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s Chapter 571

2부 238화.

그리고 그건 아스트뿐만이 아니었다.

귓속말을 받은 건 그만이 아니었으니까.

“새끼가, 또 지 혼자 아주 주인공이지? 뭘 준비하는진 몰라도 단단히 준비해야 할 거야.”

[여제의 심장의 마지막 해방을 앞두고 있습니다.]

[심장의 모든 영역을 해방할 시 폭발적인 힘을 얻으며 일시적인 권능을 얻게 됩니다.]

“안 그러면 나한테 묻힐 테니까.”

묻어버리겠다는 소리인지, 스포트라이트가 뺏길 거라는 건지.

심히 헷갈리는 살벌한 야수 같은 미소를 짓는 여제.

“……훌륭하구나, 제자야. 언젠가 넘어서리라고는 생각했지만, 이토록 빨리 문을 열 줄이야.”

“모두 스승님 덕분입니다.”

“이제부턴 내가 가르칠 것이 없다. 경지를 걷기 시작한 검사에게 가르침을 줄 순 없으니…… 남은 이주 간, 오롯이 너만의 검을 완성하여라.”

“……물론입니다. 그 정도는 되어야, 녀석들에게 도움이 될 테니까요.”

“에잉, 쯔쯧…… 그 놈팡이가 뭐가 어쨌다고. 뭐, 아주 못 봐줄 정돈 아닌 거 같긴 하다만…….”

못마땅해하면서도 내심 받아들이고 있는 검황과 그런 검황의 속사정은 전혀 모른 채 귓속말이 온 자리를 보고 있는 검성.

두 사람 또한 온전히 준비를 마치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건 세 사람뿐만이 아니었다.

“반쪽짜리 천마신공이라고…… 감히 본좌를 무시하고도 무사히 넘어갈 줄 알았느냐, 월령단의 앞잡이여.”

천마신공의 극성에 이르며, 누구에게도 지지 않으리라는 자신감을 얻었던 천마, 천지아.

그녀는 자존심에 심한 스크레치를 얻은 상태였다.

그리고 그것은 그녀에게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천하를 좌시하며 하늘에 군림하는 천마의 자질을 갓오세의 어떤 유저보다도 짙게 이은 그녀에게,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으니.

천지아가 검은 눈을 내리깔며 아득한 산봉우리의 밑바닥을 내려다보였다.

“그러니…….”

네 놈의 뜻이 그러하다면, 내 이루어내겠다.

“진정한 천마신공의 극의를.”

그렇게 각자의 신념과 입장을 다지고 있는 그 시각.

그들과는 다소 다른 방향으로, 의지를 다잡는 이가 있었다.

거인들의 땅.

10억 명이 넘는 플레이어 중 단 한 사람에게 허락된 땅.

-……그래, 요툰하임의 시험을 치르겠다고.

“그렇다.”

-잊은 건 아니겠지. 요툰하임의 시험을 치를 수 있는 기회는 단 두 번. 너는 이미 한 번의 기회를 소모하였다. 그럼에도 정녕 도전하겠느냐.

-……부디 요툰하임의 인정을 받길 바라지.

“걱정하지 마라. 너희들은 우리를 돕게 될 것이니.”

-크흐흐…… 크하하! 그래, 그 순간이 오길 요툰하임께 기도하마.

본인이 강해지기 위함이 아닌, 자신을 증명하여 거왕을 깨우는 게 목적인 멸살이 그러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수인족의 땅에서는…….

-찰리, 정말 갈 거야? 심연의 강자들이 나타났던 곳에.

지하드가 걱정스런 눈으로 찰리를 말리고 있었다.

-그렇네.

-하지만 너무 위험할 텐데…… 그곳에서 싸우는 게 말이 안 되잖아. 자칫 잘못했다간 심연에 잠식될 거야.

-하나 가장 빨리 강해질 방법이기도 하지. 놈들이 심연의 눈 너머로 본체를 보였을 때, 당시에는 몰랐으나 내 몸엔 한 가지 변화가 일어났네.

