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s Chapter 523

2부 190화.

멀쩡한 도현이 의아했던 걸까.

잠시 몰아붙이는 걸 멈추고 도현을 빤히 바라보던 여제가 눈썹을 찡그리며 물었다.

“……영웅 특성인가? 스읍, 이건 정신 오염 아닌 거 같은데.”

영웅 특성은 특성 중에서도 최상위권의 특성이다.

초창기에야 그저 좋은 특성이다 정도로 취급되었지만…… 3년이 지나고 본격적으로 대다수의 유저가 신대륙에 정착하게 된 지금.

정신 오염을 무시하는 효과는 그 어떤 특성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사기적인 효과로 급부상하게 된 것이다.

그중에서도 영웅 특성의 성능은 좋은 편.

심지어 패시브라는 점에서 가치가 그야말로 떡상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좋은 거.”

“대체 뭐길래 출혈까지 막아? 넉백 막는 건 봤어도 이런 건 못 봤는데.”

영웅 특성이 막을 수 있는 건 그저 정신 계열 상태 이상뿐.

그마저도 격의 차이가 크면 막지 못한다.

출혈 같은 물리적 상태 이상을 특성이 막을 수 있을 없는 것이다.

“출혈이 뭐라고, 막힐 수도 있지.”

“? 어이가 없네. 이거 전설+급 무기의 특수 옵션인 거 아냐? 심지어 15강까지 바른 건데 이걸 막는다고?”

……그건 몰랐는데.

‘15강이면 특수 옵션도 강화되었을 텐데 그걸 막았다고? 이거 생각보다 더 사기였잖아?’

루슬레인의 맹세(Oath of Rouslaine) – 엑스세라툼.

그것의 첫 번째 효과이자, 현재로선 유일한 효과인 ‘위대한 기사왕의 의지’.

무려 기사왕의 정수가 담긴 능력이니 좋은 거야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압도적인 면역 스킬이었다니.

저 정도 옵션을 막았다는 건 사실상 유저가 사용하는 거의 모든 디버프를 막아낸다는 소리였다.

“뭐, 그래도 옵션이 그거 하나는 아닐 거 아냐.”

“나머진 다른 종류고, 디버프는 그거 하난데?”

“유감이네.”

“와, 꼴 받게 하네 또. 마지막에 봤을 때만 해도 저런 더러운 건 없었는데, 얘가 더 치졸해졌네.”

가뜩이나 광역기나 디버프 계열 스킬이 부족했던 꾸꾸였기에 기대가 컸던 걸까.

수포로 돌아간 상황에 진심으로 짜증이 난 표정이었다.

하나 동료의 불쾌함은 곧 자신의 행복함일 뿐.

씨익,

보기 좋게 웃은 도현이 얄미운 투로 말했다.

“꼬우면 너도 대륙 퀘스트 1등 하지 그랬어.”

물론 이건 대륙 퀘스트 보상과는 다르긴 하지만 말이다.

중요한 건 도발이 훌륭하게 먹혔다는 것.

“……하.”

헛웃음을 내뱉은 그녀의 몸에서 아지랑이 같은 기운이 피어올랐다.

마치 주전자가 들끓는 듯 부글거리던 붉은 기운이, 순간 확 치솟으며 용암처럼 튀어 올랐다.

입가를 씰룩이면서도 눈은 날카롭게 찢어진 걸 보니 아주 제대로 꼭지가 돈 모양.

“오냐, 아주 제대로 가줄게.”

그런 녀석이 손을 뻗은 순간, 도현은 냅다 옆으로 몸을 굴렀다.

뇌를 거치지 않은 본능의 영역에서 나온 행동이었다.

그리고 그 행동은 정답이었다.

콰아아앙-!!

도현의 등 뒤 공기가 묵직하게 터지는 듯한 감각과 동시에, 뒤에서 소름 끼치는 굉음이 울려 퍼진 것이다.

힐끔 뒤를 돌아보자 보였다.

“겨, 결계가!?”

“와, 뭐야 저게.”

“미쳤다.”

무려 하얀 마탑주가 만든 전설급 마도 공학 결계가 부서질 듯 금이 간 모습이.

사라락-

물론 금방 문제를 파악한 결계가 스스로 자가복구를 하여 회복되었지만, 결계에 금이 간 것부터가 대단한 거였다.

