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s Chapter 570

2부 237화.

충격적인 정체를 듣고, 가장 먼저 반응한 건 찰리였다.

-이러 가증스러운 것들……! 어찌 신의 이름을 달고 그런 쓰레기 같은 일을 저지른단 말인가!

-차, 찰리! 진정해.

‘미친…….’

손을 넘어 안면근육까지 부르르 떨리며 격분한 감정을 토해낸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저 말대로라면 아르렌 참사를 만든 원흉이 거룩한 여신으로 찬양받는 세라피엘라의 짓이라는 소리였으니까.

그뿐이랴.

찰리에게 가장 끔찍한 기억으로 남은 그날을 재현하여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었다.

‘그렇게 탄생하는 게 유저들이고.’

이 모든 진실을 알게 되었으니, 어찌 분노하지 않으랴.

찰리의 금안이 붉게 달아오를 만큼, 격양된 반응에도 도현은 제지하지 않았다.

이럴 땐 온전히 화를 표출하는 게 낫다.

-……죄송합니다, 주군. 조금만 진정하고 있겠습니다.

“……그래.”

-……찰리.

하나 주군의 앞에서 추한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는 강박에 가까운 신념이, 찰리를 말렸다.

파르르 떨리는 손을 애써 부여잡으며, 어떻게든 진정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런 찰리를 배려하여 시선을 돌리자, 지하드도 눈치껏 따라 했다.

얼추 진정하는 듯 보이자, 루미사르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그녀는 카디움과 가장 먼저 손을 잡은 존재. 그녀의 도움으로 월령단에게는 수많은 심연의 마수들이 함께한다.

“그렇게 되면…… 싸움이 길어지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심연화가 진행될 텐데.”

-그렇기에 총력전이 되겠지. 그러니 이쪽도 최대한의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

비장한 눈으로 수긍한 루미사르가 고개를 들었다.

-보름. 그 안에 하늘의 뜻을 거스르고, 신에게 대항하는 유일한 검. 너의 그 검술을 완성해야 할 것이다.

“아.”

-사도가 신에게 대항할 수는 없는 법. 너희 사도들 중에선 오직 신살의 검을 지닌 너만이 카디움에게 닿을 수 있을 테니까.

“……신살의 검.”

4초식의 영역에 들어가며 보았던 것이 사실로 증명된 상황.

그렇다면 역천기를 창조한 남자는, 모두가 신을 찬양하던 시대에 신에게 대적했던 인간이란 소리인데…….

‘그 이유는 아마 3초식을 깨우칠 때 보았던 그의 다짐과 연관이 있겠지.’

왠지 그의 과거가 더 궁금해지던 찰나.

루미사르의 목소리가 상념을 깨웠다.

-무척 어려운 숙제가 되겠지. 솔직히 말해 나는 불가능하리라 생각하느니라. 지금의 너와 ‘그 남자’의 간극은 너무도 심하니.

“…….”

-무엇보다…… 설령 그 경지를 이룬다 해도 이 정도로는 안 된다.

부족하다. 너무도 부족하단 말이다.

그리 중얼거린 루미사르가, 천천히 몸을 틀었다.

폭포수가 흐르는 절벽 너머를 바라보며 그가 결연하게 말했다.

-아브타르텔에서 유일하게 신에게 대적할 수 있던 존재들. ‘왕좌의 주인’들이 모두 모여야 한다.

해왕(海王), 아비스론 네레시움.

용왕(龍王), 드라카르 바하르곤.

거왕(巨王), 그로탄 요툰하임.

그리고 요정왕(妖精王), 루미사르 엘드라실.

-이 중 둘은 모일 수 있다. 엘드라실의 주인인 내가 이곳에 있고, 해왕(海王) 또한 잠에서 깨어나 준비를 마쳤으니.

공석인 아르케시온의 자리를 제외하면, 절반은 확정인 셈.

문제는 저 둘이었다.

-왕좌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 필요한 게 무엇인지 아는가?

“……격?”

-그 말도 맞다. 얼마나 위대한 격을 지니고 있는가가 최소 조건이니까.

