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s Chapter 487

2부 154화.

“미친……!”

“저, 저게 뭐야!”

“흐읍!!”

한순간에 리타이어 된 해링턴을 보며 경악하는 유저들 사이로, 광전사가 대검을 쥐고 달려들었다.

타앗!

“……이럴 생각은 없었지만, 어쩔 수 없겠군요. 너무 서운하게 생각하지 마소서!”

여제가 지면에 착지하자마자 대검을 거칠게 내려찍는 그녀.

아무리 빠르게 움직여도 대검을 피하기엔 늦었다. 그 정도로 완벽한 타이밍이었다.

한데 그 순간.

후욱- 콰앙!

여제가 피하는 대신 오히려 안으로 파고들더니, 그대로 이마를 들이받는 게 아닌가.

소위 말하는 박치기였다.

주춤하며 밀려나는 광전사를 향해 손톱을 모아 내지르자, 피처럼 흩뿌려진 기운이 손을 감싸며 괴물의 손 같은 형상을 맺었다.

콰아아앙!!

간발의 차로 검날을 틀어 검면으로 막아내긴 했으나, 충격으로 인해 뒤로 크게 밀려났다.

거대한 대검의 면적이 아니었다면 막아내지 못했으리라.

더 무서운 건 공격 사이사이에 일말의 딜레이도 없는지, 여제가 붉은 두 눈을 번뜩이며 짐승처럼 달려들었다.

“교주님을 지켜라!”

“우오오오!!”

“막아라!”

그 짐승 같은 모습에 위험하다 판단한 것인지, 카신교의 신도들이 우르르 달려들었다.

그들 하나하나가 어지간한 길드의 간부직을 맡을 만한 수준의 신도들.

그런 신도들 수백 명이 달려들었으나, 울려 퍼지는 곡소리는 이쪽에서만 들려올 뿐이었다.

“크허억!”

“꺼헉!”

“커, 커헉!”

수백 명이 달려들어 봐야 한 번에 덤빌 수 있는 수는 기껏해야 다섯 정도.

다섯 명씩 계속해서 덤빈다 한들 그녀의 돌진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귀신같은 움직임으로 급소만을 가격하며 돌파하는 그녀는, 그야말로 핸들이 없는 폭주 전차처럼 보일 지경이었다.

카가가각–!

이윽고 신도들을 모두 뚫으며 돌격한 그녀가, 대검을 양손으로 쥐고 달려오는 광전사를 향해 마주 달려들었다.

정확히는 그런 줄 알았다.

작은 몸집을 활용해 매섭게 회전하며 날아들길래 영락없이 공격해오는 줄 알고 자세를 잡은 순간.

“……!”

앞이 아닌 위로 크게 도약해버린 것이다.

그녀가 향한 곳은 다름 아닌 해링턴의 앞.

폭발에 휘말린 그가 다시 정신을 차리고 자리 잡기 전에 먼저 처리하기 위함이었다.

정확히 그의 앞에 도달한 그녀가 어느새 손에 쥐어진 피의 검을 휘둘렀다.

서걱-

데구르르-

깔끔하게 잘려나간 목이 땅을 구르다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

[플레이어 ‘해링턴’님을 처치하였습니다.]

[육체의 지배권을 박탈당한 것으로 판정되어 카르마 지수가 올라가지 않습니다.]

콰앙!

그리곤 볼일을 끝냈다는 듯.

다시 뛰어내려 전장의 한복판에 착지한 그녀가 천천히 굽혔던 허리를 펴며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주 느릿하게.

전장에 전혀 어울리는 않는 여유로운 모습이었지만, 그런 그녀의 시선을 마주한 유저들은 어떠한 반응도 하지 못하고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꿀꺽-

침묵을 깬 것은 마른침을 삼키는 소리도, 주춤거리며 나는 미세한 잡소리도 아니었다.

그들은 여전히 침묵 속에 있었다.

다만, 한 곳은 확실하게 침묵이 깨져있었다.

-……미친.

-저게 사람이냐.

-니X X벌, 주옥 됐네.

정확히 그 채팅과 같은 심정을 담은 표정이 된 아스트가, 인벤토리에서 새로운 철퇴를 꺼내 들었다.

그리곤 이제는 적이 된 동료를 향해 겨누며 망연자실하게 중얼거렸다.

“시X럴…… 주옥 됐네 진짜. 검성은 로그아웃되곤 연락도 없고, 꾸꾸 저 새낀 저 지X이고……. 이 새낀 르시아 만나러 간다더니 대체 뭐하길래 코빼기도 안 보이는 거야?”

오늘따라 동료들이 참으로 미웠다.

* * *

-와 X발…….

-내가 뭘 본 거야?

-미친, 이 정도라고?

-혼자 무쌍을 찍는데? 이게 맞아?

-아니, 백 대 일을 뚫고 저격하던 해링턴 순삭 시키는 거 실화냐.

-더 소름인 건 여제가 상대한 유저들 하나하나가 어지간한 중소 길드 간부급이라는 소리임.

-해링턴은 아예 10대 길드 마스터임;; 광신도도 길드가 없을 뿐이지 사실상 마스터 급이고.

