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s Chapter 538

2부 205화.

5분.

경기가 시작된 후 지난 시간이다.

동시에 경기가 끝난 시간이기도 했다.

컵라면 하나 겨우 끓여서 먹기 시작했을 시간 만에 끝난 상황에 패닉이 온 것도 잠시.

와아아아아아-!!!

곧 무수한 함성이 터져 나왔다.

“미쳤다, 진짜.”

“내가 지금 뭘 본 거야?”

“와씨, 지린다…….”

“카이저! 카이저! 카이저! 카이저!”

“카이저 펀치! 카이저 펀치! 카이저 펀치! 카이저 펀치! 카이저 펀치!!!”

역사상 열린 첫 공식 길드전.

자고로 길드전은 RPG를 즐기는 유저라면 설레지 않을 수가 없는 콘텐츠인 만큼 기대가 클 수밖에 없었건만.

지금 펼쳐진 광경은 그야말로 그 기대를 채우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던 것이다.

-아니, 와…… 허, 진짜 말 안 되네. 카신교 뭐 저렇게 세냐?

-백두산 너무 허무하게 졌는데? 이게 맞냐? 그래도 나름 뒷세계 제패했던 출신인데.-

-아, 그 뒷세계엔 카이저가 없었다고~

-ㄹㅇㅋㅋㅋ

-카이저도 카이전데 카신교 간부들 수준이 이상한데? 100대 길드 마스터랑 맞다이 까도 안 질 거 같아.

-애초에 두 명은…… 간부라고 할 수가 있냐? 그냥 대놓고 10대 길드 마스터 수준인데.

-? 한 명은 마스터 아님?

-어허, 조용. 너 그러다 뒤통수에 화살 꽂힌다.

-혹시 그 화살이 갓오세에서 오직 한 사람만이 쓰는 붉고 커다란 폭발성 화살인가요 ^^

-대놓고 티 내고 있는데 숨기는 건 진짜…….

-아, 이 악물고 모른 척하라고 ㅋㅋㅋㅋ

-와씨…… 이게 카이저 클라스? 10대 길드고 뭐고 그냥 다 씹어먹는데.

-아크가 10대 길드냐? 인재가 없으니까 끼워 맞춘 거지. 멸살이나 아더 천마 같은 최상위권 뜨면 바로 벽 느끼는 거여.

-ㅈㄹ ㅋㅋㅋㅋ 걔네 한 트럭 와도 라이하스 1초 컷은 못 함.

-이 새끼들은 뭔 또 여기서까지 갈드컵이여;;;

-아, 그런 거 모르겠고 그냥 카이저는 신이다. 외우셈 ㅇㅋ?

아니, 이건 겨우 기대를 채운 정도가 아니었다.

첫 공식 길드전의 처음을 장식하기에 이보다 완벽할 수가 없을 만큼 압도적인 경기력.

길드 간의 치열한 싸움은 아니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욱 충격적이었기에 관람객이고 채팅방이고 할 것 없이 모두가 그저 열광했다.

와아아아아—!! 와아아!!!

—–!!!

그야말로 광란의 도가니.

덕분에 도현을 비롯한 카신교의 간부…… 사도들은 무수한 함성을 꽃길 삼아 대기실로 향할 수 있었다.

“형, 팬이에요!”

“오빠아악! 여기요!!”

“형님! 제발 손 한 번만 잡아주십시오!”

“아아, 카멘…….”

개중에 다소 과격한 팬들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흥분하여 손을 뻗었지만……

서걱-!

“가아아알!!!”

“무엄하도다!”

“히이익!!”

“소, 손을 잘랐어!”

모두 광신도를 비롯한 간부들에게 대번에 제압당하고 말았다.

어깨에 닿기 직전이던 손을 그대로 베어버리는 다소 과격한 대처. 다른 길드였다면 논란이 되었어도 이상하지 않을 행동이었으나…….

“아, 맞다 카신교.”

“저 새끼들은 겁도 없네. 옆에 광신도랑 카신교 간부들 떡하니 두 눈 뜨고 지켜보는데 저기서 손을 뻗냐.”

“자업자득이지 뭐.”

“아…… 나도 광신도한테 한 번 썰려보고 싶다.”

“미친놈.”

