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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요동치는 물살(6)>섬서 함양어둠이 내린 장안 안에서 불길한 소음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푹-.
“끄어억.”
고통스런 비명과 함께 사람이 쓰러진다.
죽을 위기에 놓인 것이 분명했지만 그의 동료는 차마 나서지 못했다.
자신의 앞에 이미 쉬이 벗어나지 못할 위험한 상대가 있었기 때문.
채채챙.
위협적인 칼날의 움직임을 막으며 동료들에게 위험을 알리기 위해 크게 외쳐본다.
“적이다! 막아!”
하지만 와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니 오고 있는 중에 또 다른 적을 마주하여 올 수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적을 물리칠 수도, 물러설 수도 없다 생각한 사내는 전심전력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십성에 이른 창룡유해권을 쏟아내자 상대의 검로가 엉키기 시작한다.
“이놈!!!”
장포가 터질 듯 부풀며 적을 몰아붙인다.
처음엔 상대하기 버거웠던 상대가 어느새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고, 유룡권문의 문주인 공원소는 그 기세를 놓치지 않고 상대를 끝까지 몰아넣었다.
퍼퍼퍼펑!
주먹이 내질러질 때마다 권갑에서 터져나가는 권풍이 상대의 옷자락을 찢어발긴다.
적이 억지로 빈틈에 검을 쑤셔넣어 보지만, 공원소는 그 검을 막아서며 동시에 반격을 시도했다.
퍼퍼펑!
공세와 수세가 동시에 펼쳐지는 창룡유해권의 복잡한 묘리는 이럴 때 빛을 발했다.
순식간에 뒤로 튕겨져 나간 적은, 바닥에서 두 바퀴 구르며 핏물이 잔뜩 묻은 핏물을 뱉어냈다.
퉷“웬 놈이냐!”
“…….”
검은색의 무복. 대답이라곤 일절 없는 모습까지.
이들을 처음 본 순간, 공원소는 딸이 편지로 설명했던 자들이 떠올랐다.
묵림에서 자신의 딸을 죽이려 했던 그 씹어 먹을 놈들.
하지만 직접 마주한 놈들은 편지 속 적들과는 달랐다.
마치 생명이 존재치 않는 것처럼 무감하다 표현했던 것과 달리, 복면 틈새로 보이는 눈빛에는 종종 당황의 빛도 어렸고 공격을 당했을 땐 놀람을 금치 못하기도 했으니.
뭐, 지금은 그 무엇이 되었든 상관없다.
그 적들이건 아니건 간에, 이 야밤에 유룡권문의 담을 넘은 건 용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으니.
권격이 터져나가며 상대의 손과 발이 더더욱 심하게 엉킨다.
처음의 그 기세는 어디로 가고 이제는 그 검에 머뭇거림마저 걸려있다.
공원소는 빨리 놈을 처리하고 문도들을 돕기 위해 마지막 살초를 날렸다.
허나.
스걱.
권기를 날리던 팔이 어느새 사라져 버린 채, 어깻죽지에서 핏물이 쏟아내리고 있었다.
“!!!”
난생처음 느끼는 극심한 고통에 비명이 터져 나온다.
“끄어억!”
얼른 혈도를 집어 보지만 팔이 잘려버린 정도의 출혈이 쉽게 멎을 리 없다.
“허억, 허억, 허억.”
잠시 넋이 나갔다가, 자신이 전투 중이라는 사실을 자각한 공원소가 아차 하며 뒤로 두 걸음 물러난다.
하지만 공격은 이어지지 않았다.
분명 자신이 당황하여 틈을 보인 절호의 기회였을 터.
그러나.‘어째서…….’부지불식간에 일어난 일임에도 상대는 그 기회를 살릴 생각을 하지 않는 듯 보였다.
그러다 문득 흉수가 펼쳤던 검술이 너무도 눈에 익는다 느껴졌다.
그때.
“왜 내가 공격하지 않았는지 궁금한가?”────!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공원소는 너무 놀라 비명조차 지르지 못했다.
적이었던 이는 복면을 벗으며 비열한 웃음을 내보였고, 공원소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
선자춘, 어찌 네놈이!!!”
상상도 하지 못한 얼굴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종남의 속가제자로 함께 동문수학했고, 젊은 시절 귀영검권이란 별호로 묶여 함께 활동했으며, 장년엔 인근에 각자 무문을 세워 서로가 서로를 도왔던 존재가 아니던가.
처음 습격을 알아차렸을 때도, 어떻게 하면 선자춘에게 이 상황을 알릴 수 있을지 먼저 고민했으니까.
그런 믿음을 배반하듯, 선자춘이 조소를 흘렸다.