하나 그것은 그저 기본 전제일 뿐.

-각 왕좌가 원하는 것을 이루어야 한다. 엘드라실의 경우 술식에 대한 천부적인 재능과 그 어떤 대현자보다도 방대한 지식이었지.

-네레시움이 원하는 건 ‘지배력’이었다. 바다 전체를 휘하에 둔 해왕만큼이나 지배력이 강한 종족은 없겠지.

그렇다면 거왕이 오른 오툰하임과 용왕의 바하르곤이 원하는 건 무엇인가.

무엇이기에 저 두 왕이 특별한가.

그 이유는 간단했다.

-저 두 자리가 원하는 건, 그저 압도적인 무력이니까.

마법의 종주인 용.

최강의 육체와 거기서 나오는 가공할 파괴력을 지닌 거인.

그중에서도 용왕과 거왕의 힘은 특별했고, 오직 무력만으로 모든 종족들의 위에 군림하기에 충분했다.

그렇기에,

-이 불리한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는, 그들의 힘이 필요하다.

“그럼 도움을 청하면 되는 거 아닙니까?”

-왕좌의 주인들에게는 각기 하나씩의 약조가 맺어져 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요툰하임에게 맺어진 약조는 특별하지.

그 약조는 바로 ‘인간’이 요툰하임의 시험을 통과할 때까지, 세상에 간섭하지 못하게 깊은 잠에 들 것.

거왕(巨王)이 깨어나지 못하면 거인들은 나설 수 없다.

주옥같은 제약이 아닐 수 없었으나, 불행 중 다행일까.

일말의 희망이라도 걸어볼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

-멸살이라 하였던가. 그자가 거인들의 땅에 도달한 유일한 인류라고 하더군.

천만 다행히도 이곳엔 멸살이란 최고 선발대가 있었고.

요정왕이 이미 도현에게 오기 전 그를 만나서 약속을 받아내었으니까.

기필코 시험을 통과하여 거인들을 데려오겠다는 약속을.

-시험을 통과하리라 기대하진 않으나…… 그래도 조금의 가능성은 걸어보기로 하였다. 무엇보다 그는 카디움이 주의하는 요주인물 중 하나.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야겠지.

하지만 진짜 문제는 바하르곤, 용족이다.

-전쟁에서 가장 큰 희생을 치른 건 인류이지만,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건 용족이다. 강한 힘을 지닌 그들에겐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있었으니까.

늘 최전선에 서서 싸웠으며.

신화신들에게도 물러서지 않고, 용맹하게 맞서면서도 다른 이종족들을 지켜주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용들은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게 되었고, 소수의 용만이 살아남았는데…… 그 여파 때문일까.

-전쟁 이후 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단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 나조차도 그들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을 정도이니…….

“아…….”

세상의 거의 모든 것을 찾을 수 있는 루미사르가 흔적조차 못 찾을 정도면, 현재로선 그 누구도 찾지 못한다고 봐야 했다.

이건 큰 문제였다.

-심연의 강자들이 나타났었다지? 지금쯤 준비가 되어가고 있을 것이다. 전쟁이 열리게 되어 심연화가 진행되기 시작하면, 분명 군단을 이끌고 나타나겠지.

“허.”

-부서진 신의 기사단…… 월령단의 저력 또한 무시할 수 없다.

그렇게 이어진 설명을 들어보니 단장인 카디움을 제외하고도, 단원들 하나하나가 괴물이 따로 없었다.

놈들의 정체는 각 종족의 역사상 가장 강력했던 인물들이었으니까.

이마에 뿔이 달려있던 두 인격을 소지하던 인외의 검객의 정체는 전(前) 오니의 왕, 키센 우라쿠였고.

해왕류의 결계를 펼치던 매혹적인 여인은 해왕(海王)의 정수를 집어삼킨 대괴수, 레비아탄.

그리고 사자 갈기와 특유의 괴상한 무술이 돋보였던 다칸은…….

‘그놈이 인간이란 말이지?’

