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s Chapter 566

2부 233화.

왜인지 미소가 다소 불순해 보이는 건 기분 탓일까?

각 동물의 특징을 딴 듯한 무늬의 짧은 반바지와 탱크톱 느낌의 가죽 옷을 입은 여인들 사이에 파묻혀 있는 모습이 어쩐지 묘하다.

티를 내지 않고 있으나, 도현의 눈에는 보였다.

연신 올라가려는 걸 내리느라 씰룩거리는 저 입꼬리가.

‘이 양반, 설마 이래서 수인족 땅에서 살고 있던 거 아냐?’

처음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복하며 찬양하던 모습의 진의가 의심스러워지려할 때였다.

“그런데 이 인간은 누구야, 드란?”

“드란이 데리고 온 거면 우리의 친구인 건가?”

“젊어 보이는데. 인간인데도 젊은 거면…… 한 2~30년 정도 산 건가?”

“옆에 있는 금발 인간은 두 사람 사이 정도 되겠는데.”

“소개 좀 시켜 줘. 저 신기하게 생긴 고블린도.”

뒤늦게 도현이 눈에 들어왔는지, 관심을 가지는 수인족들.

쫑긋거리는 귀와 달리, 살짝 내려간 꼬리는 호기심과 경계를 동시에 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수인족들은 거짓말하면 바로 들키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키에엑! 신기하게 생긴 고블린이 아니라니까! 난 지하드라는 이름이 있다고!

수인족들이 나름 안전하다고 생각한 걸까.

내내 숨어 있던 지하드가 발끈하며 당당하게 외쳤다.

그런 지하드의 정정에 수인족들은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

“그래, 신기하게 생긴 고블린 지하드야. 넌 몇 살이니?”

-엣헴! 150살은 더 먹었다구.

-뭐야, 이 쪼꼬만 애가 우리 아빠 또래라고? 고블린이 이렇게 오래 살다니 신기한 일이네.

-키에엑! 그러니까 그냥 고블린이 아니라니까!

광분하는 지하드를 가볍게 무시하곤, 찰리로 목표를 변경하는 수인족들.

“옆에 금발 씨는?”

-자네들보단 어리네. 위대한 주군의 첫 번째 검이지.

“헤에. 저 어려보이는 사람이 주군이구나? 보기와 달리 대단한가 봐?”

-음! 주군께서 이룬 업적을 나열하면 하루 밤낮을 떠들어도 부족할 것이네. 더러운 심연을 물리쳐 광명을 밝히고, 악독한 신에게 대항하는 유일한 분이시자…… 주군을 따르는 수많은 신도들마저 존재하…….

그런 찰리와의 대화는 지하드와 반대로 흘러갔다.

엄격 근엄한 얼굴로, 세상 진지하게 영웅담을 나열하며 찬양하는 찰리의 모습에, 떨떠름해진 수인족들이 적당히 받아 넘긴 것이다.

“그, 그렇구나. 대단하다.”

“응응. 잘 들었어.”

-음. 아직 일화의 반의반도 말하지 못했네만…… 이 정도만으로도 주군의 위대함을 알기엔 충분할 거라 믿네.

“으응.”

눈치 없이 만족스러워하는 찰리를 보며 도현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왜 창피함은 늘 내 몫인 걸까.’

저 축 내려간 귀와, 바짝 선 꼬리의 털들이 보이지 않는 걸까.

남들은 멋지고 과묵한 신수를 데리고 다니는데, 왜 자신의 가디언들은 죄다 이런가 싶다.

그래도 대화를 좀 해 보니 알 수 있었다.

수인족들이 전체적으로 온순한 편이라는 것을.

“…아무리 드란이 데리고 왔다지만, 인간을 들여도 되는 건가?”

“인간도 인간이지만, 고블린이 이곳에 발을 들인 건 처음인데.”

“왕께서 판단하시겠지.”

“하지만…….”

물론 살갑게 대해 주는 여성들과 달리, 남성 수인족들은 거리를 둔 채 경계심을 비치고 있긴 했지만.

저건 어디까지나 마을의 안위를 걱정하는 마음에서일 뿐.

적의를 드러내는 느낌은 아니었다.

‘그만큼 권왕이 받는 신뢰가 두텁다는 소리겠지.’

유일하게 수인족들의 친구가 된 인간이라…….