‘하얀 마탑주의 결계면 최소 전설급 스킬은 되어야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들었는데…….’

심지어 그것도 ‘피해를 줄 수 있다’일 뿐.

결코 금이 갈 정도는 아니었다.

하물며 방금 그건 겨우 금이 간 수준이 아닌, 반파된 수준에 가깝지 않았던가.

꿀꺽.

절로 마른 침이 넘어간다.

‘보이지도 않았어.’

저런 말도 안 되는 위력이 보이지도 않는 속도로 날아갔다.

아니, 보이지 않았다는 표현이 맞나?

그보다는…… 마치 지정된 자리에서 터진 듯한 느낌.

무언가 공기가 묵직하게 울리는 느낌이 아니었다면 도현조차 피하지 못했을 거다.

즉,

“……즉발 지정 광역기? 와, 지도 어디서 사기적인 거 얻어와 놓고 누가 누구 보고 치졸하대?”

“뭐래. 이런 화끈한 공격 기술을 가져와야 흥이 나지. 무슨 면역에 디버프에…… 난 그런 같잖은 싸움을 기대한 게 아니라고.”

“그러는 지도 출혈 뎀으로 날먹하려하다 막힌 거면서.”

“……그건 패시브 효과라 어쩔 수가 없던 거고.”

“어, 나도 패시브라 어쩔 수 없이 면역이야.”

어째 투덕거리다 보니 점점 유치해지는 기분이었기에 이만 입을 다물었다.

다행히 여제도 더 반박하지 않고 전투 자세를 잡고 있었다.

그러며 손가락을 까닥이는 게, 이번엔 먼저 들어오라고 말하는 듯 보였다.

물론 그냥 들어오란 뜻은 아닐 거다.

‘간 그만 보고 제대로 하자는 거겠지.’

투덜거리던 것도 서로 탐색전만 하고 있으니 성에 차지 않아 하는 소리였을 터.

‘출혈에 즉발 지정 광역기라…….’

지금 알게 된 건 겨우 이 두 개.

아마 숨겨둔 게 더 있을 테고, 전력을 발휘한 것도 아닌 듯 보였지만…….

‘뭐, 이 정도면 충분하지.’

그런 건 상관없었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적당히 대련할 생각은 없는 건 피차일반이었다.

녀석과 맞붙은 이상, 전력으로 임한다.

실전처럼.

그 마음이 드러난 걸까.

“새끼, 이제야 눈깔이 좀 맘에 드네.”

씨익, 만족스레 미소 지은 여제가 자세를 한 층 더 자세를 낮추었다.

달리기 경주 선수가 출발 직전 자세를 잡듯이.

혹은 맹수가 사냥감을 사냥하기 전처럼 몸을 낮춘 채 고개를 든 그녀가 순간 땅을 박찼고,

파아앙!!

공기가 떨리며 총소리가 울려 퍼졌다.

동시에 도현 쪽에서도 엇비슷한 소리가 터졌고, 곧이어 펼쳐진 광경에 뒤편에서 불가항력에 가까운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와…….”

“와, 이건 뭔…… 와…….”

그저 그 말밖에 나오지 않는 광경이었다.

하나 그러거나 말거나 서로 주먹과 검을 맞대고 부딪히고를 쉴 새 없이 반복하는 여제와 도현은 서로에게 시선을 떼지 않았다.

시선은커녕 눈 한 번 깜빡이지 않는 모습. 그럴 수밖에 없었다.

[시그니처 특성 ‘여제의 심장’을 발동합니다.]

[극한의 경지에 도달한 여제의 심장이 일시적으로 잠재된 기운을 해방시킵니다.]

[체력이 떨어질수록 강해지며 공격력과 방어력, 속도가 상승합니다.]

[체력이 최소치에 도달할 시 체력 소모가 삭제되며, 이 상태에서 일정 시간 이상 전투를 지속할 시 다음 해방이 진행됩니다.]

검과 맞닿은 여제의 가슴팍에서 시작된 폭발적인 기운이 전신을 휘감으며, 주먹이 전보다 몇 배는 묵직해졌다.

그리고 그건 도현도 마찬가지.

[특성 ‘투신(鬪神)’을 개화합니다.]

[역천기(逆天期) 1초식, 시(始)가 투신(鬪神)의 영향을 받아 한계를 뛰어넘는 힘을 발현합니다.]

[천왕진기(天王震氣)를 시전합니다.]

