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183화.
그런 그녀의 일 처리는 실로 완벽했다.
-카신교가 10대 길드? 개소리도 작작 좀;;
-아니, 카신교가 뭘 했는데? 10대 길드와 비견될 만큼 센 건 맞지. 근데 이제 막 길드 설립된 신생 길드잖아? 길드로서 증명한 업적이 하나도 없는데 뭔 10대 길드임;;
-여기가 현실도 아니고 뭔 ㅋㅋㅋ 실력 있으면 장땡이지 게임에서까지 뭐 연차가 중요함? 그럼 초창기에 설립한 길드 말곤 아무도 10대 길드 하면 안 되겠네? 연차 밀리니까?
-당연히 실력이 중요한 건 맞지. 그런데 이건 해도 해도 너무하잖슴;;
-ㄹㅇ;; 길드 설립하자마자 10대 길드 되는 게 진짜 맞다고 보는 건가? 다른 쟁쟁한 길드도 많은데?
-진짜 카퀴들 다 뒤졌으면;;;
-이번 대륙 퀘스트 활약한 것 땜에 너무 인기투표인 감이 있긴 한 듯.
카신교가 10대 길드가 된 것에 기대 어린 시선을 보내며 환영하는 이들도 많았지만, 반대되는 이들도 많았다.
아무래도 길드가 설립되자마자 10대 길드가 된 게 너무 이례적인 일이었던 탓이었다.
몇몇 심한 이들은 반발심을 넘어 적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는데…….
-카이저는 신이고, 카신교는 최강입니다.
-카이저, 그는 신이야. 카이저, 그는 신이야…….
-제가 옹이눈이었습니다. 카신교야말로 이 시대 최고의 길드이자 가장 유익한 신앙단체입니다.
-다 삭제된 거 같은데.
-아니, 이렇게 빨리?
-삭제도 삭젠데…… 그 협ㅂ…… 아니다.
-좋은 글만 써야 돼……. 아니면 할복 당ㅎ…… 크흠.
무슨 마술을 부린 건지 금방 정리되었다.
아직도 어느 정도 반발심을 보이는 이들이나, 우려를 표하는 이들은 있었지만, 이전보다 현저히 적어진 것이다.
‘……뭐 어떻게 하고 있는 거지? 삭제되는 속도가 심상치가 않은데 진짜 어디 높은 가문인가?’
이 정도 속도와 스케일이면 재력이 아니라 권력이 있어야 할 수준 같은데.
할복이란 말도 종종 보이는 거 보면 권력만 쓴 건 아닌 거 같기도 하고…….
‘음.’
왠지 더 깊게 파고들면 좋을 게 없다는 생각이 든 도현이 쿨하게 신경을 껐다.
비록 도현이 길드 운영에 손을 뗐다곤 하나 나름 길드 마스터.
이번에 업데이트된 길드전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었다.
그렇게 확인한 길드전의 내용은…….
[현 시간부로 갓 오브 세이비어에 길드전 컨텐츠가 업데이트되었습니다.]
[길드전은 길드가 등록한 계열에 따라 ‘전투’와 ‘생산’ 두 가지 계열로 나뉘며, 두 계열은 각기 다른 순위표와 점수 체계를 가집니다.]
[당신의 길드 ‘카신교’는 전투 길드로 등록되어 길드전 (전투)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길드전 (전투)]
-공성전 : 상대 길드와 각자의 길드 건물을 공략하는 공성전을 합니다.
두 건물 중 한 곳이 점령되는 순간 종료됩니다.
-전쟁전 : 상대 길드와 가상의 전장 필드에서 대규모 전투를 벌입니다.
-레이드 : 상대 길드와 레이드로 승부를 겨룹니다.
1단계부터 5단계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으며, 공략한 후 얻은 점수가 더 많은 길드가 승리합니다.
주의 – 같은 등급이더라도 참여 인원수에 비례하여 난이도가 달라집니다.
[랭킹은 ‘각 항목별 랭킹’으로 나뉘어 적용되며 이 성적은 ‘전체 길드 랭킹’에 큰 가산점을 부여합니다.]
[길드 랭킹은 매일 정시에 업데이트되며 특정 랭킹 안에 들어선 길드에겐 ‘길드 귀속 장신구’가 주어집니다.]
-11 ~ 100위 : 길드 귀속 장신구 지급.
-2 ~ 10위 : 특수 귀속 장신구 지급.
-1위 : 유일 귀속 장신구 지급.
[순위에서 밀려날 시 장신구의 소유권이 박탈되며 새로 순위를 차지한 길드에게 양도됩니다.]
[길드 장신구에는 특수한 효과가 붙어있으며 길드 운영 및 향후 콘텐츠에 도움을 줍니다.]
…….
‘생각보다 더 본격적인데? 체계적이기도 하고.’