칠강(七强)이란 게 생기기 전 세대의 인류 최강이자, 제국 황족의 피가 흐르는 인간.

게다가 심연의 마수들로 이루어진 대군단까지?

‘난리 났네, 진짜.’

그야말로 종막(終幕)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규모의 대전쟁이었다.

운명의 기로가 걸린 대전쟁을 앞두고, 가장 큰 힘이 되어줄 거인족과 용족의 도움을 받지 못할지도 모르니, 루미사르가 심각해 하는 것도 당연한 일.

하지만 이곳에서 단 한 사람.

“괜찮습니다.”

도현의 눈빛은 흔들리지 않았다.

“멸살, 그 녀석이라면 틀림없이 거인족들을 데리고 올 테니까요.”

그 정도도 해주지 않으면, 라이벌이라고 부를 수 없지 않겠는가.

“그리고…….”

씨익 웃은 도현이 휙 몸을 돌렸다.

당장이라도 갈 곳이 정해진 사람처럼 망설임 없는 걸음을 내디디며, 그가 말을 덧붙였다.

“용족이라면 저에게 생각이 있습니다.”

-……정말인가?

“예.”

그런 도현의 목소리에는 짙은 확신이 담겨있었다.

처음 용족을 데리고 와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부터, 이 방법이 떠올랐으니까.

아니.

정확히는 월령단에게 조각을 뺏길 뻔했던 그때부터 생각한 방법이었다.

‘성공할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만날 수는 있으리라.

그리 생각하며 도현이 힐끗 옆에 떠 있는 시스템 문구를 바라보았다.

* * *

[일촉즉발의 상황! 과연 대전쟁 이후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갓오세, 이대로 괜찮은가? 또 하나의 세상으로 문화의 중심에 자리 잡은 것에 반해, 인공지능에 의해 너무 많은 것이 결정되는 것에 우려를…….]

[이제는 형태가 잡혀가는 대항자와 집행자의 세력을 Araboza!]

[절벽까지 내몰린 갓오세의 현 상황, 유저들의 책임은 없었나.]

고작 하루.

아브타르텔급의 메인 퀘스트가 발생한 이후 흐른 시간이다.

누군가에겐 침대에 누워 드라마를 보다가 잠들면 지나갈 짧은 시간.

하나 이 시점에서의 하루는, 그 어느 때보다도 굵고 길었다.

-ㅁㅊ 지금 본 대륙 분위기 살벌함. 브리온에서 성기사단이랑 신관들 이끌고 제국 왔는데, 대신관 지금 황제 옆에 나란히 서 있음.

-신탁이 내려진 상황이라 사실상 지금 황제보다도 권력이 세다던데 ㄷㄷ

-(르베드 경이랑 세 명의 칠강이 나란히 서 있는 이미지) (제국에 모인 수많은 군단 이미지)…… 와, 저 조합으로 서 있으니까 포스 미쳤다.

-아더가 저 사이에 서 있으니까 신기하네 ㄷㄷ. 성검의 주인이라서 그런가 위치가 미쳤긴 하다. 탈유저 아니냐 저 정도면.

-?? 아니, 군사 수가 왜케 많음? 백만 군단 뺨치는데;;

-그러니까…… 대항자들은 지금 저 인원들이랑 월령단을 상대로 이겨야 한다는 소리지?

-조졌네 ㅋㅋㅋㅋ

-ㄴㄴ 이쪽도 군단 장난 아님. (라크시아에 모인 이종족 군단 이미지) (엘라니스에 모인 엘프 군단 이미지) 물량은 오히려 여기가 더 많을지도? ㅋ

-스케일 돌았네;;

-와, PC게임 시절에도 이 정도 스케일의 이벤트는 못 해봤는데.

-언제적 PC;;; 아재요;;

-가슴이 웅장해진다 ㄹㅇ

그도 그럴 게,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사진과 대화만 들어도 가슴이 뛰고, 긴장되었던 것이다.

공중파 방송을 비롯한 온갖 채널에서도 이번 일에 대한 얘기뿐.