“애석하게 생각하네. 친구여.”
그걸 ……
그걸 말이라고!”
“그럼 어찌하나, 이제 슬슬 확장의 한계를 느껴가고 있었는데. 종남에서도 어느 문파를 밀어줘야 할지 고민이 많고 말이야.”
“아무리 그렇다고 한들……!”
바로 옆에 자리한 산서성에선 사흑련이 자리를 잡아 가면서 흑도의 영향력이 커지기 시작했다.
본래 들어오던 상납금이 절반으로 줄어들고 경쟁자들의 무리한 확장에 위기감을 느끼면서, 공원소 그 또한 누군가를 잡아먹어야 하지 않나 하는 고민은 했었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 한들 삼십 년 이상 동고동락했던 친우를 칠 생각은 하지 못했다.
“거꾸로 생각해 보게. 우리야말로 서로의 장점과 약점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사이가 아닌가. 나에겐 자네가 가장 큰 약점이었고, 자네에겐 내가 그러했겠지.”
“허…….”
공원소의 입에서 허탈한 신음이 흘러나왔다.
강호가 아무리 비정하다곤 하나 그런 생각까지 할 줄이야.”
“솔직히 말해 보게. 자네도 생각하지 않았나?”
죄의식을 덜어내려는 듯한 저 말에 괜히 힘을 실어줄 필요는 없겠지.
공원소는 전심전력으로 내공을 끌어올리며 친우, 선자춘을 바라보았다.
“자네는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이야. 자네 말대로 자네의 약점은 내가 가장 잘 알고 있지.”
그러곤 창룡유해권의 기수식을 펼쳤다.
“아, 자네 혹시 그거 아나? 난 본래 왼손을 더 잘 쓴다네.”
“후후. 그런가?”
“이 자리에서 자네를 죽이고 자네의 문파 또한 멸문시킬 걸세.”
선자춘의 입가가 잠깐 굳었다.
공원소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세가 그만큼 심상치 않았기에.
그러나 이내 선자춘의 얼굴 위로 엷은 미소가 떠오른다.
“아마 그럴 일은 없을 거야.”
척, 척, 척, 척, 척.
공원소의 주위로 십수 명의 검은 복면인이 둘러싸고.
“자네가 마지막이거든.”
선자춘은 비릿한 웃음을 흘렸다.
빌어먹을.
공원소가 작게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그는 더 이상 지체할 것 없이 선천지기를 끌어올렸다.
그의 주위로 엄청난 기의 폭발음이 터져나가고.
잠시 후.
십여 구의 시체들 중심에 우뚝 서 있던 공원소가 툭 하니 무릎을 꿇었다.
“후…… 이 친구, 마지막까지 애를 먹이는군.”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돌아서는 선자춘.
붉게 충혈된 눈으로 그를 노려보던 공원소의 몸이 툭 하니 바닥에 떨어졌다.
마지막 순간.
우습게도 그가 떠올린 건 그의 생이 아닌 천 리(千里) 밖에 있는 딸아이의 모습이었다.‘……
졸업식에 입고 갈 옷은 잘 샀으려나?’최고로 좋은 옷을 사야 한다며 몇 번이나 전서를 보냈던 바람에, 툴툴거리면서도 내심 졸업식을 기대하고 있던 공원소였다.‘아깝군…… 꼭 보고 싶었는데.’그는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딸아이의 환한 웃음을 상상하며 천천히 숨을 거뒀다.
강호에 어두운 밤이 찾아올 때마다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는 일이었다.#“졸업식을 불참한다고?”
벌써 세 명째였다.
졸업식을 눈앞에 두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학관생이.
물론 졸업식을 참석하지 못한다고 해서 졸업이 인정되지 않는 것은 아니나.
평생에 바라왔던 행사를 앞두고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건 보통이 아닌 일이 벌어졌다는 뜻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
“또?”
내 물음에 장우재가 고개를 끄덕였다.
“후…….”
공유선의 이야기에 절로 한숨이 새어 나온다.
종남 계열의 권문 출신인 그녀는 항상 청룡각에 들어가길 바랐었다.
하지만 어정쩡한 성적으론 갈 수 없었기에 다른 무각을 알아보던 찰나.
이전 기수들과 달리 금번엔 무림학관생들의 기행으로 청룡각의 경쟁률이 확 떨어졌고, 덕분에 청룡각에 합격하여 누구보다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단다.
그때 날아든 비보.
“습격한 사람들의 흔적은 나오지 않았고?”
“네.”
그렇게 벌써 세 번째다.
그것도 학관생들이 소속된 문파들 중에서만.
강호 전체로 따지면 더 많은 수의 문파들이 하룻밤 사이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지고 있었다.