전투직과 생산직 길드를 아예 별도로 나눈 것도 좋고, 길드전의 항목별로 랭킹이 나뉘는 것도 체계적이었다.
무엇보다 재미있는 시스템이었다.
이러면 전체 랭킹은 낮을지언정, 특정 항목에선 정점을 찍는 특수한 길드들이 생길 수밖에 없을 테니까.
‘랭킹 성적을 반영한 가산점이라……. 그럼 다른 외부적인 것들도 길드 랭킹에 영향을 끼치겠네. 하기야 길드전으로 다 결정되면 그건 그것대로 문제긴 해.’
그랬다간 아마 하루에도 수천 번씩 길드전이 열리지 않을까?
길드 순위는 자존심에 직결되는 것과 동시에 세간의 이미지에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이니 말이다.
그리 되면 길드에 들지 않는 유저들의 입지는 현저히 줄어들 터.
‘……음, 이건 지금도 그런가?’
뭐가 됐든 앞으로는 ‘어느 길드에 소속되어있는가’가 갓오세를 플레이하는 것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길드전이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가와는 별개로 길드에 공식적인 순위가 붙게 된 지금.
100위의 길드에 소속된 것과 10위 길드에 소속된 건 그 무게부터가 다르니.
‘이 장신구들의 효과에 따라서 그 편차가 더 커질 수도 있고.’
순위별로 지급되는 길드 귀속 장신구의 상세정보가 나와 있지 않았지만, 분명 그냥 있는 건 아닐 터.
일단 확실한 건 앞으론 10대 길드 외에도 두 가지 타이틀이 더 생길 것이다.
장신구를 가질 수 있는 100명의 길드를 뜻할 100대 길드와…….
‘1위 길드.’
정점.
공식적으로 모든 길드의 위에 군림한 것으로 판정될 최강의 길드.
씨익.
도현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재밌겠네.’
어쩌다 보니 길드 마스터가 되었지만, 어차피 길드에 든 거 기왕이면 1위를 차지하는 게 좋지 않겠는가.
[친구 ‘아스트’ 님에게 메시지를 보냅니다.]
간만에 들끓는 승부욕에 도현이 곧장 메시지를 보냈다.
자신이 보낸 메시지를 확인하곤 만족스런 미소를 지은 도현이 고개를 돌렸다.
선전포고는 확실하게 했으니 이제 할 일은 하나였다.
[해당 콘텐츠는 2개월에 한 번 특정 지역에서 생성됩니다.]
고귀한 신수의 섬, 라크시아.
두 번째 신대륙이자 엘라니스를 졸업한 유저들이 도달하는 곳.
그곳에서 가산점을 준다는 소식을 듣고도 모이지 않을 길드는 없을 것이다.
아직 순위가 정해져 있지 않은 상황에 열린 첫 가산점 콘텐츠인 만큼, 참여하지 않은 길드들은 뒤처지게 될 테니 말이다.
그러니 최대한 빨리 그곳에 도착할 수 있게 엘라니스의 졸업 퀘스트를 끝낼 생각이었다.
‘다른 10대 길드 마스터들도 보게 되겠네.’
과거의 인연이기도 한 천마신교의 천마. 불허의 미궁에서 힘을 합쳤던 더 킹의 아더.
모든 언데드들의 군주라는 사왕.
자신에게 습관이 있음을 일깨워준 혈살의 시나.
엘라니스에서 만난 새로운 10대 길드의 마스터, 빌런 학살자 라이하스.
그 외에 미카즈키의 야마모토를 비롯한 길드들.
그리고…….
‘멸살.’
도현의 마음속 깊은 호승심을 일깨운 명실상부 최강에 가장 가까운 남자.
-……곧 다시 만나게 될 거다. 카이저. 그때도 지금과 같다면 실망스러울 것 같군.
-……뭐?
-하나 내가 아는 너라면 그럴 리는 없겠지. 기대하겠다.
-?
대륙 퀘스트를 끝내고 강제 로그아웃 당하기 전.
알 수 없는 소리를 내뱉던 멸살은 분명 이 순간을 예상했던 것일 터.
즉, 그 또한 자신과의 싸움을 기대하고 있다는 소리였다.
‘도발하기는.’
그런 거 안 해도 확실하게 밟아줄 생각인데.
뭐, 이해는 한다.
멸살의 말마따나 그때의 자신은 그와 비교하면 많이 부족했으니.
……‘그때’는 말이다.
[무변자(無變者)를 발동할 수 있습니다.]
[현재 무구와 상관없이 다른 포식한 무기의 효과를 발동할 수 있습니다.]
[현재 무구인 하얀 사자의 설화(雪華)검에 적용할 무기 효과를 선택하십시오.]
[적용 가능한 무기]
-카야나의 단검
-암벽을 뚫은 궁수의 활
-아스트라의 화살
-끔찍한 악몽의 낫
……
-특제 공방에서 만든 특제 은방패
천변의 새로운 능력인 무변자(無變者).
