. 아브타르텔의 주인.

다섯 왕좌의 주인 중에서도 가장 빛나는 종족이었던 고대 인류의 후손들임에도, 그 잠재력을 모두 봉인 당한 비운의 종족.

그것이 지금의 인간이니까.

‘허, 그런 거였어?’

그 그릇을 구속하던 신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정해진 운명을 극복하는 것.

그리하여 온전히 가졌어야 할 잠재력을 얻는 것.

그것이 극복 특성의 정체였다.

그리고 도현의 경우는 조금 다르게 적용될 수밖에 없었다.

[오류! 종족 ‘인간’에게 있어야 할 그릇의 구속이 보이지 않습니다.]

[#!%!#%!#%]

다른 유저들이나 인간 NPC들과 달리 도현은 사도의 그릇도.

고대 인류의 피가 한없이 옅어져 유저들과 다를 것 없어진 인간 NPC의 피를 잇지도 않았으니까.

[이질적인 그릇의 존재를 파악하였습니다.]

[잠들어있는 그릇을 깨웁니다.]

번쩍-

“저건……?”

“와.”

“미친, 저게 뭐야?”

“홀리 쓋.”

“맙소사…….”

메시지와 함께 솟구친 붉은빛이 하늘 끝에 닿을 기세로 높게 솟구쳤다.

그어어……? 그어

-저게 대체…….

그에 유저들은 물론이고, 적대 세력들마저 순간 위를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그건 아스트라와 알테리온도 마찬가지였다.

“이 기운은 대체……?”

“허어, 믿기지가 않는군.”

일개 사도에게서 느낄 수 없는 기운.

하나 이와 비슷한 기운을 그들은 본 적이 있었다.

정확히는 전해 들은 적이 있었다.

어릴 적 읽었던 고대 역사에 관한 설화.

그 설화의 주인공이었던 한 남자가 뿜은 붉은빛이 하늘에 구멍을 내며 솟구쳤고, 신들은 그를 두려워하며 이리 말했다고 했다.

-투신…… 그가 왔는가……!

한데 그저 설화로만 여겼던 것을 실제로 보게 되다니?

경악을 금치 못하는 그들이었으나, 두 엘프보다도…… 아니 이곳의 그 누구보다도 경악한 이는 따로 있었다.

[저건 설마…… 아니, 말도 안 된다. 저건 설마 ‘그분’이 말했던 ‘그 남자’의…… 하지만 예언된 날은 아직 오지 않았는데 왜……?]

“나를 앞에 두고 한눈을 파는 건가.”

혼란스러운지 멸살과 전투 중인 것도 잊고 황망히 선 채 중얼거리고 있을 정도.

서걱-!

그 덕분에 공격을 허용한 탓에 기껏 심연화가 되며 재생한 왼팔이 다시 잘려나갔고.

“이젠 네 차례다. 카이저.”

“그래, 시간 벌어줘서 고맙다.”

그사이 솟구치던 붉은빛이 멎으며 신기루처럼 흩어졌다.

흩어진 빛 가루는 지상으로 내려앉으며 도현에게 조금씩 흡수되었다.

마치 반딧불이가 조명에 이끌리는 듯한 신비로운 광경.

그렇게 다가온 도현은 검을 높게 들더니 가볍게 내리그었고.

[아아…….]

바탄은 그것을 올려다보며 탄식을 흘렸다.

내리긋는 검에서 느껴지는 이질적인 기운.

그것을 본 순간 확신이 선 것이다. 저 사도가 그 남자의 화신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것을 자각했을 때는…….

콰아아아-!!!

이미 거대한 참격이 바탄을 휩쓴 뒤였다.

“어우씨, 깜짝이야.”

“미친…….”

“뭐, 뭐야. 소드 오러인가?”

“이펙트가 비슷하긴 한데…… 그렇다기엔 너무 크지 않아?”

그 무지막지한 충격에 경악한 유저들의 소란을 뒤로하며, 참격을 마친 도현의 표정은 어딘가 의미심장했다.

전방을 휩쓸어버리며 생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자옥한 먼지 바람.

그 안에서 유일하게 또렷이 떠 있는 메시지 때문이었다.

[특성 ‘극복’이 각성한 그릇에 맞춰 올바른 형태로 변화합니다.]

[특성 ‘극복’이 ‘투신(鬪神)’으로 개화합니다.]

[직업 ‘카시야르의 계승자’와 관련된 능력을 얻었습니다.]

[직업의 근원이 되는 능력을 얻었습니다.]

[직업 퀘스트가 생성됩니다.]

…….

‘설마 이런 능력일 줄이야.’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메인 퀘스트에 한 걸음 다가가는 순간이었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