-흑장미년 기세등등해진 것 봐라. 천군만마 얻은 마님 같네.

-아, 좀 전까지 지 죽이려던 괴물이 이제 자기 편 됐다는데 안 든든하겠냐고~

-ㄹㅇㅋㅋㅋ

-무기고 주인 표정 보소ㅋㅋㅋ

-ㄹㅇ얼굴만 봐도 주옥 됐다 싶은 게 느껴지네 ㅋㅋ

방송 채팅창은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여제가 광신도와 카신교들의 합공을 씹고, 해링턴(추정)을 죽인 퍼포먼스가 너무 압도적이었던 것이다.

하물며 퍼포먼스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끄어억-!

빠각! 콰아앙!!

해링턴을 죽인 걸 시작으로, 다시 시동을 건 여제가 연이어 유저들을 학살하며 압도적인 무력을 보인 것이다.

비록 광신도와 무기고의 주인이 최대한 버텨주고는 있었지만…….

문제는 여제의 재빠른 속도에 비해 둘의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점이었다.

휘릭, 콰앙!

광신도가 막아서면?

적당히 한두 번의 공방 후에, 밀려난 틈을 타 곧바로 뛰어넘어서 다른 유저들을 학살한다.

[시그니처 특성 ‘스매쉬’를 시전합니다.]

—-!

아스트가 막아서도 마찬가지.

아무리 적절한 타이밍에 스매쉬를 날려도 귀신같이 간파하고 마수의 등을 빌리거나, 유저들 사이로 뛰어들어버리는 것이다.

그들로선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아오, 저 새끼 저 약오르게 무빙치는 것 봐. 카이저한테 뭐라 할 게 아니라니까? 지가 당하는 것만 기억하고 지 하는 건 기억 못 하지.”

“집중하소서.”

“그러고 있어!”

오히려 유저들의 많은 전력이 방해물이 되고 있는 셈.

하물며 그렇게 여제가 어그로를 잡으며 시간을 끈 탓에, 전력이 크게 빈틈을 타 마수와 침입자들이 들이닥쳤다.

여제 하나 때문에 전장의 흐름이 완전히 바뀌고 있는 것.

“이런…… 수가 너무 많아.”

“앞에서는 무얼 하고 있나!”

“크윽, 슬슬 한계일세. 더는 방벽을 유지할 마력이 없어.”

그 영향을 가장 크게 느끼고 있는 건 다름 아닌 님프들이었다.

유저들이 선두에 설 수 있는 이유는 대부분의 님프들이 방벽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최후방에서 방벽을 넘어서려는 마수와 침입자들을 상대하고 있었는데, 여제가 너무 많은 시선을 끌어버린 탓에 절묘했던 균형이 깨져버린 것이다.

굳건한 댐은 수십 톤의 물을 담아도 버티지만, 한 번 금이 간 순간.

댐은 모래성처럼 와르르 무너져내리기 마련.

[주의! 방벽이 무너집니다.]

[마을 중앙까지 적대 세력의 침범을 허락할 시 마을이 점령된 것으로 판단됩니다.]

“방벽이 깨진다!!!”

“모두 방벽을 풀고 놈들을 막아라!”

“크윽, 젠장!!”

“으아아아! 죽어!”

결국, 방벽은 무너졌고, 그때부턴 개싸움이 벌어졌다.

사방에서 거대한 마수와 침입자들이 들이닥치니, 더는 체계적인 진형이나 전략을 갖출 수가 없던 것이다.

그저 유저와 님프들이 방벽의 역할을 대신해 최대한 저지할 수밖에.

그리고 그 순간.

푸욱!

[플레이어 ‘나이샤’님이 ‘???’의 종이 되었습니다.]

“어어?”

“디, 디버프다! 피해!”

반쯤 헐거벗은 복장에 흑장미를 연상시키는 여인.

침입자들의 2인자 ‘???’으 창백하리만치 하얀 손에 쥔 단검에 찔린 유저가 종이 된 걸 본 근처 유저들이 뒤도 안 돌아보고 줄행랑을 쳤다.

“야이씨, 지금 도망치면 어떡하란 거야! 뚫리는 곳이 생기잖아!”

“씨X 그럼 어떡할까. 저놈들 편 돼서 널 죽여주리?”

“아니,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도망치면 침입자들이…… 끄아악!”

“젠장. 침입자들이다. 튀어!”

아주 약간의 틈.

유저들이 도망치며 생긴 그 찰나의 틈을 비집고 단검을 든 침입자들이 파고들었다.

하필이면 광신도와 아스트가 여제에게 집중하고 있을 때.

저 뒤쪽에서 갑작스레 벌어진 상황이었다.

“이런 젠장!”

뒤늦게 반대쪽의 상황을 파악한 아스트가 다급히 스매쉬를 날려보지만, 이미 진형은 무너진 후였다.

은신을 쓴 침입자들이 유저들 사이사이로 파고들어 암살을 저지르며 깊숙이 파고든 것이다.

그 뒤에는 단검을 든 2인자 ‘???’도 있었다.

“젠장, 이젠 늦었어. 튀어!”

