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s Chapter 488

2부 155화.

[돌발 이벤트 ‘침입자의 습격’이 종료됩니다.]

[침입자들의 습격에서 엘라니스를 지키는 것에 실패했습니다.]

[두 마을의 소유권이 박탈된 채 ‘라그 베헤모스’와 조우하게 됩니다.]

[마지막 마을이 점령될 시 ‘라그 베헤모스’를 이종족들의 도움 없이 상대해야 합니다.]

[돌발 이벤트에 실패하여 ‘라그 베헤모스’의 강림이 빨라집니다.]

[기존의 강림 예정 시간에서 10시간이 단축됩니다.]

[남은 제한 시간 : 03 : 00 : 00]

‘실패했다고? 이거 아무래도 상황이 생각보다 더 심각한 거 같은데.’

그 거지 같은 심상 공간에서 탈출해 바깥으로 나온 도현을 반긴 것은, 이곳 또한 거지 같은 상황임을 알리는 월드 메시지였다.

아무리 도현이 꽤 오랜 시간을 비웠다곤 하나, 그래 봐야 하루일 뿐.

한데 벌써 두 마을이 점령되다니?

‘아직 저거 깨어나지도 않았는데 이게 뭔…….’

심지어 하늘 상태가 입장하기 전보다 더 캄캄하고 불길했다.

벌써 이 난리가 났다는 건 상당히 압도적으로 밀렸다는 소리인데…….

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길래 이 지경이 될 수 있단 말인가.

‘아무래도 상황파악부터 해야겠어.’

심각한 얼굴이 된 도현이 메시지 창을 열었다.

커뮤니티나 기사를 보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가장 확실하고 빠른 방법이 이곳에 있기 때문이었다.

[아스트 : 얼마나 걸리냐? 여기 상황이 좀 안 좋은데. 일단 우리 먼저 출발할 테니 끝나는 대로 바로 님프 마을로 와라.]

[아스트 : 생각보다 수월한데? 루팔로의 가호 때문에 디버프가 안 통해서 승승장구하고 있…… 이런 X. X됐다.]

[아스트 : 루팔로의 숲이 점령됐어. 루팔로도 죽었다고 메시지 뜨고, 검성도 로그아웃한 거 보면 정황상 당한 게 분명하다. X됐네 진짜, 꾸꾸 저년까지 쟤네 편 돼서 지금 난리도 아닌…….]

[아스트 : 넌 대체 뭐하길래 이렇게 오래 걸려? 설마 거기에도 뭐 함정 있어서 묶인 거 아니지? 아오, 까톡 교환을 해야 하나. 이거 매번 연락은 안 보니 답답해 죽겠…… 아니다. 게임 중에도 메시지 한 번 안 보는 놈인데 까톡이라고 볼까.]

[아스트 : 야, 큰일 났다. 이제 저놈들 막을 세력이 없어. 엘프 마을 점령되면 다 끝이야. 카신교 놈들은 뭐 자기 신께 칼을 들이밀게 될 바에 차라리 목숨을 끊겠다고 죄다 할복해버려서 지금 세력이 반 토막이 났…….]

[아스트 : 그나마 나랑 대검이가 남긴 했는데 사실상 전력이 우리밖에 없는 상황이다.]

“어우, 엄청 많이 왔네.”

아니나 다를까.

예상대로 온갖 푸념과 더불어 상황 설명을 남겨준 아스트의 메시지들이 순식간에 시야를 가득 메웠다.

텍스트인데도 답답해서 죽으려 하는 아스트의 심정이 녹아있다.

아마 이번 일이 끝나면 또 한바탕 폭풍 잔소리를 듣지 않을까?

‘어디 보자…….’

벌써 노이로제가 오긴 했으나, 그건 다음에 생각하기로 한 도현이 메시지를 차분히 확인했다.

이윽고 메시지를 모두 확인하고 닫았을 때.

도현은 심각해진 얼굴로 턱을 매만지고 있었다.

생각보다 상황이 더 안 좋았다. 무엇보다 충격이었다.

‘검성 녀석이 당했다니…… 침입자들의 수장이 그 정도로 강한 건가?’

하기야 그 대영웅 르시아랑 맞짱을 까던 놈이다.

제국의 NPC로 비교하면 칠강에 버금가는 명성을 가진…….

아니, 님프 마을에서는 최강자나 다름없으니 그 이상이라 할 수 있는 걸 생각하면 유저가 일대일로 이기는 게 더 이상할 터였다.

심지어 가장 큰 전력이라 할 수 있는 꾸꾸까지 놈들의 편이 된 상황.

반면 이쪽의 전력은 광신도와 아스트, 그리고 자신까지 셋이었다.