TV, PC, 휴대폰, 심지어는 지나가다 보이는 전광판까지.

온 세상이 갓오세였으며, 모두가 곧 열릴 대전쟁에 대한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적극 피력했다.

“저 아더는 성검의 주인으로서 여신의 계시를 이행하여 집행자의 길에 서서 전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더 킹이 뜻을 함께할 것이며…….”

“……대항자. 이 선택에 번복은 없어. 혈살은 카이저의 편에 설 거야.”

“멸살이 대항자의 길을 걷기로 했다고? 하, 잘됐네. 똑똑히 전해. 이번에야말로 이 사왕이 이길 것이라고. 멸살, 너의 시대는 이로써 끝이 날 거라고 말이야. 아, 이미 끝났던가? 카이저에게 패배한 패배자.”

“……우리 NPC소속은 대항자의 편에 섭니다. 놈들은 결코 아군이 아닙니다. 이 점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10대 길드의 마스터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고.

“갓오세 소식 들었지? 넌 누구 편 서기로 했냐?”

“큰 거 온다, 진짜.”

“진짜 어떻게 될지 내가 다 쫄리네.”

“제발 대항자가 이겼으면 좋겠다. 여기에 꼬라박은 게 얼만데 대항자가 이겨야 그나마 본전이라도 치지.”

“하, 떨린다. 집행자 편에서 하기로 했는데 맞는 선택이겠지?”

유저들 또한 그에 맞춰 많은 고심 끝에 진영을 선택하기 시작했으며,

“세계수시여. 부디 저희와 함께해주소서.”

“다크 엘프의 명예를 걸고…….”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때가 되었다, 수인들이여. 우리에겐 바르하임이 함께하신다. 계승자를 도와라!”

와아아아아-!!

“레타족의 힘을 보여주자고!”

각각의 영토에서 의지를 다잡는 수많은 이종족들과,

“여신이시여…… 뜻을 이행하겠나이다.”

“세상이 난리가 났군요. 저희 사르기스도 대비를 해야 합니다.”

“전쟁이라…… 이번 전쟁으로 세상의 운명이 결정되겠군. 내가 어찌하면 좋겠소, 안젤라.”

“겁먹지 마라. 선조 아르니스 황제의 의지를 이어, 우리는 물러서지 않고 맞설 터이니…….”

소식을 들은 제국을 비롯한 각 도시의 영주들까지.

모두가 필사의 각오로 전쟁을 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각오가 아브타르텔에 살아가는 주민들인 NPC와 비교해서도 전혀 부족하지 않은 이들이 있었으니…….

“모든 금고를 열어라. 바하론의 금고까지 전부.”

“바하론의 금고라면 설마……! 그걸 사용하면 마스터에게 리스크가 너무 큽니다. 자칫 잘못했다간 다시는 업그레이드를…….”

“그런 후회도 이기고 나서 하는 거야. 지면 그것조차 못한다. 아끼다가 똥 될 일 있어?”

“하지만…… 알겠습니다.”

10대 길드 바벨론의 마스터이자, 무기고의 주인 아스트.

그가 최후의 순간까지 사용을 미루던 금단의 무기를 꺼낼 준비를 마쳤다.

마지막까지도 우려를 표하는 부마스터를 떠밀며, 아스트가 좀 전에 온 귓속말을 확인했다.

[카이저 : 당분간 연락 안 될 거야.]

[카이저 : 멸살은 거인족을 데리러 갔고, 요정왕과 해왕, 수인족들의 도움을 받기로 했어.]

[카이저 : 아재도 최대한 준비해줘. 이번에 지면 우리가 설 자리는 없어질 거니까, 뭐라도 있으면 아끼지 말고.]

[카이저 :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는데, 전쟁 전까지는 꼭 돌아올게.]

‘……또 뭘 준비하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팡!

손바닥과 주먹을 맞잡은 아스트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주룩 흘러내렸다.

하나 단단한 눈빛과 입가에는 굳은 믿음이 느껴졌다.

‘너 믿고 올인 박는다. 그러니까 빨리 와라, 카이저.’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