“미친, 여기서 디버프 켜면 X된다.”

“최대한 떨어져!”

그녀가 단검을 높이 치켜들자 PTSD가 온 유저들이 체면이고 뭐고 할 것 없이 냅다 뒤돌아 도망치기 시작했다.

여기서 적대 세력이 더 커지면 더 이상 가망이 없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모르고 있었다.

‘멍청한 것들…… 이젠 기운만으로 잠식시킬 수 없는 것을.’

루팔로의 가호가 약해졌을 뿐, 효력 자체가 없어진 게 아니라는 것을.

가호의 효과가 조금은 남아있기에 단일 디버프를 걸 수 있을 뿐인데, 저리 스스로 낭떠러지로 달려가 주니 그녀의 입장에선 이리도 고마울 수가 없었다.

그어어어- 그어!!

-죽여라!

-쫓아가라!

“막아야 한…… 커헉!”

“막긴 뭘 막아, 나와!”

꺼허억!

어느덧 마을에는 닥치는 대로 무기를 휘두르는 침입자들과 탱크마냥 거대한 덩치로 밀고 들어오는 마수들.

그리고 어떻게든 막으려는 님프들과 도망치기 바쁜 유저들로 가득했다.

해링턴의 든든한 지원사격이 없어진 게 이리도 뼈아프게 다가온 것이다.

생각 이상으로 적절한 타이밍에 쏘아지던 그의 속사가 균형을 이루는 데 많은 역할을 하고 있던 것.

“……젠장.”

한 박자 늦게 후방으로 돌아와 그 광경을 지켜본 아스트가 질끈 눈을 감았다.

광신도와 그 뒤를 따른 카신교들도 마찬가지였다.

“아아…… 나의 신이시여. 죄송합니다.”

“카멘…….”

그리고 잠시 후.

비명이 점점 멀어지더니, 그들을 포함한 모든 유저들의 머리 위로 한 줄기 메시지가 떠올랐다.

[님프 마을이 적대 세력에게 점령되었습니다.]

[돌발 이벤트 ‘침입자의 습격’가 종료됩니다.]

[침입자들의 습격에서 엘라니스를 지키는 것에 실패했습니다.]

[두 마을의 소유권이 박탈된 채 ‘라그 베헤모스’와 조우하게 됩니다.]

[마지막 마을이 점령될 시 ‘라그 베헤모스’를 이종족들의 도움 없이 상대해야 합니다.]

[돌발 이벤트에 실패하여 ‘라그 베헤모스’의 강림이 빨라집니다.]

[기존의 강림 예정 시간에서 10시간이 단축됩니다.]

[남은 제한 시간 : 03 : 00 : 00]

3시간.

전 심연의 강자가 강림하기까지 남은 시간.

더불어,

-우리의 수장이시여. 님프 마을을 점령하는 것에 성공하였습니다.

[수고했다. 이젠 내가 함께 하도록 하지.]

-아아…… 드디어…….

엘프 마을이 침입자들의 수장의 합류로 완전체가 된 적대 세력에게서 버텨야 하는 시간이었다.

사라진 왼팔 위 어깻죽지를 어루만지던 수장이 서서히 고개를 들었다.

하늘을 집어삼킨 지독한 어둠.

그 위에 떠 오른 붉은 눈동자를 보며 그가 입꼬리를 기이할 정도로 길게 찢었다.

[……비로소 종말이 오는가. 엘라니스여.]

백 년이 넘는 인고의 시간 끝에, 비로소 염원을 이룰 때가 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시각.

숲의 정상에서 쑥대밭이 된 님프 마을을 지켜보던 한 금발의 남자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래도 아직 최악은 아니군.”

그러며 뒤돌아서자 허리춤에 멘 여러 검들이 부딪히며 덜그럭하는 소리를 냈다.

그게 방해가 됐던 것일까.

눈살을 찌푸린 남자는 그중 하나의 검을 등 뒤로 메더니 다시금 걸음을 옮겼다. 이제는 소리가 나지 않았다.

스윽.

그렇게 수풀 너머로 발을 들인 순간, 남자의 신형이 눈 깜짝할 새 사라졌다.

또 다른 숲이자 엘라니스의 중심인 루팔로의 숲…….

아니, 루팔로가 사라지며 더는 루팔로의 숲이라 부를 수 없게 된 이곳에 한 줄기 빛이 드리웠다.

죽음의 기운이 짙은 어둠으로 물들었던 곳에 한 줄기 희망처럼 나타난 빛은 곧이어 사람의 형상을 만들어냈고.

곧이어 한 일행이 허공에서 나타나 푸석해진 풀을 밟았다.

“와, 뭐야. 밖으로 나오니 아주 난리도 아니잖아?”

-그러게, 주인. 주인이 너무 늦긴 했어. 우리가 오두막에서 얼마나 오래 있었는지 알아?

-리자리자!

-응? 아니, 좋기는 했는데 그만큼 걱정됐다 이거지. 엘리자.

-……하늘을 집어삼킨 기운이 심상치 않군요. 서둘러야 할 듯합니다, 주군.

카이저.

그가 드디어 개화를 마치고 밖으로 나온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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