그 외 네임드라 할 수 있는 하이 랭커들과 마스터들은 다 죽거나 소식이 없으니 말이다.

-우와…… 이 정도면 생각할 수 있는 상황 중 가장 최악인 수준 아냐, 주인?

-리자리자…….

-으음.

“……그러게.”

지하드의 말에 도현이 수긍하며 헛웃음을 지었다.

기껏 개고생하며 극복을 개화하고 왔더니, 나서기도 전에 게임이 끝난 판이었다.

황당하다 못해 허탈할 지경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마지막 남은 마을이 엘프 마을이라는 점이었다.

엘라니스의 종족 중에서 가장 강한 종족을 꼽으면 요정족을 많이들 꼽지만, 사실 그건 요정왕이 있을 때 얘기.

‘요정족은 결계술에 특화되어있지, 막상 무력은 그리 뛰어나지 않아.’

루팔로의 숲에서 본 요정들이 직접 한 말이니 사실일 것이다.

그럼 요정족을 제외하면 남은 3대 종족은 님프와 엘프.

그중에서도 엘프의 전투력이 특히 뛰어났다.

‘전성기 시절엔 요정족을 끌어내리고 다섯 왕좌의 주인이 될지도 모른다고 했을 정도니까.’

물론 그때와 비할 정도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클라스가 어디 가겠는가.

길거리를 활보하는 아무나 붙잡고 활을 쏴보라 시켜도 어지간한 유저들은 따라 하지도 못할 활 솜씨를 보여주는 게 엘프들이었다.

오랜 세월을 살아가기에 주민들의 수도 상당히 많다.

무엇보다,

‘요정들이 말해준 엘프 장로의 강함은 대영웅 르시아를 제외하면 적수가 없을 정도였어.’

아마 그녀의 바로 밑 단계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하물며 엘프 장로는 마법사.

이런 대규모 전쟁에 가장 특화된 직업군이니, 그들이 작정하고 마을을 지키면 침입자들도 쉬이 함락할 수 없으리라.

“엘프라…….”

도현이 표정이 오묘해진 건 그때였다.

무언가 떠올린 듯 턱을 매만지던 손이 멈칫하더니, 입꼬리가 서서히 올라갔다.

……있었다.

이 막막한 상황을 타개할 유일한 방법이.

휙.

생각을 마친 도현이 등을 돌리자 지하드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응? 주인, 왜 그쪽으로 가? 엘프 마을은 이쪽인데.

-리자리자?

“엘프 마을 안 가. 들릴 곳이 있거든.”

-……엥? 지금 이 타이밍에?

“그런 게 있어. 일단 따라와 봐.”

그리 말하며 걸음을 옮기는 도현의 등을 보며 지하드가 우물쭈물했다.

연신 컴컴한 하늘과 도현을 번갈아 보는 것이, 이대로 따라가도 되는지 불안한 모양이었다.

턱, 그런 지하드의 어깨에 손을 얹은 찰리가 신뢰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주군께 다 생각이 있지 않겠나. 늘 그랬듯이 주군을 믿고 따라가세.

-리자!

-으음…….

엘리자까지 합세하며 폴짝거리는 모습에 잠시 고민하던 지하드도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뭐, 주인한테 생각이 있겠지.

-리자리자!

-음! 이제야 자네도 주군의 위대함을 좀 자각하는 것 같군. 아주 좋은 변화일세. 그대로 조금만 더 믿음을 키운다면 내 친구들도 만족스러워할 걸세.

-……그 친구들이라는 게 설마 검은 가면 쓴 할복 집단 아니지?

-…….

-어어? 왜 눈을 피하…… 어어, 갑자기 말 끊고 간다.

뒤에서 따라오는 가디언들의 발소리를 들으며 도현이 힐끔 위를 쳐다봤다.

캄캄하다 못해 칠흑으로 가득한 하늘.

그 하늘에 떠 있는 거대한 붉은 눈동자는, 그야말로 재앙이라는 단어가 저것을 위해 태어난 게 아닐까 싶을 만큼 불길했다.

[남은 제한 시간 : 02 : 52 : 23]

“음.”

이젠 3시간도 채 남지 않은 시간을 보던 도현이 메시지 하나를 남기곤 시스템 창을 닫았다.

* * *

엘프 마을.

전쟁에서 패한 국가의 피난민들이 모인 듯, 침울하기 그지없는 현장 속.

이곳에 모인 수천 명 중 절반은 부상을 당한 모습이었다.

이미 한 차례 놈들의 습격으로 인해 피 터지는 전쟁이 휩쓸고 갔기 때문이었다.

“개 같은 놈들…….”

“씨X, 세도 너무 센 거 아니냐?”

“인공지능 밸런스 제대로 맞춘 거 맞아? 파밸이 말이 안 되는데.”