오랜 시간 신뢰를 주기도 했겠지만, 무언가 이 마을에서 큰일을 해 주지 않았을까 싶다.

‘무엇보다…….’

이곳에서 살다시피 하는 권왕이 잊힌 역사들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걸 보면, 그와 관련된 일일 수도 있지 않을까?

도현이 나름의 판단을 하고 있을 때였다.

저벅, 저벅.

나지막하게 들려오는 발소리에 수인족들이 귀를 쫑긋거리며 고개를 돌렸다.

그에 도현도 덩달아 시선을 옮기자, 한 노인이 다가오는 게 보였다.

“소란스럽다 했더니, 우리의 친구가 새로운 손님을 모셔 왔군.”

차분한 걸음걸이에 걸맞은 점잖은 음성.

노출이 많은 젊은 수인족들과 달리, 그는 몸 전체를 가리는 허름한 차림을 하고 있었다.

무슨 동물의 것인지 짐작하기 어려운 새하얀 귀가 머리 위로 솟아 있었고, 꼬리는 허름한 도복 아래에 감춰진 건지, 애초에 없는 것인지 보이지 않았다.

스으.

동네 촌장 같은 차림새마저 어딘가 범상치 않게 느껴지는 기묘한 노인이었다.

그런 노인이 다가오자, 떠드느라 바빴던 수인족들이 일제히 입을 다물고 고개를 숙여 예를 표했다.

그러더니 남녀 할 것 없이 일제히 외친다.

“수인들의 왕을 뵙습니다.”

그에 도현의 눈동자가 커지는 것과 동시에, 귓가에 익숙한 알림이 울렸다.

[수왕(獸王), ‘로칸테 헤르칸’과 조우하였습니다.]

[모험의 서에 기록됩니다.]

“반갑네, 친우의 손님들이여. 로칸테 헤르칸이라고 하네.”

수왕(獸王)과 조우하는 순간이었다.

* * *

수왕(獸王).

소수 민족인 수인족들의 왕.

혹자는 종족 전체를 합쳐도 겨우 수천 남짓한 종족들 사이에서 왕이라 해 봐야 뭐 되겠냐고 할 수 있으나, 그건 뭘 모르는 말이었다.

인간과 달리 이종족들에게는 힘이야말로 왕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

한 종족의 왕으로 군림한다는 건, 해당 종족에서 가장 강하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물론 님프와 같은 예외가 존재하긴 하나.

‘그건 세계수라는 특수성과 더불어 여왕이 그에 상응하는 특수한 능력을 지닌 탓이고.’

대다수의 이종족은 그렇지 않다.

그 대다수에는 수인족도 포함되는데, 그들 사이에서 왕을 한다는 건 쉽게 볼 일이 아니었다.

수인족들의 신체 능력은 모든 종족들과 비교해도 발군이었으니까.

특히 경지에 오른 신체 능력과, 수인으로서의 감각은 끝내 하나의 신비로운 능력을 만들어 내었는데…….

-야수감응(野獸感應).

야수의 본능이 외부 자극에 반응하며 발생하는 육감의 영역.

뛰어난 후각에서 탄생한 특별한 감지력.

남다른 시야에서 비롯된 예측이나, 예민한 반사 신경에서 오는 직감.

어떤 동물의 특징을 지녔느냐에 따라 감응하는 것이 달라지며, 발현한 세월이 길수록 더욱 진화한다.

‘살아남은 자가 강하다’라는 말이 진정으로 통용되는 게 바로 수인족인 것이다.

유일하게 수인족과 소통하는 권왕의 증언과, 역사에 조금이나마 남은 수인족에 대한 정보로 밝혀진 내용.

‘나이를 가늠할 수가 없어. 지긋한 노인으로 보일 정도면 대체 몇 살인 거지?’

언뜻 봐도 권왕보다 늙어 보이는 외모다.

수인족들의 평균 수명이 인간의 여덟 배라는 걸 감안하면, 대략 700살은 된다는 소리였다.

수인들이 50살 전후로 야수감응을 발현한다는 정보를 떠올리면…….

‘이상해.’

한데 정작 느껴지는 기운은 전무하다.

갓오세는 꽤나 현실적인 게임이다 보니, 강자를 마주하면 위압감과 기세가 느껴지곤 하는데.

검황이나 권왕을 마주했을 때 받는 묵직한 압박감이 그 일환이었다.

