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s Chapter 567

2부 234화.

이야기는 이러했다.

당시에 어린 수인들이 마을 밖으로 나갔다가 산에서 사라졌는데 그게 화근이었다.

가장 유력한 후보가 레타족인지라 수왕이 그들의 영역에 들어갔고, 그렇게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가뜩이나 허락 없이 영역에 들어오는 것에 민감한 레타족 친구들인데, 심지어 이 친구가 혼자 간 것도 아니고 젊은 수인들을 이끌고 왔더군?”

“우리에겐 야수감응이 있으니, 한 명보단 여럿이서 찾는 게 유리하지 않겠나.”

“그걸 그들이 아는가? 영락없이 쳐들어온 걸로 보이지.”

“허허…….”

그렇게 침공으로 오해한 레타족이 선제공격을 하게 됐고.

그 모습을 본 수인들은 이놈들이 납치한 게 맞구나 싶어서 전쟁이 열리게 된 것이다.

정확히는 열릴 뻔했다.

마침 레타족과 친했던 권왕이 술을 얻어먹으러 들른 날이 그날이었고, 그가 적극 중재를 한 덕에 오해가 풀렸으니까.

“그것을 계기로 레타족과 우리 수인족은 좋은 교류를 시작했지.”

“그리고 그맘때쯤. 친분이 깊어진 레타족에게 얻은 치료 약이 이 친구의 딸을 살렸었네.”

“오직 그들의 땅에서만 자라는 약초였지. 우린 그 존재조차 몰랐으니, 이 친구가 아니었다면 내 딸은…… 더욱 일찍 숨을 거두었겠지.”

“아…….”

애석하게도 수왕의 딸은 그리 오래 살진 못하고 이승을 떠났다.

원체 몸이 약하게 태어나기도 했고.

병을 치유하긴 했어도 그로 인해 이미 수명이 줄어든 탓이었다.

그래도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과 함께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게 해 주었으니, 수왕에겐 권왕이 은인이었던 것.

‘과연, 이해가 되는군요.’

‘그러게.’

‘생긴 거랑 달리 되게 대책 없었네. 그치, 주인.’

‘그만큼 동족을 소중히 한다는 거로 보는 게 맞지 않을까?’

도현의 말에 왜인지 발끈한 엘리자가, 품에서 고개를 빼꼼 내밀며 지하드를 구박했다.

‘리자리자! 리자!’

‘……아니, 엘리자. 그땐 나도 사정이…… 아니, 그보다 너 내내 가만히 있더니 이때다 싶어서 뭐라 하는 거 봐? 어이없다?’

‘리자!’

‘엘리자…? 우리 리자가 변했어…… 이래서 딸내미 키워 봤자 다 필요 없다더니…….’

무슨 사춘기가 오고 있는 딸과, 그런 딸에게 적응하지 못한 아빠 같은 두 녀석의 모습에 도현이 피식 웃을 때였다.

“그나저나 참 신기하군.”

수왕이 흥미롭다는 듯한 얼굴로 도현의 옆을 바라보았다.

이 상황에도 허공에 떠서 쿨쿨, 여유롭게 잠을 자고 있는 파천귀를 말이다.

기껏 가디언으로 만들었더니만.

멸살과 싸울 땐 물론, 월령단과 싸울 때도 한 번을 깨지 않고 잠만 자는, 참 얄미운 녀석이었다.

“그건 신화로 전해지는, 하늘에 도전했다던 도깨비 아닌가. 인간과 함께하고 있다니 신비하군. 한데 오랜 시간 갇혀, 현실의 마나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양일세. ”

“……맞습니다. 잘 아시는군요.”

“허허. 그저 오래 살다 보니 알게 된 것들이네.”

너털웃음을 흘린 수왕이 수염을 쓸어내리며 시선을 옮겼다.

“그뿐만이 아니야. 참으로 신비로운 조합일세. 신화로 전해지는, 하늘에 도전했다던 도깨비부터…….”

도현을 넘어 찰리, 그리고 지하드에게 닿고 나서야 시선을 고정한 그가 의미심장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블랙 일족.”

-……?

대뜸 뱉어진 말에 지하드가 의아해하는 것도 잠시.

이어진 수왕의 다음 말에, 지하드의 표정이 대번에 바뀌었다.

그만큼 충격적인 발언이었다.

“사라진 일족의 생존자가, 투신의 계승자와 함께하고 있다니.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이란 말인가.”

-……아.

