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s Chapter 580

2부 247화.

한편 검황과 여제, 검성…….

그들을 포함한 대항자들이 각자의 입장에서 활약을 벌이고 있을 때.

카디움이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다 입을 열었다.

-……이건 예상치 못했군.

사라졌다고 인식한 자들의 생각과 달리, 카디움은 처음 있던 위치에 그대로 서 있었다.

다만, 분명 같은 공간인데 달랐다.

마치 한 차원에 두 개의 공간이 공존하는 듯, 서로의 공간을 침범하지도 소통하지도 못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발휘할 수 있는 기술은 오직 한 가지뿐이다.

-설마하니 공간 분리를 쓸 줄이야.

공간 분리.

이건 마법이나, 결계술의 영역이 아니다.

보다 더 근원적인 것.

가장 희귀하다는 영술사들이 다루는 영술(靈術).

그중에서도 최상위권에 분류되는 술식이다.

공간을 비틀어, 두 개의 공간으로 분리하는 말도 안 되는 능력.

카디움을 이곳에 데려온 ‘저들’이 하늘 위에서도 평지처럼 편하게 서 있는 이유였다.

[수왕(獸王), 로칸테 헤르칸이 수왕지각(獸王知覺)을 발현합니다.]

[시전자의 근원에서부터 흘러나오는 기운을 가려 술식의 전조를 완벽히 은닉합니다.]

“허허, 예상했으면 이쪽이 더 섭섭하네만.”

감긴 듯 보이는 눈을 힐끔 뜨며 답하는 수왕, 로칸테 헤르칸.

[천마군림보(天魔君臨步)를 사용합니다.]

[모두의 위에 군림하는 보법을 구사합니다.]

“처음부터 이 순간을 노리고 준비했다. 네 그 오만함이 패착이 될 것이니라.”

천마(天魔), 천지아.

그리고 이 술식을 시전한 장본인인…….

[대영술(大靈術) – 공간 분리(空間分離)]

“어찌, 선물은 마음에 드나?”

잿빛 머리와 날카로운 눈매가 돋보이는 시니컬한 인상의 중년 여성.

영왕(靈王), 사이탈 그리드나.

그녀의 담담한 물음에 카디움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 정도로 완벽한 공간 분리는 실로 오랜만에 보는군. 오르비시온이 보았다면 좋아했겠어. 한데…….

이 정도의 정교함을 갖춘 술식이 발동되려면, 전조 증상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신화신 중 하나인 차원의 신, 오르비시온 또한 마찬가지다.

공간 분리 자체가 그러한 기술이니. 다만, 차원의 권능을 사용하기에 그 점을 커버했던 것인데…….

-수왕지각…… 이것으로 기운을 감추었군. 과연 마지막 왕좌에 가장 가까운 자로구나.

그 역할을 대신한 게 바로 수왕(獸王)이었다.

육감의 영역을 컨트롤하는 야수감응.

그중에서도 기운을 다루는 것에 독보적인 감각을 발휘하는 것이, 바로 수왕의 야수감응이었던 것이다.

끼기기긱-

“과연 신이었던 양반이라 그런가? 눈썰미도 참 좋아.”

마지막으로.

거대한 철퇴인지 바위인지 모를 투박한 것을, 양손으로 질질 끌며 다가온 거구의 남자.

아스트가 흉터 난 코를 씰룩이며 호쾌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내가 진짜 어지간하면 이것만큼은 쓰기 싫었거든? 뭘 잡아내도 무조건 500% 이상 손해일 만큼 효율이 안 나와서.”

-…….

“그런데 패배하는 쪽이 다 잃는 멸망전이면 얘기가 다르지.”

끄응, 소리를 내며 거대한 무기를 들어 올리자, 무지개를 담은 듯 휘황찬란한 빛이 번쩍이며 주변을 찬란하게 물들였다.

그에 아군들조차 헛웃음에 가까운 감탄을 토해냈다.

“……허어, 저런 건 처음 보는군.”

“가진 거라곤 돈밖에 없는 샌드백이, 결국 돈을 처박을 대로 박았구나.”

심지어는 카디움의 안색마저, 처음으로 딱딱하게 굳을 정도.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건 단순히 돈을 찍어 발라도 구할 수 없는 유일 무기인 게 문제가 아니었으니까.

놀랍게도 저 찬란한 무지갯빛은, 별다른 스킬이나 옵션 효과가 아니었다.

[초월 고유 능력, ‘리미트 해제’가 발동합니다.]

[유일 무기 ‘+15 바벨론의 철추(鐵槌)’의 특수 옵션과 공명합니다.]

[+15 바벨론의 철추(鐵槌)의 특수 옵션 ‘황금왕의 권능 – 배가(倍加)의 금율(金律)’이 발동됩니다.]