“이걸 어떻게 이기라고…….”

“여제가 X발, 말이 안 돼. 같은 유저 맞아?”

“접근했다 싶으면 디버프에 걸리니 뭐 답이 없네.”

수천의 엘프와 수천의 유저들로 인해 거의 일만 명에 달했던 전력은, 반 토막이 난 후였다.

님프 마을에서 세력을 흡수한 놈들의 전력이 엄청났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 잘난 엘프들조차 2인자의 디버프를 버티지 못했기에, 개싸움이 될수록 불리한 건 이쪽이었다.

즉, 시간은 저쪽의 편인 것.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었다.

엘프 장로의 광역 마법은 이런 수성전에서 엄청난 힘을 발휘했고, 초반에는 개싸움까지 갈 것도 없이 그저 장로의 마법에 마수들이 펑펑 터져나갔던 것이다.

‘생각보다 쉬운데?’

‘와, 엘프 장로 미친…… 진짜 X나 세네.’

‘저거 전설 스킬 아냐? 마법사 랭커들이 쓸 때도 저렇게 범위가 넓진 않았는데…… 차원이 다른데?’

‘9서클 마법사라잖아. 같은 마법이어도 유저들이랑은 차원이 다를 수밖에 없지.’’

‘와, 님프 마을 쓸린 것 보고 걱정했는데…… 이러면 할 만할지도?’

이길 만하다.

모두의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이었다.

그어어- 퍼어엉!

콰아앙!

“우리의 목표는 단 한 명의 사상자도 내지 않고 수성하는 것. 모두 힘을 아끼며 최대한 접근전을 피하라!”

“예!!”

“오늘, 저 가증스러운 침입자들은 모두 죽게 될 것이다!”

“우오오오!”

엘프 장로, 알테리온 엘란드리엘.

그의 카리스마에 엘프, 유저 할 것 없이 희망을 얻은 것이다.

그리고 그건 단순한 희망에서 그치지 않았다.

파바바밧!

콰앙!

궁술의 대가인 엘프들의 신기에 달한 활 솜씨가 전장을 휩쓸 때마다, 수십 수백의 마수들이 맥을 못 추리고 쓰러져나갔다.

그뿐이랴.

퍼어엉! 펑!

궁수들이 번 시간을 이용해 하이 엘프들이 준비한 광역 마법은, 알테리온만큼은 아니어도 가히 자연재해에 버금갔다.

사실상 유저들이 하는 거라곤 약간의 힘을 보태는 정도.

“버스 개꿀!”

“와아아아아!”

“키야, 그래. 이거지. 이게 엘프지.”

“미쳤다.”

디버프?

접근하지 않으면 발동조차 안 되는 그깟 반쪽짜리 디버프 따위, 신경 쓸 필요도 없었다.

이대로면 놈들은 마을 입구에 발 한 번 들여놓지 못하고 전멸할 기세였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전투력.

유저들의 사기가 오를 대로 오르는 건 당연한 일.

-키야! 이게 게임이지.

-와, 님프랑 차원이 다른데? 엘프랑 수준 차이가 이 정도로 나나?

-님프들이 소수정예 컨셉 아니었음? 그래도 명색이 같은 엘라니스 3대 종족인데 급 차이 너무 심하다.

-ㄴㄴ 근접전은 님프들이 더 뛰어나긴 함. 저쪽 2인자가 쓰는 디버프 때문에 카운터 맞아서 힘을 못 쓴 거지. 엘프들은 원거리 특화니까.

-엘프 장로가 너무 세긴 함. 엘라니스에서 최강자 반열에 들어있는 NPC잖아.

이 모든 광경이 방송으로 송출되고 있었기에, 채팅창 분위기 또한 더없이 좋았다.

[남은 제한 시간 : 00 : 42 : 31]

벌써 2시간이 넘어 이제 1시간도 남지 않은 상황.

이대로만 가면 엘프 장로의 말대로 전력을 최대한 유지한 채로 이길 수 있다.

모두가 그렇게 생각했다.

[……엘라니스여…… 종말의 순간이 찾아왔다.]

가래가 끓는 듯한 소름 끼치는 목소리가 들려오기 전까지는.

로브를 뒤집어쓴 남자의 목소리는 그리 크지도 않았는데 이목을 집중시키는 힘이 있었다.

멀리서 마주한 것만으로도 온몸이 떨리는 묵직한 존재감.

[적대 세력의 수장과 조우하였습니다.]

[경고! ‘바탄’이 광역 마법을 시전합니다.]

[감당할 수 없는 공격입니다. 피하십시오.]

—-!!

침입자들의 수장, 바탄.

그가 모습을 드러낸 순간 모든 게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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