[천왕진기(天王震氣)]
[등급 : 전설(성장)]
[설명 : 그 기세가 가히 하늘에 닿았다 하여 붙은 이름.
고대 기사들이 꿈에 그리던 영역이자, 위대한 기사왕 루슬레인이 주로 사용하던 기의 운용법이다.]
[효과 : 기사왕, 루슬레인 발레몽의 기 운용법을 활용하여 기세를 발현한다.]
[루슬레인의 맹세(Oath of Rouslaine) – 엑스세라툼]
[등급 : ??]
[설명 : 고대 인류 기사들의 왕이었던 위대한 기사왕, 루슬레인.
그가 걸어온 길이자,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신념을 담은 맹세로, 그의 모든 정수가 담겨있다.]
[위대한 기사왕의 의지 : 강력한 의지를 발현하여 디버프를 무시한다. (한 단계 높은 격의 디버프까지 적용된다.)
[???]
[현재 대부분의 능력이 봉인되어 있다.]
[자격을 증명하거나, 이에 관련된 무언가를 접하면 개방된다.]
고대 왕 중 하나이자 오왕(五王) 중 최강의 무력을 지녔으리라 추정되는 기사왕 루슬레인 발레몽.
그에게 받은 능력들.
[카시야르의 의지를 잇는 자]
-등급 : 전설
-설명 : 투신(鬪神) 카시야르의 의지를 잇는 계승자에게 주어지는 칭호.
그의 의지를 잇는 자는 운명의 조각을 수집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운명의 조각을 모으십시오.
-효과 :
-카시야르의 계승 낙인이 생겨나며, 관련된 이들이 알아볼 수 있다.
-운명의 조각을 모을 때마다 능력이 개방된다.
-다섯 개의 조각을 모아 두 번째 능력이 개방된 상태입니다.
[첫 번째 효과 : 모든 능력치 + 7]
[두 번째 효과 : 특수한 조건을 만족한 상태일 때 발동되며, 그의 의지를 이은 것에 비례하여 특수한 힘을 발현할 수 있다. (현재 조건을 만족한 능력 : 투신(鬪神))
그로 인해 추가된 타이틀의 두 번째 효과까지.
새로 얻은 보상이 많은 만큼, 확인해야 할 것투성이였다.
무엇 하나 버릴 것 없으며, 무엇하나 기대되지 않는 게 없는 수준의 보상들.
절로 입꼬리가 올라가는 걸 느끼며 도현이 몸을 풀었다.
‘그럼 어디…… 어제 못다 한 테스트 좀 마저 하러 가볼까.’
자신이 얼마만큼 강해졌을지.
도현 본인도 짐작이 되지 않았다.
“허, 이놈 봐라?”
길드전 업데이트 때문에 한창 길드 회의를 진행하던 아스트는, 돌연 허공을 바라보더니 헛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런 그의 눈앞에는 메시지 창이 떠 있었다.
[카이저 : 소식 들었지? 뭐, 그렇게 됐어.]
[카이저 : 오랜만에 한 번 붙겠네.]
[카이저 : 기왕 하는 거 1위를 노릴 거라서 말이야. 아재라고 못 봐주니 너무 서운해하지 말자고.]
옛 동료이자, 지금도 한 배를 탄 동료.
그러나 이젠 짓밟고 올라가야 할 적이 되기도 한 이에게서 온 메시지 창이.
“허, 봐줘? 누가 누구를? 어디 신생 길드가 근본 10대 길드 선배한테……. 그래, 제대로 해보자 이거지? 안 되겠다, 얘들아. 계획 다시 짜자.”
“예?”
짝, 한 차례 박수를 쳐 분위기를 환기하며 내뱉은 아스트의 말에 바벨론의 간부들은 어리둥절한 얼굴이었다.
방금까지 아주 좋다며 회의를 마무리하던 마스터건만.
퇴근을 앞두고, 갑자기 이게 무슨 날벼락이란 말인가?
결국 눈치를 살피던 한 간부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어…… 회의 끝난 거 아니었습니까?”
“어, 미안한데 처음부터 다시 짜야겠다. 싫은 사람은 가도 돼. 다만, 회의에 계속 참여한 사람에겐 보너스 지급. 그리고 의견 채택된 사람은 보너스 2배 지급한다.”
“!”
“뭐하십니까, 마스터. 바로 진행하시죠.”
“저흰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자고로 백 마디 말보다 중요한 건 백 장의 지폐인 법.
무엇보다 아스트의 보너스는 여타 상사의 보너스와는 그 클라스가 다를 터.
눈빛이 달라진 간부들을 보며 아스트가 씨익 웃었다.
‘기다려라 인마. 전력으로 가줄 테니.’
갓오세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었다.
아주 거대한 바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