근래 들어온 소식에 따르면, 모산파와 제갈세가에 기문진식 의뢰가 폭발할 듯 밀려들어 술사들이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있단다.
“흑도 무림은 더 심하다지?”
웃기지도 않은 게 ‘진짜 마교’는 이제 막 태동했건만, ‘가짜 마교’는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 혼란이 가중되면 차후엔 무림맹 내부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무림맹은 가혹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우려하는 이들은 아무도 없다.
당장에 내 옆의 동료를 쳐 그자의 밥그릇을 빼앗는 것만이 최대 목적이 된 자들로 인해, 강호는 진정한 적에 대비하지 못하고 결국 힘겹게 대항하게 될 것이다.
“대표님……. 혹시 대표님의 사문은 괜찮으십니까?”
태을문이 자리한 안휘성 또한 경쟁이라면 다른 곳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
더구나 대천상단을 통해 수익이 많아지면서 태을문을 좋지 않게 보는 이들이 늘어난 상황.
얼마든지 이번 암투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나는 장우재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얼추 대비는 해놨지.”
제갈천기의 기관진식이 완성되었고 백해광이 식객으로 있으니, 진짜 마교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가짜 마교’에 의해 멸문의 소식이 전해질 일은 없었다.
장우재가 ‘역시’라며 작게 감탄성을 터트린다.
“그러시군요. 예전에 말씀하셨던 그 기관진식 말이군요.”
일전에 지나가듯 이야기했던 것을 용케 기억하고 있는 듯했다.
잠깐 고민하듯 무언가 중얼거리던 장우재가 고개를 치켜들었다.
“혹…… 저희 유장문에도 설치를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응?”
태을문에 이어 왕가장이 제갈천기의 기관진식을 설치하긴 했지만, 아직 강호의 사람들 인식 속엔 ‘기관진식은 기문진식보다 약하다’는 선입견이 자명하다.
그런데 기관진식을 설치한다니.
“진 대표님이 태을문에 기문진식 대신 기관진식을 설치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문의 어른들께서 기관진식을 설치하자 결정하셨습니다.”
“오?!”
제갈천기는 전생에 자신의 기관진식을 완성하지 못한 것에 깊은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다.
녀석의 이론이 성공적이었다는 결과를 받아보기에 그야말로 적합하기 그지없는 기회.
나는 몸까지 일으키며 반색했다.
“물론이지.”
이미 왕가장의 도움을 받아 대천상단을 통해 기관진식을 판매할 준비를 맞췄다.
제갈천기의 꿈이 이뤄질 때마다 대천상단에 막대한 돈이 들어오니, 이것이야말로 일석이조가 아니겠는가.
다시 말하지만, 녀석의 꿈이 이뤄진다고 생각하니 절로 어깨춤이 춰진다.
기관진식에 대한 이야기가 마무리된 후. 장우재가 내게 물어왔다.
“이번 졸업식에 사문에서는 몇 분이나 오십니까?”
입가에 묘한 미소를 띠고 있는 걸 보니 장우재도 어지간히 졸업식이 기대되는 모양이었다.
“아마 다들 오시려고 난리도 아니겠지.”
솔직히 이런 상황에서 사문이 텅 빈다는 건 안 될 말이지만, 아마 제법 많은 인원이 졸업식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이번과 같은 일은 다시는 없을 거라나 뭐라나.
하여간 유난 떠는 거론 무림 제일간다니까.‘그래도 한동안 시끌벅적하겠군.’오랜만에 태을문 사람들이 웃음을 참지 못하는 모습을 상상하니 나 또한 졸업식이 기대되기 시작했다.#“흠…… 이거 준비했던 것들이 다 쓸모없게 돼버렸군.”
왕금산이 난색을 표하며 말했다.
그가 이번 무한행을 위해 준비한 식량과 마차, 말 등의 규모가 거의 대형 행단의 수준이었지만, 막상 출발해야 하는 날 무한으로 가는 인원이 확 줄어버린 것.
“그러게 말입니다.”
대웅묘처럼 눈두덩이가 시꺼먼 진태산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까지 할 줄이야.”
문제의 발단은 바로 백해광과 태을문 어른들 간의 약속.
무한행이 시작되는 날까지 백해광이 정한 기준을 통과한 이들만이 무한행을 떠날 수 있었는데.
그 시험을 통과한 사람이 홍문기밖에 없었다.
“뭐, 제 놈들이 다 자초한 일이지.”
어쩐지 쌀쌀맞게 말하는 홍문기의 모습은 진태산으로 하여금 낯선 기분이 들게 했다.
“그 제가 들어보니 좀 무리한 기준이긴 했습니다만…….”