수왕이 너무도 흥미롭다는 듯한 눈으로 지하드와 도현을 번갈아보며 입을 열었다.

“고대 시절. 고작 수백 명 남짓한 수에 불과하나…… 개개인의 힘이 너무도 강하여 인류와 마지막 왕좌의 자리를 두고 대립하였던 일족.”

“…….”

그리고, 끝내 인류에게 패배하고 자취를 감춘 종족.

띠링!

[잊힌 역사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블랙 일족과 고대 인류에 얽힌 관계를 알게 되었습니다.]

[가디언 퀘스트 ‘블랙 일족’에 관한 정보입니다.]

[‘지하드 블랙’이 사라진 마지막 기억의 일부를 떠올립니다.]

-아. 아……?

동시에 지하드의 눈에 초점이 멀어지는 게 보인다.

메시지창에 적힌 문구처럼 기억을 떠올리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이게 이렇게 된다고?’

딱 봐도 어려울 것 같으니, 한참 나중에나 단서를 얻으리라 생각했건만, 이렇게 빨리 얻을 줄이야.

그것도 전혀 의외의 장소에서.

당황스럽긴 했으나, 오히려 좋은 상황에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가 슬글슬금 올라갈 때였다.

“참으로 신기한 운명일세. 본디 둘은 함께할 수 없어야 하거늘. 게다가 옆의 기사는 빛의 기사로군? 예전에 아르렌 대참사 이후 대가 끊긴 걸로 알고 있었는데…….”

-리자! 리자리자!

“흐음? 신비하게 생긴 거미도 있었군? 자네의 품에 있던 겐가? 참 하얗고 복슬복슬하니 특이하게…… 으응?”

담담하게 특징을 읊으며, 얘기 도중 난입한 엘리자를 눈에 담던 수왕이 멈칫했다.

그러더니 횡설수설하기 시작했다.

“하얗고 복슬복슬한…… 거미? 그건 마치…… 아니, 그럴 리가? 하나 분명 전해 내려오는 것과 같은…….”

“허어, 이 친구 갑자기 왜 그러나?”

지금까지 본 모습 중 가장 혼란스러워 보이는 모습.

세상만사에 통달한 신선처럼 여유롭던 좀 전의 그 노인과는 딴판이었다.

하나 그로서는 당연한 일이었다.

자신이 생각하는 게 사실이라면, 그건 수인족에게 있어 가장 큰 중대사일 테니까.

벌떡.

급기야 자리에서 일어난 수왕이 연신 믿을 수 없단 말을 되뇌더니,

사아아아-!

눈을 감고는 기묘한 기운을 사방으로 흩뿌리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방 전체를 뒤덮은 무형의 기운에 온몸이 찌릿하며 기이한 감각이 찾아왔다.

무언가 자신의 내부를 탐색하는 듯한 느낌.

아니, 내부만이 아니었다.

자신을 넘어 지하드와 찰리, 그리고 엘리자와 권왕은 물론 비생물체인 사물들까지.

방 안의 모든 것을 그 근본까지 들여다보고 있는 것이다.

[수왕(獸王), ‘로칸테 헤르칸’이 ‘수왕지각(獸王知覺)’을 발현합니다.]

‘저게 수왕의 야수감응인가…….’

이건 시각, 청각, 촉각과 같은 오감의 영역이 아니다.

인간의 감각으론 표현할 수 없는, 미지의 감각.

‘그야말로 육감.’

하나 수왕의 야수감응은 단순한 감지가 아니다.

내부에 수왕지각의 기운이 흘러오자, 천왕진기가 거세게 반응하고 있는 걸 보면…… 틀림없이 이 이후의 무언가가 있다.

그저 수왕이 해를 가할 의도가 없기에 감지에서 그쳤을 뿐.

“흐음. 동의 없이 이럴 친구가 아닌데?”

-으음…….

-리자?

그게 모두가 가만히 있는 이유였다.

저토록 당황한 모습도 그렇고 무언가 이유가 있다고 판단한 것.

그렇게 수 초가량 기다렸을까.

스르-

이윽고 기운이 거둬지며 수왕이 감았던 눈을 떴다.

그에 다들 묘한 긴장감을 담은 시선으로, 수왕을 살펴보는 그 순간.

털썩,

냅다 무릎을 꿇은 수왕이 경견한 자세로 도현을 향해 예를 담아 말했다.

“이곳에 있으셨군요. 150년을 찾았습니다.”