“쟨 좀 미친놈 같긴 한데 광신도 얼굴이랑 몸매 보면 솔직히 인정이긴 해.”

“응, 그럼 여기서 나가지는데?”

“아, 그건 좀…….”

사람들에게 박힌 카신교의 이미지가 원체 대단(?)해서인지 논란의 니은 자조차 생기지 않았다.

덕분에 편하게 이동하자 자랑스레 다가와 가슴을 펴는 광신도.

“우매한 이들에게 징벌을 내렸사옵니다. 나의 신이시여.”

“……그래.”

도현은 떨떠름한 얼굴이었다.

‘……우리 길드 이미지 이래도 되는 건가?’

이걸 편하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막장 길드가 된 것에 탄식을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은 것이다.

물론 아재가 길드는 이미지 장사로 들어가면 결국 끝이 파멸밖에 없다고 하긴 했는데…….

이건 좀 너무 간 거 같은데.

‘모르겠다. 좋게 생각하자.’

좋은 게 좋은 거 아니겠는가.

그런 마음가짐으로 복도를 지나 어느덧 함성이 조금 먹먹하게 울릴 만큼 무대에서 멀어졌을 즈음.

“어.”

전용 대기실 입구 앞에 서 있던 거구의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복도의 조명 때문일까?

오늘따라 까칠까칠한 수염과 코에 난 흉터가 유독 눈에 띄는 아재가 눈이 마주치자마자 한걸음에 달려왔다.

“야, 인마. 기다리다 못 빠질 뻔했네. 대체 뭐 어떻게 한 거야? 한 방 자신 있는 나도 라이하스 1초 컷은 못 낼 거 같은데.”

“아재는 기 모으는 것만 3초 아냐?”

“하여튼 새끼. 이 와중에도 딜각은 안 놓치는 것 봐라. 그래서 빨리 대답 좀 해봐. 궁금해 죽겄으니까.”

“일단 들어가서 얘기하자.”

“아, 맞네. 아 뒤에 다 따라왔구나? 대검이도 오랜만이네.”

눈인사를 건네는 아나스타샤를 따라 사도들이 꾸벅 고개를 숙이며 예를 표했다.

차례차례 인사를 건네며 안으로 들어가던 중, 파수견좌의 인사에 아스트가 다소 떨떠름한 기색으로 코를 긁적였다.

“……다른 사람들은 그렇다 치겠는데. 그쪽이 그렇게 인사하니까 좀 기분이 그렇긴 하네.”

“……소생은 위대한 광명 앞에 다시 태어났으니 과거는 잊어주시지요.”

“말투는 또 뭔…… 에휴, 말을 말자.”

“카멘.”

불경을 외우는 스님의 합장 같은 분위기로 기도를 올린 해링…….

아니, 파수견좌가 안으로 들어선 걸 끝으로 도현까지 안으로 들어섰다.

“그래서 뭔데? 뭔 사슬 같은 걸 쓰던 거 같은데. 너 뎀로크 때도 사슬은 한 번도 안 다뤄봤잖아.”

“아, 그거?”

자리에 앉기 무섭게 닦달해오는 걸 보니 어지간히 궁금했던 모양.

그에 도현은 씨익 웃으며 시선을 돌렸다.

오랜만에 기존의 투박한 봉 모양을 하고 있는 천변이 걸린 허리춤으로.

그것을 손에 쥐자 순식간에 형태가 변하며 손을 휘감는다.

“어! 그래, 그거! 그거 뭔데. 솔직히 말해봐. 전설급 아니지? 설마 신화급이냐?”

“신화? 그걸 알고 있어?”

“이런 X벌, 설마 진짜 신화급이냐?”

설마 아재가 신화급에 대해 알고 있었을 줄 몰랐기에 나온 반응에 오해한 것일까.

최근 본 아재 중에 가장 눈이 클 만큼 경악한 모습이었다.

순간 장난기가 돌았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더 놀렸다간 수습이 힘들 거란 직감이 강하게 들었던 탓이다.

“아니, 그건 아니고. 바로 밑.”

“전설+?”

“아니, 더 위야.”

“?”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눈썹을 찡그리는 아재.