홍문기가 우직한 눈동자로 진태산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태산이. 약한 자에게 본래 자유란 주어지지 않는 거라네.”
어깨를 짚는 손에서 딱딱히 배긴 굳은살이 느껴진다.‘확실히 좀 사람이 변하긴 했지.’불혹이 넘으면 변하지 않는다는, 그 바뀌기 힘든 성격만 변한 게 아니다.
외면 또한 예전의 판이했다.
그 후덕하고 풍채 좋은 인상은 어디 갔는지, 지금은 깡마른 날카로운 인상으로 변했다.
무엇보다 달라진 점은, 바로 가만히 서 있음에도 기이한 투기가 느껴진다는 것.‘……
대체 무슨 수련을 받는 거람.’백해광에게 수련을 받는다는 이야기에 뭐 얼마나 변할까 싶었지만 이건 변하는 정도가 아니었다.
가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
지금만 봐도 그렇다.
평소라면 자애로운 마음으로 직접 백해광에게 간청해서 당주들을 데리고 무한으로 갔을 양반이, 한편에서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 눈깔 같은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당주들을 냉혹하게 일별하며 마차 안으로 들어가 버리지 않던가.
“후, 뭔 놈의 집안에 멀쩡한 사람이 없나.”
진태산의 한탄에 왕금산이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왜 그리 죽을상인가? 자네 아들이 결국 무림학관의 대표 학관생으로서 졸업하는데. 웃음을 숨기려 애써도 모자랄 판 아닌…….”
“그놈이 가장 문제입니다, 그놈이!! 대체 뭔 짓거리를 하길래 날이 갈수록 흑도의 신성이란 명성이 계속 커지는 거랍니까?”
“쯔쯧. 자네는 아직도 그 얘기인가?”
왕금산의 핀잔에 진태산의 목에 핏대가 섰다.
“아직도라뇨! 이게 좀 큰일입니까? 명성을 쌓을수록 악명이 커지고 있지 않습니까?”
“그것도 이제 다 옛날이야기네. 우리 사위…… 아니, 소운이가 대표 학관생으로 졸업식을 치를 건데, 어느 누가 흑도의 공동전인이니 간자니 뭐니 그런 헛소릴 할 수 있겠는가?”
하긴 무림맹의 맹주가 직접 졸업장을 건넨다고 하지 않던가.
그 광경이 천하의 호사가들의 입을 통해 퍼지면 더 이상 진소운을 흑도라 매도하는 이들은 없을 것이다.
“자네도 이제 쓸데없는 고민 그만하고 들어가 눈 좀 붙이게. 소운이 앞에 설 땐 좀 멀쩡한 몰골로 나타나야 할 거 아닌가.”
왕금산의 말에 진태산이 한시름 덜며 마차 안으로 들어갔다.#산서성사흑련태을문의 입구와 마찬가지로 커다란 행렬의 행단이 마지막 점검을 하고 있었다.
“후후, 졸업이라니. 감개무량하군.”
커다란 행단의 규모에 득의양양하는 차석두의 모습에 담악이 슬쩍 미간을 찌푸렸다.
“련주님. 놈은 무림맹의 사람입니다.”
“담 군사. 그런 말 말게. 그놈을 학관에 입학시킨 게 바로 나일세. 쳇, 사실 마음 같았으면 직접 가서 졸업식도 축하하고 싶었건만.”
차석두가 먼 과거를 회상하듯 묘한 표정을 짓자, 담악이 얼른 그를 제지했다.
“안 될 말씀은 당연히 절.
대. 하지 마십시오.”
“크흠…… 그러니 자네가 대신 가서 거창하게 축하를 해주게나. 사흑련의 이름이 부끄럽지 않게.”
“명령이시니 어쩔 수 없이 받들겠습니다마는…….”
말끝을 흐리며 미간을 찌푸리는 담악을 바라보던 차석두가 피식 웃었다.
“자네도 즐기고 있군.”
아닙니다. 전 이번 일로 차후 무림맹과 사흑련과의 관계에 대해서 심도 깊은 고민을…….”
“알았네. 그건 자네 알아서 하고. 명심하게. 축하는 꼭! 내가 정해준 대로 진행해 줘야 하네.”
“련주님, 이번 협정은…….”
“꼭 해줘야 하네.”
멈칫거리던 담악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알겠습니다.”
사실 그도 그 부분이 이번 일정에서 제일 기대되는 바였으니까.
담악이 고개를 끄덕임과 함께 행단이 출발하기 시작했다.
차석두는 멀어지는 행단의 뒷모습을 보며 작게 읊조렸다.
마지막 졸업식이 되려나? 부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