[무구의 데미지와 강화 수치가 2배로 상승합니다.]

[초월 고유 능력 ‘리미트 해제’가 황금왕의 권능 – 배가(倍加)의 금율(金律)’ 공명하여 최대 강화 수치를 무시하여 적용합니다.]

…….

“저번에 깽판칠 때는 내가 쿨타임이라서 못 보여줬거든. 그래서 제대로 한 번 말아와봤다, 인마. 우리 공격은 뭐 피할 필요도 없다고?”

그저 압도적인 강화 수치로 인해, 무기의 색이 너무나 밝아진 것뿐.

[‘+30 고귀한 바벨론의 철추(鐵槌)’가 탄생하였습니다.]

“그럼 어디 이것도 한 번 버텨봐라.”

갓오세 역사상 최초이자 유일한 사례로 남게 될 30강화 무기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 * *

갓오세에 알려진 강화의 천장은 15강이다.

하지만 시스템적인 천장이 그러할 뿐, 일시적인 강화 수치를 포함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리미트 해제.

아스트가 가진 초월 고유 능력을 사용하여 20강을 찍은 케이스가 있었으니까.

그것을 뛰어넘는 수치가 나올 일은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없었다.

무기 업그레이드 고유 능력 자체는 천문학적인 돈을 바치면 얻을지 모르나, 초월 고유 능력인 ‘리미트 해제’는 초월 과정에서 히든 루트를 밟아야만 했으니까.

그마저도 유일 루트라, 이제는 방법을 알아도 못 얻는다.

그것이 아스트가 수많은 돈찍누들 사이에서도, ‘한 방’ 만큼은 이견이 없는 최강인 이유였다.

그리고…….

번쩍-!!

지금 이 순간, 그 최고 기록이 새로이 갱신되고 있었다.

그것도 무려 유일 무기로.

“재미있지 않냐? 이 무기가 제국의 숨겨진 비밀 던전에서 얻은 ‘바하론의 금고’에 있던 건데, 설명을 보니 고대의 황금왕이었다는 바벨론이라는 자의 유물이라더라고. 등급도 측정 불가고,”

그리고 아스트가 이 무기를 얻었을 땐, 이미 바벨론 길드를 만든 후였다.

심지어 초반도 아닌, 10대 길드에까지 오른 시점.

이 사기적인 옵션을 보자마자 언젠가 사고 한 번 치겠구나 싶었지만, 어떤 일이 있어도 꺼내지 않았었다.

길드의 상징으로 남기고 싶었던 욕심도 있지만, 기댈 수 있는 장치의 역할도 있었으니까.

핵을 보유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안심되는 것과 같은 이치.

하물며 전 세계에서 오직 자신만 보유 중인 핵이라면?

‘진짜 절대 안 쓰고 싶었는데…….’

아쉽지만, 달리 방도가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이 가장 적기였으니까.

브리온에 계시가 내려왔을 때부터 쭉 생각했다.

‘왜 내가 요주 인물인 거지?’

돈을 많이 쏟아부어서, 템이 좋고 한 방이 유독 강한 것 외엔 아무 장점도 없는 자신이다.

물론 어지간한 하이 랭커는 찜쪄먹는 수준이지만.

멸살이나 여제, 검성과 같은 진짜배기들에게는 당해낼 재간이 없는 것이다.

‘이제는 카이저, 그놈한테까지 따라잡힌 신세고.’

그렇기에 줄곧 의문이었는데…….

신과 한편에 선 저들을 다시 마주한 순간, 떠올랐다.

사신(死神), 데미서스.

그놈이 자신의 한 방에 피해를 입고 놀랐었던 모습이.

신에게 어찌 사도가 피해를 입힌 거냐며 당혹스러움과 분노를 한껏 표출했었다.

그때의 무기는 겨우 20강화.

‘그렇다면…….’

만약 이 무기를 쓴다면 어떻게 될까?

본인조차 한 번도 구경해보지 못한 30강화의 무기로 날린 한 방은, 어떤 위력이 나올까?

모르긴 몰라도, 절대 전처럼 쉽게 받아넘기진 못할 거다.

[파티원 ‘아스트’님이 전설 스킬, ‘파괴신의 가호’를 발동합니다.]

[90초 동안 5번째 타격마다 강력한 ‘파괴의 일격’을 날리며 데미지는 무기 공격력에 비례합니다.]

[스킬 발동 후 첫 공격은 ‘파괴의 일격’이 적용됩니다.]

[파티원 ‘아스트’님이 전설 스킬, ‘웨폰 갬블’을 발동합니다.]

[무기를 터트려 무작위 버프 효과를 얻습니다. 터트린 무기의 종류와 개수에 비례하여 버프의 수준이 달라집니다.]