그것은 가디언 퀘스트를 클리어하고, 빛의 기사로 거듭나며 생겨난 찰리의 특성 때문이었다.

[특성 ‘여명의 빛’이 심연에 쫓기 위해 더욱 선명한 빛을 발합니다.]

[심연의 강자들과 조우하였습니다.]

[특성 ‘심연에 대항하는 자’가 발동합니다. 심연에 대항할 시 능력치가 크게 상승하며, 심연에 노출된 시간이 길수록 강력한 힘을 얻습니다.]

[특성 ‘어둠을 밝히는 자’의 효과로 모든 어둠을 밝힐 때까지 결코 심연에 굴복하지 않습니다.]

빛의 기사와 더불어 찰리에게 생겨난 새로운 특성들.

이것들을 직접적으로 읽지는 못하지만, 찰리는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내가 여명의 길을 걷는 한, 결코 심연 따위에게 굴복할 일은 없을 걸세.

그리고 그것이 유일한 길이었다.

-이번에 깨달았네. 더러운 심연들과 맞서는 게 나의 운명이라는 것을. 내 여명의 빛은 그들을 죽이기 위해 생겨난 검술이라는 것을 말이네.

현재 찰리의 빛의 검 – 여명의 빛의 경지는 3성.

[압도적인 격을 지닌 심연의 강자와 조우하고도 굴복하지 않았습니다.]

[드높은 정신을 발휘하여 여명의 빛이 강화됩니다.]

[빛의 검 – 여명의 빛이 3성을 달성합니다.]

2성을 달성한 이후, 꿈쩍도 하지 않던 경지가 그놈들과 조우한 것만으로 올라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나타났던 땅에는, 아직 심연의 기운이 남아있다.

다른 누구도 아닌 셋이나 되는 심연의 강자들이 강력한 군단을 이끌고, 본체로 강림하려던 땅이다.

완전한 심연화가 진행되지는 않았으나, 바닥에 드문드문 균열이 벌어졌고.

그 균열을 통해 심연의 찌꺼기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곳에서 찰리는 여명의 빛을 완벽하게 터득하여 진정한 빛의 기사로 거듭날 생각이었다.

그것만이 나약한 자신이 힘이 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테니까.

-지하드, 나의 친구여. 걱정하지 말게. 우리는 주군께 충성하여 가디언이 된 몸. 설령 죽게 되더라도, 가디언룸에서 다시 태어나게 되니 말일세.

-그렇기야 한데…….

-주군께는 비밀로 해주게. 내 마지막 부탁이라 생각하고 말이네.

-케에엑! 나도 모르겠다. 찰리 알아서 해. 나중에 주인이 뭐라 해도 난 모르는 일이야.

-고맙네.

없는 머리를 쥐어뜯던 지하드가, 결국 두 손 두 발을 들자 찰리가 은은한 미소를 머금으며 답했다.

그에 걱정 반, 머쓱함 반의 눈으로 보던 지하드가 홱 고개를 돌렸다.

그런 지하드를 보며 찰리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잘 다녀오게. 자네는 나와 달리 주군의 허락을 받지 않았나.

-……들었어?

-잊었나, 이 미천한 검은 언제나 주군의 곁을 지킨다는 것을. 의도한 건 아니었네만…… 음. 그렇게 되었네. 난 자네를 이해하네.

-……쳇. 이럼 내가 뭐가 돼. 돌아올 거니까 걱정 마. 일단은 돌아올 거야. 이번엔 혈통인자를 발현하려면 바르간의 용암에 들려야 해서 그러는 거야.

-일단은…… 인가.

잠시 대화가 멈추었다.

묘한 기류가 흐르는 것도 잠시. 두 가디언의 고개가 한 곳을 향했다.

“이번 전쟁에 모든 게 달렸다! 수인의 힘을 보여주어라!”

“와아아아아!!”

“바르하임의 가호가 함께…… 아.”

“어음…….”

습관처럼 기도를 올리던 수인들이 멈칫하며 엘리자의 눈치를 살핀다.