[기사왕, ‘루슬레인 발레몽’의 기 운용법을 활용한 천왕진기의 기세를 발현합니다.]

[천왕진기(天王震氣)가 투신(鬪神)의 영향을 받아 한계를 뛰어넘는 힘을 발현합니다.]

카시야르의 유일한 계승자임을 증명하는 투신(鬪神)의 그릇.

그것을 개화한 것이다.

—–!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기세를 뿜어내며.

양쪽 다 전력으로 임하고 있다는 걸 피부로 느낀 두 사람은 동시에 직감했다.

‘앞으로 몇 합이면 끝난다.’

대련은 순식간에 끝이 날 것임을.

서로의 전력이 그리 말하고 있었다.

그러니…… 이길 것이다.

‘길드 마스터가 되어서 쪽팔리게 외부인한테 질 수는 없지.’

‘뎀로크 때면 모를까, 여기선 내가 선배야, 인마.’

싸움을 시작한 이상 질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는 게, 두 사람의 몇 안 되는 공통점이자 그간 대련을 미룬 이유이니까.

의지를 표출하듯 찍어누르는 검과 주먹.

쩌저적-

점점 갈라지는 대련장의 지면 위에서 두 사람이 눈을 번뜩였다.

그리고 그런 두 사람의 위로,

콰르릉!!

검은 뇌룡이 내리꽂혔다.

[신의 눈물의 두 번째 능력을 사용합니다.]

[일시적으로 마나를 소모하지 않습니다. (쿨타임 70분)]

[뇌룡강림에 어둠 두르기를 사용합니다.]

[뇌룡이 어둠 두르기에 영향을 받아 어둠 특성을 갖습니다.]

[비정상적인 루트로 흑룡의 힘에 접근합니다.]

[어둠 특성의 효과가 추가로 적용되어 뇌룡과 흑룡의 기운을 동시에 지니게 됩니다.]

파지직-

최후의 최후가 아닌 한, 사용하지 않는 흑룡강림 상태에 접어든 것이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두웅!

[여제의 무의식이 위기 의식을 느낍니다.]

[여제의 심장이 한계 그 너머로 뛰기 시작합니다.]

[여제의 심장이 세 번째 해방을 시도합니다.]

[3번의 해방으로 능력이 대폭 강화되며 새로운 능력이 주어집니다.]

“!”

즐겁다는 듯 날뛰던 여제의 눈빛이 몽롱해졌다.

순간적으로 주어진 아득한 힘에, 마치 마약을 접하듯 일순 취한 것.

지금 두 사람은 모두 대륙 퀘스트 때도 보이지 않던 영역에 접어들어 있었다.

그야말로 전력을 모조리 끌어모은 상황.

“미친……!”

“말도 안…… 는……!!”

“……게 맞아?”

그런 두 사람의 눈에 경악한 주변의 반응이나, 휘몰아치고 있는 압도적인 기운은 느껴지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

이곳엔 오직 서로만이 존재했다.

* * *

—-!!

검붉은 빛이 폭사한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시야. 본디 이런 경우 찬란하다 느껴야 하건만, 구경하던 길드원들은 아득한 불안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건 본능이었다.

‘이러다 다 죽은 거 아니야?’

‘무슨 대련을 이렇게 살벌하게 해?’

‘와씨…… 이건 뭐 괴수 대전 보는 거 같네.’

이지를 뛰어넘는 무언가를 본 이들로서 느낄 수밖에 없는 불안함.

하나 그것도 끝이었다.

전력을 쏟아부은 두 사람이 총 다섯 합을 겨루고, 방금 마지막 한 합이 격돌한 순간.

빛무리가 폭사했고, 그와 동시에 이곳의 모두가 느낀 것이다.

‘끝났구나.’

대련이 끝이 났음을.

‘오빠가 이겼나? 아니, 그러기엔 너무 비등…… 아니 조금 밀리던 것도 같은데…….’

‘스읍, 누가 이겼으려나?’

‘와씨, 이건 누가 이겨도 안 이상한데. 빨리 좀 제발…….’

‘궁금해 죽겠네.’

그들이 빛 때문에 시야가 가려져도, 눈알 빠지게 치켜뜨며 버티고 있는 이유였다.

그런 그들의 바람이 닿은 것일까.

사아아—

빛이 차츰 걷어지며 곧이어 대련의 결과가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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