“……?”

실로 당혹스러운 말.

하지만 진짜 당황스러워야 하는 대상은 도현이 아니었다.

수왕이 무릎을 꿇은 방향은 도현의 앞이 맞았지만, 말하고 있는 대상은 그가 아니었으니까.

무려 한 종족의 왕으로 군림하는 자가, 이토록 예를 표하는 대상의 정체는…….

도현의 어깨 위에서 머리를 갸웃, 하는 하얀 솜뭉치, 엘리자였다.

상황 파악을 하지 못해서인지.

아니면 무슨 얘길 하나 귀를 기울이여는 건지, 연신 머리를 갸웃거리는 엘리자를 향해 수왕이 쐐기를 박았다.

“왜 이제야 찾아오셨습니까. 모든 신수의 왕이자, 수인족들의 수호신 ‘바르하임’이시여.”

“……엥?”

“허?”

-음!?

그에 이곳의 모두가 자기도 모르게 의문을 토해 내는 것과 동시에,

도현의 앞으로 시스템 창이 떠올랐고.

“미친……?”

“맙소사…… 저 작은 털뭉치가 바르하임이라고? 그게 정말인가!?”

-……으음?

-이 기억은…… 아…….

저 말도 안 되는 발언이 사실심을 증명하는 내용에 도현이 경악해서 엘리자를 돌아보았다.

도현뿐만이 아니었다.

여전히 기억을 보고 있는지 멍하니 중얼거리는 지하드를 제외하곤, 모두가 눈이 빠질 듯 경악한 얼굴이었다.

그리고…….

-리자? 리자!

영문도 모른 채 졸지에 모두의 관심을 받게 된 엘리자는, 그저 관심이 달가운지 병아리 같은 반응으로 화답할 따름이었다.

* * *

신수의 섬, 라크시아.

길드전이 치러진 두 번째 신대륙의 이름이자, 자격에 따라선 신수를 가디언으로 구할 수 있는 곳.

테이머들에겐 가히 최고의 성지라고 할 수 있는 섬이다.

그런만큼 많은 신수들이 존재하는데, 갓오세의 거의 모든 신수가 이곳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래서일까?

이곳에는 다른 대륙과는 다른 특징이 하나 있었는데…….

‘이종족들이 신수들과 역사적으로 깊게 밀접해 있다.’

공존하는 것을 넘어서 신수에 관한 게 문화에 녹아들어 있으며, 몇몇 종족들은 특정한 신수를 수호신으로 모시기도 했다.

그리고 대개 그런 수호신들은, 평범한 신수를 넘어선 존재가 많았다.

갓오세 버전의 사방신(四方神)이나 십이지신(十二支神)이라 할 수 있는 몇몇 신수들이 그러했다.

그저 순수한 존재로 오랜 세월을 살며 영혼의 격이 드높아진 것이 아닌, 하나의 ‘신화’를 만들어 낸 존재들.

‘신으로 치면 신화신 같은 존재라고 했었지.’

그야말로 신수들의 신수.

그렇기에 과거 그런 신수와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된 몇몇 이종족들은, 공존이 아닌 숭배를 택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수인족들이 바로 그러했다.

-바르하임.

라크시아에 서식하는 모든 신수들의 왕.

그 어떤 신화조차 만들지 않았으나, 모두를 품을 수 있는 자애로움과 선(善).

그리고 그걸 가능케 하는 드높은 격에 매료된 신수들이 왕으로서 따르며, 그 사실이 신화처럼 퍼져 완성된 존재.

더불어 과거 소수민족이었던 수인족들이 평온하게 살 수 있게 지켜 주었던 수호신.

“그러니까…….”

-리자리자! 리자!

그 고귀한 존재가, 새로 만난 친구들과 뛰노는 모습을 멀찍이서 바라보던 도현이, 슬쩍 눈앞의 퀘스트창을 바라보았다.

[지하드 블랙의 휘하에 소속된 가디언 ‘엘리자’의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었습니다.]

[조건을 충족하였습니다.]

[‘엘리자’의 가디언 퀘스트, ‘신수의 왕, 바르하임’이 발생합니다.]

[가디언 퀘스트를 진행하는 동안 ‘엘리자’를 비롯한 가디언들이 자율 의지를 갖습니다.]

“……그 위대한 존재가 우리 엘리자란 거지?”

-허, 이거 참 놀라운 일이군요, 주군.

그야말로 상상도 못 한 정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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