그러자 풀이 죽었는지 의기소침해진 엘리자.

-리뀨리? 리뀨.

-리뀨뀨!

-리뀨리뀨!

리뀨리들이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처럼 순진무구한 눈망울로, 그런 엘리자를 바라보았다.

갑자기 기분이 안 좋아 보이는 엘리자를 의아해하는 것이다.

그때 리뀨리들 사이로 수왕이 다가왔다.

“바르하임이시여. 원하는 선택을 하십시오.”

-리자…….

“바르하임께선 이미 오랜 세월 동안 저희 수인에게 갚을 수 없을 만큼 많은 걸 해주셨습니다. 어떤 선택을 하든 저희는 결코 원망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부디 마음이 진정으로 원하는 선택을 하소서. 저는 지휘 때문에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야성의 주인들이여 나를 따라라!

와아아아-!

마지막까지 죄책감을 덜어주곤, 힘차게 소리 지르며 떠나는 수왕의 뒷모습을 엘리자는 물끄러미 올려다보았다.

빠르게 거리가 벌어져 어느덧 육안으로 보이지 않을 만큼 멀어졌으나…….

엘리자의 눈을 떠나질 않았다.

-리뀨리!

-리뀨뀨-!

이윽고 리뀨리들 또한 합류하기 위해 멀어지고, 혼자 남게 되었을 때까지도.

엘리자는 하염없이 그들이 사라진 자리를 바라보았다.

어딘가 괴로운 얼굴로.

지하드와 찰리가 있는 곳과, 사라진 친구들이 있는 곳을 연신 번갈아 보는 것이다.

-엘리자, 너의 잘못이 아니야. 무슨 선택을 하든 우린 존중해.

-리자리자…….

-그러니까 이리와. 같이 있자.

바로 다가오지 못하고 망설이는 엘리자.

그런 친구의 모습에 천천히 다가온 지하드가, 두 손으로 엘리자를 감싸들었다.

그리곤 늘 그랬던 것처럼, 머리 위로 올리자 엘리자가 축 늘어진다.

그런 둘을 옆에서 바라보는 찰리.

-…….

대화는 없었다.

그저 각자의 입장에서 마음을 가다듬을 뿐.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모두가 가만히 하늘을 올려다보던 그때.

——!!

돌연 하늘이 어둠에 잠긴다 싶더니, 귓가가 먹먹해지는 굉음이 울려 퍼졌다.

감당하기 버거운 압도적인 기운이 공기를 타고 전해진다.

그것을 확인한 지하드가 입을 열었다.

-성공했네, 주인. 그럼 우리도 가볼까?

-음!

-그럼 2주 후에 보자구. 다들 잘할 거라 믿고 있어.

-다음에 봅세.

-리자……!

마지막 인사를 나누듯, 서로를 한 번씩 번갈아 보던 그들은 이내 뿔뿔이 흩어졌다.

지하드는 숲 건너편으로, 찰리는 절벽 너머로.

엘리자는 수인과 리뀨리들이 가던 곳과 정반대에 위치한 곳에 있는 바르하임의 석상을 보며, 가만히 멈춰섰다.

도현의 가디언이 된 이래 처음으로 맞는 이별이었다.

* * *

그리고 가디언들이 흩어지기 조금 전.

산봉우리 너머 절벽 끝.

“근처에 이종족 없고, 사람도 없고…… 이쯤이면 되겠지.”

험난한 지형 외에 아무것도 없는 것을 확인한 도현이 만족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이라면 무슨 난리가 벌어져도, 마을이 쑥대밭이 되거나 하는 대참사는 벌어지지 않을 터.

“좋아, 가볼까.”

씨익 웃은 도현이 손을 뻗었다.

[신의 눈물의 두 번째 능력을 사용합니다.]

[일시적으로 마나를 소모하지 않습니다. (쿨타임 70분)]

[뇌룡강림에 어둠 두르기를 사용합니다.]

[뇌룡이 어둠 두르기에 영향을 받아 어둠 특성을 갖습니다.]