‘전설+도 아니고 신화도 아니면 대체 뭐여, 스무고개도 아니고……’라며 작게 중얼거리던 아재가 순간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미친, 설마…… 전설++?”

맞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여주자 아재가 헛웃음을 지었다.

“허. 와, 그래, X벌. 그래서였구나? 어쩐지 뒤지게 세더라. 대체 어디서 얻었냐? 일주일 만에 얻을 수 있는 그런 게 아니잖냐. 또 어디서 뭘 하고 다녔던 거야?”

“그런 게 있었어. 좀 힘들었지.”

아무렴.

이번만큼은 자신조차 간당간당했을 만큼 힘겹긴 했으니 말이다.

“능력은? 말 안 해주겠지?”

“그치.”

“허, 쫄?”

“쫄은 무슨, 경쟁 상대야 우리. 그보다 아재가 그런 말 쓰니 영 안 어울리네. 영포티 같고 그렇다.”

“……그러냐?”

“음? 뭐야, 아재 아직 30대라며. 그렇게 바락바락 우기더니 왜 나이로 부정 안 해?”

“엉? 나이보다 영포티란 말 자체가 충격이라 그렇지 새꺄. 아직 창창해, 인마…… 아니, 잠깐만. 그보다 우긴다는 말을 쓴 것부터 안 믿고 있단 소리 아니냐?”

“아무튼, 아재도 딱 보니까 뭐 준비해온 거 같은데 안 알려줄 거 아냐?”

태연하게 말을 돌리자 언제 봐도 징그럽게 입을 빼죽 내밀면서도 적당히 받아주는 아재.

“물론이지. 나도 비장의 수 하나는 있어야지 않겄냐.”

“아재도 그러면서 무슨.”

“너도 나이 먹어봐라, 그렇게 된다. 반응속도 팔팔한 니들이 이해해야지.”

“그렇다기엔 아재는 옛날부터 린저씨 출신이었지 않…….”

“스읍. 자꾸 펙트로 때릴래?”

그렇게 몇 차례 더 티격태격 주고받던 아재는 이내 고개를 저었다.

“그래, 인마. 벌써부터 밑천 다 파헤치면 재미없지. 너도 긴장해라. 나도 이번에 빡세게 무기고 좀 털었거든.”

“기대되네.”

씨익 웃으며 말하는 도현이지만, 그 말에 내심 긴장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평상시 아재가 동네북 포지션이긴 하지만, 사실 멸살을 제외하면 여기서 가장 견제되는 대상이 아재였기 때문이었다.

‘아재의 한 방은 위험하긴 하단 말이지.’

누구든 맞기만 하면 한 방에 보내버릴 위력.

신에게조차 통했던 한 방 딜을 일개 유저가 버틸 수 있을 리가 없지 않겠나.

저건 패링조차 불가능하다.

심지어 이번에 무기고를 털었다고 하니…….

전에 본 무기를 제물로 강해지는 겜블 능력을 생각하면 상상도 하기 힘들었다.

‘저런 탁 트인 무대에선 피할 데도 없는데.’

한 방을 날리기 전에 제압하는 게 유일한 방법인데, 돈을 떡칠한 만큼 맷집도 세서 그게 쉽지는 않다.

뭐, 그래서 자신이 없냐 묻는다면…….

씨익.

‘그럴 리가.’

입꼬리를 올린 도현이 힐끔 밑을 보았다.

손을 휘감고 있는 철쇄천겁. 그것의 색이 유독 붉고 검다.

마치 피가 덧칠되고 또 덧칠되다 도리어 깜깜해져 버린 것처럼 섬뜩한 느낌으로.

지하드는 이걸 보곤 불쾌한 냄새가 난다고 꺼렸지만, 도현의 눈엔 그저 사랑스럽게 보일 따름이었다.

‘기대 이상이었지.’

당장 라이하스를 끔살 내버린 능력.

그건 바로 이번에 얻은 사슬 중 두 번째 사슬의 능력이었다.

[제 2계 사슬 – 봉혼쇄계(封魂鎖界)]

겁화의 사슬이라 불리는 이것의 능력은…….

상대의 기술 하나를 전투가 끝나기 전까지 봉인하는 것.

‘상대의 기술이 발동되는 곳에 사슬을 완벽히 휘감아야 한다는 조건이 있긴 하지만.’