그러니 600년 이상 야수감응을 발현한 수왕이라면, 엄청난 압박감이 전해져야 마땅하건만…….

‘아무런 기운도 안 느껴져.’

눈앞에서 차를 홀짝이는 수왕에겐 그러한 게 없었다.

천왕진기를 얻은 후로, 기세를 더 직관적으로 느끼게 되었음에도 말이다.

‘뭐지? 저 노인, 생명체라면 흘러나올 수밖에 없는 기운이 조금도 안 느껴져.’

‘리자리자. 리자.’

‘음…! 저도 아무 것도 못 느끼겠군요.’

심지어는 누구보다 마나를 예민하게 느끼는 지하드와 엘리자조차 모를 정도.

이게 뜻하는 바는 명확했다.

수왕이 직접 기운이 새어나오지 않게 갈무리한 후 통제하고 있다는 것.

기운을 다루는 능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이라는 뜻이다.

때문에 권왕이나 검황과 비교해서 어느 정도 강자인지 영 감이 잡히지 않는다.

‘그런데 엘리자는 왜 계속 품 안에 있는 거야?’

옆에서 작게 맞장구는 치고 있으면서, 정작 품에서 나오지 않아 의아해서 묻자, 엘리자가 즉답했다.

‘리자… 리자.’

여전히 못 알아듣겠지만, 무언가 의기소침해 보인다는 건 알겠다.

옆을 돌아보자, 눈이 마주친 지하드가 익숙하다는 듯 통역해 주었다.

‘저 수왕이라는 노인한테서 아무런 기운도 안 느껴져서 보고 있기가 좀 그렇대. 생물체가 아닌 느낌이라나.’

‘…그래?’

‘나도 솔직히 그런 느낌이기는 해. 분명 앞에 있는데 앞에 없는 거 같은?’

‘뭔 귀신도 아니고.’

‘어, 맞아! 딱 그 느낌이야. 이욜, 주인 찰떡같이 알아듣는데?’

‘…….’

그냥 드립 친 건데, 이게 가장 적절한 비유였다니.

한데 그렇게 듣고 보니…….

움츠러든 엘리자의 모습이 영락없이 밤길에 귀신 나올까 무서워, 보호자 뒤에 숨은 아이 같아 보이긴 한다.

그에 검지로 품안에 숨은 엘리자의 머리를 툭툭 만져 줄 때였다.

“차가 입맛에 맞지 않은가?”

“아닙니다.”

“편하게 대하게나. 드란이 인정한 친구는 우리 수인들의 친구이기도 하니.”

“두 분은 언제부터 알고 지내셨습니까?”

도현의 질문에 수왕이 기억을 되짚는 듯 천천히 답했다.

“흐음, 이 친구와 말인가? 대략 40년 정도 되었지, 아마?”

“그쯤 되었지. 유일하게 수인족과 소통한다고 어찌나 부려먹던지…… 그때 자네를 구해 주지 않았어야 해.”

“이 사람이. 구해 주긴 누굴 구해 줬단 소린가? 혼자 빠져나올 수 있었네.”

“그랬으면 종족간의 전쟁이 일어났겠지.”

“부정하지 못하겠군. 허허.”

그렇게 들려준 일화는 꽤나 재미있었다.

지금도 없잖아 있지만, 아직 중년이라 할 수 있었던 당시의 권왕은 좋게 말하면 친화력이 좋고, 나쁘게 말하면 오지랖이 강한 성격이었다 한다.

자유를 추구하기에 세상 곳곳을 떠돌며 다양한 이종족들과 친분을 다지곤 했는데.

“그중에 레타족이라는 이종족들이 있었는데, 영역에 예민한 친구들이었지. 오랜만에 술 한 잔 얻어먹으러 가는 길이었어. 그 친구들 술이 기가 막히거든.”

수인족이 반인반수라면, 그들은 인간과 드워프를 반반 섞은 느낌의 종족이라 할 수 있었다.

뛰어난 무구와 손재주로, 꽤나 강대한 종족 중 하나.

세상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고 숨어 지내는 종족이라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시피 하는데…….

‘이 양반 친화력이 대체 어느 정도인 거야?’

수인족도 그렇고, 레타족도 그렇고 저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이었다.

감탄이 나오는 건 나오는 거고.

계속해서 이어지는 두 사람의 설명에 도현도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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