[비정상적인 루트로 흑룡의 힘에 접근합니다.]

[어둠 특성의 효과가 추가로 적용되어 뇌룡과 흑룡의 기운을 동시에 지니게 됩니다.]

—–!

그러자 머리 위로 떠 오르는 무수한 메시지창과 함께 울려 퍼지는, 하늘을 찢어발길 듯한 먹먹한 굉음.

파지직- 파직-

전신이 검은 전류로 뒤덮이며 흉흉한 기세를 뿜어냈으나, 도현은 멈추지 않았다.

[뇌룡강림(雷龍降臨)의 추가 부여 능력 ‘뇌룡(雷龍)’을 시전합니다.]

[추가 부여 능력 ‘뇌룡(雷龍)’이 비정상적인 힘에 반응합니다.]

……

[흑룡의 분노를 발동하였습니다.]

[대상에게 뇌룡강림을 시전할 시 내리꽂히는 뇌룡의 777%에 해당하는 데미지를 입힙니다.]

[흑룡의 고유 특성 ‘이질적인 마나’가 마나로 이루어진 모든 방어체계를 꿰뚫습니다.]

[어둠 특성이 방어력을 일부 무시합니다.]

[농도 깊은 마나가 일시적으로 대상의 마나 회로를 마비시킵니다.]

[지금의 격으로 감당할 수 없는 힘입니다.]

[강한 부작용으로 마나 회로가 꼬입니다.]

[마도왕(魔道王)의 마나 회로가 치명적인 부작용을 막아냅니다.]

…….

정신없이 떠오르며 시야를 어지럽히는 시스템창들.

그것이 꼭 위급 상황에 경보음을 울리는 사이렌 같이 느껴졌다.

합리적인 망상이기도 했다.

[경고! 압도적인 격의 차이를 지닌 존재의 힘을 허락 없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흑룡에게 적발될 수 있습니다.]

[주의! 발각될 시 생존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콰르릉! 콰릉-!!

실제로 상위 존재의 것을 몰래 빌려 쓰고 있는 힘이었으니까.

하지만 도현은 멈추긴커녕 오히려 더욱 템포를 올렸다.

[흑룡의 두 번째 능력에 접근합니다.]

[경고! 감당하기 버거운 힘입니다.]

[강제로 사용 시 발각될 확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허락받지 않은 힘을 과도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주의하십시오!]

여태껏 차마 사용하지 못하고 있던 다음 단계를, 흔쾌히 걸어 나간 것이다.

요란하게 울려 퍼지던 시스템이 멈춘 건 그때였다.

아니, 정확히는 멈춘 게 아니었다.

—–!!

돌연 시야가 어둠에 잠기며 고막이 먹먹해진 탓에, 도현에게 보이지 않았을 뿐.

무언가 거대한 존재가 느껴졌다.

그저 어둠밖에 보이지 않으나, 생생하게 와닿는다. 압도적인 무언가가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다.

화아-!

그 순간, 어둠이 걷히며 붉고 노란빛이 시야를 가득 메웠다.

그것은 눈동자였다.

파충류 특유의 흉포하고 소름 끼치는 눈동자.

거대한 두 눈동자가 도현을 또렷하게 담고 있던 것이다.

[흥미롭구나. 어떤 건방진 녀석이 겁도 없이 내 힘을 빌려 쓰나 했더니…….]

뇌에 박히듯 직접적으로 전해지는 중후한 목소리가 머리통을 울려댄다.

[설마하니 인간일 줄이야…….]

시야가 바뀐 건 그때였다.

눈동자밖에 보이지 않던 세상이 멀어지며, 비로소 ‘존재’의 모습이 온전하게 드러났다.

본체의 크기가 가히 짐작되지 않는 압도적인 덩치.

어둠 속에서 은은하게 빛나는 검은 비늘과 하늘의 지배자라는 이명이 실감 나는 거대한 날개.

꿀꺽,

마른침을 삼킨 도현의 떨리던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갔다.

‘일단은 성공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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