[5개의 전설급 무기를 터트려 최대치의 버프를 받습니다.]

[웨폰 갬블의 효과로 20초간 공격력과 방어력, 속도가 4배 상승합니다.]

아주 작정하고 가지고 온 모든 무기를 꼬라박았으니까.

[고귀한 수식어의 특수 효과 ‘남다른 존재감’이 발동됩니다.]

[특수한 타입의 장비일 경우 상대의 방어력이 약화되고, 시전자의 공격력 또한 상승합니다.]

[시그니처 특성 ‘스매쉬’가 발동됩니다.]

[공기를 타격하여 공격력에 비례한 광역 피해를 입힙니다.]

[+30 바벨론의 철추(鐵槌)의 특수 효과 ‘만파집속(萬破集束)’이 발동됩니다.]

[광역 데미지를 지정한 대상 한 명에게 집중시켜 위력을 증폭시킵니다.]

—–!!!

그리 확신했던 아스트지만,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경악스럽기 그지없었다.

분리된 공간 전체를 뒤덮은 찬란한 무지갯빛에 눈을 뜨기도 어렵다.

세계가 멈춘 듯이 모든 게 고요했으나, 카디움의 몸을 찢어발기는 저 위력은 가히 인간의 영역이 아니었다.

데미지를 오직 카디움, 한 명에게 집중시킨 결과였다.

‘이 정도라고?’

예상을 아득히 뛰어넘는 위력에 벙찐 아스트의 뒤로 헛숨을 삼키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맙소사.”

“……말도 안 되는 위력이로구나.”

“허어. 기습적으로 저런 걸 날리면, 제국의 반이 사라지겠어.”

“그러면 최소 칠강의 넷은 죽겠군.”

“인간의 강자들은 그리 강한가? 난 저걸 버틸 자신이 없네만.”

영왕과 천마는 물론, 수왕마저 혀를 내둘렀다.

우주에서 일어나는 빅뱅이란 걸 축소하면 이런 광경이 일어나지 않을까?

순간 천마, 천지아의 머릿속에 그런 생각이 스쳐 갈 정도였다.

‘……나와의 대결에선 진심을 발휘한 게 아니었구나. 샌드백 주제 건방지게…….’

이 와중에도 그런 생각을 하는 그녀와 달리.

다른 이들은 어찌나 충격이 컸는지 생각 자체를 잊은 듯 벙찐 얼굴이었다.

그들이 정신을 차린 건.

영겁 같던 수 초가 지나고, 충격파의 여파가 사라졌을 때였다.

하나 그들은 이번엔 다른 이유로 충격을 받아야만 했다.

“……죽었군.”

“그렇군…….”

카디움이 마치 폭탄을 여러 개 집어삼킨 듯, 내부가 모조리 터진 채로 죽어있던 것이다.

뼈조차 남지 않아, 바닥에 퍼진 피에 절은 살점들만이 전부였다.

그 위엄 넘치던 자의 말로라기엔, 더없이 초라하다.

“……가짜일 확률은 있는가, 수인들의 왕이여.”

그래서일까.

믿기지 않는 듯 얼떨떨한 영왕의 물음에, 눈을 감고 수왕지각을 발현해본 수왕이 고개를 저었다.

“……없네. 카디움의 것이야.”

다른 누구도 아닌, 무려 수왕의 판단이니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의 수왕지각은 모든 근원을 파악하니까.

“허어, 이리 싱겁게 끝나다니.”

“하기야 그걸 버티는 게 더 말이 안 되는 일이겠지만…… 어쩐지 기분이 이상하구먼.”

“……이렇게 끝인 것이냐?”

“…….”

그들의 말에, 이 사단을 만든 장본인인 아스트가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카디움의 흔적을 바라보았다.

자기가 하고도 믿기지 않는 듯한 모습이었다.

……아니, 단순히 그러한 이유 때문이 아니었다.

‘뭔가…… 느낌이 안 좋지, 왜?’

과거 여제와 검성, 카이저 할 것 없이 하도 사고를 치고 다니곤 했다.

그 사고뭉치들과 오래 붙어 다니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아스트는 싸한 감각을 남들보다 더 예민하게 느꼈는데…….

‘스읍.’

지금 그 불길함이 강하게 돌고 있었다.

그리고 불길한 예감은 틀리는 법이 없다던가.

꿈틀,

“……!?”

“방금……?”

“맙소사. 이게 무슨…….”

피와 살점으로 가득하던 흔적들이 돌연 살아 숨 쉬듯 꿈틀거리더니, 이내 하나의 형상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가장 격한 충격을 보인 건 수왕이었는데, 그의 눈엔 보이고 있었다.

-종말(終末).

그 자체나 다름없는, 저것의 근원이 말이다.

‘이 얼마나 지독한 모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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