능력에 비해 겨우 그 정도 조건이면 싸게 먹히는 거다.

‘철쇄천겁의 등급보다 낮은 기술에는 전부 통하니까.’

사실상 유저들 상대론 어떤 기술이든 한 가지를 제한 없이 봉인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심지어 이게 철쇄천겁이 보여줄 능력의 전부도 아니다.

당장 라이하스를 순식간에 제압할 수 있던 건 봉혼쇄계의 덕이 크긴 했지만, 실질적인 데미지 자체는 첫 번째 사슬의 몫이었으니까.

[제 1계 사슬 – 명세환참(冥勢還斬)]

상대의 공격을 제압한 것에 성공할 시, 제압한 만큼의 힘을 자신의 다음 일격에 더하는 능력.

물론 특수 능력이나 부가 효과 같은 것까지 돌려주진 못한다.

순수한 위력만을 되돌려주는 셈. 심지어 그마저도 제압한 만큼의 위력이었다.

만약 상대의 기술을 온전히 제압하지 못하고, 일부만을 상쇄시켰다면 그 일부만큼의 위력을 더하는 것.

하나 그것으로 충분했다.

‘그거면 충분하지.’

도현에겐 역천기 3초식 천과 제 2계 사슬 봉혼쇄계 등.

당장 떠올려도 연계할 기술이 몇 개나 있었으니까.

이번만 해도 라이하스가 발동한 기술을 봉혼쇄계로 봉인시켜 제압한 후, 그 힘을 더한 일격을 되돌려주지 않았던가.

도현 본인조차 상상 못 한 위력이었다.

‘필살기라 할 만한 거라도 썼나 보지?’

그래 봐야 전설++보단 밑이었나 보지만 말이다.

하기야 전설++등급이 흔한 것도 아니고, 사실상 최초일 거라 예상되니 당연하다면 당연하리라.

‘아, 빨리 다 써보고 싶은데.’

심지어 아직 발동해본 적은 없으나, 나머지 사슬들도 결코 두 번째 사슬에 비해 사기성이 떨어지지 않을 터.

이 악물고 시험에 통과한 보람이 있었다.

동시에 궁금해졌다.

‘지금 내 수준은 정확히 어디쯤일까?’

체감상 꾸꾸 녀석과 싸울 때와 비교하기 민망할 만큼 강해진 것 같은데.

다른 이들도 더 강해져서 돌아왔을 걸 생각하면 격차가 어느 정도로 좁혀졌을지…….

아니, 어쩌면 진작 뛰어넘었을지도 모르리라.

‘빨리 시험해보고 싶다.’

하다못해 그들의 경기를 보고 싶다.

들뜨는 마음을 애써 진정시키며 고개를 든 도현이, 문득 고개를 갸웃했다.

생각해보니 너무 조용했던 것이다.

경기가 끝났으니 큰 환호가 터져 나와야 할 타이밍 아닌가?

심지어 그냥 경기도 아니고 나름 거물급 매치업에 첫 경기였는데.

‘음?’

이상함에 고개를 든 도현이 멈칫했다.

분위기가 싸늘했다.

상상 이상으로.

눈매를 좁혀 자세히 보니 관객들의 표정이 하나같이 얼이 빠져있었다.

주르륵-

마시던 음료수가 줄줄 새는 것도 모르고 눈을 끔뻑이는 유저.

양손으로 입을 가린 채 석상처럼 굳어있는 유저.

입을 쩍 벌린 채 붕어처럼 끔뻑이는 유저.

어째 하나같이 귀신이라도 본 것마냥 경악한 채였다. 그 이유는 금방 알 수 있었다.

[참가자 ‘시나’ 님이 ‘멸살’님에게 처치되어 탈락합니다.]

[혈살(血殺) 길드가 탈락하였습니다.]

[‘집행’ 길드를 제외한 모든 길드가 탈락하였습니다.]

[경기가 종료됩니다.]

[두 번째 경기에서 승리한 길드는 ‘집행’입니다.]

[축하드립니다!]

‘……멸살.’

현시점 가장 최강에 가까운 남자.

멸살, 그가 서 있었다.

전원이 쓰러져있는 전장에서 홀로 고고한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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